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신의 입자’라 불리는 힉스 보손이 관찰되었다고 발표된 것은 2012년이었다. 유럽의 CERN의 LHC 가동 2년 만이었다. 이에 따라 이례적으로 바로 다음 해 2013년 이 입자를 예견했던 3인방 중 세상을 떠난 로버트 브라우트를 제외하고 피터 힉스와 프랑수아 앙글레르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힉스 보손의 관찰은 서로 독립적인 실험검출기인 ATLAS와 CMS에서 동시에 이뤄졌기 때문에 믿을 수 있었다. 이 관찰 사실을 CMS 대변인으로써 발표한 이가 바로 이탈리아의 입자 물리학자 귀도 토넬리였다. 그 역시 노벨상은 아니지만, 이탈리아 공화국 공로훈장과 엔리코 페르미상 등을 수상했다.
귀도 토넬리의 『제네시스』는 우주의 역사를 성서의 ‘창세기’에 빗대 쓰고 있다. 우주의 생성에서부터 지금까지의 장장 138억 년의 역사를 7일로 나눠 쓰고 있는 것부터 그 냄새를 물씬 풍긴다. 또한 성서와 신화의 이야기를 자주 끌어오곤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일 뿐이지 여기에는 어떤 신의 입김과 손길은 없다. 오로지 물리학의 법칙과 원리에 의한 것이고, 지금까지의 관찰과 실험의 결과에 의해 밝혀지고 추론한 것들이다.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상태가 아닌, ‘진공’에서 우주는 시작되었다. 빅뱅이 있고, 양자 상태의 우주는 급팽창되었다. 1초에서 소수점 32자리까지 쪼개지는 순간의 일어난 일이다. 그리고 ‘힉스 장’에 형성되면서 물질에 질량이란 게 생겼다(신가한 일이다. 그전까지는 물질은 있지만 질량은 없었단 얘기니). 그리고 힉스 장의 요동으로 힉스 보손이 생겼고, 이어 우주의 물질을 이루는 ‘기본 입자’들이 만들어졌다. 역시 물리법칙에 의해 충분히 설명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여전히 신비로운 일이며, 아름다운 설명이다. 물리학을 안다는 것은 이런 신비함을 그저 무지(無知)의 상태에서 느끼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아름답게 느끼는 것이다. 우주를 생성하고 확장시킨 대칭성과 그 대칭성의 붕괴 역시 마찬가지다(다시 에미 뇌터를 읽고 싶어진다. 이미 한번 실패한 일이다).
이제 쿼크가 등장한다. 우주의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양성자 속 기본 물질이다. 쿼크가 등장하면서 핵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겨우 우주는 3분이 지났다. 그리고 빛이 생긴다. 빛은 물질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주의 온도가 3,000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전자들이 양성자에 포획되면서 원자가 만들어지고, 광자가 탈출할 수 있게 되었다. 빛이 생긴 것이다. 이후 물질들이 융합하면서 별이 생긴다. 별의 중심부에서는 핵반응이 일어난다. 별의 핵반응은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태양계의 태양이 하는 일이다. 별들은 은하를 형성하고, 은하는 은하단을 형성한다. 블랙홀은 여전히 아리송하다.
일곱째 날까지 왔다. 우주 나이 90억 년 쯤 지난 시점이다. 별 주위에 행성이 만들어진다. 그 행성에는 엄청나게 운이 좋은 지구라는 행성도 있다. 태양의 세 번째 행성으로 들어선 지 1억 년 후 다른 행성과의 충돌로 달이 만들어졌다. 다른 위성들에 비해 엄청나게 큰 달의 존재는 지구의 공전궤도를 안정화시켰다. 안정된 지구에서 생명이 존재할 수 있게 되었다. 지구 궤도 밖의 갈생왜성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 목성의 존재도 지구에게는 커다란 행운이었다. 목성은 그 커다란 크기와 질량으로 수많은 소행성들을 굴절시켜 지구를 보호하고 있고, 지구의 대기를 보존시킬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리고 또 수십 억년이 지나 계획하고, 자기 성찰할 수 있으며, 우주의 기원을 생각하는 존재가 생겼다. 바로 우리다. 우리는 이렇게 아주 오랜 뿌리를 캐며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을 쉽다고 할 수는 없다. 물리학에 상당히 익숙한 이라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물리학 책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신화와 다른 이야기들은 우주의 역사를 보다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실 그것만 잘 읽어도 좋을 책이다. 그리고 한두 차례 곱씹으면서 읽으면 이해 못할 내용도 아니다. 그저 어떤 입자가 생기고, 그 입자가 융합하고, 분열하는 이야기이니 잘 따라가면 된다. 그 바탕이 되는 법칙과 원리쯤은 조금 양보하더라도 충분히 우주 생성의 신비를 느낄 수 있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물리학에는 어두운 나도.
