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의 팬이 된지 약 6년이 되어간다. 짧은 기간이지만 굵게 지나갔다. 이 6년의 시간동안 특정 작가들의 책은 모조리 씹어먹고 특히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는 전권을 가지고 있으며 일부책들은 버젼별로 소장하고 있다. 책 읽기를 그토록 싫어했던 나에게 추리소설은 나를 사로잡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었다. 본격 추리물부터 사회파 추리소설까지 읽어나갔고 특히 팟빵의 도움으로 굵직한 추리착가는 제법 알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추리소설의 본 고장은 영,미 이지만 현재는 일본이 가장 큰 시장일 것이다. 이에 반해 국내 추리소설의 시장은 아주 작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우선 추리소설이라는 장르가 국내에 들어온 시점이 다른 나라에 비해 늦고, 국내 여러 혼잡한 시대적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추리시장이 커지기에는 사치일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추리작가들의 수도 많이 없고 스타작가 또한 없다. 출판계의 마케팅 부족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추리작가들의 역량부족은 절대 아니라고 본다. 이 책이 대답해 주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은 '살의의 형태'이고 표지는 매력있게 붉은색으로 눈길을 끌었다. 책의 두께는 다른 추리소설책에 비하여 얇은 편이지만 페이지 수는 거의 300페이지에 근접한다. 책의 저자인 홍정기 작가님은 제 15,16회 한국 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우수상을 연속으로 수상하였다. 이 책은 6 개의 중, 단편소설을 엮어 놓았고 이전에 나온 작품과 최근에 나온 작품이 같이 수록되어 있다.
책 내용을 너무 자세하게 리뷰를 하면 스포가 되기 때문에 종합적인 느낌을 이야기해보겠다. 우선 결론적으로 점수로 매기자면 100점 만점에 90을 주고싶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소재를 적용하여 이질감이 없었고 참신하였으며 무엇보다도 독자들이 읽어나가면서 예상되는 추리를 살짝 꺾어주는 반전매력이 있었다. 그리고 장르소설에서 내 기준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점이 바로 페이지 터너인데 아주 부합하고 있다. 정신없이 읽어 나갈 수 있을 정도로 몰입이 된다. 장르소설이 읽기가 더디면 이건 장르소설이 매력이 없어진다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등장인물이 많이 없어 읽기가 편했다.
진정한 독자라면 소설의 단점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10점의 감점을 준 이유는 서술이 좀 길고 등장인물의 심리묘사를 조금 더 풍성하게 가져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때문이다.
아무튼 수 많은 추리소설을 읽어봤지만 이번 살의의 형태에 수록되어 있는 6개의 중, 단편은 대부분 수작이다. 국내 장르소설 시장이 점점 더 커지기를 기대하면서 팬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혼숨'이라는 작품으로 홍정기 작가님을
알게 되었었다.
공포, 호러 소설 잘 쓰시는 작가님인줄은 알고 있었는데......
아니, 작가님
미스터리 소설도 잘 쓰시기 있습니까??
* 책 도착 피드에 리뷰로도 작가님을
덩실덩실 춤추게 해보겠다!
호언장담 했었는데!!
왜 춤은 아직도 제가 추고 있는건가요ㅋㅋㅋ
오랜만에 어깨춤이 덩실덩실 합니다??
* 여섯 개의 사건과 여섯 개의 살의.
그 첫 번째는 '무구한 살의'였다.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너무
순수한 모습으로 살의를 고백하는 꼬마.
그 순수하고도 무해한 모습에 내심 무서움이 생겨
옆에서 잠든 냥냥이의 손을 잡고 나는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 학교 폭력과 촉법소년의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이게 뭐야+_+ 반전이 있었네요!
수더분하지만 날카로운 형사의 모습과
그 추리에 무릎이 탁!!
반전까지 더해져서 나는 이미 책에 완전히 빠짐!
* 두 번째 '합리적 살의'.
개인적으로는 가장 공포스러웠다.
자신의 불행을 아내에게로 돌리는 남자.
그리고 그 아내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는 나.............?
앞으로 남편이 주는 건 뭐가 됐든
먼저 먹어보라고 해야겠다.
* 세 번째 '보이지 않는 살의'.
'홍은기'라는 이름과 주인공이 처한 상황 곳곳에서
내심 작가님의 모습이 보였다.
'역시 공포, 호러 소설 작가님!!
이런 어려움이 있으셨구나~' 하며
내심 미소 지으면서 보고 있는데
이건 또 뭔가요+_+
코난 뺨치는 탐정이 나와서 뒷통수를 탁!!
여기까지 읽으니까 나는 충식이와 오형사의
콜라보도 보고싶었다.
작가님, 혹시 생각없으신가요ㅋㅋㅋㅋ
* 네 번째 '백색 살의'.
백색과 살의의 결합으로 봤을 때
처음엔 마약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마약만큼 위험하고, 우리에게 훨씬 더
친숙한 물건이었을 줄이야~
뉴스에서도 가끔 볼 수 있었던 내용이라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 다섯 번째 '영광의 살의'.
개인적으로 가장 빡쳤던 작품이다.
사실 얼마 전, 나도 내 도서 리뷰와
문장 부호만 다른 리뷰를 보았다.
적절히 삭제해서 올리긴 했는데,
내가 내 글을 모를리가.
도서의 리뷰 특성상 우연의 일치이겠거니~ 하고
그냥 놔두고 지켜보고 있던 중에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를 읽으니까
나도 모르게 쌍욕 장전.
* 실컷 욕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마지막에는 아..........
창작의 고통과 답답한 현실에
애먼 젊은 사람의 목숨만 앗아갔구나....
나쁜 X끼.....
근데, 또 이러한 일들이 아주 없다고는
말 못하는 현실이라
매우 안타깝고 또 씁쓸했다.
* 마지막 '시기의 살의'.
트릭도 그렇고,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도
여섯 개의 단편 중에서 가장 완벽했다.
마지막엔 그저 감탄만 우와아아아~ 대박-0-
SNS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셨다.
세상에는, 분명 이런 사람도 있겠지?
* 감탄을 더하며 책을 덮고나니
냥냥이 손을 잡고 있던 손에 땀이ㅋㅋ
그만큼 긴장하고 몰입하면서 봤나보다.
일어난 냥냥이와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고
어떻게 해야 작가님도 춤추게 할까 고민해봤지만
내 부족한 필력으론 어림도 없을성 싶다.
* 공포, 호러만 잘 쓰시는 작가님인줄 알았는데
홍정기 작가님은 그냥 글을 잘 쓰시는 분이었다.
사실, 나는 단편 소설보다는 호흡이 긴 장편을 더 선호한다.
그래서 내심 걱정도 되었다.
* '혼자서만 가지고 있는 작가님과의 내적 친밀감은
뒤로하고 객관적으로 봐 주겠어!!' 라고
다짐했는데, 객관적으로 봐도 매우 훌륭하다.
* 여섯 개의 단편에 학교폭력, 촉법소년,
층간갈등, SNS의 폐해 등 요즘 대두되는 사회문제들을
살의의 형태로 다양하게 보여주셨다.
현실에서 충분히 있을 법한, 있을 수도 있는
사건들로 몰입도가 높았다.
* 여섯 개의 사건 중에 다섯 개의 사건의 피해자가
여성이라는 점도 눈에 띄었다.
내가 보지 못한 작가님의 생각이 들어있는건가?
싶기도 했다.
* 가장 현실적이어서 더 무서웠고,
그랬기에 너무 좋았던 책.
내심 코난 뺨치는 충식이와 오형사님의
다음 추리들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