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길바닥에 주저앉아서 우는 사람, 벤치에 누워 하늘을 보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그러는 건지, 인생의 어딘가 문제인 건지 의아했었는데, 이제는 내가 그런 사람이 되었다. 그러고는 이해하게 된다.
-본문 중-
인간의 마음은 계절과 밤과 낮으로 감정이 달라진다. 오히려 밤이 되면 정적으로 자신을 더 들여다 볼 수 있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까지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밤이다. 그렇기에 도서 제목인 [밤의 마음]에서 뭔가 고요함을 느끼게 되었다. 저자에 대해선 이 책으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작가 뿐만 아니라 음악가로 활동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로 마감과 연주로 바쁜 나날을 보내기도 하지만 어떤 날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도 있다. 아침 9시 근무해서 오후 6시 퇴근 하는 직장인들은 한편으로 프리랜서를 부러워하기도 하는데 회사 안에 있어 어느 정도 보호를 받는 것과 다르게 모든 것을 스스로가 책임을 져야하는 점이 다르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자유를 선택해 살아가기도 한다.
오늘 만난 [밤의 마음]은 외로움과 기쁨 그리고 본인이 겪었을 여러 감정들을 보여준다. 그 표현이 참 잔잔하다. 읽으면서 나도 이런 감정들을 느꼈었나? 사실 직장을 다니고 있어 어디론가 훌쩍 떠날 수 있는 이들이 부러운 적이 많았다. 하지만, 그들 또한 그 자유를 단보로 자신을 책임지고 살아가는 것을 자각하면서 각각의 상황에서 장점을 찾기 시작했다. 사람이든 직업이든 모든 것에는 양면의 모습이 있으니 말이다. 또한, 책을 읽다보니 두 인격에 대해 써내려간 문장에서 그동안 난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느끼기도 했었다. 자신을 높이고 교묘하게 상대방을 깎아내리면서 관계의 우위를 선점하는 사람과 언제나 변함없는 모습으로 사람을 대하며 귀를 기울여 주는 인물 중 대부분의 사람은 전자에겐 예의 지키나 후자에겐 그렇지 않다. 그건, 자신을 낮추면서 상대방을 대하는 모습에 사람들은 예의를 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부분을 읽다보니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떠올랐다. 리더로서 지녀야 할 태도로는 선함도 좋지만 반대로 악함(무서움 등)이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이는 , 대중은 리더가 선하면 복종 대신 멸시를 하고 그 반대면 두려움 때문에 복종을 하기 때문이다. 참 사람의 마음은 모르겠다. 그러니 늘 자신을 생각하고 고찰하는 것이 아닐까. 또한, 자신에게 말 하듯 써진 산문을 읽고 있으면 내 마음을 들여다 보는 거 같았다. 어느 문장에서 '그리움은 당신의 몫일 뿐'이라 했는데 이 마음을 가지기까지 많은 시간들과 싸웠을까. 아픈 시간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시간은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밤의 마음]에서 다시 한번 느낀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겁나는 일들을 수락하는 나에게 고마워한다.
괜찮다. 내가 여기에 있다.
-본문 중-
어렵고 괴로운 것들이 너무 쉽게 좋은 것을 집어삼키고 평안을 지운다. 수없이 많은 밤을 쌓아 올린 평안도 순간의 불안 앞에선 불구덩이 안에 던져진 종잇조각처럼 순식간에 불타 사라진다. 정신이 망상과 싸우는 동안 몸이 백기를 흔들고 만다. '몸이 정신에게 지는 건 이렇게 초라한 마음이 되는 거구나'하며 슬퍼진다. 나약한 내가 강인하려는 나를 훼방 놓는다... 털어 버리고 싶다. 좋은 사람들의 눈빛만 남기고 쓸모없는 부스러기는 모두 사라져라. p.42
식물을 가꾸고, 노래를 짓고, 글을 쓰는 사람, 디어클라우드 임이랑의 신작이다. <아무튼 식물>, <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불안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주리라> 모두 너무 잘 읽었고, 팟캐스트 식물수다의 오랜 팬이기도 해서 임이랑 작가의 신작은 언제나 설레이는 마음으로 챙겨보게 된다. 머리가 복잡한 날엔 자꾸만 식물의 세계로 도망치게 된다. 유해한 것들로 넘쳐 나는 세상 속에서, 식물만큼 무해한 존재가 또 있을까. 푸릇푸릇한 식물이 주는 그 에너지가 또 매일을 살아갈 힘을 준다. 임이랑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건 바로 '식물'때문이다. <아무튼, 식물>과 <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는 지금도 가끔 펼쳐 보는 책이고, 팟캐스트 식물 수다를 통해서 정말 많이 배웠다. 그야말로 힐링이 되는 목소리와 글이라 위로가 필요할 때, 휴식이 필요할 때 항상 찾게 된다.
