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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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

노년의 심리를 이해하는 112개 키워드

리뷰 총점 9.6 (1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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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심리/정신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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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늙는다는 게 그렇게 나쁜 일은 아니잖아요 『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n******i | 2024.04.17 리뷰제목
‘노인네, 나이 먹고 고집만 세져서는...’ 언니가 엄마와 대화가 통하지 않을 때마다 하는 말이다. 나도 어느 정도 느끼고 있었지만, 나이 먹으면 다 저런 건가 싶은 생각에 그저 지켜보는 정도였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나이를 먹어갈수록 변화하는 엄마의 모습이었다. 성격이 변한다고 해야 하나. 기억력이 감퇴하고, 몸의 움직임이 둔해지는 건 당연했다. 가끔은 민망할 정도로 억지를
리뷰제목

‘노인네, 나이 먹고 고집만 세져서는...’ 언니가 엄마와 대화가 통하지 않을 때마다 하는 말이다. 나도 어느 정도 느끼고 있었지만, 나이 먹으면 다 저런 건가 싶은 생각에 그저 지켜보는 정도였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나이를 먹어갈수록 변화하는 엄마의 모습이었다. 성격이 변한다고 해야 하나. 기억력이 감퇴하고, 몸의 움직임이 둔해지는 건 당연했다. 가끔은 민망할 정도로 억지를 쓰는 것도 지켜봐야 했다. 어느 상점에서는 진상 손님 짓 하는 것을 말리기도 했다. 이 사람이 우리 엄마 맞나 싶을 정도로, 언젠가부터 이해하기 힘든 태도를 보일 때가 있더라. 이런 변화를 나만 느끼는 건 아닐 테다. 나와 관계없는 어르신들, 누군가의 부모님들, 많은 이가 경험했거나 느끼고 있을 변화일 수 있다. 이런 변화를 모른 척할 수 없는 건,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의 부모, 어쩌면 언젠가 내가 그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이런 모습을 보이는 이유를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서는 종래의 관점과의 차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 노인이라는 말 대신 다른 호칭을 제안합니다. 그것이 바로 ‘고령자 씨’입니다. 단순히 나이를 먹어 쇠약해져 가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풍부한 경험에 근거하여 우리들의 상상을 뛰어넘은 말과 행동으로 인생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 그런 뉘앙스를 담은 말입니다.” (17쪽)


저자는 나이 든 이들을 노인이 아닌 ‘고령자’로 부른다. 일본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비단 일본의 문제에 국한되는 건 아니며,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흔하게 보는 현상이라 이질감이 느껴지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래서 고령자 씨에게 찾아오는 변화, 그 변화가 다른 세대에게 어떻게 비치는지, 이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면서 살아가야 하는지 묻고 답을 찾으려고 한다.


노년의 심리를 이해하는 112개의 키워드라고 부제를 달아놓았지만, 그 많은 키워드 속에서 우리가 이미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먼저 찾아보게 된다.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어려워하는 일, 때로는 이렇게 쌓아두거나 주워 오는 쓰레기로 집에 쌓아두는 저장강박증, 뻔히 보이는 의심과 보이스 피싱에 더 잘 노출되는 일, 고집이 세고 화가 많은 건 자주 보이는 성격이고,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자기에게 불리한 기억은 쉽게 잊는 게 가능해지는지... 많은 증상과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먼저는 고령자 씨 자신의 자율성이 아닐까. 내가 직접 운전을 해서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다는 자유로움, 아직은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자신의 쓸모 있음, 자기 효능감은 그들에게 운전대를 놓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마음과는 다르게 몸과 지능의 감각은 점점 떨어져 온 게 사실이니, 이로 인한 교통사고의 위험성에 더 가까워졌다.