이 책 『제네시스』는 우리말로 '기원(genesis)'이라는 뜻을 지닌다. 이 단어는 머리문자를 대문자로 바꿔 'Genesis'로 표시하면 구약성서의 〈창세기, 創世記〉를 의미한다. 『구약성서』란 아다시피 〈모세 5경〉이 Genesis, Exodus, Leviticus, Numbers, Deuteronomy 등으로 돼 있다. 첫 번째 나오는 '창세기'를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세계적인 실험 물리학자 귀도 토넬리의 저서다. 이 책 『제네시스』는 저자 토넬리가 물리학에서 최근 발견된 사실들을 바탕으로 우주 탄생의 중요한 일곱 가지 순간을 이야기한다. 우주 탄생의 첫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려면, 우리는 현재 물질의 작은 조각을 아기 우주 때의 매우 높은 온도로 되돌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일종의 시간 여행을 시도하는 것이다. 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CERN)의 대형 강입자 충돌기(LHC) 실험을 통해 동면 중이던 입자들이 한순간 다시 나타났고, 이로써 138억 년 동안 잠들어 있던 입자 한 줌이 깨어났다. 토넬리가 발견한 ‘힉스 보손’이 바로 그것이다. 『물리학백과』에 따르면 입자물리학의 표준 모형(standard model)에 의하면 힉스 입자(Higgs particle, Higgs boson)는 우리 우주를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입자의 하나로서 스핀이 0인 보손이다. 힉스 보손 (Higgs boson), BEH(Brout-Englert-Higgs) 입자, 혹은 BEH 보손이라고도 한다. 표준모형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들 중에서 힉스 입자가 2012년에 세른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발견됨으로써 표준모형의 실험적 검증이 완료되었다. 힉스 입자는 다른 기본 입자가 힉스 메커니즘을 통해 질량을 갖게 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입자로서 표준모형의 이론적 구조를 완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책 『제네시스』는 우주 전체이자 시작인 이 입자에서 출발하여, 시공간의 탄생, 진공 상태로부터 어떻게 우주 전체가 만들어졌는지, 현재와 같은 광활하고 다양한 모습의 우주로 진화하는 과정, 오늘날의 다중우주 이론과 외계 은하에 이르기까지 '우주'와 ‘시공간의 기원’에 대한 답을 찾는 7일간의 여정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저자는 “이 여정에서 우리는 ‘모든 것의 시작’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세상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영원히 바꾸어놓게 될 것이다.”라고 밝힌다.
