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노토피아  : 엘리베이터 속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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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토피아 : 엘리베이터 속의 아이

엘리베이터 속의 아이

리뷰 총점 9.2 (22건)
분야
소설 > SF/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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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크로노토피아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3 | 2023.12.26 리뷰제목
이만큼 나이를 먹고 보니 내 인생에서 한두 번 아쉬웠던 순간이 있다. 만약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의 내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을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이 존재한다. 그 중요한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다른 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나에게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는, 아니 다른 선택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다양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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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나이를 먹고 보니 내 인생에서 한두 번 아쉬웠던 순간이 있다. 만약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의 내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을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이 존재한다. 그 중요한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다른 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나에게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는, 아니 다른 선택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가진 다른 인생을 살아 볼 수 있을까?

 

아홉 살 소원이. 엄마의 손님이 오는 날에는 소원이는 집에 들어갈 수 없다. 아파트 여기저기를 서성이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 소원이는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현우 형을 만난다. 현우 형은 소원이에게 이세계행 엘리베이터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4, 2, 6, 2, 10, 5층 그리고 다시 10. 순서대로 이동하고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면 이세계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소원은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가 이세계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엄마와 아빠랑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이 행복도 잠시. 지진으로 아파트가 붕괴된다. 소원은 엄마와 아빠의 행복한 삶을 되돌리고 싶어, 이세계로가 아파트 붕괴를 막으려 한다. 하지만 소원은 죽지 않고 계속 인생을 살게 된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엄마와 아빠가 있는 세계로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다 이임례를 만나게 되는데...

 

죽지 않고 산다는 것. 누군가는 그게 축복일 수 있지만 나는 그것만큼 잔인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나와 함께 한 사람들이 다 죽고 나서도 살아야 한다는 것.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 행복하다면 모를까? 영원히 산다는 게 과연 축복인지는 모르겠다. 죽음이 있기에, 지금 현재를,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것 아닐까? 과거로 돌아가 어떤 중요한 순간의 선택을 바꾸게 되면 미래가 변할지 모른다. 만약 미래가 변하게 된다면 누구든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까? 지금 현재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라도, 미래를 위해서라면 그때 그 순간의 선택을 달리하고 싶을 수도.

 

딱 한번 나에게 과거의 어떤 선택을 변경할 수 있다고 하면 나는 어떻게 할까? 과거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하게 될까? 책을 읽으면서 과거의 어느 순간. 나는 다른 선택을 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는지 생각했다. 3번 정도. 바꾸고 싶은 순간이 있지만 아마 바꾸지 않을 것 같다. 만약 바꾸게 되면 울 아이들을 만나지 못할 수도 있을 테니까. 그건 싫다. 지난 시간, 울 아이들이 나에게 행복만을 준 것은 아니다. 치열하게 싸우고 서로에게 상처를 줬을지 몰라도 만약 내 아이들을 만나지 못하는 과거라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지금의 내가 만족한 삶을 사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인간관계를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좋은 사람들이 있고, 울 부모님과 남편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울 아이들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고맙고, 감사하고 행복하다.

 

지금의 어느 순간을 바꾸고 싶고 변하기를 바라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냥 내 생각을, 내 행동을 조금 바꾸면 다른 뭔가가 보일 수도 있으니까. 조영주 작가의 신작이다. 여태까지 읽었던 조영주 작가의 느낌과는 사뭇 다를 수도 있는데 그래서 좋다. 이런 느낌의 책도 쓰는 구나 싶은 신선함? 현재를 살고 있는 나. 그냥 열심히 그리고 재미있게 행복하며 살자. 반복되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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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여러 삶 끝에 평점8점 | 이달의 사락 n***8 | 2024.01.04 리뷰제목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익숙하면서도 다른 곳으로 가면 어떨까. 시간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익숙해도 시간 차이가 많이 나면 낯설겠다. 사람은 지금 삶이 힘들면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고 싶어한다. 난 딱히 그런 생각은 없다. 책을 보는 건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런 것도 있지만, 재미있는 이야기 마음 따듯해지는 이야기 좋아한다. 어릴 때는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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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익숙하면서도 다른 곳으로 가면 어떨까. 시간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익숙해도 시간 차이가 많이 나면 낯설겠다. 사람은 지금 삶이 힘들면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고 싶어한다. 난 딱히 그런 생각은 없다. 책을 보는 건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런 것도 있지만, 재미있는 이야기 마음 따듯해지는 이야기 좋아한다. 어릴 때는 책을 몰랐지만. 학교 다닐 때 책을 알고 봤다면 좋았을걸. 아직도 이 생각을.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책은 내 피난처일까. 아니, 그건 아닌 것 같다. 그저 난 책, 이야기가 좋은 걸 거다.