보이스 피싱은 어떨까. 갈수록 교묘해지는 수법으로 젊은 사람들도 당하고야 마는데, 고령자 씨 역시 당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미 의심스러운데 당하고야 마는 일이 왜 반복해서 일어날까. 고소득을 보장해 주겠다거나, 당신 자녀가 회사 공금에 손을 댔다거나 하는 등의 뻔한 속임수에 빠지는 일에 왜 자꾸 속는 걸까. 현직에서 물러나거나 성인이 되고 독립한 자식에게 고령자 씨는 자기 존재감을 느끼기가 어려워진다. 내가 가족에게 보탬이 되고 의지가 되어줄 수 있다는 책임감을 갖고 싶은 의욕, 고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활동으로 자신감을 갖고 싶어 한다. 보이스 피싱은 고령자 씨의 이런 의욕과 열정에 자극을 불어넣고 악용하는 경우다. 저자의 말처럼, 사기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자신에게 있다고 믿는 자신감 과잉이 보이스 피싱 같은 사기에 노출될 위험을 높이는 거라고 한다.


왜 짜증을 내고 화가 늘어날까. 흔히 나이 먹으면 다 그런다는 한마디로 이해하기 어려운 변화였다. 내가 경험한 고령자 씨의 괴팍한 성격 변화는 두 가지였다. 젊을 때 괴팍하던 사람이 나이 들고 더 괴팍해졌거나, 젊을 때 안 그랬던 사람이 나이 들고 괴팍해졌거나. 어쨌거나 두 가지 경우 모두 나이 들고 괴팍해진 건 맞고,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젊었을 때 점잖았던 사람도 고령자가 되면 부쩍 짜증과 화가 많아진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 몸이 불편해지고 인지 기능이 쇠퇴하면서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일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할 수 없는 일이 많아지고, 자기 쓸모없음을 생각할수록 스트레스가 늘어나고 누적되어 짜증이 쌓인다고. 이렇게 쌓이다 보면, 감정 조절이 어려워져 화가 표출되는 거라고 말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 엄마만 봐도 바로 알 수 있다. 엄마는 나이 들어 몸의 이곳저곳 고장이 나고, 병원 드나들 일이 많아지면서 확실히 짜증이 늘었다. 본인 마음처럼 되지 않는 몸의 불편함과 그에 따라오는 우울감과 좌절감이 수시로 화가 나는 듯했다. 육체의 노화로 생기는 일은 어쩔 수 없는 건데, 이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해 상실감이 커진다.


하나하나 찾다 보면 이보다 더한 일들도 많을 거다. 마음을 건드리는 작은 일에서부터 육체의 불편함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더 큰 일까지. 고령자 씨를 둘러싼 문제는 한 가지로 진단할 수 없는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효과를 거둘 방안을 모색하면서, 고령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섬세하고 다정한 접근법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말한다. 이해와 소통이 바탕이 되어 오해나 착각을 일으키지 않고, 소통을 이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고령 운전자에게 운전을 그만두기를 강요하기보다는 다른 활동을 추천하면서 자기 효능감을 느끼도록 조언하거나, 고령자가 자기 유리한 것만 기억한다는 오해를 풀어야 한다. 젊은 시절에 불안과 위험을 인지하고 긴장하면서 살아왔던 거에 비해, 나이 들고 남은 생을 긍정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무의식에 일어나는 기억 저장법이었다. 보이스 피싱 대처법으로는 수상한 전화에 응대하지 말고 자녀와 먼저 통화하는 규칙을 정해 위험을 차단해야 한다고 알려주기도 해야 한다.


