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낮의 태양을 거쳐야만 아침에서 저녁으로 나아 갈 수 있다.
-본문 중-
철학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임을 뒤늦게 알았다. 그러나, 많은 철학자들의 책을 읽는다는 건 어렵고, 또 읽더라도 이해가 안된 것이 많았다. 그러다 한 철학자의 책을 읽게 되면서 철학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었고 서서히 읽기 시작하게 되었다. 니체하면 [차라투스트라 이렇게 말했다]로 알게 되었는데 오래 전에 읽었던지라 그저 저자와 책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 오늘 이 책을 조금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니체는 목사 집안의 맏아들로 태어났고, 바그너와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받았다. 생애를 보면 젊은 나이에 교수가 되고 보불전쟁에 의무병으로 참전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젊은 나이임에도 몸이 안좋아지면서 은퇴를 하게 되었고 은둔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자유로운 철학자' 저자는 니체를 그렇게 불렀다. 니체는 지금 자신의 모습을 긍정하라고 했는데 여기서 긍정은 현재 머무는 게 아니라 자신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지금의 모습을 사랑하라는 의미였다. 선뜻 어려운 말처럼 들리는데 염세주의의 철학자로 불린 쇼펜하우어의 영향 때문인지 현 시점을 제대로 보라고 말한다. 철학은 삶을 어떻게 잘 사는 것인가이며 그러기 위해선 현실을 제대로 직시해야하는 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여기서 더 나아가 니체는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기 보단 오히려 경멸하라고 가르쳤다. 순간 이 글을 읽고 뭐지? 그동안 자신을 사랑하고 바른 길로 가도록 하는 내용이 많았는데 어째서 '경멸'이었을까? 이건 자신을 부정으로 보는 게 아니다. 니체는 말한다 타율적인 자기 극복은 자신에 대한 혐오와 낮은 자존감으로 이어지나 스스로 현재의 모습을 극복하기로 한 사람의 건강한 자기 경멸은 위대한 창조적 도덕 정신으로 이어진다고 말이다.
또한 니체의 책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군인들에게 보급되어 읽혀질 정도로 그의 생각은 자칫 잘못 생각할 경우 한 방향으로 치우기 충분했다. 인간 자체는 소통을 통한 화해가 불가능하며, 전쟁과 투쟁으로 자신의 힘을 증명한다는 내용은 정말 전쟁과 폭력에 더 힘을 줄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이를 1차원적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며, 어느 것이 인간에게 더 유리한 것인지, 올바른 방향으로 가야함을 말한다. 이외에도 그동안 사람이라면 가져야 하는 감정들에 대해 비판을 서슴치 않기도 한다. 또한, 그의 책인 [차라투스트라는 말했다]를 통해 설명하는 부분은 쉽지 않았으나 날것을 그대로 읽기 보단 이렇게 한 번 해석을 보고 읽으면 이해를 할 수 있어 다른 시점으로는 좋았다.
마지막으로 이것이 옳다 그르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생각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니체를 통해 다시 한번 알았다. 철학의 궁극의 목표는 인간다운 삶인데 그 과정이 다양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준 도서였다.
가끔씩 무모하다 싶은 도전을 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지금처럼! 어렵다고 소문난 책을 읽으려고 도전을 하거나 꼭 읽겠다고 미리 사기도 하죠. 몇 달 전에 사서 침대 옆자리를 지키고 있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보기만 하고 읽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서평단에 올라온 책을 보고 바로 신청했어요. 서평단으로 신청하면 기한 내 읽어야 하고 서평도 써야 하니 강제로 읽게 됩니다. 약간 긴장했지만 생각보다 부피가 두껍지 않아 안심하면서 연두색의 표시를 슬쩍 넘겨 봐요.