‘신의 입자’라고 불리는 힉스 보손 발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토넬리는 인간이 끊임없이 궁금해하고 알아내고 싶어 하는 우주의 시작, 그러니까 시공간의 탄생은 어떻게 관측할 수 있을까?를 연구해왔다. 이에 대한 실험은 서로 완전히 독립적인 두 가지 방법으로 진행했다고 저자는 전한다. 무한히 작은 것을 탐구하는 입자 물리학으로의 접근과 초거대 망원경을 사용해 무한히 큰 우주를 탐사하고 우주 전체까지 관측하는 시도다. 놀라운 점은 무한히 작은 입자의 세계에서 수집된 데이터와 천문학적 규모의 먼 거리에서 수집된 데이터가 동일한 이야기로 수렴한다는 점이다. 토넬리의 첫 책 『제네시스』는 우주의 전체이자 시작을 품은 채 138억 년 동안 잠들어 있던 한 줌의 작은 입자로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출발점에는 물질, 즉 암석과 행성, 꽃과 별 등 우리를 포함한 모든 것을 형성하는 물질이 특별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있다. 이는 우주가 매우 오래되었고 현재 엄청나게 차가운 구조라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우리 집’ 지구에 고립된 우리로서는 모든 것이 따뜻하고 편안해 보이지만, 대기의 보호막을 벗어나자마자 온도는 급락한다. 희박하고 매우 오래되었으며 차가운 현재 우주의 물질은, 엄청나게 높은 밀도로 작열하는 물체였던 '아기 우주' 때의 물질과 완전히 다르게 행동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우주 탄생의 첫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려면, 우리는 현재 물질의 작은 조각을 원래 조건의 매우 높은 온도로 되돌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일종의 시간 여행을 시도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유럽 입자 물리연구소(CERN)의 대형 강입자 충돌기(LHC)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이 기계로부터 원시우주와 비슷한 온도로 가열하여 멸종된 입자를 다시 살려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저자 토넬리는 유럽 입자 물리연구소(CERN)의 대형 강입자 충돌기(LHC)의 실체를 먼저 안내한다. 저자에 따르면 “여기(LHC)에서 공간의 작은 부분을 원시우주와 비슷한 온도로 가열하여 멸종된 입자를 다시 살려낼 수 있습니다. 태초의 작열하는 물체를 채우고 있다가 이미 오래전에 사라진 극대 입자들을 되살리는 것입니다. 가속기 덕분에 입자들이 마치 얼음 석관에서 동면 중이다가 깨어난 것처럼 한순간 다시 나타나 우리가 이를 자세히 조사할 수 있게 됩니다. 힉스 보손도 이런 식으로 발견한 것이었습니다.”(p.35)
이 책에는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세 개의 글이 있다. 저자는 「우리의 관점을 영원히 바꾸어놓는 세상」이라는 제목의 두 번째 프롤로그를 통해 "우주의 기원을 이해하려면 우리는 매우 위험한 여정을 기꺼이 마주해야 합니다. 그 위험은, 익숙한 환경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일반적인 범주가 전혀 통하지 않는 곳으로 우리의 정신을 밀어붙여야 한다는 사실에서 비롯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상상할 수 없는 것을 묘사하며 정신의 한계를 시험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라고 전제한다. 이유는 우리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의 정신은 지구를 탐험하고 식민지를 개척하는 데 매우 강력한 도구였지만, 그토록 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완전히 이해하기에는 몹시 부적합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저자는 앞서 언급한 두 가지 방식(입자 물리학과 초거대 망원경을 사용한 무한히 큰 우주를 탐사하는 일)이 모두 사용되며, 특히 빛의 속도가 초속 약 30만km로 고정되어 있는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을 활용한다고 말한다. 이 속도는 매우 빠르지만 무한한 속도는 아니다. 따라서 우리가 아주 멀리 있는 물체를 관측할 때 우리로부터 수십억 광년 떨어져 있는 은하들은 지금 현재의 모습이 아니라 수십억 년 전의 모습으로 보인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것이 지금 우리에게 도달한 빛을 처음 방출했던 그때의 모습이다.
저자에 따르면 평온하게 우리의 하루를 비춰주는 고요한 별처럼 보이는 태양을 가까이서 보면, 무수한 열핵 폭발, 대류 운동, 엄청난 질량의 주기적 진동과 거대한 자기장에 의해 사방으로 뿜어져나가는 플라즈마의 흐름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혼돈의 체계가 드러난다. 이 별 안에서는 수많은 세월 동안 지속되어온 거대한 힘들의 충돌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 전투의 승자는 단 하나, 바로 중력이다. 그리고 수십억 년 후 핵연료가 고갈되면 중력은 마침내 내부층을 산산이 부수어 분쇄하는 데 성공하여 우리의 태양을 붕괴시킬 것으로 저자는 전망한다. 중심핵은 압축되고 외층은 팽창하기 시작하여 수성, 금성, 지구까지 도달해 그것들을 순식간에 증발시켜 버리기 때문이다.
