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미디어만큼 우리에게 크고 빠르게 영향을 주는 매체도 드물 것이다.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은 물론, 소셜네트워크의 발달로 넘쳐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지니게 되었고, 인터넷,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전세계 어디에서나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고 다른 이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정보 중에 과연 어떤 정보가 진짜인지 허위인지 구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론매체의 기사나 뉴스에 대해 의문이나 거짓뉴스라는 의심을 가지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지 않은가.
정치, 경제, 문화, 역사 다방면에서 유럽 최고의 석학으로 손꼽히는 자크 아탈리는 기원전 3만 년부터 현재까지 유럽과 북아메리카, 아시아 등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의 역사를 연구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미디어의 미래의 비전을 제시한다.
미디어의 역사는 기원전부터 사용되었던 연기, 외침 신호에서 시작한다. 기호와 문자의 발명, 말의 가축화, 바퀴의 등장으로 봉화, 전령과 전서구, 우편, 아비조(상인들이 필사하여 동료들에게 판매한 우편 소식지) 등 소수에 의해 전달되었던 수단들은 인쇄술의 발달로 17세기 초 신문이라는 형태로 발전되었으며 저널리스트가 등장하게 되었다. 물론 신문 역시 이전의 정보 전달 수단처럼 권력에 통제 당하기도 하고 거짓정보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대량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고, 멀리 있는 소식을 빠르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혁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소리로 전달하는 라디오와 영상을 제공하는 텔레비전의 등장으로 미디어의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15세기 인쇄술의 등장을 시작으로 영국, 프랑스, 미국, 독일 등 여러나라의 신문의 역사와 각 나라의 정치상황이나 권력자의 모습에 따라 검열 또는 권력에 억압당해 정치선전에 이용되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하고, 반대로 언론의 자유를 통해 미디어가 발전하기도 하는 다양한 상황을 비교해서 볼 수 있어 국가의 정치 상황과 미디어의 상호작용을 잘 들여다볼 수 있었다. 하나 더, 재미있는 점은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인터넷, 소셜네트워크 같은 미디어는 모두 개인간의 소식을 전하기 위한 사적 수단이 대중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발전했다는 점이다.
‘미디어’란 정보를 전송하는 매체를 말한다. 미디어의 기능은 정보의 제공, 감시와 통제, 오락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저자는 정보가 ‘정치에서는 권력의 원천이고, 그 소유주에게는 수익의 원천이며, 그 고객에게는 오락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슬프게도 과거부터 현재까지 미디어의 역할을 보자면 이 글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조지 오웰의 ‘1984’나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속 세계가 소설 속 허구로만 느껴지지 않을 때도 있다. 우리는 과연 빅브라더에게서 자유로운가. 가끔 기사나 뉴스를 보다보면 내 스스로의 선택이 아닌 거대 언론과 권력자가 원하는 형태로 미디어를 소비하고, 근거 없는 거짓 뉴스에 속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무서운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저자는 전통적인 미디어의 소멸과 디지털 기술을 독점하는 거대 기업이 우리의 모든 정보와 자유를 제어하고, 기술의 발달로 결국 어떠한 매체를 통하지 않고 사람의 뇌와 뇌 사이의 정보 전달이 가능해지면 생각 자체도 통제당할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인터넷의 등장 이후 미디어의 형태는 너무 빠르게 변화해왔고 팬데믹으로 인해 더 가속화되고 있다. 이제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으로 서로를 연결, 소통하고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누구나 정보를 제공받는 것뿐 아니라 정보를 생산하고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정보생산자가 많아질수록 저자의 말대로 진정한 저널리스트의 역할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진실과 거짓정보을 구별하고 소셜네트워크에서 제공하는 알고리즘에 갇혀 자신만의 옮음을 주장하지 않으며 미디어에서 벗어나 현실에서 숙고하고 타인과 자신을 향해 관심을 가지라는 자크 아탈리의 글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점점 더 방대하고 편리해지는 미디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는 나 자신에게 달려있을 것이다. 미디어가 나 자신에게도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는지,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이 책을 통해 다시한번 알 수 있었다.
(서평을 적어서 올려도, 사람들이 끝까지 다 읽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에.. ㅋ) 이 책은 총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뒷부분인 11장부터 13장까지는 꼭 읽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먼저.
지금처럼 너무 많은 종류의 언론과 미디어들이 넘쳐나고, 또 그보다 훨씬 더 많은 SNS들이 있는 시대에서 정말 ‘제대로 된 뉴스’ 혹은 ‘정보’를 얻는 것은 힘든 일이 되었다. 이제는 ‘가짜뉴스’가 진짜 뉴스가 되고, 오히려 정부나 언론이 진짜 뉴스를 가짜뉴스라고 칭해버리는 시대에서 언론과 정보는 어떤 방향이 되어야 하는지를 이 책은, 후반부에서 보여준다.
