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찰무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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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찰무녀전

리뷰 총점 9.6 (3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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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역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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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감찰무녀전 평점10점 | g*****3 | 2024.01.15 리뷰제목
하지만 이대로 눈을 감고 보지 못한 척했다면, 내가 남을 밟지는 않았지만, 남이 밟히는 것을 방관하였다면, 결국에는 같은 이가 되어버리는 것 아닙니까?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 이를 두고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놀라움과 경탄..글쎄 가장 먼저 드는 것은 두려움이다. 인간은 눈에 보여야 안심을 하고 알아야 의심을 거두게 된다. 그러니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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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대로 눈을 감고 보지 못한 척했다면, 내가 남을 밟지는 않았지만, 남이 밟히는 것을 방관하였다면, 결국에는 같은 이가 되어버리는 것 아닙니까?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 이를 두고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놀라움과 경탄..글쎄 가장 먼저 드는 것은 두려움이다. 인간은 눈에 보여야 안심을 하고 알아야 의심을 거두게 된다. 그러니 진짜가 가짜가 될 수도 있고, 가짜가 진짜가 될 수 있다. 오늘 읽은 [감찰무녀전]은 읽기 전엔 그냥 추리극으로 생각했고 조금은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등장 인물과 무격, 무녀 그리고 궁궐과 복잡한 정치 등을 보여주니 주인공인 무산의 마음이 그리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다.

 

무산은 어린 나이부터 궁궐의 나인으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총명함을 인정 받아 훗날 궁정상궁의 될 인물이었다. 하지만, 세자빈 사건을 접하면서 동료였던 친구를 잃게 되면서 반드시 이 궁궐을 나가겠다고 다짐을 했고 그 방법은 바로 신병을 걸렸다는 소문이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무산은 이곳을 떠나야 했었고 정착한 곳이 바로 무당골이다. 시간은 하염없이 흐르고 어느 날 남인이 무당골에 찾아와 무녀 석명을 찾았다. 무녀는 없지만 무산은 그곳에서 만난 맹인 돌멩 판수와 같이 그들이 주는 답례에 무조건 그들을 따라나서게 되었다. 두 사람은 아마 그 남인을 따라가지 않았다면 무당골에 그냥 살았을지도 모르겠고 심지어 무산이 지닌 능력을 펼칠 일도 없었을 테다. 하지만, 결국 무산과 돌멩은 손각시를 모신다는 어느 마을로 가게 되면서 달라지게 되었다.

 

무녀는 아니지만 누구보다 총명한 머리를 가졌기에 무산은 사건을 해결하는 데 충분한 인재다. 돌멩과 같이 간 마을에서 왕신(그들이 모신다는 처녀 귀신을 왕신처럼 모셨다)을 쫓아내달라는 의뢰를 받았을 때 이 사건만 해결하면 끝인 줄 알았지만 이곳에서 만난 설랑이라는 사람이 그녀에게 건넨말...저렇게 우는데도 들리지 않는 거냐는 말에 무산에게 어떤 능력이 또 숨겨져 있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하여튼, 사건의 시작은 이곳을 떠나 무당골에 가던 중 '두박신'을 모시는 사람들을 보게 되면서 시작이 되었다. 책은 민간인들이 모시는 '신'에 대한 내용도 설명하는 데 소설 배경은 역사와 민속 신앙을 섞어 만들었다. 그렇기에, 먹는 것이 삶의 궁극적인 이들에게 분통함 삶의 억울함과 서러움을 누군가에게 풀어야 했었다. 그것이 법도에 어긋난지 아닌지는 알 수도 없었고 알 길도 없었지만 말이다.