이번 신간은 식물 이야기 대신, 개인적이고 내밀한 단상들을 담은 비밀 일기장 같은 느낌이다. 2000년대 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임이랑 작가가 지나 보낸 시간과 감정을 엮어 만들었다. 그녀는 2004년부터 2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개인 홈페이지 <감정공작소>에 솔직하게 기록해 왔다고 한다. 그래서 이 글들에는 뮤지션, 베이시스트, 작가, DJ, 식집사… 그녀의 다양한 직업 세계와 취향, 삶의 흔적이 자연스레 녹아 있다. 식물을 가꾸고, 노래를 짓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의 고민과 불안, 일상과 감정들이 담겨 있어 짧은 글들이지만, 그 무게와 깊이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임이랑 작가가 온 마음을 다해 좋아하는 식물들을 향해 쓴 글과 말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아왔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서 그 이면에 있는 많은 생각들과 배경을 알게 되어 더 공감되고, 더 친근해진 듯한 기분도 들었다.
요란하지 않게, 잔잔하게, 자극에서 가장 먼 방식으로 나를 입히고 먹이고 도닥인다. '그럭저럭 사는 시기가 너무 길어지지만 않는다면 당분간은 이대로 괜찮겠지' 생각하며. 큰 소리로 엉엉 울고 싶은 내가 툭 튀어나와 그럭저럭 살아가는 나를 때려 눕히고 일상을 눈물바다로 만들어 곤란해지기 전가지는 그럭저럭 살아 내기로 한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결국은 슬픔과 애통함을 건너 씩씩하게 살아갈 날이 다시 돌아올 테니까. 비슷하게 생긴 인생의 모퉁이를 이미 나는 몇 번이고 돌아 이 자리에 있다. p.242~243
이 책에는 단정한 일상의 루틴, 생활을 리듬화하는 버릇, 물속에서 느끼는 고요한 감각, 18년 차에 접어드는 밴드의 베이시스트로 살아가는 이유, 생각을 멈추는 연습, 일과 쉼의 밸런스, 어른으로 산다는 것의 고단함, 뮤지션과 작가로서 갖는 고민과 불안감 등 2000년대 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임이랑 작가가 지나 보낸 시간과 감정들이 촘촘하게 엮여 있다. 우리가 살아가며 놓치고 있던 것들을 세심하게 붙잡아 반짝반짝 빛나게 보여주는 글들이다.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가드너로 사느라 분주하고, 해가 지면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일을 하는 임이랑 작가의 일상이 궁금했다면, 이 책이 더 재미있게 느껴질 것 같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순간의 결정들이 모여 행동의 패턴을 만들어 가고, 그 새로운 패턴이 나를 조금씩 달라지게 만든다. 그러니 변화한 모습이란 각자의 책임이라는 거다. 내가 먹는 음식과 자세, 듣는 음악과 걷는 시간, 읽는 책과 만나는 사람들 모두 내가 선택한 것이니 말이다. 좋은 결정을 내릴 줄 아는 사람들이 더 멀리까지 가게 된다,는 문장에 밑줄을 긋는다. 그런데 그 '좋은' 결정이라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 걸까. 시라는 형식을 제외하고는 짧은 글을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임이랑 작가의 글들은 툭툭 던져놓은 단어에도, 단상 같은 글에도 생각할 거리가 담겨 있어 좋았다. 짧아서 술술 페이지가 넘어 가지만, 밑줄 긋고, 포스트잇 플래그를 붙이고, 생각날 때마다 다시 펼쳐보고 싶은 그런 글들이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때는 '지금이 아닌 순간을 갈망하고 여기가 아닌 다른 곳을 꿈꾸던 시기'가 있다. 하지만 결국은 지금에 만족하고 여기에 마음을 가라앉히는 순간이 오고야 만다. 그렇게 현실에 단단히 발을 딛고 서야 나만의 방식으로, 오롯하게 나로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니 말이다. 뒤척이는 어느 날 밤, 어수선한 마음을 달래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는 이 책을 밤에만 읽었어요.