읽으면서 반성과 동시에 소름이 돋았던 부분 중 하나가 있어, 소개.
419쪽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정보를 받지 않는 시간을 가질 것’. ‘규칙적으로 미디어 접속을 끊고 메시지 동의에 대한 작은 보상에 만족하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책을 읽고, 숙고하는 시간을 갖고, 온라인에 연결되지 않은 채 현실의 사람들과 대화하고, 상상하고, 꿈꾸고, 명상해야 한다.’ 라고. 미디어의 역사 중에 가장 최신의 역사, 즉 현재의 미디어는 SNS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 SNS와의 연결을 끊고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정보를 받지 않는 것이야말로 때로는 더욱 잘 행동하기 위해 정보를 습득하도록 자신을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된다고.
SNS 중독까지는 아니라도, 꽤 오랜 시간 활용하는 나로서는 뜨끔한 내용이기도 했고 SNS를 열심히 하면서도 책과 숙고의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나의 노력들이 조금이나마 인정 받는 느낌이기도 했다.
저널리스트를 양성하자, ‘디지털 아비조(개인이 만드는 미디어)’가 모두 되어야 한다 등의 내용들도 후반부에 있으니 꼭 한 번 읽어보면 좋을 듯.
아, 꼭 소개하고 싶은 내용을 소개했으니 이제 일반적인 내용으로ㅋ
이 책의 저자는 자크 아탈리라고, 알제리 태생 프랑스 정치인-행정가이다. 전작인 ‘바다의 시간’을 읽으면서 ‘이 분은 뭐하는 사람이지?’ 하는 경외심을 담은 감정을 품었는데, 이 책은 다시 한 번 그런 생각이 들게 했다. ‘미디어’라는 실로 역사를 풀어낸 것도 대단한데, 단지 이 책이 역사책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책이 될 수 있도록 한 그 지식적 근원이 대단했다.
한 편으로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정치인 혹은 관료들이 내는 책들, 그러니까 ‘내가 얼마나 이 나라에서 중요한 사람인지 몰랐지’ 따위의 내용들이 가득 적힌 책들과 비교가 되어서 좀 씁쓸했다. 선거철이 되면 ‘출판기념회’ 같은 아무 의미 없는 행사를 열거나, 은퇴 하고 나서 ‘회고록’ 같은 거나 적으면서 정치적 분란만 일으키는 사람들이 적은 책과는 다른 책을 읽으니 더욱 씁쓸.
현재와 미래의 미디어에 대한 전망 혹은 ‘해야 할 일’에 대한 내용이 너무 좋아서, 그 부분을 먼저 소개하고 읽어보시라 추천드렸지만 이 책은 ‘역사’ 부분도 좋았다. ‘언론’이라는 것이 어떻게 통제되었고 그 통제에 벗어나기 위한 노력들은 무엇이었고, 또 ‘국가’나 ‘제국’에 부역한 언론들, 반유대주의에 편승해서 돈만 벌고자 했던 무수한 언론인들에 대한 작가의 비판 의식들을 읽을 수 있었다.
미디어와 관련된 역사 전부를 다루다 보니까, 사건 위주로 언급되었다는 단점은 있지만 한 권의 책으로 이 정도로 언론을 조망할 수 있다는 건 분명 지식 측면과 인사이트 모두에게 만족을 줄 듯.
우리나라의 ‘오마이뉴스’에 대한 내용이 나오고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대응에 대한 칭찬들도 나와서, 반갑기도 하고 또 이 책의 자료 조사가 정말 철저하구나 하는 생각도 동시에!
‘이제 우리는 어디서 좋은 정보를 얻어야 하는거야?’ ‘예전 사람들은 어떻게 정보를 얻은거야?’라는 질문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만족할 책.
책은 책과함께 출판사로부터부 받아서 읽었고, 금전적인 이익은 없습니다.
과거에는 미디어 하면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잡지 등 매스미디어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그러나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1인 미디어가 대중화되면서 매스 미디어는 과거의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 저자는 지금의 미디어들이 미래에도 여전히 유효할지. 미디어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정보 전달과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기능이 여전히 가능할지. 미디어의 역사를 통해 답을 찾아본다.
사회적 인간인 인류는 사회를 이루고 유지하기 위해 정보와 지식을 공유했다. 공유는 단순히 정보 전달을 넘어 생존과도 직결됐다. 문자가 발명되기 전, 가장 좋은 정보 전달은 '이야기꾼'을 통해서였다. 구술이다.