저자는 겉보기에 매끄럽고 광택이 나는 표면도 아주 자세히 보면, 물질의 기본 구성 요소들이 미친 듯이 요동치고 진동하며 상호작용하고 변화하는 혼돈의 춤을 우리는 곧바로 마주할 수 있다. 양성자와 중성자를 구성하는 '쿼크'와 '글루온'은 끊임없이 상태를 변화시키며 상호작용하고, 주변의 무수히 많은 가상 입자들과도 상호작용한다고 주장한다. 미시적 수준에서 물질은 우연과 불확정성 원리가 지배하는 양자역학의 법칙을 어김없이 따른다고 역설하고 있다. 우주의 탄생을 이해하려면 무엇보다도 질서에 대한 편견을 버릴 것을 저자는 주문한다. 우리는 오직 상상력의 안내를 따라 나아가는 여정을 시작할 것이며, 가장 환상적인 공상과학소설조차 진부하게 보일 정도로 대담한 개념에 의지하게 된다고 책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는 습관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것들에 크게 좌우되며 살기 때문에, 우리 삶을 지배하는 법칙이 우주의 다른 모든 구석에 널리 펴져 있는 법칙과 같을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한다. 낮과 밤, 달이 뜨고 해가 지는 것, 하늘에 떠 있는 별과 구름,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는 것….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고, 오히려 그 반대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 책은 우리가 잊고 사는 혹은 착각하고 있는 우주에 대한 ‘실제’를 이해하기 위한 여정, 그 자체가 될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구름이 뜨겁고 계속 팽창하는 한, 이 거대한 구름을 응집시킬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점차 냉각되고 속도가 감소함에 따라, 중력이 팽창력을 압도하고 물질 덩어리 주위에 더 크고 무거운 응집 중심을 형성합니다. 이제 가스와 먼지로 이루어진 커다란 원반이 형성되어 중심 주위를 돌고, 중심에서 질량의 대부분이, 특히수소가 밀집됩니다. 은하 내부에는 은하의 미니어처가 형성됩니다. 큰 구름의 일부가 자체 중력의 힘으로 붕괴되어 중심에서 별이 탄생하는 태양 성운이 형성되고, 그 주변에는 일종의 강착 원반이 형성되는데, 다양한 고리에 분포된 다른 더 작은 응집 중심들이 구분될 수 있는 형태로 형성되는 것입니다. 이른바 원시행성계 원반이죠. 갑자기 태양이 빛나기 시작하고 거대한 가스 행성들이 형성될 것입니다. 그런 다음 더 천천히 그리고 더 거친 경로를 따라 가장 안쪽 궤도의 암석 행성들이 모일 것입니다.(p.282~283) - 「일곱째 날 복잡한 형태의 무리」 중에서
‘신의 입자’라고 불리는 힉스 보손 발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이탈리아의 입자 물리학자. 현재 이탈리아 피사대학교의 일반 물리학과 교수이자, 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CERN의 선임 연구원이다. 고에너지 물리학 분야에서 일하며 힉스 보손을 비롯한 입자 물리학의 표준 모델, 초대칭 등 새로운 물리학 연구에 참여해왔다. 그는 2011년 CERN의 특별 세미나에서 힉스 보손의 존재에 대한 최초의 증거를, 2012년 힉스 보손이 관찰되었음을 CMS 실험의 대변인으로서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 발견 덕분에 ‘입자 질량의 기원에 대한 근본적 이론’을 제시한 프랑수아 앙글레르와 피터 힉스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귀도 토넬리 또한 이에 대한 공헌으로 이탈리아 공화국 공로 훈장을 받았으며, 세계적인 업적을 세운 과학자에게 수여되는 엔리코 페르미상을 수상했다. 또 새로운 힉스형 입자를 발견한 실험에서 리더십을 발휘한 공로로 특별 기초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획기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제네시스Genesis》와 《템포Tempo》(2022), 《물질Materia》(2023) 등을 출간하였고, 그의 책은 전 세계 30개 국가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역자 : 김정훈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서양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는 《자아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희랍어와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무기력한 날엔 아리스토텔레스』 외 몇 권의 책을 번역하였다.