그냥 밤의 마음이니까?
밤에 읽고 싶어져서요^^;;;
모두 잠든 캄캄한 밤을 저는 참 좋아해요.
특히 육퇴 후에 맞이하는 혼자만의 시간은 꿀맛이죠^^
보통 책을 읽거나, 드라마를 봤었어요.
그치만 꿀맛만 있던 밤이 아니겠죠?
후회. 자책, 불안, 우울, 슬픔. 억울함, 쓸쓸함...
어두운 생각들로 고통스러운 밤을 맞이한 적도 많았죠.
특히, 엄마로 살아가면서 느꼈던
자식을 잘 키워야 한다는 부담감과
잘 해내지 못할까 두려웠던 불안감이 컸던것 같고요.
잃어버린 '나' 를 찾을수 있을지 불안하고 무기력했고요...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많았어요.
그런데 글을 읽으면서 위로받고 있더라구요.
우울한 감정들을 작가님과 함께 호흡하며 쏟아내는 느낌이 들었어요.
나도 몰랐던 감정.
내가 돌보지 않았던 감정들을 어루만져 줍니다.
아... 나만 우울한거 아니구나...
다들 나와 비슷한 감정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구나...
내 마음을 알아주는 누군가가 어딘가에는 반드시 있을거라는 희망이 생기기도 하구요.
부족한 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껴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용기도 생깁니다.
**어떤 종이에 어떻게 올라앉아 사람들에게 닿을까. 마음이 간질간질한 채로 기다린다.
작가님이 이 책의 완성을 기다리는 마음이 이랬을까요? ^^
표현력 진짜 쩐다..... 크~~~~
이 책은 작가님이 오래전부터 써왔던 글들을 모아서 만들어진 책입니다.
'과거의 스스로와 함께한 공저' 라고 표현하셨네요.
**과거에 나였던 사람은 어디 있을까요? 지금보다 용감했던 사람. 큰 소리로 말하던 사람. 불구덩이에 뛰어들던 사람. 괴로움 앞에서 하염없이 무너져도 다시 일어서기를 멈추지 않던 그 사람은 어디에 있는지 문장 사이를 자꾸 들춰봅니다.
**지금의 나는 어떤 반짝임을 잃고, 어떤 너그러움을 새로 얻었습니다.
이 책에 공감가는 글귀가 너무 많아서 몇가지는 카드뉴스로 만들어봤는데요.
제가 나누고 싶은 글귀들을 좀 더 보여드릴께요.
이번에는 다 알려주고 싶다. 다알랴줌????
**모니터를 켜면 만날 수 있는 그 누구보다 다정하고 편안한 친구들. 꼭 실존하는 사람만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법은 없으니까.
**불행을 수집하지 말고 털어내자.
**다른 사람에게 들은 말이 상처가 될락 말락 애매할 때, 속으로 "웃기고 자빠졌네." 하고 넘어가면 상처로 남을 확률이 줄어든다.
**삶의 모든 순간에 쓸모 있는 인간일 필요는 없지.
**불안 없이는 성장도 없었으니까. 불안한 순간을 잘 보내고나면 좋은 곳에 서 있을 수 있으니까.
**작년 이맘때의 내가 상상도 하지 못하던 올해의 내가 여기에 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겁나는 일들을 수락하는 나에게 고마워한다. 괜찮다. 내가 여기에 있다.
이런 글은 오래오래 만나고 싶습니다.
제목마저도 마음에 꼭 드는,
밴드 #디어클라우드 #임이랑 님의 에세이 #밤의마음
한껏 센치해 지고 싶을 때, 어수선한 마음을 달래고 싶을 때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살아가다 보면 일로부터 혹은 사람으로부터 실망하거나 상처받을 때가 있다.
불확실한 미래가 불안하기도 하고 흔들리는 내 마음 때문에 혼란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이리 저리 흔들리다보면 결국 제자리를 찾게 된다.
흔들리는 그 마음을 제대로 바라보기만 한다면,
그 마음을 알아차리고 보듬어주기만 한다면,
조금은 더 단단해진 내가 될 것이다.
세상을 예민한 감각으로 살아가다보면 나의 뾰족함 때문에 오히려 상처를 받을 때가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는 책이다.
잠이 오지 않는 새벽이라면
이 책을 펼쳐보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