 

무산을 비롯해 돌멩이 그리고 서자로 태어났지만 신병이 있는 설랑, 이렇게 세 사람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그리고 궁궐을 떠났기에 절대 인연이 없을 거라 생각했던 무산의 생각을 무참하게 부숴버린 궁정상궁의 등장까지....과거에서 벗어났다 생각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과거의 한 부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멈추는 경우가 많다. [감찰무녀전]을 읽으면서 때론 마음에서 놔야 상대든 본인이든 살아갈 수 있구나 라는 것을 느끼기도 했었다. 조금은 색다른 추리극이었던 [감찰무녀전]. 전 작인[한성부, 달 밝은 밤에]는 읽지 않았는데 조만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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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감찰무녀전 - 김이삭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b***8 | 2024.01.03 리뷰제목
[한성부 달 밝은 밤에]를 읽은 것이 엊그제 같았는데 찾아보니 벌써 3년 전 일이더라. 2021년에 읽은 책. 그때도 역시나 새로운 단어들 때문에 가독성이 빠르지 않다고 여겼었는데 이번 책도 역시나 그런 점들을 피할 수가 없는 듯 하다. 그나마 전작은 단어의 설명이라도 해주었지 이번에는 익숙해졌으니 알아서 읽어라는 식이었을까. 여전히 낯선 단어들의 세상에서 읽고 또 읽고를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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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부 달 밝은 밤에]를 읽은 것이 엊그제 같았는데 찾아보니 벌써 3년 전 일이더라. 2021년에 읽은 책. 그때도 역시나 새로운 단어들 때문에 가독성이 빠르지 않다고 여겼었는데 이번 책도 역시나 그런 점들을 피할 수가 없는 듯 하다. 그나마 전작은 단어의 설명이라도 해주었지 이번에는 익숙해졌으니 알아서 읽어라는 식이었을까. 여전히 낯선 단어들의 세상에서 읽고 또 읽고를 반복한다.

 

스핀오프다. 전작 본편에서 따로 나온 작품이라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전작에서도 등장을 했던 윤오가 여기서도 등장을 한다. 나처럼 전작을 읽었던 사람이라면 아는 사람이 반가울 것이다. 마치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데서 친구를 만난 것같은 그런 반가움을 더 느낄 지도 모르겠다.

 

감찰궁녀 무산은 신병에 걸린 척 해서 궁에서 빠져 나온다. 물론 그녀에게는 전혀 신기라는 것은 찾아볼 수가 없지만 탐관오리들에게 사기를 치며 그런 것으로 연명해 가던 그녀에게 두박신 사건을 조사하라는 왕명이 떨어진다. 그녀가 감찰궁녀 출신이라고는 하나 무슨 수로 신이 나오는 사건을 해결할 것인가. 왕명이라 무시할 수도 없는 일. 무산은 하는 수 없이 신기가 있는 양반이지만 서자인 설랑에게 이 일을 함께 하기를 요구하게 된다. 거기에 눈은 멀었지만 오히려 귀는 더 밝은 판수 돌멩까지 세 명이 힘을 합쳐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이 이야기의 주요 내용이다.

 

딱 봐도 알겠지만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캐릭터들의 조합이 이 책의 가장 장점이다. 저마다 특색이 아주 뚜렷하다. 팩션에서는 원체 특이한 캐릭터가 나오기 마련이지만 이 책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세 명의 조합을 내세워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신기가 있지만 그것을 드러낼 수 없는 서자 양반과 신기가 전혀 없으면서도 사방팔방 나대는 무산 이 콤비의 활약도 인상적인데 이 둘만 말하면 또 섭섭하다. 돌멩의 역할도 무시하지 못하니 말이다. 그래서 가장 완벽한 삼각형의 합이 이루어진다.

