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분야의 플랫폼 노동자가 일하는 모습을 담았다. 시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다룬 취재 내용과 비하인드를 책으로 엮었다.
플랫폼 노동자가 제공한 서비스는 매번 5개의 별로 점수화된다. 세상 거의 모든 일이 점수화되지만, 플랫폼을 통해 일거리를 받고 또 다음 선택을 받는 사람들에게는 이 점수가 유독 가혹하다. 불특정다수에게 평가받고 그 점수 모두가 반영되는데, 적절하지 않은 점수가 제외될 기준도 없고 오해나 실수로 인한 것이더라도 번복시킬 수가 없다. 낮아진 평균점수로 도태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고, 일정 기준 이하가 된다면 아예 일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이 시스템이 플랫폼 이용자, 기업, 노동자 모두에게 불리한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거래량이 많아질수록 더 안전한 체계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플랫폼 시장의 특성상 기업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이 어렵더라도,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더 큰 사회적 손실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전업으로 하는 플랫폼 노동자가 많아지는 만큼 건강한 일자리를 두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코로나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더 시의성이 있는 주제였다. 문제 인식과 개선을 위한 노력이 많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더 많이 읽혔으면 하는 책이다. 다만 비대면 시대가 지난 후의 상황도 취재되어 현재 상태를 반영한 개정판이 나온다면 더욱 오래 읽힐 책이 될 것 같다. 서문에서 말한 것처럼 글 쓰는 작가가 아니어서인지 글에 있는 비문이나 방송매체에서 쓰는 상투적 표현이 등장하지만, 이것때문에 이 책의 가치가 내려가기엔 아까운 내용인 것 같다. 다양한 플랫폼 사업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을 취재한 가치있는 글감인 만큼, 후속취재와 더 깊이있는 정보로 채워 개정판이 나오면 좋겠다!
플랫폼 시장이 굉장히 커지는 사회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교묘한 형태로 노동자들이 착취당하는 모습에 놀랐다. 이런 흐름 속에 가장 많은 이익을 보면서도 위험과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기업에 그 부담을 나눠지게 하려면 어떡해야 할지 계속 관심을 가지고 생각해봐야겠다. 남의 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될 정도로, 내가 사는 사회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많이 사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