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좋은 작가는 누구죠?"
"좋은 작가들은 헨리 제임스, 스테판 크레인, 마크 트웨인이에요.
훌륭한 순서대로 열거한 것은 아닙니다. 훌륭한 작가들에게 순위를 매길 수는 없으니까요."
- <아프리카의 푸른 언덕 Green Hills of Africa> p22
(74-75p)
《헤밍웨이, 글쓰기의 발견》은 글쓰기에 대한 헤밍웨이의 견해가 담긴 거의 모든 글들을 담아낸 모음집이에요.
이 책을 엮은 래리 W. 필립스는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이며 헤밍웨이와 그의 작품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한 연구가 발단이 되어 이 모음집을 만들게 되었다고 하네요. 작가의 위대함은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법이지만 작가의 글쓰기에 대한 견해를 확인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저자는 글쓰기라는 주제에 관해 헤밍웨이가 평생 동안 밝혀 온 생각을 모으는 작업을 해왔고, 그 생각의 조각들을 나누어 정리했더니 마술처럼 퍼즐 조각이 끼워 맞춰졌다고 표현하고 있어요. 헤밍웨이는 자신의 소설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 인터뷰, 칼럼을 통해 하나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이 책은 두 가지 파트로 나뉘어져 있어요. 글쓰기의 발견과 작가의 발견으로 헤밍웨이가 글쓰기에 대해 생각했던 내용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요. 글쓰기란 무엇이며, 글쓰기의 고통과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 무엇에 관해 쓸 것이며 등장인물은 어떻게 창조하고, 무엇을 생략해야 하는지를 설명해주고 있어요. 작가가 되려면 당연히 재능을 갖춰야 하고, 결코 변하지 않는 절대 양심과 작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살아남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작가에게 가장 어려운 점은 살아남아 자신의 글을 끝내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다." (95p)라는 문장에서 단순한 글쓰기와 작가로서의 글쓰기의 차이점을 드러내고 있네요. 헤밍웨이가 스콧 피츠제럴드에게 쓴 편지를 보면, "글쓰는 일을 처음 시작할 때 어떤지 한번 보게. 작가에게는 흥미롭고 짜릿하지만 독자에게는 아무것도 전달하지 못하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모두 써 버리고 짜릿함이 사라지고 나서야, 진정한 글쓰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네. 더 이상 젊다고 할 수 없을 때 선택하는 소재가 미숙한 소재보다 낫다는 것을 명심하게." (100-101p), "글이 형편없고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일 때도 그냥 계속해서 써 나가야 하네. 소설을 다루는 방법은 오로지 한 가지뿐일세. 빌어먹을 이야기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거지." (125p)라고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고 있어요. 노벨 문학상 수상 소감으로, "나의 삶은 글쓰기가 되고, 나의 글은 영혼이 됩니다." (150p)라고 했는데 이 말 속에 훌륭한 작가의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네요. 헤밍웨이처럼 매일 녹초가 될 때까지 작업하고도 글쓰는 일이 정말 좋고 행복하다면 그걸로 충분히 멋진 삶이라고 생각해요. 헤밍웨이의 글쓰기는 온전히 자신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조언이기에 더욱 특별했던 것 같아요.
?이 책을 펼쳐들어 읽기 시작하면서 나는 이 책이 이렇게 내 마음을 둥둥 두드리며 다가올 줄은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헤밍웨이가 들려주는 글쓰기의 세계가 이처럼 깊고 넓을지 그동안 생각지 못한 것이다.
헤밍웨이에 관한 일화로는 여섯 단어로만 된 소설 한 편을 쓴 이야기가 유명하다.
처음에는 '여섯 단어로 소설을?'이라며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 여섯 단어를 읽자마자 바로 수긍했다.
팝니다: 아기 신발, 한 번도 안 신었음.
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
소설은 독자의 상상력을 열어주는 자극제가 되어서 나머지는 독자 스스로 상상해도 충분하다는 의미를 건네받는다.
여섯 단어 소설이 내 마음을 요동치는 역할을 했다면, 거기에 비해서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는 곁가지 다 쳐낸 밋밋함을 건네주었지만, 이내 그것은 기교 없이 담백하면서도 진국인 글이라고 생각되어 읽을 때마다 감탄하게 된다.
그러니 헤밍웨이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이 나의 시선에 들어오지 않을 수 없었다.
인문학 도서 추천 글쓰기 책 『헤밍웨이, 글쓰기의 발견』을 읽어보게 되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헤밍웨이는 20세기 그 어떤 작가들보다 영어 산문의 스타일을 크게 변화시켰고, 그의 이러한 노력은 1954년 노벨 문학상으로 보답받았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와 <무기여 잘 있거라>의 출간은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20세기 최고의 문학가 중 한 명으로 빛나게 했다.