 

그저 단지 꽃을 따려고 몰래 나갔던 무산은 돌멩에게 걸려서 꽃을 뺏길뻔 했다. 그러다가 일이 터졌다. 사람들은 끌려갔고 죽었고 사건을 해결해야 했다. 설랑과 무산은 변장을 하기도 하고 불에 데기도 하고 칼에 찔리기도 하고 죽을 뻔한 위협을 당하기도 한다. 그들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이 모든 사건을 해결하고 흉수를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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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감찰무녀전 / 김이삭 평점10점 | a*******7 | 2024.01.26 리뷰제목
『감찰무녀전』       ‘한성부, 달 밝은 밤에’의 스핀오프 역사추리소설 <감찰무녀전>을 먼저 만납니다. ‘한성부, 달 밝은 밤에’는 읽어볼 책 목록에 넣어두었지만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이었거든요. 그런데 스핀오프 먼저 만나네요. 김이삭 작가의 <감찰무녀전>을 읽으면서 느낀 건 ‘이 책이 이리 재밌다면 전작은 더 재밌겠다’는 겁니다. 역사소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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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찰무녀전』

 

 

 

‘한성부, 달 밝은 밤에’의 스핀오프 역사추리소설 <감찰무녀전>을 먼저 만납니다. ‘한성부, 달 밝은 밤에’는 읽어볼 책 목록에 넣어두었지만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이었거든요. 그런데 스핀오프 먼저 만나네요. 김이삭 작가의 <감찰무녀전>을 읽으면서 느낀 건 ‘이 책이 이리 재밌다면 전작은 더 재밌겠다’는 겁니다. 역사소설을 좋아해서 꽤 읽었지만 김이삭 작가는 필력에 반해버릴 정도로 몰입해서 읽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전직 감찰궁녀였던 무산은 동무를 잃고 신병에 걸린 척 궁에서 탈출합니다. 무산은 무당골에 들어가 살며 앞을 보지 못하는 판수 ‘돌멩’과 함께 벽사(귀신을 물리침)를 미끼로 탐관오리에게 사기를 치며 살아가죠. 고립된 마을의 왕신을 쫓아달라는 베 스무 필이 걸린 어마어마한 의뢰가 들어와 의뢰인의 뜻에 따라 적당히 사람들의 눈속임을 하고 그러던 어느 날, 도성과 경기를 뒤흔든 두박신 사건을 조사하라는 어명이 떨어집니다. 장대 위에 죽은 장수와 재상의 이름을 적어놓고 두박신이라 부르며 섬기는 이들, 자칫하면 역적으로 몰릴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신기도 없는 무산이 괴력난신을 조사한다고요? 어명이라 거역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무력을 가진 서자 설랑을 꼬드겨 사건을 수사하게 됩니다.

 

무산과 설랑이 사건을 함께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습니다. 특히나 시대 상황이나 불교신앙, 무속 신앙에 관련된 설명이 자세히 되어 있어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해 더욱 좋았던 것 같아요. 구중궁궐 그 속에서 벌어지는 암투야 사극을 열심히 챙겨 본 분들이라면 자연스럽게 아는 내용이라 새삼스럽지 않지만 무섭다는 생각은 떨칠 수가 없네요. 시집가지 못한 채 한을 품고 죽은 귀신 손각시, 그리고 두박신에 대해 알고 있는바가 없었는데 책을 통해 알게 되네요. 토속 신앙 속 귀신들을 상상하니 어렸을 적 즐겨봤던 '전설의 고향'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책을 읽는 내내 책 속 캐릭터들이 사극 복장을 하고 이리저리 바쁘게 오가는 모습이 그려졌어어요. 드라마로 만들어도 흥행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재미를 더하는 <감찰무녀전>. '한성부, 달 밝은 밤에'를 빨리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들게 합니다. 꼼꼼히 조사하고 정성 들여 이야기를 이어나간 조선시대 괴력난신 수사 활극! 그 재미를 직접 느껴보시길 바라요.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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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김이삭 ㅣ 감찰무녀전 평점10점 | p********g | 2024.01.14 리뷰제목
Character # 무산 어려서부터 궁정 상궁 눈에 들어 암암리에 후계자로 키워진다. 다른 후보자였던 궁녀와 같이 감찰 나인으로 활동하지만 그녀가 억울하게 죽은 이후 궁에 신물을 느낀다. 결국 신기가 생겼다는 거짓말을 퍼트려 궁에서 내쫓기고 무당골에 자리 잡으며 가짜 무녀로 활동하게 된다.   # 돌멩 앞을 못 보는 판수로 무산과 마찬가지로 신기가 없다. 돌멩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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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acter