 

 이 책 《크로노토피아》에서 다섯살로 보이지만, 어느새 아홉살인 소원이는 늦은 밤 엘리베이터를 탄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현우를 만났는데, 현우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집으로 간다. 혼자 남은 소원이는 이상한 일을 겪는다. 본래 현우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난날로 가서 전세 사기 당한 지금을 바꾸고 싶어했는데. 현우가 아닌 소원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난날로 갔다. 소원이도 처음엔 몰랐지만, 현우한테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세계로 가는 방법을 듣고 알았다. 소원이는 딱히 지난날로 가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처음엔 우연히 한주 전으로 갔다. 한주가 지나고 같은 날 2023년 7월 17일이 되자 소원인 다시 진정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 있었다. 그 뒤 소원이는 시간여행이랄까 그런 걸 되풀이한다. 앞날은 아니고 지난날로만 가는구나.

 

 소원이는 그림자 같은 아이였다. 한국에도 호적 없는 아이가 있겠지. 소원이는 엄마와 함께 살았는데 엄마는 소원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소원이한테 말도 못하게 했다. 집에 손님이 오면 소원이를 밖으로 내보냈다. 그런 소원이여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난날로 가게 된 걸까. 한번은 엄마가 진정아파트에 막 이사왔을 때로 간다. 그때 소원이 엄마는 당연히 소원이를 몰랐다. 남자친구가 전세 얻을 돈을 가지고 달아나고 우연히 알게 된 경찰과 사귄다. 엄마와 아빠 정지훈은 소원이를 자신들 아이로 기른다. 하지만 소원이는 죽 거기에 살지 못한다. 지진이 일어나는 날 소원이는 엄마를 살리려고 밖에서 밥을 먹는데 아빠는 그때 아파트에 있었다. 아빠는 죽고 만다. 소원이는 다시 엄마와 정지훈이 결혼하고 자신이 아들인 세계로 가려고 한다.

 

 아홉살 소원이가 살던 세계 엄마는 그리 좋지 않았는데, 소원이 엄마도 처음부터 그런 사람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걸 잘 넘어가면 좋을 텐데. 소원이는 지진을 막고 진정아파트가 무너지지 않으면, 자신이 가고 싶은 세계로 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건축가가 되거나 자산가가 되거나 이런저런 삶을 산다. 하지만 소원이는 2023년 7월 17일이 되면 엘리베이터로 돌아갔다. 뭔가 시간에 갇힌 느낌이 들기도 한다. 소원이가 갇힌 건 엘리베이터인가, 아니면 진정읍에 전해지는 인당수에 사람을 제물로 바친 이야길지. 그 아이도 아홉살이었다고 한 것 같은데. 아홉살, 뭔가 뜻이 있는 것 같구나. 아직 십대가 아닌. 십대 전은 뭐라 하나. 어린이.

 

 실제 나이는 아홉살이지만 이런저런 삶을 살아서 많은 걸 알게 된 소원이는 더는 어리지 않았다. 소원이는 자신과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을 알게 되고 만난다. 그 사람을 만났다 해도 소원이가 되풀이하는 삶은 끝나지 않았다. 이름은 소원이어도 다른 사람 삶을 산 걸까. 그러다 소원이 이른 답은 그냥 사는 거다. 어떠한 삶이든.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다행이랄까, 소원이가 진정아파트 마지막 문을 열자 2023년 7월 17일에서 앞으로 나아간다. 그 뒤 소원이는 자신이 왜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런저런 삶을 살았을까 생각한다. 그걸 소설로 쓰기도 한다. 소원이가 겪은 걸 소설로 쓰는 걸 보니, 소원이가 그동안 산 삶 하나하나가 책 한권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책을 볼 때마다 다른 사람 삶을 간접경험하는 것도 떠올랐다.

