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의 정신현상학 : 자유의지, 절대정신에 이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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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의 정신현상학 : 자유의지, 절대정신에 이르는 길

자유의지, 절대정신에 이르는 길

리뷰 총점 9.0 (6건)
분야
인문 > 서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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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실천적 의지의 수업 시대 평점8점 | z***a | 2023.02.03 리뷰제목
'마르크스가 헤겔을 물구나무 세웠다'는 얘기가 있다. 이는 넓게 보면 유심론을 뒤집어 유물론으로, 정치적 보수성을 뒤집어 정치적 급진성으로, 관념적 사변론을 뒤집어 구체적 실천론으로, 존재론을 뒤집어 해방론으로 변모시켰다는 얘기다. 좁게 보면, 마르크스가 강조한 경제적 토대가 바로 헤겔의 절대정신 개념을 물구나무 세운 경우라는 말이다. 이는 철학 애호가라면 얼마든지 말
리뷰제목

'마르크스가 헤겔을 물구나무 세웠다'는 얘기가 있다. 이는 넓게 보면 유심론을 뒤집어 유물론으로, 정치적 보수성을 뒤집어 정치적 급진성으로, 관념적 사변론을 뒤집어 구체적 실천론으로, 존재론을 뒤집어 해방론으로 변모시켰다는 얘기다. 좁게 보면, 마르크스가 강조한 경제적 토대가 바로 헤겔의 절대정신 개념을 물구나무 세운 경우라는 말이다. 이는 철학 애호가라면 얼마든지 말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런데 한 가지 매우 기초적인 사실이 빠져있다. 바로 마르크스가 헤겔의 난해함을 쉬움으로 뒤집었다는 점이다. 헤겔이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나처럼 마르크스를 징검다리로 활용하거나, 아님 니체나 칼 포퍼를 이용해 살펴보는 것도 한 방편이라 하겠다. 세 분 모두 내가 무척 좋아하는 철학자다.

 

나는 위대한 사상가들의 청년기 저작을 전성기 작품보다 더 선호한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정형화된 틀에 담기지 않는 애매모호한 사유의 폭과 가지를 쳐나가는 잠재된 확장력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미로 퍼즐을 풀듯, 혼돈의 와중에 발견되는 질서의 오묘한 맛 때문이다. 『정신현상학』은 헤겔의 청년기 작품인데, 헤겔에 입문하는 필수코스라 할 수 있다. 

 

헤겔 전문가 이병창은 『정신현상학』이 '자유의지의 철학'이라고 단언한다. 『정신현상학』은 이론적 인식과 실천적 의지를 모두 다루고 있는데, 인식과 가치의 문제보다도 의지와 자유의 문제가 핵심이고, 특히 자유의지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저자는 곧바로 세 가지 유형의 자유의지를 구별한다. 형식적 자유의지와 도덕적 자유의지, 그리고 공동체적 자유의지다. 형식적 자유의지와 도덕적 자유의지가 모두 개체 차원의 자유의지라면, 공동체적 자유의지는 공동체의 집단의지다. 일반적으로 헤겔이 논하는 공동체의 세 유형은 가족, 시민사회, 국가인데, 공동체적 자유의지는 절대정신으로 승격된 이상적인 국가 차원에서 주로 논의된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헤겔 정치철학의 보수성이 드러난다. 공동체적 자유의지가 개인이 자발적으로 공동체에 복종하는 자유의지라면 이는 곧 국가에 대한 충성과 애국심의 표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헤겔에게 국가란 절대정신의 구체적 실현으로, 군주와 의회, 관료의 결합으로 구성된다. 

 

헤겔의 『정신현상학』은 형식적 자유의지가 실질적인 도덕적 자유의지를 거쳐 절대정신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구상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정신이 절대정신을 향해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역사적 성장 구조가 핵심이다. 종교와 절대지는 절대정신의 두 가지 모습이다. 헤겔에게 자유는 당대 유럽의 시대정신이었다. 그래서 역사를 자유의 진보 역사로, 국가를 자유의지의 발전 산물로 보았다. 

 

형식적 자유의지는 노예의 도덕을 통해 출현하는 자기결정권이고, 도덕적 자유의지는 객관적 정의인 도덕적 규범을 따르는 실질적인 자유의지다. 쉽게 말해서, 형식적 자유의지는 나의 결정이라는 단순한 차원에 머물지만, 실질적 자유의지는 정의로운 선택과 같은 사회 정의의 문제와 직결된다. 헤겔의 표현을 빌면, 도덕적 자유의지는 정신적 본질과 개인적 확신의 결합으로서 '자기를 확신하는 정신'이다. 헤겔은 도덕적 자유의지를 논하면서 칸트의 의무론과 낭만주의의 양심 개념을 극복하고자 했다. 