야전병원 수송차의 운전병으로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그는 1920년대에 파리 망명 집단에 속해 있던 전직 저널리스트로서 알려지기 시작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스페인 내전을 통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썼고, 1차 세계대전을 통해 <무기여 잘 있거라>를 발표했다. <노인과 바다>로 1953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1961년에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
래리 W. 필립스 엮음
이 책을 엮은 래리 W. 필립스는 저널리스트, 작가, 프로 포커 플레이어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글쓰기> 편집자였고,<Saturday Night in Sparkle City> <The Tao Of Poker>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위스콘신 주의 몬로에 살고 있다.
단순히 글쓰기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하고 읽어나가다가 나는 글쓰기 지침서를 넘어 문학 거장의 삶과 생각을 들여다보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언론인 래리 W.필립스가 헤밍웨이의 다양한 글과 서간을 집대성해서 생생하게 보여주니, 이 책을 읽으며 헤밍웨이의 글쓰기에 관한 생각과 문학의 정수를 한 수 배우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다.
특히 노인과 바다에서도 그렇지만, 헤밍웨이의 글은 군더더기를 걷어내고 핵심을 명확하게 전달해주는 간결함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이 책도 그의 글쓰기에 관한 생각을 볼 수 있어서 의미 있었다.
그의 글은 짧고 간결하지만 메마르지 않았다. 오히려 섬세하고 풍부하게 표현되어서 독자 스스로 마음에 글을 쓰도록 이끌어준다.
그 점이 정말 대단하다. 더 이상 가지치기할 만한 글이 없게 정갈하게 담겼는데, 그 글을 읽는 독자가 자신의 경험과 생각으로 나머지를 완성하는 것 말이다.
글쓰기를 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많은 것을 알려주지도 말고, 너무 많은 것을 숨겨서 답답하지도 말게, 그 적정선을 유지하는 것이 글쓰기에 있어서 정말 중요하다.
인문학 도서 추천 글쓰기 책 『헤밍웨이, 글쓰기의 발견 』으로 문학의 거장 헤밍웨이의 글쓰기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보낸다.
인문학 도서 추천 글쓰기 책 『헤밍웨이, 글쓰기의 발견』은 문학 애호가는 물론 헤밍웨이의 글쓰기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글쓰기 초보자에게도 실용적인 팁과 조언을 건네주는 책이다.
주기적으로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글쓰기 책이니, 이 책으로 헤밍웨이가 들려주는 글쓰기에 관한 통찰을 건네받는 것도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솔직히 이 책에 대해 기대를 많이 했다. 아무래도 헤밍웨이라는 이름때문이었을 것이다.
책이 참 예쁘다. 표지도 깔끔하지만 속지도 소녀 감성이다. 테두리장식까지 있는 속지라니!
내용도 물론 좋다.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글쓰기에 관한 내용들이다. 단 '헤밍웨이, 글쓰기의 발견'이라는 제목은 좀 과하지 않았나 싶다. 낚인 듯 ㅠㅠ
그냥 헤밍웨이가 다른 작가들과 나눈 서간집을 읽었다고 생각하면 그런대로 읽을만하다. 이 책으로 글쓰기에 관해서 무엇을 발견하기를 바랐다면 조금 실망할 것이다. 헤밍웨이가 보통 작가는 아니지 않나!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특별한 기술을 전수 받고 싶었다면 말이다. 그가 말하는 내용은 작가 지망생이라면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이 책으로 위대한 작가라고 다르지 않다는 동질감을 느끼게 되었고, 위로 받았다.
헤밍웨이는 치열하게 글을 쓴 작가였다. 정말 그랬다. 작가들이 그렇듯이 글을 써 놓고 불필요한 문장을 삭제하거나 분량을 줄이는 부분도 그렇고, 제목을 무엇으로 지을까 고민하는 모습에서도 익숙한 동지애를 느꼈다. 하지만 한편으로 헤밍웨이는 자부심이 대단한 작가임에 틀림없었다. 출판사 편집자와 나눈 서간문을 보면 자기 글에 대해서 함부로 바꾸거나 삭제하는 걸 허락하지않는다. 물론 작가라면 자신이 표현한 내용이 조금이라도 바뀌면 작품이 많이 훼손된다고 느낄 것이다.
위대한 작가들의 글쓰기 책을 많이 읽었다. 그들이 하는 말이 서로 다르지 않았다. 작가는 어떤 작가의 특별한 기술을 전수 받아서 되는 게 아니다. 끊임없이 쓰고, 응모하고, 또 쓰고, 그렇게 계속 도전하는 것이다. 정말 내가 바보같고, 몰염치하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치열하게 쓰지도 않으면서 작가가 되겠다고 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책을 읽으면 꿈을 버리지 않고 또 도전해보자는 내 의지를 다질 수 있어서 좋다. 헤밍웨이의 작품들을 십대때 다 읽었다. 그때의 감동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지는 않다. 이제 노년으로 접어든 시점에 읽어보면 어떨지 궁금하다.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