감수 : 남순건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과 홍콩에서 초ㆍ중ㆍ고등학교를 마치고, 1982년 서울대학교 자연대 물리학과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후 한국고등교육재단 유학장학생으로 미국 예일 대학 물리학과에서 1987년 입자물리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Virginia Tech, MIT, 서울대 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낸 후 1992년부터 경희대학교(서울캠퍼스)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00년에 하버드 대학 방문교수를 지냈다. 일본 유카와연구소, 독일 아인슈타인연구소, 프랑스 사클레이연구소, 하버드, 예일, 컬럼비아, 런던 대학 등에서 세미나를 했으며, 현재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 고등과학원(KIAS), 국제이론물리센터(ICTP)의 Associate Member이다. 그는 M-이론과 끈 이론, 블랙홀, 초대칭 양자장론 등 이론물리학 분야에서 50여 편의 국제논문을 발표하는 등 우주의 궁극 이론을 찾는 양자중력 이론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 펼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학자이다. 저서로는 『정확히 풀리는 양자계』(공저, 민음사, 1998)가 있고, 2005년 KBS 과학의 날 특집 프로그램 <웰컴, 아인슈타인>에 출연한 바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138억 년 동안 잠들었던 입자 힉스 보손을 발견한 귀도 토넬리는 《제네시스》 빅뱅으로 시작해 138억 년의 우주 역사 이야기를 7일간의 여정으로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귀도 토넬리의 《제네시스》는 빅뱅 이전의 우주 초기 상태부터 시작해 물질에 질량을 부여하는 '힉스 장'과 그 요동이 입자로 나타나는 '힉스 입자'에 대해 소개하고, 마지막으로 외계행성에 이르기까지 우주의 진화에 대해 7일 여정으로 안내한다.
빅뱅 이전에 무엇이 있었을까?
'태초에 진공이 있었다'. 물리법칙에 따라 엄청난 속도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가상 입자로 채워져 있으며, 0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변동하는 에너지 장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이다.
귀도 토넬리는 가설과 끊임없는 연구는 예상치 못하게도 우아한 또 다른 해결책이 등장하기도 하고, 놀라운 결론을 도출하기도 하는 매력적인 행위라는 사실을 책 전반에 걸쳐 보여준다.
우주 전체를 하나의 물리적 시스템으로 연구하면서 전형적인 질문에 대해 답을 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우주의 총 에너지는 얼마인지, 그 충격량은, 각 운동량은 얼마인가? 등 데이터가 점점 더 정확해지고 측정 오차가 줄어들면서 우주의 팽창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놀라운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신의 입자 '힉스 보손' 역시 50년에 걸친 탐색 끝에 발견한 예상치 못한 연구의 결과물이다. 상반된 의견들도 존재하지만 해결책은 새로운 실험 연구에서만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
과학의 발전으로 우리 문명은 날로 새로워진다. 1610년 갈릴레이와 함께 근대가 탄생했고, 코페르니쿠스를 비롯한 과학자들의 연구는 과학의 기원도 재설정하게 만들었다. 저자는 책 초반에 세계의 기원을 향한 여정을 시작하며 우리는 더 이상 우주를 '코스모스'라고 부를 수 없게 될 것이라 예견한다.
과학의 발전은 세상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며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대를 정의하고 미래를 결정한다. 따라서 날로 과학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모든 공동체가 폴리스의 건국 신화를 알고 있었던 것처럼, 오늘날 과학이 제공하는 기원 이야기도 모든 사람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먼저 큰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어려운 과학 언어를 다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과학을 잘 알지 못해도 책장이 잘 넘어가는 과학책 《제네시스》.
우주 탄생 여정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