# 무산

어려서부터 궁정 상궁 눈에 들어 암암리에 후계자로 키워진다. 다른 후보자였던 궁녀와 같이 감찰 나인으로 활동하지만 그녀가 억울하게 죽은 이후 궁에 신물을 느낀다. 결국 신기가 생겼다는 거짓말을 퍼트려 궁에서 내쫓기고 무당골에 자리 잡으며 가짜 무녀로 활동하게 된다.
 

# 돌멩

앞을 못 보는 판수로 무산과 마찬가지로 신기가 없다. 돌멩 또한 신기가 없으며 무산처럼 공무원 출신이다. 음악을 담당하는 관습도감에서 일한 덕분에 어떤 목소리는 흉내낼 수 있는 특기를 가지고 있다.
 

# 설랑

양반 가문 서자로 적자인 형과 많은 차별을 받으며 자란다. 높은 자리에 오르기를 꿈꿨으나 갑자기 신기가 생기면서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간다. 집안에서도 거의 내쳐지다시피 한다. 정에 약하고 겁이 많아 귀신이 보일 때마다 까무러치는 것이 특징이다.
 

# 이보정

전농시에서 소윤으로 일하는 관리다. 무산과 설랑하고 두박신 정체를 조사한다. 꼼꼼하고 성실하며 다소 괴짜같은 면모가 있다.

 

 

Opinion



개인적으로 소설을 좋아해서 지금껏 여러 장르를 접해왔습니다. 그중에는 가짜 무녀를 소재로한 작품도 제법 있었습니다. 대부분 뛰어난 정보력을 바탕으로 무당인 척하는 콘셉트인데, 《감찰무녀전》도 비슷한 유형으로 여겼습니다. 차이점이라면 대부분 가짜 무당이 등장하는 작품은 현대가 배경이지만 《감찰무녀전》은 조선 시대가 무대라는 것 정도가 아닐까 했습니다.

과연 크게 참신한 부분이 있을까 싶었던 《감찰무녀전》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주인공인 무산은 복화술이 특기인 돌멩과 합을 맞춰 무당을 사칭해 사기를 칩니다. 돌멩이 사람들 몰래 귀신 소리를 흉내 내면 무산은 굿을 벌여 돈을 받는 방식입니다. 거짓으로 악귀를 쫓아내는 척하는 것입니다.

두 사람은 재산을 부당하게 축적한 탐관오리만 골라 의뢰를 받습니다. 자신들이 벌이는 행위가 적법하지 않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가난하거나 억울한 사람들은 노리지 않습니다. 탐관오리는 살면서 저지른 악행이 많을 테니 원한에 찬 귀신이 달라붙는다고 한들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무신과 돌멩은 그 부분을 파고들어 열심히 사기를 칩니다.

애피타이저쯤 되는 첫 이야기는 스승 격인 석명이 거절한 일을 무산과 돌멩이 수락하면서부터입니다. 석명은 이상할 정도로 보수가 후한 일임에도 수차례 의뢰를 거절합니다. 그녀가 자리를 비운 사이 의뢰인이 보낸 전령이 또 찾아왔고 보수에 눈이 먼 무산과 돌멩이 대신 의뢰를 받습니다.