나이가 들고 노화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보이는 현상들에, 이해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몰라서 오해와 소통의 부재가 쌓인다는 게 문제의 시작인 것 같다. 신체 능력과 인지 저하가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나이 듦의 증상이라면, 이것을 시작으로 자존감, 자율성, 자기 효능감 저하가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낸다. 거기에 가족 돌봄의 문제까지 고려하면, 부모와 자식 세대가 함께 하면서 부딪히는 일은 더 많아지고 있다. 가족이니까 괜찮다는, 가족이 해야 한다는 식의 고정 관념은 불만과 갈등 유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돌봄을 받는 대상이나 돌봄을 행하는 가족이나 이러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모두가 만족하는 관계를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 노화를 자각하고 인정하면서, 돌봄의 필요성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 역시도 남에게 의지하지 않을 정도만 살다 가고 싶다고 쉽게 말했는데, 그게 어디 내 맘대로 되는 일이던가. 100세 시대에 고령자의 특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돌봄의 대상과 역할을 고민하면서 살아가는 게 필수라면,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다. 특히 고령자 씨에게 필요한 건 삶의 목적이다. 사소하더라도 살아가는 목적이 있다면, 그것에 맞게 자기 생활을 주도하면서 살아가게 되면서 심신의 건강 유지가 가능하다고 한다. 삶과 일상의 자기 결정이 삶의 목적만큼 중요하며, 이는 고령자 씨의 자존감이나 자율성 등의 다양한 심리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행복한 고령자 씨를 보는 것은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행복한 일입니다. 나이를 먹어도, 다른 사람의 신세를 지게 되어도,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면 늙는 것도 그렇게까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분명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215쪽)


저자의 설명을 듣고 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이해’다. 무조건 이해하라고 하면 나 역시 받아들이기 힘들다. 하지만, 왜 이해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나면 고령자 씨를 대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 역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가장 가까이서 보면, 나의 엄마가 편안하고 행복할 때 나도 덜 불안하고 편안하다. 엄마가 불편함을 호소하는 말, 이유도 모른 채로 짜증 내는 것을 듣고 있을 때는 덩달아 나의 스트레스도 치솟는다. 서로가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행복한 노년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고령자 씨를 이해하는 일은 필요하다. 나의 미래를 미리 보는 일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과제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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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이상적인 노년의 모습은 어떠해야 할까 평점10점 | y****4 | 2024.04.21 리뷰제목
나이를 불문하고 쇠약한 노년기의 모습을 상상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두렵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아직 20대인 나에게 노년의 일은 너무 먼 미래처럼 느껴져 막연하다가도, 할머니나 할아버지의 예전 모습, 혹은 좀 더 시간이 지나 노년이 될 부모님의 모습을 떠올리다 보면 나에게 다가올 노년이 버겁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 때가 있다.   최근 SNS에서 유행하는 ‘저속노화’를 위한
리뷰제목
나이를 불문하고 쇠약한 노년기의 모습을 상상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두렵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아직 20대인 나에게 노년의 일은 너무 먼 미래처럼 느껴져 막연하다가도, 할머니나 할아버지의 예전 모습, 혹은 좀 더 시간이 지나 노년이 될 부모님의 모습을 떠올리다 보면 나에게 다가올 노년이 버겁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 때가 있다. 

  최근 SNS에서 유행하는 ‘저속노화’를 위한 생활 습관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저속노화’란 말은 일명 ‘저속노화쌤’ 정희원 교수의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에 등장하는 단어다. 젊은 세대가 가속노화하는 습관을 들이면서 기성세대보다 빠르게 노화하기 시작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이 책은 말 그대로 ‘느리게 나이 드는 방법’으로 건강한 식사,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운동 따위의 알면서도 실천하기는 어려운 습관을 강조한다.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수명곡선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장수 의학 연구자 피터 아티아의 주장도 한 차례 화제가 되었다. 천천히 노화하고, 노년기에 쇠약하게 생활하는 기간은 최소한으로 줄이자는 것이다. 

  물론 건강하게 사는 것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아직 노년기에 이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공감을 얻는 것은 쇠약한 신체로 인한 고통을 겪는 기간을 줄이겠다는 생각 이면에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의존은 민폐라는 인식이 일반적인 사회에서 누군가에게 돌봄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자신의 모습을 맞닥뜨리는 것은 상당히 두려운 일일 것이다. 건강하게 늙고 싶어하는 마음에는 쇠약하게 늙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도 숨어 있는 듯하다.