 

"헤겔은 칸트의 자유의지 개념과 낭만주의자의 양심 개념은 형식적 자유의지를 넘어서 실질적인 자유의지에 도달했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칸트와 낭만주의자에서 자유의지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자유의지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헤겔은 마침내 절대정신이라는 개념에서 이런 공동체적 자유의지가 완성된다고 보았다."(32쪽) 

 

저자의 표현을 빌면, 형식적 자유의지는 "운명적 필연성에서 자의적 선택으로서 자유의지"이고, 실질적 자유의지는 "도덕적 목적을 추구하는 합리적 자유의지"다. 형식적 자유의지가 무엇이나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즉 욕망에 따른 선택을 하는 '법적 인격'이라면, 실질적인 자유의지는 사회정의와 도덕규범을 따르는 보다 진보한 자유의지다. 

 

저자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책 말미에 해석이나 이해의 이정표가 될만한 여섯 권의 책을 소개한다. 『정신현상학』의 가이드용 텍스트랄까. 가령 대문호 괴테의 정신적 성장을 반영한 교양소설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 시대』가 '첫 번째 이정표'로 소개된다. 인간 정신의 형성 과정을 다루면서 낭만주의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괴테의 이 소설은 『정신현상학』의 철학적 맥락과 어느 정도 맞닿아 있다. 이 소설은 괴테가 낭만주의에서 고전주의로 넘어간 족적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낭만적 정신이 자연과 감정, 자유를 지향하면서 이성과 권위, 억압의 체계에 저항했다면, 고전주의 정신은 그리스의 예술을 본받아 이성과 감정, 자아와 자연, 질서와 자유를 통일하려 했다. 저자는 또한 『정신현상학』의 자매편으로, 이와 구조적 연관성을 지닌 『법철학』을 강조한다. '네 번째 이정표'로 소개되는 『법철학』에서 헤겔은 법의 근거로 자유의지를 꼽는데, 여기서 자유의지는 소유권과 도덕의 상호관계에 주목한다. 『정신현상학』에서 이성과 정신이 결합해 절대정신이 되듯이, 『법철학』에선 소유권과 도덕의 결합으로 국가가 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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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EBS books 오늘 읽는 클래식 [헤겔의 정신현상학] 자유의지, 절대정신에 이르는 길 평점10점 | k*****8 | 2023.02.11 리뷰제목
전통철학의 완성이자 현대철학의 출발점 자유의지의 철학자 헤겔의 철학 세계 내가 철학을 전공한 것도 아닌데 헤겔이라니 하물며 정신현상학이라니 언제 읽어봤겠는가? 아니 읽어볼 엄두초자 내 봤겠는가? 하지만 EBS books의 오늘 읽는 클래식 시리즈라면 이 어마무지한 철학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다. 그것도 짧고 굵게. 역시 멋진 시리즈다. 헤겔의 [정신현상학]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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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철학의 완성이자 현대철학의 출발점

자유의지의 철학자 헤겔의 철학 세계

내가 철학을 전공한 것도 아닌데 헤겔이라니 하물며 정신현상학이라니 언제 읽어봤겠는가? 아니 읽어볼 엄두초자 내 봤겠는가? 하지만 EBS books의 오늘 읽는 클래식 시리즈라면 이 어마무지한 철학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다. 그것도 짧고 굵게. 역시 멋진 시리즈다.

헤겔의 [정신현상학]은 참으로 어려운 책이다. 문장의 앞뒤를 맞추어보는 것조차 어려울 지경이며, 어떤 식으로 구성되었는가를 말하기도 곤란하다. 부분적인 이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아무도 이 책이 전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를 분면하게 말하지 못한다. 나는 대학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무려 50년간이나 이책을 읽고 또 읽었으나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말들이 많이 남아 있다. (p. 6)-서문 中-

고전 관련 책은 저자가 참 중요하다. 특히나 번역서를 바탕으로 할 경우 번역서도 중요하다. 철학은 해석이 중요한 학문이므로 당연히 그 분야의 전공자 책을 읽음이 옳다. 이 책의 저자는 헤겔의 책을 50년간 읽어왔다니 그러고도 어렵다니 그 오랜 세월 고민해왔기에 그렇기에 이 짧고 굵은 책 한권으로 요약해줄 수 있었던게 아니겠는가, 무엇보다도 헤겔의 책 원전을 번역한 본인이므로 더욱 믿을 수 있다.