연기와 전서구 같은 보조적인 수단도 사용했지만 가장 강력한 수단인 문자가 발명되면서 인류의 정보 전달은 더 빠르고 정확해졌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정보에 접근할 수는 없었다. 과거부터 정보는 특정 계층의 점유물이 되어왔다. 보다 정화한 정보를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정보를 가진 이들은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우선권을 차지하며 그들만의 카르텔을 형성했다. 그 과정에서 가짜 뉴스 등.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
저자는 기원전 3만 년 전부터 소식 전달 방법부터 문자의 발명, 인쇄술의 발달, 미디어의 황금시대를 소개하며 미디어가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바꿔왔는지 알려준다. 동서양을 막론해 시대별 미디어의 변화를 알려준다.
정보를 독점하거나 이용하려는 특정인들과 저널리스트라 불리는 이들. 미디어가 한정되어 있을 때는 이들 저널리스트들의 말과 글은 확신한 권위를 부여받았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가. 인터넷의 대중화로 정보가 넘쳐나고 저널리스트들이 '기레기'나 '외람이'라 불리며 조롱을 당하는 현상을 보며 더 이상 누군가 나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지고 있다. 개개인이 모두 미디어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당연히 정보를 습득하고 가치를 판별하는 능력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정보를 습득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요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해지는 이유다.
저자는 정보의 홍수시대에 모든 정보를 받아들이기보다는 규칙적으로 미디어의 접촉을 끊고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디어의 방대한 역사를 한 권에 담고 있어 단번에 이해가 가지는 않지만 동서양을 막론해 미디어 너머에 존재하는 권력과 정보의 관계, 미디어와 개인의 관계 등에 대한 다양한 역사와 관점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일방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던 개인들이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에 어떻게 대응할지 1인 미디어의 시대를 맞아 저널리스트는 물론. 개개인들에게도 미디어의 새로운 계념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미디어의 역사
미디어의 역사
우리는 미디어가 가지는 두얼굴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언론 통제 수단이 되느냐, 지식 공유의 수단이 되느냐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몸소 느낀 역사가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때로는 티비를 바보상자라고 해서 티비를 보면 안된다라고도 하며, 티비 앞에서 모든 가족들이 옹기종기 앉아서 세상의 정보들을 듣기도 하였다. 막상 대중에서 진정으로 미디어라고 여겨지던 대부분이 알던 미디어의 시대는 역사가 사실 대부분 현대 시대이기는 하지만 그런 미디어가 어떤 역할을 가지고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가는 이 책을 통해서 아주 통찰력 있게 알 수가 있다.
일단 이 책의 저자가 책 표지에 있었는데 나는 인도인인줄 알았는데 알제리에서 태어났고, 프랑스에서 많은 일을 하신 분이다. 이력으로 따진다면 정말 스펙타클함이 이를데 없이 아주 아주 어마어마한 업적들을 세우신 분이시다. 다양한 분야에서 공을 세우셔서 그런가 세상을 보는 통찰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면서 느낄 수 있다. 이 분이야 말로 미디어의 산 증인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구성은 시대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작은 기원전 3만 년부터 시작한다. 미디어라고 하면 막연히 최근 티비를 보기 시작하면서라고 처음에 생각을 잠깐 하기는 했는데 역시 지은이의 미디어에 대한 깊이는 남다르다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2022 현재 까지는 당연히 있으며, 2100년의 미래까지도 미디어의 역사를 내다보는 안목을 갖추었다. 미디어란 이런 거고 이렇게 발전되어 왔으니까 앞으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미디어의 지향점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지은이가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모든 것들에 대한 내용을 전달해주면서 동시에 객관적 사실도 빼놓지 않고 역사적인 객관적인 배경지식을 최대한 많이 참고하였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책의 참고문헌 부분이 아주 빼곡하니 말이다.
그래서 일까 이 책은 단순히 처음에 미디어는 그저 두얼굴을 가졌어라는 당연한듯한 생각이 가진 내포된 의미는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단순한 두얼굴이 아닌 미디어로써 가지는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미디어란 정말 필요한 존재이지만 권력들이 남용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최대한 적절하게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가지기도 하였다. 물론 완벽한 미디어란 있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정도를 지키는 미디어는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 누구의 권력이 미디어를 관리 감독해주는 것이 아닌 우리들 스스로가 미디어를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면서 우리들을 위해서 훌륭한 도구로써 지식 공유와 연대의 장이 될 수 있는 그런 미디어가 되도록 노력해 보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가지게 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