  《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는 노년에 접어든 ‘고령자 씨’에 대해 일반적으로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하고 관련 키워드 112개를 설명하며 고령자와의 관계에 실용적인 조언을 제공한다. 꼭지별로 큰 질문을 다루고 세부 키워드로 요약 정리가 되어 있어 궁금한 주제를 간단히 찾아보기에도 좋을 것 같다. 저자는 고령자가 ‘안티에이징’에 관심을 갖는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그들은 젊은이와 비교해 풍부한 경험과 지혜를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특히 그는 서두에서 노화는 성장이나 마찬가지이고, 고령자는 계속해서 발달하는 존재라며 노인과 노화의 기존 개념에 질문을 던진다. 책 전체에 걸쳐 자칫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는 ‘노인’이라는 단어 대신 ‘고령자 씨’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도 이런 관점 차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함이다.

  개인적으로 운전이 고령자에게 자기 효능감을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라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디지털화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빠르게 생겨나는 환경에서 고령자가 젊은 층만큼 변화에 원활하게 적응하기 어렵단 얘기는 주변 어른들이나 뉴스를 통해서도 많이 접했지만 그것을 고령 운전자 문제로까지 연결해보지는 못했다. 고령 운전자 사고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자기 효능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면허를 반납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게 느껴졌다. 저자는 고령자가 자주 화를 내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단순히 고령자가 되면 화를 많이 낸다고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화로 인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스트레스가 쌓여서 화를 내게 된다고 설명하는데, 이렇게 사회 통념을 구체적으로 해설하는 부분이 많아 고령자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책을 읽으며 살아 있는 동안 계속 건강하다가 죽을 때 한 순간에 쓰러지는 형태를 이상적으로 여기는 것이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일본에서는 ‘핑핑코로리’로, 미국에서는 ‘성공적 노화’라는 개념으로 표현되는 이 관점은 자립한 상태를 이상적으로 여기는 반면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상태는 예외적이고 자립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본다.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는 상태가 성공적이지 못한 노년기라고 보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반보성(反報性) 심리’라는 개념은 이런 고정관념이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을 잘 보여준다. 반보성 심리는 누군가에게 배려를 받을 때 그에 대한 보답을 하지 않으면 불편함을 느끼는 마음을 뜻하는데, 돌봄 제공자와 돌봄을 받는 사람 사이의 관계에도 적용할 수 있는 감정이다. 특히 고령자는 쇠약해진 상태에서 돌봄자에게 충분한 보답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반보성 심리로 부채감이 쌓이다 보면 돌봄을 ‘속박’으로 느낄 수 있다.

  저자의 말처럼 다른 사람에게 돌봄을 받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사회라면 반보성에 얽매이지 않아도 될 것이다. 고령자가 지역사회 내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 맺으며 ‘사회관계 자본’을 쌓아나간다면 우리 사회가 서로 의지하는 일을 덜 불편하게 여길 수 있지 않을까. 꼭 고령자가 아니더라도 인생에서 일시적으로 돌봄을 받아야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의존해야만 하는 때를 마주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돌봄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공동체 간 관계를 회복하고 풍부한 신뢰 자본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

◆ 안티에이징도 나쁜 것은 아닙니다. 마지막을 맞이하는 날까지 하루라도 더 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것은 고령자 씨의 솔직한 마음이자 가족과 사회의 바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안티에이징이 더 이상 효과를 내지 못하는 시기는 반드시 돌아옵니다. 그때가 오면 사람은 어떻게 노화와 마주해야 할까요? 모든 사람이 생각해 두어야만 하는 문제입니다.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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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다가오는 노년기와 노년세대를 대하는 법 - ‘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를 읽고 평점10점 | n******0 | 2024.04.21 리뷰제목
#사토신이치 #우윤식 #고령자씨지금무슨생각하세요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8기  사토 신이치의 ‘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는 한국보다 먼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 사회에서 노년 세대를 연구한 작가의 친절하고 다정한 고령자 해석이다. 노인 세대와 그들과 소통하는 다른 세대, 그리고 그 사이의 돌봄 노동을 따뜻한 어투로 친절한 설명을 더해 풀어내었다.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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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신이치 #우윤식 #고령자씨지금무슨생각하세요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8기  



사토 신이치의 ‘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는 한국보다 먼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 사회에서 노년 세대를 연구한 작가의 친절하고 다정한 고령자 해석이다. 노인 세대와 그들과 소통하는 다른 세대, 그리고 그 사이의 돌봄 노동을 따뜻한 어투로 친절한 설명을 더해 풀어내었다. 


