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카미노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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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카미노 블루

순례의 끝, 치유가 완성되는 순간

리뷰 총점 10.0 (83건)
분야
건강 취미 여행 >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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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UB(DRM) 94.26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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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산티아고 카미노 블루 평점10점 | p******l | 2023.12.06 리뷰제목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는 산티아고 순례길은 ‘까미노 블루’라는 병명까지 탄생시켰다. 산티아고를 여행하고 돌아온 사람들이 앓는 심리적인 증상을 정의하는 의학적으로 용인된 용어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끽한 치유의 기쁨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해서 반복해서 산티아고 길을 걷는다고 한다. 다시 떠나는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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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는 산티아고 순례길은 까미노 블루라는 병명까지 탄생시켰다. 산티아고를 여행하고 돌아온 사람들이 앓는 심리적인 증상을 정의하는 의학적으로 용인된 용어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끽한 치유의 기쁨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해서 반복해서 산티아고 길을 걷는다고 한다. 다시 떠나는 날을 생각하면서 일상을 열심히 살아간다고 한다. 도대체 거기서 뭔 일이 있었을까? 를 속 시원하게 풀어주는 순례기는 지금까지 없었다.

 

  [산티아고 카미노 블루]75일간 3가지 까미노 길의 여정을 담았다. 길은 배경일 뿐 만남이 주인공이다. 산티아고 길의 주인공들은 누구인지 소개하고 있다.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가슴 아픈 만남, 숨기고 싶은 상처, 마침내 치유되는 과정을 숨김없이 기록하였다. 재미있는 스토리들을 동서 고전을 넘나들며 한 문장으로 압축하고, 글과 사진으로 전달하지 못하는 2%를 스토리에 어울리는 팝송과 째즈, 클래식의 짧은 소개가 촌철살인과 같다. 읽고 나면 나름 다양한 장르에서 상식과 지식을 얻는 것은 덤이다.

  지은이는 산티아고 카미노의 프랑스길 800km, 포르투갈 길 300km, 피니스테레 길 130km 여정을 성장스토리 영화처럼 담았다. 1부 출발은 프랑스 생상에서 시작한다. 순례길을 떠나는 소회와 순례길을 적응하는 과정을 경험한 사건 중심으로 풀었다. 2부 만남은 프랑스 까미노에서 필자가 수 많은 순례객과 내밀한 나눔을 기록한 흔적들이다. 전세계 각국에서 온 주인공들의 서사로 단조로울듯한 순례길이 풍성한 이야기 꽃을 피운다. 필자의 대화 능력이 돋보인다. 3부 회상은 포루투갈 카미노(포루투 출발)는 본격적으로 자신과 대화한다. 프랑스 카미노의 여독, 발목 부상과 발톱이 빠지는 고통속에 필자는 느리게 느리게 여행을 계속한다. 극도의 한계 상황에서 순례길은 거들 뿐, 오직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장면이 압권이다. 이 순간이 자신과 만나고, 자신의 상처를 뜯어보는 시간이다. 감정을 몰입시키는 흑백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배경음악 해설이 억눌렀던 감정을 분출시킨다. 4부는 포르투갈 카미노 투이에서 콤포스텔라까지 이다. 회상, 성찰, 복귀로 이어지는 순례기는 초록 자연 풍경을 대사없이 명징한 음조 음악을 배경으로 극대화 시킨다. 치유의 시간인 것이다. 5부는 땅끝 마을 피니스테레로 가는 순례이다. 여기에서 필자는 상처에서 회복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준비를 한다. 이렇듯 필자는 각 카미노에 성장스토리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산티아고 순례길이 단순한 트레일을 넘어서는 치유의 과정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다음 순례자들을 위해서 필자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노력하는 간절함이 보인다.

길에서 길을 찾으면 안된다. 길에서 길은 없다. 길은 거들어 줄 뿐이다, 그 길에 있는 내가 내 마음 속에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이 책은 그 과정를 진솔되게 안내해 준다.