저자 한상원은 서울 시립대학교 철학과에서 마르크스의 물신주의와 이데올로기 개념 연구로 석사 학위를, 독일 베를린 홈 볼트 대학교에서 아도르노의 정치철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어요. 저서로는 <앙겔루스 노부스의 시선: 아우구스티누스, 맑스, 벤아민. 역사철학과 세속화에 관한 성찰>, <계몽의 변증법 함께 읽기>가 있습니다. 변역서 와 공저로 현대 사회. 정치철학의 여러 주제들을 연구하고 있으며 현재 충북대학교 철학과에 재직 중이에요.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은 근대의 차라투스트라로 불리는 니체에 나와요. 생애와 사상과 현재를 사는 우리가 니체를 어떻게 읽고 적용해야 하는가가 나옵니다. 2장은 그의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는 법에 대해 나와요. 그 책의 1부터 4부까지를 요약정리하고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설명합니다. 3장은 다른 책들과 철학자들을 통해 니체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법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죠. 저자는 서문에서 말해요. 니체를 통해 이 시대의 삶을 반추해 보는 것이 말하고자 하는 강조점이라고요. 니체를 이름만이라도 알면 다행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문장을 천천히 읽습니다. 그 말이 그 말 같은 문장들을.
결국 니체 철학의 핵심은 그와 같은 고뇌 속에서 내가 ‘지금보다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날 수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P35)
니체의 생애를 간단히 설명하고 그의 철학을 현재에 어떻게 적용하고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는지를 말합니다. 니체 철학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서 보여주니 이해는 쉬워요. 이해한 것과 그것을 삶으로 살아내는 것은 별개의 것이라, 어떻게 지금보다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날 것인가를 끊임없이 물어야 합니다. 그것은 이제 니체의 몫이 아니라 읽는 독자의 몫이 되고, 내 삶의 주인인 내가 돼요. 종속적이고 명령에 순종적인 낙타의 삶에서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사자의 삶으로, 다시 순수 긍정의 힘을 통해 기존의 가치와는 완전히 구별되는 새로운 긍정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아이로 거듭나야 합니다. 시키는 일을 하면서 책임과 의무에만 매인 삶에서 어떻게 사자로 거듭나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은 자세히 나오지 않아요. 어쩌면 자세히 설명되고 알려주는 것에 익숙해져서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알아가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인지도 모릅니다. 수학 문제를 친절히 풀어주는 해설집을 찾듯이 철학 책을 읽으려고 했던 저의 부족함과 미숙함을 느껴요. 지금보다 더 나은 존재를 향한 열망을 놓치지 않으면서 차근차근 니체를 알아가면 되지 않을까요?
우리는 한낮의 태양을 거쳐야만 아침에서 저녁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 ‘위대한 정오’를 기다리는 일, 그 뜨거운 한낮을 거쳐 나의 존재를 위버멘쉬를 향해 초극하는 자세로 가꿔내는 일. 그것이 차라투스트라가 우리에게 전달하는 가르침이다. (P59)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위버멘쉬(초인)과 영원회귀입니다. 물론 처음 접하는 저는 어렵고 잘 모르겠어요. 저자는 니체의 난해함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쉽게 쓴 느낌입니다. 위버멘쉬는 넘어 선 자라는 뜻으로 자신을 넘어선 자라는 의미예요. 자신을 부정한 자만이 위버멘쉬에 다가갈 수 있다고 하는데요. 건강한 자기 경멸을 말하죠. 자신을 비참한 존재로 여겨 스스로 헤어 나올 수 없는 격한 멜랑꼴리 속에서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자기 경멸을 말합니다. 진정한 자기 긍정은 자기 자신의 현재 모습에 대한 철저한 반성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이죠. 철저한 자기반성이 건강한 자기 경멸 속에서 현재의 모습을 극복하기로 마음먹고 창조적 도전 정신으로 위버멘쉬에 이르게 한다고 합니다. 후회가 아니라 반성을 통해 자신을 더 나은 존재로 이끌어가는 것. 그것이 니체가 말하는 수동적이고 종속적인 낙타의 삶에서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사자의 삶으로 나가는 길이죠. 그리고 끝내는 순수한 아이의 상태까지 가는 것이 니체가 말한 초인. 즉 위버멘쉬입니다. 자기반성은 하지만 자기 연민은 하지 않는 것, 그래서 자신을 더 나은 존재로 이끌어가기 위해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이 니체가 말한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는 법(아모르파티)가 아닐까요? 조심스럽게 저만의 이해로 작은 주머니 속에 니체를 담아 봅니다.