노년기의 심리 변화와 정서 상태, 그로 인한 발화와 행동 양상은 고집이나 심술이 아닌 노인 본인이 인지하는 자신의 상태와 실제 상태와의 괴리에서 오는 불안과 이전의 좋은, 건강한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는,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공포에서 기인한 것임을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한편 노년기가 되면 모든 감각과 지능이 무뎌진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더 발달하는 감각도 있었고, 비로소 정점에 달하게 되는 지능도 있었다. 생에서 이루어낸 능력이 최고점에서 더 저하되지 않는다는 점 또한 흥미로웠다. 인간이 쌓아만든 생이라는 시간은 이렇게나 경이롭다.  


한국도 이미 노인 인구 비율이 높아지고 있고, 그들을 모두 노인이라는 한 단어로 부를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그들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존중하고, 그들의 가치를 인정한다면 나아가 그런 태도의 시스템이 존재한다면, 기꺼이 인생이라는 사이클을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지혜를 나누어줄 것이다. 그리고 그 지혜를 나누어받은 자들 또한 노인이 된다. 우리 사회는 노년을 존중함으로써 더 건강해질 수 있다. 



책 속의 문장

p5

‘노인’이라는 단어로 한데 묶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책에서는 매우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인 노인을 친밀감을 담아 ‘고령자 씨’라고 부르며, 그 배후에 있는 심리를 읽도록 여러분께 힌트를 주고 싶었습니다.


p24

‘노화는 자연 현상이므로 의료의 대상이 아니다.’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해 온 사고방식이 이제 확실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노화는 치료 가능한 것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p37

최근에는 쇠퇴를 의미하는 말이 ‘노화’로 바뀌었으며, 일본에서는 중립적인 의미를 가진 말로 ‘가령’(나이 듦)이라는 표현이 쓰이고 있다. ‘가령’이라는 표현은 나이를 먹어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p82

의학적 근거가 아닌 주관적 건강관이 사람의 수명에 영향을 준다. ‘병은 마음으로부터’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건강도 마음먹기에 따른 것이라고 고령자 씨에게 전해주자.


p163

장년기의 상태가 계속된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의 몇 년간은 갑자기 돌봄이 필요한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 현대 고령자 씨의 특징입니다. (…) 장년기가 계속 이어져 노년기가 없는 채로 죽음에 직면하는 시간이 찾아오는 것입니다. 


p211

일본에는 ‘핑핑코로리’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에는 나이를 먹어도 계속 핑핑(팔팔하게) 건강하고, 죽을 때에는 코로리(바로 쓰러지는 모양) 하고 한순간에 쓰러지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고령자 씨들 중에는 ‘핑핑코로리가 가장 이상적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p213

자율이란 다른 말로 하면 ‘자기 결정’입니다. 즉, 자기의 일은 자기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p217

오히려 돌봄의 현장이 지향할 것은 ‘자립 지원’보다는 ‘자율 지원’ 쪽이다. 자율이란 ‘나는 이렇게 하고 싶다’라고 생각한 것을 실행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스스로 불가능한 것이 있으면 다른 사람의 힘에 의존하는 것도 훌륭한 자율적 사고방식이다. 


p230

(…) 치매가 있는 여성 고령자 씨가 저녁에 집으로 돌아가서 가족의 식사를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빠지면 다른 여성 입소자들도 덩달아 어수선해지는 경우가 있다. 소위 ‘저녁 증후군’이라 불리는 증상이다.