 
2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6 댓글 30
종이책 구매 떠날 수 없기에 견디며 뚜벅뚜벅 일상을 걷는 나와 우리에게 담담히 위로와 치유를 건네는 책   평점10점 | 2****5 | 2024.03.02 리뷰제목
떠날 수 없기에 견디며 뚜벅뚜벅 일상을 걷는 나와 우리에게 담담히 위로와 치유를 건네는 책   유난히 춥고 쓸쓸한 겨울날, 선물처럼 이 책이 내게로 왔다. 몇 년째 와상 환자로 거동을 못하시는 엄마를 간병하며 하루 여덟 번에서 열 번 기저귀를 갈아 드리고, 부모님의 삼시세끼를 챙기고 코로나를 앓았다 나았다 간병했다 하는 터널과 같은 시기를 지나며 부모님과 함께 세계테마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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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수 없기에 견디며 뚜벅뚜벅 일상을 걷는 

나와 우리에게 담담히 위로와 치유를 건네는 책 

  

유난히 춥고 쓸쓸한 겨울날선물처럼 이 책이 내게로 왔다

몇 년째 와상 환자로 거동을 못하시는 엄마를 간병하며 하루 여덟 번에서 열 번 기저귀를 갈아 드리고부모님의 삼시세끼를 챙기고 코로나를 앓았다 나았다 간병했다 하는 터널과 같은 시기를 지나며 부모님과 함께 세계테마기행걸어서 세계 속으로 등 TV를 통해 세계와 자연경관을 보는 일로 세계 일주를 하다시피 하며 견뎠다

어디나 아름다웠고 가보고 싶었지만안내하는 이에 따라 정취와 감흥이 다르기도 했는데 이 책 한 권이 주는 위로와 치유가 더 크고 깊었다고 말할 수 있다

붙잡은 책은 밤새워서라도 다 읽고 싶어 조바심치는 오래된 습성이지만 이 책은 조금씩 아껴가며 읽었다

작가의 여정을 따라 산티아고 길을 걸으며 자연을 머릿속에 그리며 그곳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의 삶에 대하여또한 작가의 수려한 문장을 음미하며 때로는 내가 예전 끄적여 놓았던 글귀와 너무 비슷하여 놀라며 밑줄치고 묵상하며 읽었다.

  

난 느리게 걷는 것이야말로 신이 창조한 대지를 밟으며 예배하는 방식이라고 믿는다.(p27)

창조된 세상 속에서 가장 품위 있게 사는 일은 자연을 가까이하는 일일 것이다.(p29)

자연 속을 걸어갈 때에는걸음걸이는 그 자체가 영적 사유가 된다천천히 걷노라면 삶에 대한 겸손함과 경외심이 생겨난다.(p37)

천천히 어딘가를 향해 걷는 일은 삶의 길을 가는 일이다.(p70)

저 멀리 마을이 보이고 있다이렇듯 내가 천천히 다가가자 자연은 비로소 내게 웃으며 다가오고 있었다.(p73)

* 오래 보고 있노라면 자연과 삶과 창조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통찰이 열리는 듯하다.(p79) 

  

다 옮길 수는 없지만 함께 공감하고 밑줄 치며사진을 오래 바라보고 눈과 마음에 담으며바람의 길이 별들의 길과 교차하는 용서의 언덕과, 철의 십자가 길에서는 함께 울면서 책을 읽는 내내 작가에게 참으로 고마웠다.

길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

짧은 만남이지만 진실되게 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나누고 삶과 죽음을 위로하는 모습에 잠시라도 나도 작가와 그들의 안녕을 빌어 주었다.

갈리시아 숲의 나무들 이름을 적어주신 것이 정말 좋았다평소에도 나무라는 우리말의 어감과 실제 나무와 숲을 참 좋아하지만 떡갈나무밤나무물푸레나무주목나무호랑가시나무참나무자작나무유칼립투스버드나무산사나무코르크나무너도밤나무이름 적어 놓은 것을((p268) 소리 내어 읽고 또 읽으며 갈리시아 숲이 마음속에 꽉 차듯 들어왔다

작가가 올려놓은 팝송엔 문외한이라 잘 모르지만 나는 내 나름대로 좋아하는 찬송가와 CCM, 비발디의 사계, starly starly night ~ 으로 시작하는 Vincent와 You needed me 등의 노래와 반 고흐의 그림밀레의 만종 등을 떠올리기도 찾아 듣기도 하며 책이 주는 정서에 흠뻑 취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회상과 치유에서는 함께 작가를 위로하고 나와 우리 모두를 위로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작가가 그러하였고 내가 그러하듯 누구의 인생에나 십자가와 쓸쓸함과 남모르는 슬픔과용서하고 용서받아야 할 아픔도 있겠지만 우리와 모든 것을 창조하신 주님께서 십자가로 한 번에 구원하시고자연을 걷는 치유의 길에도 늘 함께 하심을

또한 그 길에서 소중한 만남들을 허락하셨기에 그리하여 일상을 뚜벅뚜벅 걸어가며 담담히 견뎌낼 힘을 주심을 다시금 조용히 일깨워 주는깊은 영성으로 가는 어느 한 자락이라도 엿볼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책이었다.

