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는 지구의 맛을 선택했어요.
사실 이 녀석이 이 책이 동시집인 거 모르고 제목만 보고 샀더라고요.
왜 동시집을 샀어?라고 물어보니 몰랐고 난감해했어요.
이정록 시인은 윤동주문학대상, 김달진 문학상, 김수영 문학상을 받으신 분이시더라고요.
다양한 시집과 동화책을 내신 분이라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시를 펴내시는 것 같아요.
저도 함께 읽으면서 동심으로 돌아가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순수한 어린시절로 돌아가면서 아이랑 함께 교감할 수 있어서 좋았아요.
골고루란 시에서는 아이와 엄마의 마음을 각각 대변하는 시가 아주 재밌어요.
주근깨!! 얼굴에 생기면 정말 싫은 미운 주근깨를 참 좋게 표현한 것도 마음에 들었어요.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이 말이죠.
처음에 동시집을 내가 왜 샀을까 하면서 후회하던 아이가
제가 읽어보자고 하면서 동시는 소리 내서 읽으면 더 재밌다고 알려주니 하나씩 읽기 시작.
그러더니 너무 재밌다면서 술술 잘 읽어들어가더라고요.
시집에 대한 독후감은 처음 써보는데 어떻게 해요?
아.. 사실 저도 아이한테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조금은 자신이 없었지만
동시집에 대한 너의 생각이나 느낌, 그리고 가장 재밌었던 시를 꺼내서 왜 재밌었는지 이야기해도 좋고..라고 일러주었어요.
맞죠?? ㅋㅋㅋㅋ
아이가 독후감을 쓰는데 아이의 그동안의 느낌을 잘 알 수 있었어요.
늘 공부로 머리가 힘들었는데, 이 동시집을 읽고 머리가 환해졌다는 표현에 미안해지더라고요.
엄마가 공부만 시킨 건 아닌 것 같은데 아이가 힘들었구나 싶은...
아이는 처음 동시집을 보고서 동시가 얼마나 내 삶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지 깨달았더라고요.
<한겨례동시나무 지구의 맛. 이정록 동시집>
초등 3학년 2학기 국어 교과 과정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동시!
그동안 맛보기였다면 이젠 진짜가 나타났어요
근데 남자 아이라 그런지 시는 영~~~ 시원찮더라구요
그래서 준비했어요
쌩유의 시적 영감을 확 끌어 올려줄 동시집 하나 ^^
여물수록 꼬인다, 보름달 돈가스, 와삭와삭, 하늘달리기 등의 시적인 제목이 난무하는 목차...
시댁에 있을 때 옥수수 먹으며 쌩유가 이 시를 외우더라구요 ㅎㅎㅎ
나도 자꾸 꼬이고 싶다야....
제가 박수를 치며 감탄한 돈가스 라는 시예요
아이들의 말의 뜻을 알아챈 부모님들.. 하지만....조금만 웃으시는 걸로 봐선 오늘 저녁 메뉴는 안 변하는 걸로..
숨은 시적 감성이 너무 너무 재미있는 시죠? ^^
이번에 출간되면서 엽서세트를 선물로 받았어요...ㅎㅎㅎ
보통 책 사고 받은 엽서는 바로 바로 버리는데 이 엽서는 소장합니다
달팽이가 지구 한접시를 다 핧아보고 어떤 말을 하게 될지 벌써 기대 되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