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가 되기를 꿈꿨지만 월가에서 일해 온 아버지의 강요로 로스쿨을 마친 주인공 벤은 월가의 유명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한다. 고액의 연봉, 아름다운 아내, 사랑스러운 두 아이, 교외 고급 주택가에 위치한 멋진 집 등 성공한 모습으로 보이지만 정작 주인공은 즐겁지 않다. 어린 시절의 꿈은 고가의 카메라와 촬영 장비들을 사들이는 호사스런 취미로 전락한지 오래다. 게다가 아내와의 사이도 소원해졌다. 결국 아내가 이웃의 사진작가와 외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사실을 추궁하던 중에 참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이웃 남자를 살해하고 만다. 그가 주인공에게 지금 하고 있는 일과 꿈꾸던 일을 하나로 합치지 못했다며 비난하는 말에 폭발하고 말았던 것이다.
2부에서는 벤이 두려워하며 죽음을 각오하는 등 혼란스러워하다가 결국 사건을 은폐하는 과정이 진행된다. 이웃남자인 게리의 시체를 처리하고, 자신의 죽음을 꾸며내고, 먼 곳으로 떠나 이웃 남자로 대신 살기로 하는 과정이다. '이제부터 내 이름은 게리 서머스다. 나는 사진 작가다.'(p267)
3부의 도입에서 묘사된 모습은 구판 표지의 모습이 그대로이다. "샤워를 했지만 면도는 하지 않았다. 수염으로 조금이나마 얼굴을 가리고 싶었다. 짙은 선글라스를 쓰고 야구 모자를 썼다." (p271) 구판 표지의 남자는 문장 속 얼굴이 그려진 사진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변호사로 일했던 시절에 입었을 정장과 사진 속 야구모자가 위화감을 조성하고, 사진을 들고 있는 손의 핏자국이 의미심장했던 표지였다. 구판표지가 직관적이라면 새로 리뉴얼된 표지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표지다. 주인공이 3부에서 머물게 된 장소인 마운틴폴스에서 우연히 찍어 유명해진 산불 사진을 메인으로 정장을 입은 남자와 모자를 쓰고 베낭을 메고 있는 남자의 뒷 모습이 배치되어 있다. 자세히 보면 타고 있는 것은 산이 아니라 정장을 입은 남자의 사진이다. 변호사인 벤의 삶을 지워버린 주인공의 이야기를 의미하는 것일까.
나는 계곡을 바라다보며 내가 농담 같은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는 느낌에 젖어 들곤 한다. - p492
와인 한 잔을 더 마시고 인화한 사진을 다시 꼼꼼하게 살폈다. 그 밖에 다른 사진들에는 이전에 내가 품었던 자의식만 보일 뿐이었다. 그나마 다섯 장을 건질 수 있었던 건 내가 피사체에 사진작가의 시각을 인위적으로 들이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 피사체의 얼굴에 집중하고 그 피사체가 프레임을 결정하게 내버려두면, 모든 게 제대로 굴러간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 p319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빅픽처'는 완벽해 보이는 주인공이 가진 해결되지 않은 딜레마와 고조되는 긴장감을 바탕으로 짜임새 있게 쓰여진 소설입니다. 주인공 벤 브래드포드(Ben Bradford)의 이야기는 부,명예,사랑하는 가족.. 등등 모든 것을 다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것들은 아무런 실체가 없는 허상임을 깨닫게 되죠
더글라스 캐네디 특유의 우울한 감성과 씁쓸한 현실주의가 독특하게 혼합되어 전개되는 소설로 겉으로 보이는 성공에도 불구하고 실존적 공허함과 씨름하는 현대인의 실상을 묘사합니다. 자기 만족을 위한 끊임없는 성취 추구를 하는 인간이지만 한 인간이 자신의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취약성을 알게 되었을때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읽으면서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던 몰입도 최고의 소설이었습니다.
끔찍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어.
끔찍하지만 이 길을 다른 삶의 기회로 여기기로 했어.
누구에게도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기회.
아니, 누구도 좀처럼 받아들이지 않을 기회.
나는 시동을 걸고, 헤드라이트를 켰다.
나는 차를 몰며 생각했다.
이제부터 내 이름은 게리 서머스다.
나는 사진작가다. (p.267)
돌아온 전설, 서스펜스의 완전판!
국내주요서점 200주 연속 베스트셀러
전 세계 30여 개국 출간
더글라스 케네디 대표작 스릴러소설
『빅 픽처』는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었던
한 남자, 벤 브래드포드의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소설로,
2010년 처음 출간된 이후
국내주요서점에서 200주 연속
베스트셀러를 기록했으며
2013년 에릭 라키고 감독의
프랑스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가
20년간 긴 시간을 무명작가로 지내며
아버지로부터 '넌 절대 작가가 못 된다.
변호사가 돼야 해.'라고 들었던 말이
이 소설의 시작이었고,
이 소설로 41살의 나이에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발돋움했다.
'현실과 타협할 것인가,
다시 '빅 픽처'를 그릴 것인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진정 나를 위한 삶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우리는 태어났지만,
다시 태어나야만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
(…) 나는 나도 모르게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그래. 나는 죽어야 해. 다른 출구가 없으니까.
그렇지만 죽은 뒤에도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두 번째 기회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다시 태어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p.165)
현실과 이상의 갈등,
그리고 꿈을 향한 욕망의 끝을 보여주는
책 『빅 픽처』.
꿈꾸는 것들을 마음껏 하고 싶고 이루고 싶지만
마냥 꿈을 좇기엔 버거워 안정된 현실에 갇혀 있던,
그리고 그 현실에서 기어코 빠져나와
또 다른 삶을 사는 주인공 벤의 이야기는
살아가며 겪는 고민들 중에 오래 마음에 남고
어느 날 한 번씩 마음속에서 비집고 나오는
자신들의 '가지 않은 길'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벤은 현실과 이상에서 모두
누가 보기에도 완벽한 삶을 만들어냈지만
정작 자신이 당당히 설 이름과 자리는
만들어내지 못한다.
지금과는 또 다른 삶에 대한 열망과
선택의 기로에서 놓쳐버린 인생의 꿈들 속
자신은 지금 어느 길을 가고 있는가,
그 속에 나의 행복은 있는가
꼭 물어보게 만드는 소설책.
인생의 매 순간은 선택의 기로지만
미래에 대한 가능성들은
항상 현재의 순간들로 이루어진다는 것-
책을 읽은 독자라면
현실과 이상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기보다
현실에서 자신의 좋은 선택들로
매 순간 가지 않은 좋은 길을 선택해 가리라 믿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후기입니다.
https://blog.naver.com/lemontree17/223387876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