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표현법을 기를 수 있는 방법으로는 '메모하기'를 말했다. '메모'를 통해 말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믿을 수 없었다.
새로운 정보를 얻었을 때만 메모했지, 생각을 정리하고자 메모해야지 했던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보니 '메모'의 효과가 대단함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실행하는 데 드는 시간이 2분씩 3회였기 때문에 부담도 덜할 것 같아 시간 날 때 마다 해보려고 한다.
또박 또박 한 번에 들리는 일본식 영어발음에 살짝 웃음이 났다. 전세계에서 모여드는 국제회의에서는 생각보다 다양한 발음들이 오가며 회의장을 채운다. 나에게는 정말 신기한 광경이었다. 분명 그는 일반적인 속도보다 훨씬 느린 영어로 천천히 자신이 해야 하는 말들을 옮겼다.
첫 시작은 그랬다. "당신들도 알고 있다시피 나는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저를 도와주셔야 합니다. 나는 영어로 말을 할 수밖에 없지만 완벽한 발음으로 들려줄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일본 노신사의 발언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곳에 앉아 있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어느 곳에서 온 사람들도 웃음으로 그를 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청하는 눈빛으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환호를 보내는 것이었다.
그 다음 차례는 중국이었다. 누가 봐도 수려한 영어 발음은 그가 미국이든 세계 어느 곳이었든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국가에서 공부를 하고 온 사람임을 입증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자리의 사람들은 그 중국인의 발표 내용에 큰 관심이 없었다. 내가 듣기에도 영어 발음이 좋고 편안한 속도로 말을 하는 것처럼 들리기는 하였으나 알맹이가 없는 그의 발언은 우리의 흥미나 관심을 끌어내기에 역부족이었다. 나는 그 순간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언어를 전달하는 능력보다 언어를 표현하는 능력이 훨씬 중요한 것임을 말이다.
지난 회사에서 나의 상사는 나에게 멋진 카피라이트를 만들어보라고 이야기하셨다. 무슨 이야기든 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그분의 눈에 나의 상상력이 일반 사람들보다 아주 조금 낫다고 생각하신 연유였다. 나는 조금 난감했다. 갑자기 이러닝 프로그램을 구축할 것이며 내용은 이러저러하니 컨셉을 잡아보라는 요구에 나는 눈 앞이 노래졌다. 잉? 갑자기? 그날부터 나는 조금씩 조금씩 이러닝의 내용과 관련된 생각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좀더 사람들의 눈에 잘 보여야 하고 내용을 충실히 전달할 수 있는 짧지만 강력한 메시지가 필요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아련한 추억이다. 글도 써보고 그림도 그려보고.. 나름 최선을 다했다.
「카피라이터의 표현법」은 내가 정말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제목을 보면서 나에게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사건(?)을 생각나게 했고 언젠가 또 내가 카피라이트를 만들어야 한다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이 책 「카피라이터의 표현법」은 말 그대로 언어를 시각화 하고 표현하는 법을 알려준다. How to say를 알려주는 것이 아닌 "What to say"를 알려준다. 가끔 우리는 머릿 속에 들어있는 생각이 정말 머릿 속에서만 빙글빙글 돌아다니고 나의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말도 안 되는 경험을 한다. 생각만 해도 아찔한 순간은 회사에서 아주 중요한 회의를 할 때!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말을 하고 싶은데 말이 나오지 않는 그 기분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카피라이터의 표현법」은 그런 점을 콕 짚어서 훈련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시간은 길지 않다. 단 2분. 단 2분의 시간이 주어지고 던져진 화두에 대한 나의 '사고'와 '이유'를 적도록 한다. 화두는 정말 다양하다. 나는 저자가 평소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사는지 이 책을 보면서 느꼈다. 사물을 보면서도, 어느 현상을 보면서도 그는 그냥 그저 그렇게 보고 넘기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늘 질문을 하고 '왜' 라는 꼬리표를 달아대는 그런 자세야 말로 카피라이터의 기본이라는 생각도 든다.
반드시 사고(생각)와 이유는 함께 따라다녀야 한다. 그래야만 그룹을 만들 수 있고 나의 생각덩어리로 언어화 할 수 있다. 어쩌면 서평을 쓰는 것이 나에게는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법을 익히는 훈련이 될 수 있겠다.
평소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부록으로 제시된 정말 수많은 질문들에 대해 생각하고 이유를 적어보라. 나는 내가 영어 공부를 하는 것에 대한 생각과 이유를 적어봐야겠다. 분명 영어 공부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
오랜만에 여러 질문들을 던져주는 이 책이 너무 반갑다.
※ 카피라이터의 표현법을 그대로 알려주는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쫑쫑은 이 책을 읽고 개인적인 견해로 이 글을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