언젠가 바람의 길이 별들의 길과 교차하는 용서의 언덕을 오를 것이며철의 십자가 아래 오래도록 서 있을 것이며갈리시아의 숲길을 걸으며 수없이 이름 불렀던 나무들을 만나고 걸을 수도 있으리라그 길에서 혹시 작가를 만날지도이 책에 나온 누군가를혹은 이 책을 읽은 누군가를 만날지도 모른다고 기대해 본다.

그 언젠가가 언제쯤이 될지 모르고 설령 가보지 못하게 될지라도좋아하는 노래 가사처럼

  

이제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내 맘에 둘거야 

그대 생각이 나면 생각난 대로 

내버려 두듯이 …….

  

참으로 벅차고 고달프고 힘든 모든 여정을 먼저 걷고 소중한 글과 사진으로 남겨 치유와 감동을 나눠주신 작가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며 리뷰 글을 맺는다.

  

안녕히 주님과 동행하여 가시라!!

 
1. 좋은 글귀, 마음에 드는 가사 인상 깊은 영화 대사 등을 메모해 주세요.
2. 출처를 넣어주세요. ex) 234page, 4번 트랙<사랑해>, <브리짓존스의 다이어리>에서 브리짓의 대사
1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1 댓글 5
종이책 구매 압도적인 문체와 필력, 강인하고 따스한 위로 평점10점 | p****c | 2023.12.11 리뷰제목
꼭 카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산티아고 순례길을 버킷 리스트에 올려놓은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렇다. 그림 같은 자연과의 교감, 삶에 대한 성찰, 상처입은 영혼의 치유... 산티아고 카미노를 걸었던 이들의 한결같은 찬사를 접하다 보면 ‘만병통치 여행’인 듯한 착각도 든다. 그래서인지 오로지 산티아고 순례길만 주제로 쓰여진 책도 꽤 많다.   하지만 이화규 작가의 <산티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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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카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산티아고 순례길을 버킷 리스트에 올려놓은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렇다. 그림 같은 자연과의 교감, 삶에 대한 성찰, 상처입은 영혼의 치유... 산티아고 카미노를 걸었던 이들의 한결같은 찬사를 접하다 보면 만병통치 여행인 듯한 착각도 든다. 그래서인지 오로지 산티아고 순례길만 주제로 쓰여진 책도 꽤 많다.

 

하지만 이화규 작가의 산티아고 카미노 블루는 다른 여행기들과 많이 다르다. 아니 다르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압도적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무엇보다 유려한 문체가 눈에 들어온다. 글이 편하게 술술 읽히는데 결코 가볍지 않다. 묘사는 손에 잡힐 듯하지만 넘치지 않고, 사고의 깊이는 끝이 없는데 현학적이지 않다. 왜 산티아고 카미노는 혼자 걸어야만 하는지 설명하는 대목을 보자. 

 

혼자 걷기란 주변 세계와 함께 있으면서도 떨어져 있는 일이다. 걷는 일 자체는 이러한 가벼운 소외를 정당화한다. 걷는 사람이 혼자인 것은 걷고 있기 때문이지, 친구를 만들 줄 몰라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지인과 걸으며 그 말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막상 카미노의 속삭임을 놓칠 수가 있다.

혼자 비밀스럽게 다가오는 바람 소리에 마음을 열지 못하면, 천년 카미노의 신비 속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동료들과의 대화에 신경을 쓰다 보면 옛 순례자들이 길에서 전해주는 내밀한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다.’

 

이 대목을 읽는 순간, 나는 반드시 혼자 떠나겠다고 결심했다.

 

저자는 물 흐르듯 유려한 필력으로 천천히, 차례차례 순례길을 안내한다. 산티아고 카미노의 프랑스-스페인길 800km, 포르투갈 길 300km, 피니스테레 길 130km에 이르기까지. 75일간의 기나긴 여정을 어느새 나는 저자와 하나가 되어 걷고 있다.

 

  순례를 준비하는 마음가짐과 설렘, 홀로 출발해 파리를 거쳐 피레네 산맥을 넘을 때의 긴장, 드디어 시작되는 카미노, 숨막히도록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치는 경건함, 전세계 순례자와 만나 나누는 감정의 공유, 먹을 것과 잘 곳의 비루함과 즐거움, 피로와 통증이 주는 역설적 실존감, 끝없이 걷다가 나도 모르게 도달하는 성찰과 치유, 그리고 일상으로의 복귀 후 되새김까지...