나는 이 글에서 헤겔이 [정신현상학]에서 제시한 자유의지의 개념을 밝혀보려 한다. 헤겔에게서 자유의지는 역사적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즉 머릿속에서 판단해 출현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에서 생사를 다투는 투쟁을 통해 형성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헤겔의 자유의지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유의지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충실하게 따라가야 한다. (p. 8)-서문 中-

'독일의 근대화 초기에 살았던 헤겔에게서 자유는 그의 시대를 끌고 가는 지도 이념이었다. 그에게서 역사는 자유의 역사이며, 국가는 자유의지의 산물이다. 헤겔이야말로 사르트르 이상으로 자유의 철학자라 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그 이전에 먼저 자유가 무엇인지 밝혀야 하지 않았을까? (p. 7)' 철학자들의 사상은 본인들이 살았던 그 시대를 떠나서 해석할 수 없다. 따라서 역사를 바탕으로 그들의 사상을 이해해야 한다. 헤겔하면 절대정신이니 세계정신이니 하는 뭔가 거대하고 범접할 수 없는 철학을 한 사람이 아닌가 싶었는데 헤겔 철학의 핵심중 하나는 '자유의지'였다. 하긴 인간을 탐구하는 철학에서 인간의 의지를 파고들지 않을 수 없는 건지도...

이 작고 얇은 책을 통해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조금이나마 쉽게 설명하려면 핵심포인트를 잡는게 중요했을 터, 저자는 역사와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분석을 통해 헤겔 철학을 풀어주는데, 쉽게 설명해주는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읽기에 마냥 쉬웠던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지덕지한 마음으로 읽었다. 조금이나마 이해한 문장이 있는게 어디냐 하면서.ㅎ

어떤 규범을 발견하더라도, 규범을 실천하는 의지는 또 다른 문제인데도, 철학은 이런 의지의 문제를 거의 다루지 않았다. (p. 15) 베를린대학 입구 계단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철학은 다만 여러 가지로 세계를 해석해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하는 것이다.' 이 말은 마르크스의 말이지만, 헤겔의 철학을 가장 잘 표현한다. 철학은 이제 이 의미에서 실천적 의지의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 (p. 18)

헤겔 철학이 실천의지를 중요시 여겼구나... 고리타분한 철학일 줄 알았더니 은근 역동적이었네...

헤겔은 [정신현상학]에서도 낭만주의 철학과 더불어 낭만주의가 제시한 양심 개념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헤겔이 낭만주의 비판에 나선 것은 그 시대 독일의 역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독일은 1648년 베스트팔렌 조약으로 30년간에 걸친 종교전쟁을 끝냈다. 이 종교 전쟁은 신교와 구교 간의 전쟁이었지만 유럽의 모든 국가가 참여한 세계 전쟁이었다. 전쟁 결과, 독일은 수십 개의 작은 국가로 분열했다. 1517년 루터의 종교개혁에서 보듯이, 독일은 유럽에서도 선진 국가여쓰나 베스트팔렌 조약 이후 근대 사회로의 발전이 중단되고 오히려 봉건 체제로 거슬러올라가게 되었다. 19세기 초 영국과 프랑스는 경제적으로 자본주의가 발전하고, 정치적으로 민족 통일국가와 민주주의가 확립되며, 사회적으로도 종교의 자유가 허용되었다. 반면 독일은 분열 속에서 여전히 중세의 봉건적 반동과 민족적 분열, 종교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 여기서 독일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길, 다시 말해 독일을 통일하고 개혁할 새로운 정신이 필요했다. (p. 29)

새로운 정신의 필요성은 항상 불운한 시대에서 탄생하기 마련인가 보다. 어떻게든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라서인가... 여하튼, 헤겔은 낙후된 독일을 일으킬 새로운 정신을 찾아내려 애썼다. 자본주의적 발전으로 선진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영국과 프랑스에 비해 독일은 역사를 발전시킬 원동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한 헤겔이 개인의 실천의지에 주목하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생각의 흐름이었다. 시대의 역사성이 발전을 못하고 있다면 개인의 실천의지가 더 중요해졌다고나 할까.

