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타그램을 하면서 책을 읽는 사람 말고도 책을 쓰는 사람을 여럿 좀더 가까이 알게 되었는데, 북스타그램 전에 읽고 쓰는 것에 더 열정이던 시절 알게된 지인이 백순심작가다.
그의 첫 책이 [롯데문화출판본상??]을 받았고 첫 책과 두번째 책이 [문학나눔 수필 부문]에 선정되었다. 두번째 책이 나온지 아주 오래되지 않은것 같은데,(내 기억으로는 우리 둘째가 어린이집 졸업했을때니 불과 1년하고 조금 넘은 시간에) 세번째 책, #불편하지만아이키우는데문제없습니다 를 출간했다.
#불편하지만사는데지장없습니다_글로리본의책리뷰
#불편하게사는게당연하진않습니다_글로리본의책리뷰
한권도 힘든데 불편시리즈로 책 세권을 연이어 세상에 멋지게 탄생시킨 그녀는 "장애 부모가 마음 놓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세상을 바라며" 세번째 책을 썼다.
???? 장애인이 아이를 낳는 것은 단지 부모가 된다는 사실을 뛰어넘어 자아실현이며,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책 뒷표지중
???? 나는 자녀 계획과 관련하여 다른 사람들의 의견보다는 엄마 가 되고 싶다는 나 자신의 강한 욕구에 따랐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나를 무모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많은 이가 장애인은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프레임을 씌우고 바라보기 때문이다. 물론 장애 부모가 비장애 부모보다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힘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힘듦'과 '안 된다'는 엄연히 다르다. 장애인이 부모가 되는 것은 당사자의 선택이다. 7~8
++ 사실 부끄럽게도 백순심작가를 알기전에는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이 부모가 된다는 것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적이 없다. 워낙 우리가 소비하는 미디어가 장애를 불편한 것, 장애인이 속한 가족은 구성원이 희생이 있어야한다는 것으로 초첨을 맞춰 담아낸 것이 많다보니 장애인이 아이를 키운다는 것에 나도 좀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장애란 말도, 우리가 흔히들 '결정장애','소통장애'처럼 뭔가 즉각적이고 원할하지 않다는 이유로 '장애'라는 말을 의식없이 붙여쓰고 있는데, 정말 부끄러운일이 아닐 수 없다.
21년간 사회복지사로, 10년간 쌍둥이 형제 엄마로, 지금은 장애인권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백순심작가의 글을 보면서 장애가 있다고 해서 엄마됨으로서 부족하진 않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불편함을 넘어선 강인함을 볼 수 있었다. 오히려 소위 재력이며, 학벌이며, 외모며, 그 외 다양한 스펙을 가진 비장애인도 어느 면에서는 마음에 상처투성이요, 연약한 비이성적 인간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됐다. 나와 조금 다른 이들을 도움을 건네야할 상대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함께 삶을 이끌어가는 주체적 존재로 바라봐야겠다는...
???? 장애 여성 중 먼저 엄마로 살아본 이들의 진솔한 경험과 고충을 듣고 싶었다. 국민 육아템으로 불리지만 장애인에게는 도움이 안 되는 제품, 장애를 보완해주는 육아템 등에 관한 깨알 같은 꿀팁을 알려주는 선배가 필요했다. 젖병의 우유를 쏟았을 때나 장애로 인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 자괴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다독여주는 이가 필요했다. 41
++ 저자는 주변에 장애 엄마가 있어도 이야기를 듣다보면 자신이 아이를 얼마나 잘 키우는지 알리는데 혈안이 되어있고 주변의 무언의 압박과 우려에도 잘 키워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저자라면 이제는 자신이 받고 싶었던 따뜻한 위로, 주눅들 필요없으며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위로를 건넬 수 있을 것 같다.
???? 장애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의 행복은 타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는 것은 '장애'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부모가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아이의 행복 여부가 결정된다. 61
???? 엄마가 장애가 있다고 해서 자신의 삶을 희생하면서까지 도와주는 착한 아들로 살아가길 바라지 않는다. 나는 짐이 되는 엄마가 아니라, 아이들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어깨를 내어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장애'라는 나의 정체성을 아이들이 자신들과 동일시하기 를 원치 않는다. 나와 아이들은 엄마와 아들 관계이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인격체다. 그렇기에 서로의 삶을 존중하는 관계이고 싶다.
++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서 장애보다는 부모의 '가치관'이 중요하다'는 말, '장애라는 엄마의 정체성을 아이들이 자신들과 동일시하기를 원치않는다는, 서로 존중하는 관계이고 싶다'는 말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요즘 나도 하고 있는 생각이기에 더 그랬던것 같다.
???? 농인은 병리학적 관점의 청각장애인이 아니라 훌륭한 어부이자 사회 구성원이었다. 들을 수 없음은 결여나 손상의 의미가 아닌 다른 목소리가 된다." /마서즈 비니어드섬 사람들은 수화로 말한다>(한길사·2003)인용
++ tmi지만, 고등학교때 수화반 동아리에서 수어를 배운적이 있다.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늘 언젠가 수어를 더 전문적으로 배워서 '수어통역사'로도 활동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 아이들은 장애인을 무조건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를 대하지 않는다. 또는 먼저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식으로 사회 에서 학습한 것처럼 행동하지도 않는다. 외부 요인에 의한 결과가 아니라, 자신들이 장애가 있는 엄마에 대해 생각하고 정리한 결과를 바탕으로 나를 대했다. 순전히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행동이었다. 아이들이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장애가 있는 엄마를 그저 불편한 엄마, 자신들에게 부담되는 엄마로만 인식하지 않아줘서 고마웠다. 135
++ SNS로 작가의 아이들을 본적이 있는데 참 바르고 착하고 총명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위 문장을 보니 역시 좋은 엄마의 보살핌을 받은 멋진 아들들이구나 싶다.
장애를 가졌으나 여러 이유로 부모됨을 고민하는 분들께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다. 솔직하고 담대하게 조금씩 한발짝씩 나아가고 있는 멋진 엄마이자 작가를 진심다해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