의뢰는 마을이 모시는 왕신을 내쫓는 것이었습니다. 재밌는 점은 의뢰인인 마을 가주가 가짜 무당인 무산에게 사기극을 요청하는 점입니다. 일부러 거짓 소문을 흘려 왕신 단지를 없앨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이 진짜 의뢰 내용입니다. 당연히 가주는 무산이 가짜 무당이라는 사실을 모릅니다. 쉽게 말하면 사기꾼에게 사기를 부탁하는 격이기에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의뢰는 무당을 구하러 자리를 비웠던 가주 어머니가 등장하면서 실패로 돌아갑니다. 무산과 돌멩은 어지러운 마을 분위기를 틈 타 보수만 챙겨 집인 무당골로 돌아옵니다. 여기서 두 번째, 즉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 됩니다. 왕은 두박신 이야기를 듣고 역심이 의심 된다며 관련자들을 색출하라 명합니다. 다만 두박신을 최초로 퍼트린 범인을 알 수 없어서 무당골 무녀들부터 잡아들입니다.

궁성 상궁은 무산을 형해 무당골 사람들의 누명을 벗기려면 두박신이 어디서 시작 됐는지, 누가 도성에 퍼트렸는지, 두박신이 득일지 실일지 알아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무산은 궁정 상궁이 후계로 점찍은 궁녀였습니다. 앞길이 창창했으나 단짝 친구를 억울하게 잃은 뒤로 자신에게 신기가 있다는 거짓 소문을 퍼트려 궁에서 내쫓깁니다. 이후 거짓이 들통나지 않게 무당골에 둥지를 튼 것입니다.

무산은 왕명이라는 말에 어쩔 수 없이 두박신 사건에 뛰어듭니다. 그 과정에서 양반임에도 갑자기 신기가 들어 귀신을 보게 된 선비, 설랑과 동행하게 됩니다. 신기 하나 없는 무녀와 귀신 보는 선비가 팀이 되어 사건을 조사하고 수사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거침없고 무모한 무산과 정이 많고 겁이 많은 설랑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전혀 다른 것 같으면서도 주변을 끔찍이 챙긴다는 점만큼은 유사해서 참 닮았다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톡톡 튀면서도 매 상황을 뻔하지 않게 헤쳐 나가니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전작인 《한성부, 달 밝은 밤에》를 읽을 때부터 문체가 굉장히 수려하고 고증을 철저하게 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후속작인 《감찰무녀전》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조선시대 느낌을 무척 잘 살려서 ‘역사 판타지라면 적어도 이 정도는 되어야지.’ 하는 생각을 내도록 했습니다.

다만 《한성부, 달 밝은 밤에》에 등장했던 주인공들이 생각보다 비중이 적어서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특히 여주인공이었던 아란은 묘사로만 언급 되어 특히 아쉬웠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굳이 전작을 읽지 않더라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는 뜻도 됩니다. 혹시나 연관성이 있을까 싶어서 일부러 전작인 《한성부, 달 밝은 밤에》를 먼저 읽었던 저였기에 아쉬움이 컸나 봅니다.

두 작품 모두 옛말이 많이 나오는 탓에 사전을 여러 번 뒤져야 했으나 그 또한 즐거움이었습니다. 시대상을 잘 살려낸 시대물은 참 접하기가 어려운데 작가의 역량이 아주 뛰어나 보였습니다. 추후 또 다시 후속작을 내든 아예 다른 시리즈 혹은 작품을 출간하든 김이삭 작가 책이라고 하면 일단 구매하지 않을까 합니다. 오랜만에 무척 만족스러운 소설을 읽게 되어 몹시 만족스러운 독서 시간이었습니다.

 

 

Question



1. 내게 멈춤이란 어떤 의미인가

예로부터 '두박(豆朴)'은 넘어지는 소리를 의미했습니다. 소설에 나오는 두박신(豆朴神)은 실제로 존재하였습니다. 세종 때 양성에 사는 강유두 외 몇몇 인물이 참형당한 장수나 재상들 이름을 쓴 종이를 장대에 걸어 두며 두박신으로 불렀다는 기록이 존재 합니다.