새로운 정신은 자아의 힘과 실체의 객관적 힘을 결합, 통일해야 한다. 새로운 공동체는 억압적인 체제가 아니라 개인의 자아를 인정하는 자유의 체제여야 했다. 그러면서도 고립적인 개인으로 분산된 사회가 아니라 개인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는 공동체여야 했다. 이런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개인이 자발적으로 공동체에 복종하는 자유의지가 있어야 했다. 헤겔의 길은 곧 공동체적 자유의지라는 정신에 있다. (p. 32) [정신현상학]의 전체 구성을 본다면 헤겔이 추구했던 핵심이 곧 자유의지이고 헤겔이 도달하려 했던 최종 목적은 곧 공동체적 자유의지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신현상학]은 형식적 자유의지에서 실질적 자유의지를 거쳐 공동체적 자유의지에 이르는 거대한 역사적 드라마이다. 그러나 이 책은 자유의지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중략) [정신현상학] 이 책은 포괄적인 사상사라는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헤겔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전체적으로 자유의지라는 실천적 문제이다. (p. 33)

헤겔의 철학은 몰라도 헤겔이 말을 나폴레옹을 보고 '저기 세계정신이 온다' 라고 말했다는 에피소드는 꽤 유명하다. 사실 나는 이 에피소드에서의 세계정신을 절대정신과 구분하지도 못했고, 베토벤은 나폴레옹을 생각하며 만든 교향곡 [영웅] 악보를 찢어버렸다는데 헤겔은 나폴레옹을 세계사적 영웅으로 간주했다고 하니 헤겔철학은 좀 문제있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헤겔이 나폴레옹을 '마상(馬上)의 세계정신(p. 224)'이라고 평가했다고 해서 그것이 칭송이나 찬양의 표현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제 좀 알겠다. 그러니 혁명의 주인공을 우러르기 위해 만든 교향곡을 황제가 된 사람에게 줄 순 없어서 찢어 버렸을지라도, 그 사람이 역사의 흐름에서 '세계정신'일 수는 있는 거였다. 하지만 세계정신이라 할지라도 아직은 그저 '개인'일 뿐이었다.

지금까지 정신은 개인의 정신이었다. 그런 정신은 역사적으로 발전하면서 앞의 정신보다 더 포괄적으로 완성되었다. 그런데 절대정신은 더이상 개인이 지닌 어떤 정신은 아니다. 절대정신은 하나의 공동체이다. (p. 232) 절대지는 [정신현상학]이 추구해왔던 자유의지가 실현된 결과 즉 진정한 공동체이다. 헤겔은 진정한 공동체는 이 자유의지의 실현을 통해 역사적으로 형성되는 것으로 보았다. 절대지는 정신이 발전한 최종형태다. 그런데 헤겔은 이 절대지에서 학문이 출현한다고 한다. (p. 247)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정신 형태의 역사적 발전을 현재의 스크린에 투영하면서 이루어진 것이 논리적 체계가 된다. 이 논리적 체계를 다시 역사적 시간 위에 투영하면 정신 형태의 역사적 발전이 ㅊ생긴다. 이 같은 형태의 발전에서 최종적인 형태가 절대지다. 절대지는 가장 포괄적이며 일반적인 정신의 형태다. 이 절대지에 이르면 이전의 정신의 형태는 모두 그 속에 내적 계기로 포함된다. 이 내적 계기가 이루는 논리적 체계가 곧 학문이다. 학문의 출발점은 논리학의 가장 추상적인 개념인 존재인데, 절대지가 바로 이 추상적 존재에 해당한다. (p. 248)

