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자동차 여행』(꿈의지도, 2024)은 유럽 자동차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을 돕는 카페와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정운 작가가, 전작 『처음 떠나는 유럽 자동차 여행』(꿈의지도, 2017)의 개정판이다. 보통 개정판이라 하면, 표지 디자인만 바꾸거나, 인플레이션된 비용을 현행화 하거나, 글을 한두 꼭지 추가하는 수준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그동안 커뮤니티에서 유럽 자동차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독자들의 필요를 반영하여 책의 목차까지 대대적으로 수정하며 개정판을 만들었다고 보인다. 구판을 이미 소유한 독자라 할지라도, 신판을 소장하는 것이 아깝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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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에 비해 세련된 디자인, 시원한 사진 편집이 돋보이는 개정판은 이미 한 번쯤 자동차 여행을 경험해 보았을 여행자들까지 포섭하려는 듯, ‘처음 떠나는’이라는 수식어를 떼고 『유럽 자동차 여행』으로 책의 제목을 정했다. 초보운전 딱지를 떼고 운전대를 잡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말도 잘 안통하고, 법규도 낮선 외국에서의 운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 버리고, 당당하고 자유롭게 유럽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 든다. 제목이 달라진 만큼, 개선문 주변의 복잡한 거리에 꽉막힌 채 서있는 차들의 어수선한 구판의 표지와 달리, 한적한 유럽의 어느 시골 마을로 경쾌하게 달려가는 자동차는 이미 내가 운전대를 잡고 있을 것만 같은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되는 표지 디자인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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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날개를 펼치면 보이는 저자의 사진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구판에 수록된 저자의 사진은 중년의 아저씨가 렌트카를 빌려 여행을 다녀왔다는 느낌이었다면, 신판에 수록된 저자의 사진은 날렵해진 얼굴로 자동차 여행의 노하우를 알려주고자 하는 동네형(?), 직장 선배같은 느낌이다. 속표지앞에 들어간 간지도 밋밋한 하늘색에서, 귀여운 꼬마 자동차가 반복 패턴으로 들어간 노란색 종이로 출판사에서도 전작에 비해 디자인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 느낌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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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정보를 모두 전해주려는 듯, 과했던 목차는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아마 구판 도서는 처음 떠나는 사람에게 정보를 주려다 보니, 자동차 여행에 대한 동기 부여에서부터, 갖가지 운전에 필요한 기초 지식까지 모두 전달하는 백과사전 같은 목차로 구성했던 듯 하다. 신판 도서는 나는 외국에서 운전 한번 해봤어 하는 사람들이 빨리 접근하고 싶어하는 자동차 여행 추천 코스를 별도의 목차로 뽑아내서, 유럽 운전의 초보자와 기존 경험자 모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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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를 넘겨 책의 본문을 만나기 전에, 새로 개정된 도서에는 유럽 전도가 들어 있다. 중고등학교 시절 가장 재미있는 교과서가 사회과 부도였는데, 저 도시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궁금해하며 세계지도를 살펴보던 학생 시절의 추억도 떠오르고, 나라별로 알록달록 색칠된 유럽 지도를 바라보며, 내가 가보지 못한 나라는 몇 개나 될지 세어보는 재미도 있다. 일단 빡빡한 글이 시작되기 전, 지도를 통해 유럽을 먼저 만날 수 있는 구성이 전작과 달라진 모습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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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게 자동차 여행을 떠나자고 권하는 저자의 마음이, 구판에서는 깐깐한 학생 주임 선생님의 잔소리처럼 들리는 편집이었다면, 유럽 풍경 사진을 대신해 유럽 어느 지역의 바람을 느끼는 듯 만세를 한 가족의 뒷모습 사진에서 글을 읽지 않아도 자동차 여행의 매력에 이미 빠진 듯, 시원한 편집을 볼 수 있었다.
여행일정과 코스를 두 페이지에 한판의 그림으로 축약해 담았던 구판과 달리, 여행지이 코스에 대한 개요와 지도, 일정, 주요 관광지 사진과 정보를 여섯페이지에 나누어 담은 신판은 정보가 풍성해지면서도 가독성을 높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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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렌터카 여행을 준비할 때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어떤 등급의 차를 빌릴 것인가 하는 것인데, 신판 도서에서는 여행 가방을 트렁크에 넣은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며,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고민하고, 궁금해하는 정보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해준다. 내가 렌트한 차량에 나의 여행 가방이 적재 되지 않는다면, 차량을 바꾸거나, 가방을 버리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애야 할 것인데, 자동차 적재함에 여행용 케리어가 어떻게 몇 개나 들어가는지를 사진으로 보여준다는 것은 머릿 속에서 상상하며 여행을 준비해야 하는 독자에게 정말 필요한 정보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그리고 등급에 따른 차종을 알면 인터넷으로 렌트카를 예약하기 편할 것인데, 개정판에서는 등급별 차종 사진을 넣어주어, 내가 빌려야 할 차에 대한 감을 잡는데 도움을 준다. 물론 구판에서도 일반형, 고급형 차량에 대한 설명이 있다. 그러나 글만 읽어서는 우리 가족이 그 차에 탈 때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잘 되지 않는 단점이 있으니, 개정판에서처럼 등급별 차량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편집은 자동차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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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구판 도서의 초판을 구입하여 읽고, 슬로베니아 출장을 렌트카를 이용해 다녀올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자폐1급의 아이를 데리고 독일 자통차 여행을 가려고 준비했었다. 물론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며, 여행은 취소되었었다. 아이를 데리고 떠나는 여행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책이 출판된지 오래되어 각종 정보가 많이 업데이트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차에 개정판 도서가 출간되었다. 2025년 1월에는 이 책을 들고 스페인 어느 마을을 자동차로 달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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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은 출판사나 저자의 협찬을 받지 않았으며, 초판과 개정판 모두 직접 구매한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