한국 무속신앙에는 억울하게 죽은 사람을 신으로 만들어 모시는 경우가 왕왕 있었습니다. 비슷한 맥락을 가진 두박신도 복수를 대리해주는 역할로 소설에 등장합니다. 세종 때 유행한 두박신은 소설에서처럼 빠르게 퍼지면서 많은 사람이 당시 화폐와 같았던 종이와 베를 바쳤습니다.

사실을 알게 된 세종은 근거 없는 미신에 빠진 사람들을 잡아들이고 지방까지 불태웠습니다. 다소 강경하게 대처하였으나 이후에는 두박신의 유래가 오래 되었음을 인정하고 죄를 감형해 주었습니다. 사람들이 힘든 일을 겪으면 무당을 찾아 한을 풀듯 두박신 또한 비슷한 존재로 여긴 것입니다.

소설에서 처음으로 두박신을 퍼트린 존재를 파헤치는 것과 역사적인 기록은 상당 부분 맥락이 같습니다. 이전에는 없었던 신을 만들어 사람들에게서 재물을 받아낸 존재는 목적이 분명 하였습니다. 누군가는 사람들이 공물로 바친 종이와 베를 수급하였을 것입니다. 이는 다르게 말해 누군가 억울한 사람들을 이용해 재산을 늘렸음을 반증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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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귀신 보는 척하는 조선 무녀의 수사 활극 | 감찰무녀전 평점10점 | d******u | 2024.01.12 리뷰제목
#감찰무녀전, #김이삭, #괴력난신, #한성부달밝은밤에, #스핀오프, #역사추리소설, #고즈넉이엔티   김이삭 작가의 『한성부, 달 밝은 밤에』 스핀오프 역사추리소설인 『감찰무녀전』이 출간되었다.   감찰무녀전/ 김이삭 장편소설/ 고즈넉이엔티     신기 없는 무녀 '무산'과 귀신 보는 유생 '설랑'과 앞 못 보는 판수 '돌멩'     '척'하는 이들이 주인공이지만, 속내
리뷰제목

#감찰무녀전, #김이삭, #괴력난신, #한성부달밝은밤에, #스핀오프, #역사추리소설, #고즈넉이엔티

 

김이삭 작가의 『한성부, 달 밝은 밤에』 스핀오프 역사추리소설인 『감찰무녀전』이 출간되었다.

 

감찰무녀전/ 김이삭 장편소설/ 고즈넉이엔티

 

 

신기 없는 무녀 '무산'과

귀신 보는 유생 '설랑'과

앞 못 보는 판수 '돌멩'

 

 

'척'하는 이들이 주인공이지만, 속내만큼은 진국인지라 거역할 수 없는 왕명을 수행하면서 관원들은 듣고도 듣지 않고 보고도 보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누군가를 살리고자 하는 마음을 지닌 무산과 설랑과 돌멩의 공조가 펼쳐지는 내내 이들의 처지에 가슴 저릿하면서도 두박신 사건 속 평범한 사람들 바로 옆에서 눈을 마주치고, 함께 공감해 줘서 가슴 뭉클하고 고마웠다. 이것이야말로 성심이 아닌 민심을 헤아리는 이들의 활약이 계속되기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이유리라.

 

 

 

왜 따라왔어. 내가 어떤 사람인 줄 알고.

네가 어찌 될 줄 알고. 네가 어찌 될 줄 알고, 나는 왜…….