 

 꽤 두터운 책이지만 이틀 만에 독파해 버렸다. 때로는 인문학과 예술, 팝뮤직까지 종횡무진 넘나드는 박식함에 감탄하고, 때로는 인간을 대하는 겸손하고 온유한 시선에 감동했다. 무엇보다 저자와 비슷한 처지의 은퇴자로서, 불안과 모호함을 안고 살아가는 인생들에게 강인한 위로를 주고 싶다는 저자의 목소리가 울림있게 다가왔다.

 

음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매 챕터가 끝날 때마다 QR코드까지 붙여 인용해 놓은 곡들을 유튜브로 감상하는 것도 즐거움이 될 것이다. 어찌 그리 상황에 딱딱 들어맞는 명곡들만 뽑아놓았는지, 헤드폰으로 전해지는 선율이 그림 같은 사진과 어우러지면 어느새 나도 순례자의 행렬에 몸을 싣는 꿈에 빠져든다.

 

산티아고 카미노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나도 이제 계획을 세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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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귀함을 일상으로 평점10점 | d********7 | 2023.12.26 리뷰제목
초고속, 광스피드 등 거리와 시간의 곱셈의 값을 가장 최대치로 올리는 기술로 회사는 사활을 걸고 개인은 능력으로 평가 받는 이시대에 산티아고 순례는 어쩌면 시대를 역행하는 가장 대표적인 쇠락의 길이요 무능력한 평가를 받을 터인데 해가 갈수록 그 길을 택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그 길은 처음부터 상식과 이해를 벗어난다.  이 책은 그 벗어난 이해와 상식을 다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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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광스피드 등 거리와 시간의 곱셈의 값을 가장 최대치로 올리는 기술로 회사는 사활을 걸고 개인은 능력으로 평가 받는 이시대에 산티아고 순례는 어쩌면 시대를 역행하는 가장 대표적인 쇠락의 길이요 무능력한 평가를 받을 터인데 해가 갈수록 그 길을 택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그 길은 처음부터 상식과 이해를 벗어난다.

 이 책은 그 벗어난 이해와 상식을 다시한번 벗어나서 그 길을 걷는 것도 아니고 그저 오랜만에 귀한 시간을 내어 후딱 한권의 책을 독파하고 싶은 그 욕망 마저도 눌러버린다.

1장 부터 6장까지 총 77편으로 구성된 각각의 편마다 큐알코드를 넣어 놓고 한편을 미처 다 읽기도 전에 큐알코드와 연결 된 음악을 통로로 작가는 그가 걷고 있는 그 길로 단순 독자인 나를 옮겨 놓고 함께 그 길을 걷기를 원했나보다. 이 책에서 수십 수백번을 강조한 것이 산티아고 순례길은 혼자 걷는 것을 추천 한다고 하면서 작가는 왜 계속 독자와 함께 그 길을, 그 바람을 , 그 풍경을, 그 햇빛을 같이 느끼고 싶어 하는지 모를 일이다.

더군다나 그 길에서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의 자리에서도 상대에게 허락도 받지 않고 독자를 초대하는 무례함을 범하지만 다행히 그 상대도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그 만남은 더 풍성해지고 독자는 작가와 함께 그들의 얼굴을 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온전한 쉼을 온전한 감정의 동화를 느낄 수 있으니 참으로 희한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빠름의 기술인 큐알코드가 작가가 몰래 숨겨 놓은 음악을 들려주는 뮤직박스가 되어 독자로 하여금 서울에서 산티아고로 순간 이동을 하는 공간 기술로 쓰이도록 한 이책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문제는 한편마다 공간이동을 하며 듣고 걷고 만나고 생각하다 보니 하루에 1시간을 내어도 두편 이상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 도대체 이 바쁜 시대에 한권의 책을 한달 간 읽으라는 것인지 도통 작가의 의도를 모르겠으나 그로 인하여 독자는 하루가 행복하고 한달이 행복하다.

어쩌면 1년 열두달 매일 하루에 한시간씩(때로는 30분도 안되지만) 매달 한번씩 12번을 읽어도 행복한 책을 만난 기쁨이 그 모든 불평을 덮고도 덮는다.