p242

오랜 기간의 연구에 의해 살아가는 목적을 강하게 가지는 사람일수록 인지 기능 저하의 진행 정도가 완만하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해당 도서를 한겨레출판으로부터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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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미래의 나를 이해하는 키워드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n*****n | 2024.04.20 리뷰제목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한국 사회에서 노인을 이해하고 노인과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여러 매체를 통해 알 수 있듯 우리는 여전히 노인을 타자화하고 노인 혐오를 정당화하기 급급하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45년간 노인의 행동과 심리를 연구해 왔다는 사토 신이치의 <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 를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책의 서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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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한국 사회에서 노인을 이해하고 노인과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여러 매체를 통해 알 수 있듯 우리는 여전히 노인을 타자화하고 노인 혐오를 정당화하기 급급하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45년간 노인의 행동과 심리를 연구해 왔다는 사토 신이치의 <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 를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책의 서두에서 저자는 노인, 어르신, 시니어라는 호칭을 넘어 "고령자 씨" 라는 호칭을 제안한다. 노인이라는 범주가 단순히 나이든 사람들로 이루어진 동질적인 집단이 아닌, 여러 다양한 경험과 상상력으로 이루어진 존재들임을 존중하는 의미의 호칭이다. 이어, 현실에서 왜 고령자 씨들이 오해를 받는지 그들의 진심은 무엇인지를 백여 가지가 넘는 키워드를 통해 보듬고 설명하고 대변한다.

여러 통계 자료 및 사례 연구, 그리고 전문가 의견을 통해 풍부한 근거를 드는 책은 고령자 씨들을 이해하는 것이 결국 미래의 우리를 이해하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사회적 인식 차원에서든 정책 차원에서든 고령자 씨에 대한 이해와 인정이 아직은 요원한 우리 사회에서 이 책은 누구나 한 번쯤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하니포터, 한겨레출판으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INSTAGRAM @hppvlt
https://instagram.com/hppv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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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 평점10점 | d******u | 2024.04.19 리뷰제목
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 사토 신이치/ 한겨레출판출산율이 세계 최저인 우리나라. 이웃나라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를 겪어오고 있다. 고령자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좀 더 활발한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우리의 오늘을 직시하고 준비해나가는 현명한 자세가 필요한 때인 듯하다. 그래서 이번에 한겨레출판사에서 출간한 <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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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 사토 신이치/ 한겨레출판


출산율이 세계 최저인 우리나라. 이웃나라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를 겪어오고 있다. 고령자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좀 더 활발한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우리의 오늘을 직시하고 준비해나가는 현명한 자세가 필요한 때인 듯하다. 그래서 이번에 한겨레출판사에서 출간한 <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를 읽어보게 되었다. 



어렸을 때는 대학생이 되면, 취업을 하고 나서는 '30살'이 되면, 30대가 되어서는 '40살'이 되면 무언가 큰 변화가 있을 줄만 알았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삶의 획기적인 변화는 없었다. 다만 자녀들이 성장하는 한편에서는 나와 남편의 신체적 변화, 노화가 감지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활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빠르게 흘러갔다. 점점 더. 






<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를 읽자 결심한 이유는 크게 시부모님과 친정엄마의 건강과 노후 때문이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 자주 뵙지 못해서 더 마음이 쓰이면서도 다가서기 힘들다. 함께 하는 시간만큼 대화거리가 풍성해지고 관계가 좋아지는 것 같다. 그래서 한 번씩 안부 전화를 드릴 때 상투적인 선에서 끝나는 듯해서 서운한 경우가 있다. 좀 더 다가가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되고 생각이 깊어질 시기에 이 책이 찾아왔다. 반가운 제비처럼~



총 5부로 구성된 이 책은

차근차근 공들여 '고령자'에 대한 정보들을 정리해놓았다. 