책은 니체를 처음 읽는 사람들에게 아주 친절하게 니체를 알려줘요. 니체의 생애와 철학에 대해서 개요처럼 시작하고 그의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를 설명하죠. 마지막으로 니체를 알아가기 위해서 단계별로 참고 도서와 사상가들이 나옵니다. 2장에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는 법을 배웠으니 400쪽이 넘고, 어렵다고 소문난 책을 읽어 볼 용기가 생겨요. 이번에 안되면 다시 도전하고, 이 작은 책을 참고서 삼아서 책을 읽어봐야겠습니다. 조금씩 천천히 낙타의 삶에서 사자의 삶으로 내 머리로 생각하고 방법들을 찾아가면서요. 신학을 전공했지만, 신학에서 돌아서 조르아트교의 교주를 빌려와 크리스트교의 경전처럼 저술한 사람.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고, 영원회귀를 말하면서 자신을 건강하게 경멸하라는 사람. 그래서 논란과 논쟁의 중심이 되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 사람이었죠. 양면성이 있다는 것, 철학은 명료하지 않다는 것, 즉 흑백논리로 맞고 틀린 것으로 구별할 수 없는 것이 철학이라는 것을 배웁니다. 뇌세포 하나하나까지 끌어모아 이해한 니체입니다. 힘들고 어려워서(솔직히 이 책은 많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읽히기는 하니까요)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더 니체를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 이 책을 길잡이 삼아 니체를 오래 친구로 두고 싶습니다. 읽어야 할 책들이 많이 쌓여가지만, 낙타를 두드려 깨는 니체의 망치를 들고 뚜벅뚜벅 걸어가 볼 거예요. 함께 하실래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철학에는 문외한에 가깝지만, 왠지 니체에는 관심이 많다. 그의 철학이 어렵기도 하지만 은근히 매력이 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그의 대표적인 저작이지만, 아무래도 원전으로 읽기에는 부담스러웠다. 위버멘쉬라거나, 낙타와 사자와 어린아이의 비유, 영원회귀의 사상 등 그의 유명한 철학 개념이 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그래서 더욱 읽고 싶은 책이지만, 접근하기 어려워서 주저하고 있을 때, EBS Books에서 나온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에서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상세하고 쉽게 해설해주기도 하지만, 저자의 사견 역시 첨가해서 전해준다. 그만의 니체 철학의 해석이나 적용을 읽는 것도 흥미로웠다.
니체의 철학은 디오니소스적 긍정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영원회귀의 개념은 현재의 이 인생이 영원히 반복된다고 할 지라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는 삶을 살라는 가르침으로, 즉 삶을 긍정하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삶과 인생, 자신에 대해 100% 무조건적인 긍정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바로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경멸을 토대로 더 나은 존재를 향해 노력하는 위버멘쉬가 되어야 한다.
니체는 기존의 철학과 윤리, 종교를 부정하며 새로운 철학을 주장한다. 즉, 낡은 서판을 부수고 새 서판에 글을 쓰기 시작해야 한다고 차라투스트라의 입을 빌려 말한다. 저자는 니체의 철학을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니체를 수용하든 니체에 반대하든, 삶에 적용해야 할 것은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 말미에는 하이데거, 들뢰즈, 알랭 바디우가 해석한 각각의 니체 철학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져 있어, 해석의 재미가 배가된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주제로 쓴 교향곡 등의 음악에 대한 정보로 마무리되어 좀 더 흥미있게 이 책을 읽을 수 있다.
