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무엇일까. 다들 행복해 보이는데 나는 왜이리 아프고 힘든 것일까. 사람들에게 너무나 상처를 많이 받아서, 인생에 회의가 많이 들고 다 부질없다 느껴진다.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고 방향성을 찾기 힘들 때 나는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타샤 튜더라는 인물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작고하신 분이라고 하던데, 그분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었다. 타샤 튜더는 사진만 보아도 참으로 행복해보이는 얼굴을 하고 계신 분이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타샤 튜더는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고 본인도 나중에 이혼하는 등 그리 평탄한 인생을 살아온 것 같지는 않았다. 그녀가 그린 삽화들이 책 곳곳에 수록되어 있었는데, 아픔이 느껴지지 않는 따뜻한 그림들이었다. 자연 속에서 본인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꽃과 동물을 벗 삼아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동화작가이자 삽화가이기도 한 타샤 튜더의 행복이 전해지는 것 같아 나는 한편으로 그녀가 너무나 부러웠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
나는 삶이 이토록 나에게 가혹할지 몰랐다. 열심히 살았고 최선을 다해 살아왔는데 나쁜 사람들로 인해 이리도 다 잃고 힘들어지게 되다니. 세상이 참으로 가혹하다. 개들, 염소들, 새들과 함께 자신의 정원에서 사는 게 좋고, 삶이 바랄 나위 없이 만족하다는 타샤 튜더. 나도 그녀처럼 언젠가는 행복해지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타샤 튜더의 자전적 에세이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에 빠져드는 것은 마치 포근한 이불을 덮고 있는 것과 같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구분된 각 챕터는 오래되었지만 기품 있는 드레스를 입고 머리엔 보닛을 쓴 할머니가 벽난로 옆에서 들려주셨을 법한 편안한 이야기의 매력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에세이를 읽다 보면 애프터눈 티와 노릇한 호박 파이가 기다리고 있는 튜더의 비밀 정원에 초대받은 듯한 기분이 들며, 잔잔한 자연의 소리와 책장을 넘기는 바스락거림이 함께한다. 2023년 12월 나는 타샤 튜더의 따뜻함과 삶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친밀한 모임에 참여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의 이야기에 리처드 브라운의 사진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경험을 선사하였다. 아름다운 사진들은 타샤 튜더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과 같아서 튜더의 이야기의 본질을 포착하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사실적인 방식으로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나는 특히 타샤 튜더의 [코기빌 마을] 시리즈를 좋아했던 딸의 어린 시절이 떠올라 이 작품에 또 다른 애착이 느껴졌다. 딸이 다섯 살 무렵 그 책을 읽어주었는데 책 속에 숨겨진 귀여운 강아지들을 찾느라 오동통한 손가락이 그림책을 어루만지던 순간을 나는 아직도 기억 창고에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다.
이번 서평을 위해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이 책을 청소년이 된 딸과 함께 읽으며 크리스마스 전구를 달고 트리를 장식했다. 타샤 튜더의 아름다운 정원 이야기, 귀여운 강아지들 이야기를 하면서 함께 행복한 추억을 소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녀의 책들이 오랜 시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이 책을 읽으며 찾아낸 기분이 들었다. 책 속의 한 구절을 소개하고자 한다. 타샤 튜더의 인생관과 가치관이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가를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녀 덕분에 정신없이 지나갔을 12월이 한결 여유로워지고 풍성해졌다.
우리 가족은 재미 삼아 셰이커 교파 같은 '고요한 물'이라는 종교를 만들었다. '고요한 물'교는 고요한 마음의 상태를 추구한다. 고요한 물이란 아주 평화롭고, 스트레스 없는 삶을 의미한다. 요즘은 사람들이 너무 정신없이 산다. 카모마일 차를 마시고 저녁에 현관 앞에 앉아 개똥지빠귀의 고운 노래를 듣는다면 한결 인생을 즐기게 될 텐데.
-본문 중에서-
-책과콩나무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에세이]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 타샤 튜더, 공경희 (월북)
나비를 따라가는 강아지 그림 표지가 책과 잘 어울려요. 뒤표지의 문구도 책 제목처럼 정말 행복하게 와닿았어요. 언제인지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타샤 튜더 다큐멘터리를 본 적 있어요. 타샤 튜더의 그림과 그림책도 좋아하지만 영상에서 본 타샤 튜더의 일상과 이야기가 좋아서 오래 기억에 남았어요. 그래서 책에서 그릇과 인형, 정원 이야기가 나올 때 반갑고 그리운 느낌이 들었어요. 이 책은 타샤 튜더의 자전적 에세이로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타샤 튜더의 이야기가 사진과 그림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저도 살림을 하고, 식물을 좋아해서 공감 가는 이야기도 많았어요. 책을 읽으면서 차와 관련된 이야기나 사진이 보이면 차도 한잔 마시고, 식물 이야기가 나오면 키우던 식물도 살펴보고, 드레스 이야기에 옷장에 모셔 두기만 했던 원피스를 꺼내 입었어요. 보관만 하고 있던 옷이라 옷 상태는 그대로인데 제 체형과 분위기는 변했더라고요. 오랜만에 입어서 처음엔 어색했지만 즐겁게 원피스를 입었던 날들이 생각나 기분이 좋았어요. 지금 계절이 겨울이고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겨울 이야기를 특히 더 재미있게 읽었어요. 우리 집만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전통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책을 읽고 놓치고 있었던 일상의 행복을 더 많이 찾고 느낄 수 있었어요. 계절마다 생각나고 다시 읽어보고 싶어요.
타샤 튜더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