 

 정말 소원이는 왜 여러 삶을 살았을까. 소원이가 마지막으로 가게 된 곳은 처음 소원이가 살던 곳은 아니었다. 훨씬 좋은 곳이었다. 엄마도 아빠도 있고 지진도 일어나지 않는 세계. 소원이가 여러 삶을 살았기에 거기에 이른 걸지도. 현실을 사는 우리는 그러지 못하는구나. 그냥 살아야지. 소원이가 이런저런 삶을 사는 건, 힘들고 괴로운 시련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건 시간이 가면 지나가기는 한다. 힘들고 괴로워도 잘 지나가자. 여러 삶을 살지 못해도 살면서 바뀌는 것도 있겠지. 여기에는 호적 없는 아이뿐 아니라 부실공사나 전세 사기 같은 한국에서 일어난 일이 나온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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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크로노토피아:엘리베이터 속의 아이 - 조영주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b***8 | 2023.12.10 리뷰제목
크로노토피아 크로노토피아 크로노토피아. 여러번 반복해서 발음해봐도 도무지 착 하고 입에 감겨 들지 않는다. 이 단어에 대한 설명은 첫장을 넘기면 바로 나온다. 자유로운 시공간 즉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공간도 달리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같은 공간이라 하더라도 시대가 달라지면 그 공간이 달라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할까. 여기 엘리베이터를 탄 소원이라는 아이는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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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토피아 크로노토피아 크로노토피아. 여러번 반복해서 발음해봐도 도무지 착 하고 입에 감겨 들지 않는다. 이 단어에 대한 설명은 첫장을 넘기면 바로 나온다. 자유로운 시공간 즉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공간도 달리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같은 공간이라 하더라도 시대가 달라지면 그 공간이 달라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할까. 여기 엘리베이터를 탄 소원이라는 아이는 같은 아파트지만 다른 사람이 살고 있는 다른 공간을 반복해서 방문하게 된다. 아이는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 것일까.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어진 조건대로 실행을 하면 과거로 갈 수 있다는 기담이 있단다. 이대로 해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사람들이 다 자는 새벽에 몰래몰래 기어 나와서 몇번이고 몇번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또 타고 또 탔을 것이다. 그 일이 일어나기 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소원은 원래부터 그렇게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다. 어쩌다보니 혼자 엘리베이터를 탔고 어쩌다 보니 그대로 실행이 되었고 어쩌다보니 그렇게 그 시간에 그 장소에 있게 된 것이다. 엄마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신발도 신지 못하고 밖으로 돌아야만 했던 소원이 돌아가게 된 때는 언제였을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까.

 

타임슬립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바로 전 읽었던 책이 타임루프에 관한 이야기여서 식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시간은 절대 되돌아가지 않을테니 말이다. 물론 되풀이 되는 일도 없고 이야기 속에서처럼 거꾸로 돌아서 계속 어제를 살아가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여기 주인공인 이 아이는 계속 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시간여행을 하고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자신의 모습은 어린 아이일지 몰라도 실제로 살아온 기간은 3백년이 넘는다거나 하는 그런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여기서 나는 오래전 드라마인 <별에서 온 그대>를 생각한다. 겉으로는 지극힌 정상인 것처럼 보이나 조선 시대에서 왔다던가 몇백년을 살았던가 하는 그 외계인 도민준 말이다. 이 아이도 어찌 보면 도민준이나 다름 없는 그런 존재가 아니었을까. 남들은 죽기 싫어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려고 하지만 아이는 어떻게 하면 죽을 수 있나를 고민하게 된다. 자꾸만 되풀이 되어서 반복되는 삶. 소원은 어디서 어떻게 자신의 삶의 고리를 끊어버리고 원래의 삶으로 되돌아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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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엘리베이터 속의 아이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s*******4 | 2023.12.22 리뷰제목
"엘리베이터 속의 아이"   조영주의  <크로노토피아> 를 읽고      "소원은 본래 세계로 돌아가 엄마, 아빠와 행복해질 수 있을까?" -제 6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우수상 등을 수상한 조영주의 장편소설-     타임슬립을 통해 과거로 여행하면 어떨까? 당신이 만약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어느 때로 돌아가고 싶은가? 가장 과거를 바꾸고 싶은 순간은 언제인가? 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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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속의 아이"

 

조영주의  <크로노토피아 를 읽고 

 


 

"소원은 본래 세계로 돌아가 엄마, 아빠와 행복해질 수 있을까?"