사실, 이 책 한 권으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완벽히 읽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상당히 짧고 축약적으로 기술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핵심 사상과 메시지만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니체나 철학 초심자라면, 한 번 읽어 볼만하다.
EBS BOOKS의 〈EBS 오늘 읽는 클래식〉을 무척 좋아한다. 두껍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고 얇지만 마음을 울리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어 곱씹어 읽게 되는 마력이 있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역시 계속해서 되뇌이며 읽은 책이다. 사유하고 싶을 때면 항상 EBS BOOKS의 책을 손에 든다. 니체의 철학은 니체가 쇼펜하우어의 사상에 심취했듯 나에게 특별한 것을 제공한다. 니체와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모두 좋아하지만 그들이 쓴 책을 통해 그들을 만나는 일은 항상 어려운 숙제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으며 머릿속은 밝아졌다. 저자의 해석이 덧붙여져 이해하기 힘들었던 부분이 명쾌하게 이해가 됐다. 물론 읽은 책의 좋은 구절을 발췌하는 스마트폰 앱의 페이지가 꽉찼음은 당연한 일이다. 인상 깊은 구절을 발췌하고 기록한 뒤 소리내어 읽었다. 그전에는 기록만 해 두었는데 왜 소리내어 읽게 되었을까. 니체의 철학은 그래서 나에게 특별한 존재이다. 니체 철학 해석의 정수를 본 느낌이다. 이제는 익숙해진 이름, 차라투스트라, 저자의 해석을 읽고 글을 읽으니 더욱 흥미로웠다.
p.8 결국 니체를 통해 이 시대의 삶을 반추해보는 것, 그것이 이 책을 통해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강조점이다. 우리는 철학을 고정된 텍스트로서만 연구하고 분석해서는 안 된다. 철학을 숭배해서는 안 되고, 철학을 통해, 텍스트를 통해 '지금, 여기' 나의 삶과 사회적 상황을 돌아봐야 한다. 철학은 그럴 때라야 비로소 살아 있는 사유의 힘을 얻을 것이다. 이것은 니체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설명이 아니라, 철학 전체에 해당하는 필자의 강조점이기도 하다. 철학을 살아 있는 것으로 만들자. 철학을 통해 나의, 우리의 삶을 돌아보자.
책을 다 읽고 저자가 쓴 서문을 다시 한 번 읽어보았다. 저자가 말한 바는 내가 철학서가 좋아지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왜 내가 철학에 빠져들게 되었는지 서문에 그 해답이 있다. 이렇게 또 책에서 답을 찾는다. 혼란스러운 현실속에서 철학이 가진 사유의 힘에 기대고 싶었던 것이다. 이 목마름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유일한 피난처였던 것이다.
니체의 철학을 소개하면서 비판 받는 부분에 대한 저자의 해석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또 다른 질문을 통해 계속해서 사유하게 만든다. 철학을 고정된 텍스트로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고 살아있는 철학으로 만들라 조언한다. 나를, 내 삶을 사랑하기 위해 오늘도 니체를 읽는다.
p.57 '시장의 파리들에 관하여'라는 제목이 붙은 설교 내용에서 차라투스트라는 제목처럼 시장에 모인 군중과 상인들을 파리들로 부르며 그들에게 경멸적인 비난을 가한다. 그가 주장하는 것은, 사람들이 모이는 시장에서 멀리 떨어질 때, 그리고 시장에서 사람들의 소문에 의해 만들어지는 풍문에 무관심할 때, 인간은 비로소 자신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책속에는 깊은 깨달음을 주는 문장들이 너무 많아 책장을 넘기기가 무섭게 하나 하나 스크랩 해야만 했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이 책 한 권과 따뜻한 커피 한 잔이면 하나도 부러울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