수많은 짧은 만남과 헤어짐으로 설레임과 상처가 뒤 엉키며 이제 딱정이가 지어져 더 이상 만남의 설레임 조차도 싫증이 났었는데 묘하게 이 책에서는 만남의 설레임과 감동과 기쁨과 슬픔으로 딱정이를 벗겨내고 새살이 돋아나는 생명은 있는데 헤어짐의 상처가 나지 않는다. 분명히 책에서는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인데 왜 만남만 기억될까.

77편 각 편마다 새로운 옴니버스 드라마를 보는 듯한 구성 또한 한가지를 꾸준히 하지 못하는 인내심 없는 나에게는 더 없이 좋다.

2장 8편에 더글라스 롱과의 만남 말미에 작가는 라이팅 테라피(Writing-therapy), 더글라스 롱은 카미노 테리피(Camino-theraphy) 라고 소개를 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치유를 받은 리딩테리피(Reading-therapy)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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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산티아고 앓이를 부르는 마법의 책 평점10점 | m****o | 2023.12.13 리뷰제목
카미노 블루, 스페인의 유명한 순례길 산티아고를 다녀온 사람에게 생기는 ‘산티아고 앓이’를 카모노 블루라 한다지, 나는 이 책을 읽고 산티아고가 이렇게 사랑스러운 길이라는걸 알게 되었다. 아하, 이래서 사람들이 산티아고, 산티아고 하는구나.   책을 덮으니 부제가 ‘순례의 끝, 치유가 완성되는 순간’인 이유도 알 것 같다. 산티아고에 1도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아온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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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블루, 스페인의 유명한 순례길 산티아고를 다녀온 사람에게 생기는 산티아고 앓이를 카모노 블루라 한다지, 나는 이 책을 읽고 산티아고가 이렇게 사랑스러운 길이라는걸 알게 되었다. 아하, 이래서 사람들이 산티아고, 산티아고 하는구나.

 

책을 덮으니 부제가 순례의 끝, 치유가 완성되는 순간인 이유도 알 것 같다. 산티아고에 1도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아온 나에게도 산티아고 치유의 테라피를 받고 싶게 만들었으니까. 다양한 나라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로 용광로처럼 들끓는 산티아고 길 위에서 저자는 적절한 유머와 사냥함으로 순례객들과 소통하고 깊은 인터뷰를 끌어낸다. (아하, 60~70년대의 영미 대중음악을 섭렵한 취향으로 갈고 닦은 영어 덕분이었으리라.)

   

예루살렘에 있는 예수님의 무덤은 빈 무덤이다.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지, 그 빈 무덤을 신앙 대상으로 삼지는 않는다. 산티아고(야고보) 사도의 무덤은 결국 그곳을 찾아 묵묵하게 온몸으로 걷는 순례객들의 신앙 속에서만 살아날 수 있다. 신앙이란 그런 것이다.” 169쪽에서

 

이화규라는 순정한 순례자가 한땀 한땀 온몸으로 써내려가 글을 읽고 있노라니, 순례가 무엇인지 조금 알 것 같기도 했다. 작가는 3장에서 자기 내면으로 깊이 침잠하는데, 자기 정신과 몸의 출발점인 어머니, 아버지 이야기부터 인생의 빛과 어둠을 진솔하게 술회하는 부분도 좋았다. 그것은 순례길을 떠난 자가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의식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한 번쯤 살아온 인생을 찬찬히 되짚어 봐야하지 않을까? 좋은 것과 나쁜 것 슬픔과 기쁨을 동일한 가치로 보고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는 글쓰기! 글의 깊이가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3장의 진솔한 자기 고백이 없었다면 앞장과 후장의 이야기의 리얼리티는 그렇게 반짝이며 살아있지 않았을지도,

   

일상의 가치와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카미노로 가면 된다. 반면 카미노의 소중함을 알기 위해서는 일상으로 돌아가면 된다.” 356쪽에서

 

위 인용은 산티아고의 쓸모를 가장 잘 설명한다. 왜 사람들이 산티아고를 그렇게 열망하는 거죠? 이렇게 묻는다면 위 인용을 말해주면 딱일 것 같다. 위 인용처럼 밑줄 치면서 담고 싶은 문장이 가득했다. 결국 우리는 길 위에 있지만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존재의 은유처럼도 읽힌다. 이 책이 산티아고 입문 교과서로 읽혔으면 좋겠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상처를 안고 길을 가는 ‘Wounded walker’라는 말에 동의하시나요? 인생의 어느 길목에서 갈길을 잃었다면 이 책을 펼쳐보시라! 압도적인 문체에 한 번, 순례자의 보드라운 심성에 또 한 번 위안을 받게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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