-제 6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우수상 등을 수상한 조영주의 장편소설-

 

 

타임슬립을 통해 과거로 여행하면 어떨까? 당신이 만약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어느 때로 돌아가고 싶은가? 가장 과거를 바꾸고 싶은 순간은 언제인가?

항상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흥미로운 소재였다. 예지자가 되어 미래에서 과거 시간으로 돌아가 과거의 사건들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마치 신이 된 듯한 착각에도 빠지게 한다.

과거는 바뀔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과거는 되돌릴 수 없는 것일까? 아무리 과거의 비극을 막아도 일어나야 할 일은 어떻게든 일어나는 것일까?

 

 

이 책  『크로노토피아』 속 주인공 아홉살 소원이 또한 과거로 돌아가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의 붕괴를 막고 엄마, 아빠와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한다. 소원이 살고 있는 지금 현재에서는 앞으로 다가오는 아파트 붕괴로 인한 비극으로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없다. 과거로 돌아가 아파트 붕괴를 막으면 다가올 미래에서는 행복하게 가족들과 살 수 있을지 모른다. 과연 소원이의 꿈은 이루어질까? 

 

 

이 책에서 소원이가 과거로 돌아가는 수단은 타임머신같은 시간 여행 기계가 아닌 아파트 엘리베이터이다. '이세계로 가는 법' 괴담처럼 섬뜩하게 느껴진다. 처음에는 이세계가 저승의 세계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바로 아파트 주민들의 과거였다. 

 

 

이세계로 가는 법
1.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에 탄다.
2. 4층-2층-6층-2층-10층 순서대로 이동한다. 이동하는 사이 아무도 타면 안 된다.
3. 5층으로 간다. 젊은 여성이 엘리베이터에 탄다. 1층을 누른다. 어떤 대화도 하면 안 된다.
4. 엘리베이터는 1층으로 가지 않고 10층으로 올라간다. (젊은 여성은 사람이 아니다.) 9층을 지나면 거의 성공한 것이다.
5. 이세계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 p.10

 

 

보통 이 방법이 성공하기는 힘든데 소원은 다행히 성공하게 된다. 각각의 문을 통해 다른 삶, 인생을 살게 된 소원, 그 세계에는 엄마가 소원이를 학대하지도 폭행하지도 않는다. 엄마의 사랑을 받으며 소원이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초등학생이 되기도 하고, 원하는 대학교에 진학할 수도 있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서 행복하게 살 수도 있다. 이세계의 삶이 거짓이라고 할지라도 소원은 계속 머무르고 싶을만큼 너무 행복하다. 

 

 

하지만, 2023년 7월 17일 그 날이 오고야 말았다. 지진으로 인한 아파트가 붕괴되어 사랑하는 가족들이 죽게 되는 그 날이 말이다. 매번 소원은 아파트 붕괴를 막기 위해, 과거를 바꾸고자 노력을 한다. 건축학과 교수가 되기도 하고, 돈을 많이 벌어 아파트를 다 사들이기도 한다. 그리고 여러가지 방법들을 사용해서 수십번의 다른 인생들을 살면서 아파트 붕괴를 막기도 하지만 여전히 소원은 자신의 본세계로 돌아가지 못한다.

 

 무한루프처럼 거듭되는 삶, 되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삶, 수십 번의 다른 인생을 살아도 소원은 돌아가지 못하고 이세계에 머물러있다. 어떻게하면 소원이는 본래 자신이 있던 그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까?

 

소원은 이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저 산다는 말이 왜 이렇게 충격적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소원은 임례와 '그저 산다'에 대한 이야기를 좀더 나누고 싶어졌다.