역시 어렵긴 어렵다;;; 개인의 실천의지가 역사 속에서 발현되는 과정에 따라 세계정신이 되고 그러한 세계정신들이 하나의 공동체적 절대정신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또한 역사적 발전 과정인데 이 공동체적 절대정신이 발현된 것이 절대지이고 이 절대지에서 학문이 출현하는데 그 학문일 철학이 추구하는 것은 다시 공동체적 절대정신이이라는 딱이 원이 아닌 순환고리가 머리속에서 빙글빙글 도는 것 같다. 하긴 어려운게 당연한 것 아니겠나? 이 작고 얇은 책으로 헤겔의 철학을 어찌 이해하겠는가 ㅎㅎ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또 아예 모르겠는 기분도 아니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뭐 조금은 알겠고 하지만 뭐 여전히 어려운 그러나 왠지 지적 세계가 풍족해진 것 같은 그런 기분?! ㅎㅎ 이 시리즈의 구성이 다 비슷하듯이 이 책또한 책 말미에 '철학의 이정표'라고 참고도서를 안내해주고 있으니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이 참고서들을 읽어보면 될 것이다. EBS books 오늘 읽는 클래식 헤겔편! 이번에도 역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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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헤겔의 정신현상학 평점10점 | g****t | 2023.02.10 리뷰제목
언제부터인가 철학책을 읽는 걸 좋아하게 됐다. 나도 만약 수학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철학이나 윤리같은 걸 전공했을 것 같다. 밥벌이와 전혀 상관없이 공부하고픈 걸 하라하면 말이다. 헤겔, 하면 관념론, 절대주의, 변증법과 같은 단어들이 떠오른다. 서양 철학사에서 헤겔을 제외하고는 논의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그가 미친 철학적 영향력은 막강하다. 이 책에서는 헤겔이 주목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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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철학책을 읽는 걸 좋아하게 됐다. 나도 만약 수학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철학이나 윤리같은 걸 전공했을 것 같다. 밥벌이와 전혀 상관없이 공부하고픈 걸 하라하면 말이다.
헤겔, 하면 관념론, 절대주의, 변증법과 같은 단어들이 떠오른다. 서양 철학사에서 헤겔을 제외하고는 논의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그가 미친 철학적 영향력은 막강하다. 이 책에서는 헤겔이 주목했던 또다른 개념인 자유의지에 대해 깊이 있게 파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실천적 자유의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헤겔이 추구했던 핵심이 곧 자유의지이고 헤겔이 도달하려 했던 최종 목적은 곧 공동체적 자유의지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유와 공동체를 다시 정의하는 이론적 문제부터 시작하여 실천적 문제까지를 포괄적으로 제시한다.
감각적 확신, 지각, 지성 장은 인식의 차원을 다루는데 여기서 다루어지는 것은 대상에 대한 의식에 속하는 것이며 그 끝에 생명 개념이 출현한다. 자기의식 장은 자기의식 사이의 관계를 다루며 의지의 차원으로 넘어가는 역사적 과정이다. 이성 장은 다시 인식을 다루며 그 끝에 법이 나온다. 여기서 사회적 규범인 정의가 인식되며 정신 장은 실천적 의지를 다시 다룬다. 이 끝에서 헤겔은 종교지와 절대지로 이행한다. 절대정신은 헤겔의 목표였던 공동체적 자유의지를 다룬다.
헤겔의 한계를 말하는 부분이 눈에 띄었다. 헤겔은 교환 관계가 충분히 발전된 사회에서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지만 그는 이 불평등이 교환의 질서에서 본질적인 것은 아니라고 봤다. 현실적으로 불평등이 존재한다면 헤겔은 그것을 교환관계에서 출현한 사회정의가 소외된 방식으로 출현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후의 설명들도 역시 철학적이라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하나하나 톺아보니 저자의 설명이 이해가 갔다.
헤겔은 어떻게 소외를 극복할까. 개인의 자아에 대립하는 소외된 정신적 본질세계에서 출발하는데 개인은 자기를 교양하면서 자신을 정신적 본질에 일치시키는 것을 통해 소외를 극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현실속에서 발견하는 건 몰락이며 여기서 개인은 신앙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앙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신앙은 이중적이며 신앙의 지반은 정신적 본질 즉 신인데 헤겔은 계몽주의가 신앙에 대해 승리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헤겔 본인도 신앙, 종교에 대한 생각이 점차적으로 변화했던 것 같은데 자세한 것을 알고 싶어 헤겔의 종교철학 관련 책을 더 읽어보고 싶다.

마치 역사의 여정과도 같은 헤겔의 철학. 형신적 자유의지에서 실천적 자유의지를 거쳐 공동체적 자유의지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사유의 성장이 더 커지고 깊어진다. 개인과 공동체에 대해 갈수록 더 골이 깊어지는 것같은 현대사회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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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헤겔의 정신현상학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e***4 | 2023.02.04 리뷰제목
저자는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수학하고 서울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에서 '헤겔의 정신현상학에서 정신 개념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동아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2011년 2월 명예퇴직 이후 현대사상사연구소 소장으로서 헤겔 철학과 정신분석학 그리고 마르크스주의를 연구하면서 문화 철학 및 영화 철학을 연구했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헤겔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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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수학하고 서울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에서 '헤겔의 정신현상학에서 정신 개념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동아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2011년 2월 명예퇴직 이후 현대사상사연구소 소장으로서 헤겔 철학과 정신분석학 그리고 마르크스주의를 연구하면서 문화 철학 및 영화 철학을 연구했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보겠습니다.