1부. 고령자 씨, 과연 그들은 누구인가

2부. 고령자 씨와 더 가까워지기 위해 꼭 알아야 할 것들

3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고령자 씨의 말과 행동들

4부. 고령자 씨의 오늘이 힘겹고 위태로운 이유

5부. 고령자 씨의 내일이 더 나아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와닿은 점은 '관점의 변화'이다. 

'노인'이 아니라 '고령자 씨'다. 지금껏 성장과 노화를 분리하여 생각했다면 이제는 성장과 노화는 동시에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로 '사람은 평생 동안 발달한다'라는 생각이 주류가 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나이를 먹어 쇠약해져 가는 사람(노인)이 아니라, '자신의 풍부한 경험에 근거하여 우리들의 상상을 뛰어넘은 말과 행동으로 인생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고령자 씨)'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의 변화가 초고령화 사회를 맞이할 우리에게는 좋은 시작점이 되어줄 것이라 믿음이 갔다. 






고령자 씨의 생각을 알아가려면 우선 그들과 가까워져야 한다. 그리고 가까워지기 위해서 꼭 알아야 할 몇 가지들을 이 책에서 제시해 주고 있다. '고령자 씨'를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로 '나이', '기억', '성격'을 선정했다. 오늘날 이제 노화는 질병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의학으로 신체 기능의 저하와 손상을 어떻게 예방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노년기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나이 듦'에 대한 흥미로운 이론들을 통해 어떻게 하면 고령자 씨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주위 고령자 씨를 살펴보면서 상황에 맞게 적절한 이론을 접목시켜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연령과 주관적 연령 그리고 사회 정서적 선택성 이론, 일차적·이차적 제어 이론 등 여러 이론들을 알기 쉽도록 풀이해 주고 있다. 

예를 들어 다리가 골절되었을 때 재활 훈련을 통해 걸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일차적 제어이고, '외출할 때는 휠체어를 타면 되지. 걷는 것보다 편하다'라고 자신의 마음을 바꾸는 것이 이차적 제어라고 한다. 고령자 씨가 일차적 제어를 하지 못해서 힘겨워하거나 의기소침해져 있을 때 세심하게 도와서 이차적 제어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기억'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도 무릎을 딱 쳤다. 왜 자기에게 불리한 것은 쉬이 잊어버릴까? '노화의 역설', 노년기에 오히려 기분이 안정되고 행복을 느끼는 모순된 현상은 사회 정서적 선택성 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위험을 피하기 위해 부정적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는 젊은이와 중년과는 다르게 고령자 씨는 긍정적인 정보를 중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부정적인 기억은 긍정적인 기억보다 더욱 선명하게 남지만 더 빨리 희미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기억력이 떨어지는 고령자 씨는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젊은이들보다 부정적인 기억이 빨리 흐려지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하니 다행이다 싶다. 


'성격'에 대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성격은 나이가 들면서 변하지만 그 변화의 방식은 모든 사람이 다 같은 경과를 거치기 때문에, 동세대가 보았을 때는 성격 변화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고령자 씨뿐만 아니라 바라보는 대상 또한 변하기 때문에 변화의 폭이 다르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고령자 씨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정보들이 수록되어 있다. 왜 운전을 계속하는지, 이렇게 의심스러운데 왜 사기를 당하는지, 왜 화를 잘 내고 쉽게 버럭 하는지, 왜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고집을 부리는지에 대해 읽다 보면 '아~ 이래서 그렇구나.' , '아하~ 이럴 수도 있겠다.' 고령자 씨의 심리를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말과 행동들이 성격, 성별, 사회적 평가, 자기 효능감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현된다는 사실을 알고 모르고는 큰 차이가 있다. 밖으로는 고령화 사회를 바라보고, 안으로는 자신의 부모님과 주변 고령자 씨의 내일이 더 행복해지고 나아질 수 있도록 행동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해를 바탕으로 고령자 씨의 내일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가,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결국 '멋지고 행복한 나'로 사는 우리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고령자 씨의 건강하고 행복한 내일은 사회 구성원 모두의 변화와 의지가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겨레 하니포터8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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