-p. 248

 

 

'그저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작품 속 표현처럼 '대충대충 적당히 적당히'라는 말의 의미에 공감하게 된다. 삶이란 것은 결국 어떻게든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이라는 구원의 메시지를 소원의 무한히 반복되는 삶을 통해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걸로 만족은 못 하겠어요. 이 소설에서 저는 주인공이 결국 본래 세계로 돌아간다고 적었으니까요. 이게 올바른 결론이라고 느껴서 적었는데, 사실 제가 원한 건 이게 아니니까요. 제가 알고 싶은 건 그 모든 일의 끝에 왜 이 다른 세계로 오게 되었는가니까요.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겠어요. 저는 제가 왜 이런 일을 겪었는지, 이 세계로 오게 되었는지 알아내고 말 거예요.”

- p.290

 

 

또한 소원의 삶을 통해 우리는 '시뮬레이션 우주론'에 대해 생각헤보게 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가 사실은 거대한 시뮬레이션이라는 가설을 통해 어쩌면 소원이가 다양한 삶을 살았던 것조차 시뮬레이션된 것인지도 모른다. 작품의 제목인 '크로토피아' 의 의미와도 관련있는 것 같다. 그래서 작가는 책의 맨 앞 페이지에 이 용어의 의미에 대한 설명을 한다. 

 

크로노토피아

 

시간의 변화에 따라 공간의 용도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같은 공간이지만 낮에는 교실로, 밤에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 작품 속에서 '크로노토피아'를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시간 여행 속에 시뮬레이션 우주론의 심오한 사상까지 결합해서 다소 그 의미를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엘리베이터를 통한 이세계로의 여행과 시뮬레이션화된 삶과 인생 속에서 인간존재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아파트 붕괴를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며 읽었는데, 그 속에 이렇게 심오한 인생의 진리를 숨겨놓았다니,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울 따름이다. 그 덕분에 인상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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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크로노토피아 평점10점 | d*******3 | 2023.12.22 리뷰제목
<크로노토피아>는 '엘리베이터 속의 아이'라는 부제에서 풍겨지는 분위기로 미루어 보아 미스터리물일 것 같아서 덥석 읽게 된 책인데, 막상 책을 받아들고 보니 제목의 의미가 궁금했다. '크로노토피아'는 시간의 변화에 따라 공간의 용도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예를 들어 같은 공간이지만 낮에는 교실로, 밤에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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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토피아>는 '엘리베이터 속의 아이'라는 부제에서 풍겨지는 분위기로 미루어 보아 미스터리물일 것 같아서 덥석 읽게 된 책인데, 막상 책을 받아들고 보니 제목의 의미가 궁금했다. '크로노토피아'는 시간의 변화에 따라 공간의 용도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예를 들어 같은 공간이지만 낮에는 교실로, 밤에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 세계로 가는 법

1.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에 탄다.

2. 4층-2층-6층-2층-10층 순서대로 이동한다. 이동하는 사이 아무도 타면 안 된다.

3. 5층으로 간다. 젊은 여성이 엘리베이터에 탄다. 1층을 누른다. 어떤 대화도 하면 안 된다.

4. 엘리베이터는 1층으로 가지 않고 10층으로 올라간다. (젊은 여성은 사람이 아니다.) 9층을 지나면 거의 성공한 것이다.

5. 이세계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p.10 중에서.

 

아홉살 소원은 집에 엄마의 손님이 오는 날이면 아파트를 서성이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러던 중, 같은 아파트에 사는 현우 형이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에 타서 4층-2층-6층-2층-10층 순서대로 '이 세계'로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어느날 소원은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현우 형이 말한대로 과거로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엘리베이터를 매개로 과거로 타입슬롯하게 된 현우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늘 배고프고 심심한 소원은 엄마에게 학대 당하면서도 그것이 학대인지 모를 만큼 어리다. 애정과 굶주림의 결핍으로 외로운 아이가 방황하면서 맨발로 서성이는 장면을 떠오르니 마음이 아려온다. 우리 사회에서 없었던 일이 아니기에. 평범한 일상을 누리지 못하는 인물을 내세워 평범함이 가져다 주는 행복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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