 

실천적 의지 가운데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자유의지입니다. 의지는 자유로워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에게 주어지는 것이 과연 그 자신에게 합당한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철학에서는 이것을 흔히 정의의 문제라고 하는데, 정의의 문제는 자우의 문제로 환원할 수 있습니다. 헤겔은 1770년 8월 27일 독일 남부 슈투트가르트에서 태어났습니다. "정신현상학"은 헤겔이 1807년, 그의 나이 27세에 저술한 책입니다. 당시 헤겔은 독일 중부의 대학 도시 예나에서 사강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1789년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며 독일에서도 통일하고 개혁할 새로운 정신이 필요했습니다. 칸트 철학을 계승한 피히테는 독일 낭만주의를 고취했고 독일의 통일과 민주화를 위한 운동을 전개했으나 자본주의적 발전이 일어나지 않아 힘이 부족했습니다. 이에 헤겔은 칸트의 자유의지 개념과 낭만주의자의 양심 개념은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했고 절대정신이라는 개념에서 공동체적 자유의지가 완성된다고 보았습니다. 헤겔은 형식적 자유의지가 실질적인 자유의지를 거쳐 절대정신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정신현상학"이라는 책에서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이 책은 독특하게도 서문과 서론이 있습니다. 서문은 헤겔이 원래 작성하려 했던 전체 철학의 서문에 해당되고, 서론은 "정신현상학"의 서문이 됩니다. 서문은 우선 낭만주의를 비판하며 이 시대에 출현한 학문의 방식을 비판합니다. 서론은 서문에서 소개한 개념적 인식 즉 변증법적 체계를 학문의 지반으로 합니다. 인식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보여주고, 본문에서 1, 2, 3장을 묶어 의식 장이라 부를 수 있는데 인식론적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다음 장에서는 자기의식과 자기의식 즉 개인과 개인 사이의 관계를 다룹니다. 이 관계에서 개인이 다른 개인을 지배하려는 투쟁이 벌어지는데, 이 관계를 추동하는 힘이 곧 욕망입니다. 자기의식은 곧 자신이 대상을 지배한다는 자각이며 따라서 자신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주인이라는 자유의 의식입니다. 이런 자유의 의식은 자기의식이 서로 인정되면서 법적 인격으로 확립됩니다. 흔히 지성은 판단하는 능력으로, 이성은 추론하는 능력으로 간주되지만 헤겔에서 이성은 법칙을 발견하는 능력입니다. 근대 사회가 출현하면서 발견된 이성은 아직 하나의 목적일 뿐 개인이 그것을 자기 의지의 목적으로 삼지 않습니다. 정신 장에서 개인이 이성을 자신의 목적으로 수용하는 과정입니다. 개인은 자신의 개별적 자야를 도야하여 이성을 자신의 목적으로 삼는 실질적 자유의지로 발전합니다. 근대정신의 출현과 계몽주의를 설명하고, 프랑스 혁명에서 꽃피운 도덕적 자유의지를 말합니다. 칸트의 의무 개념과 의무론을 비판하고 자시 확신하는 정신의 핵심이 되는 양심을 다룹니다. 이어서 종교 장에서 절대정신으로의 이행과 계시 종교를 보여주며 끝맺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신현상학"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 6권을 소개합니다.

 

 

<헤겔의 정신현상학>은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시리즈입니다. 그동안 이 시리즈에 나온 책들을 몇 권 읽어서 어렵다는 철학 책의 원전(原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원전을 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원전이 어렵다고 알려져서 그런지, 해설에 가까운 이 책을 읽는 중에도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철학 내공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해하기가 쉬울 듯한데, 내공이 없는 사람이라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한 번에 이해되길 바란 제 욕심에서 비롯된 어려움이라, 이해되지 않는다면 이해가 되는 속도로 천천히 읽으면 될 일이고 반복하면 이해되리라 봅니다. 그러니 자유의지의 철학자이며 전통 철학의 완성자이자 현대철학의 출발점인 헤겔의 철학 세계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나침반이 되어 줄 책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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