- 고생하여 꼴이 험한 설랑을 보고 무산이 속으로 하는 말(p.362)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 자기 대신 다친 설랑 때문에 힘들어하는 무산에게 돌멩이 하는 말(p.382)

 

 

 

궁정상궁에 발탁되어 감찰궁녀로 자라온 무산은 서로 의지하며 지내던 의령이 죽은 후, 몸과 마음이 무너지고 말았다. 아무도 기리지 않는 한낱 궁녀의 죽음, 홀로 슬퍼하고 홀로 아파해야만 했던 무산은 스스로 궁을 떠나는 선택을 한다. 신병에 걸린 '척' 궁에서 나와 무당골에 자리 잡았다. 바둑돌로 살기 싫어서 궁에서 나왔지만, 신기가 없는 자가 무녀로 살아가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그런 그녀 앞에 궁정상궁 '순심'이 나타나 비밀 교지를 전한다. 신기가 없다는 사실을 들키면 안 되는 무산은 왕명을 수행하기 위해 양반이지만 서자이며 귀신을 보는 '설랑'의 도움을 받는다.

 

 

감찰궁녀였던 무산에게 내리는 명

두박신에 관한 모든 걸 조사하거라.

맨 처음 퍼뜨린 이는 누구인지, 누가 만든 건 아닌지, 어떻게 퍼진 것인지, 남김없이 말이야.

 

▷▷ 무녀 무산에게 내리는 밀명

두박신이 진짜인지를 조사하거라.

두박신이라는 괴력난신이 진짜인지, 그것이 득이 될지 실이 될지를 알아보거라.

 

 

무산은 설랑과 돌멩뿐 아니라 사헌부 감찰 김윤오와 전농시 소윤 이보정과 함께 조사를 하게 되는데…… 서로 다른 입장인 그들은 속내를 감춘 채 도성과 경기를 뒤흔든 '두박신'을 둘러싼 진실에 다가간다.

 

 


 

 

명령으로만 등장하는 성상은 민심을 사로잡은 '두박신'이 왜 등장하게 되었는지 살피기보다는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 짓기를 원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두박신이 득이 될지 실이 될지를 고하라 한다. 씁쓸한 맛이 가시지 않는다. 소설의 시작과 끝맺음을 이루는 또 다른 이야기 '왕신'을 모시는 마을에서도 성상과 비슷한 이가 등장한다. 바로 '왕신'을 모시게 하고 금기를 만든 전전 가주이다.

 

기이하고 불가사의한 현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하고자 하는 이들을 보면서 귀신보다 더 무섭고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질을 외면한 채 현상을 이용하여 원하는 대로 좌지우지하고자 하는 우매하고도 탐욕스러운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자신은 아니라고 부정하지만, 남의 아픔을 모른 척하지 않는 대나무 같은 무산은 왕명에 굴하지 않고, 이 세상에 '두박신'을 만들어내고 퍼뜨리게 된 백성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을 풀어놓는다. 그도 살고, 상처 입은 이들도 치유받을 수 있다고 믿는, 유일하고도 위험한 일을 벌인다. 든든한 벗 판수 돌멩과 함께.

 

곧지만 속이 비어 유연한 대나무 무산이기에 최선의 답을 찾기 위해 매번 노력한다. 이를 알기에 설랑도, 돌멩도, 순심도 그의 곁에 머무르는 것이리라. 그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리라.

 

 


 

 

사랑하는 이들을 잃는 슬픔은 큰 상처가 된다. 그 죽음을 납득할 수 없다면 더더욱. 무산이 의령을 떠나보내지 못한 것처럼, 소란이 미리를 내려놓지 못하는 것처럼, 두박신을 복수의 신으로 만들었던 소녀의 죽음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무산의 이야기는 찬란하다. 희망을 원한으로, 그리움을 분노로 뒤바꾸어버리기 전에 억울한 죽음에 관한 진실을 밝히고자 애쓰는 감찰무녀, 바로 우리가 간절히 듣고픈 이야기다.

 

 

* 무산과 설랑, 돌멩의 수사활극 외에도 『감찰무녀전』을 읽으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점이 또 있다. 김이삭 작가의 탄탄한 사전조사가 뒷받침된 서사가 그렇다. 예로 이보정의 홍패를 보면서 무산의 생각에 대한 출처를 들 수 있다. 이런 배경이 읽는 내내 소소한 재미를 더해주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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