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지도 : 일곱 개 도시로 보는 중세 천 년의 과학과 지식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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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지도 : 일곱 개 도시로 보는 중세 천 년의 과학과 지식 지형도

일곱 개 도시로 보는 중세 천 년의 과학과 지식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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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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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지식은 어떻게 살아남았나?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n*****m | 2023.07.08 리뷰제목
인간이 지금과 같은 문명을 일구고 살 수 있는 원동력을 어디서 오는가? 많은 것을 지목할 수 있겠지만, 나는 가장 확정적인 것은 ‘지식의 전달’이라고 생각한다. 선대에 익힌 지식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면서 지식이 누적되었고, 바로 그것이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문명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여기서의 지식이란 아주 초보적인 석기를 만드는 기술과 같은 것에서부터 현대의 양자역학
리뷰제목

인간이 지금과 같은 문명을 일구고 살 수 있는 원동력을 어디서 오는가? 많은 것을 지목할 수 있겠지만, 나는 가장 확정적인 것은 지식의 전달이라고 생각한다. 선대에 익힌 지식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면서 지식이 누적되었고, 바로 그것이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문명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여기서의 지식이란 아주 초보적인 석기를 만드는 기술과 같은 것에서부터 현대의 양자역학이니 분자생물학이니 하는 복잡한 지식까지도 포함한다. 그런데 이러한 인류의 지식이 어떤 추상적인 형태를 띠기 시작한 시기가 있었다. 바로 고대 그리스, 로마 시기다. 철학이 등장했고, 기술이 도시를 꾸미기 시작했던 시기다. 철학이나 기술서뿐만 아니라 희곡과 시집 등 예술서도 많이 쓰여졌다. 그러다 서로마제국이 멸망하면서 고대의 사상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실제로 많은 저술들이 사라졌고, 일부만이 지금 우리에게 전해진다. 어떤 것은 있었다는 기록만이 전해지고, 어떤 것은 있었는지도 모른다.

 

바이얼릿 몰러는 고대의 사상이 중세에 어떤 경로로 지나갔는지 추적하고 있다. 그가 방대한 이 주제를 다룬 방식은 몇 가지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몇 가지의 저술을 선택했고, 그 경로에서 중심이 되는 몇 도시를 골랐다. 그렇게 서기 500년에서 1500년까지 1000년 동안의 지식이 어떻게 전달될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그 과정은 찬란한 역사였을 수도 있고, 혹은 아주 희미한 빛을 잡아 명맥을 이어간 역사였을 수도 있다.

 


 

 

그가 선택한 저자와 책은 바로,

수학의 유클리드의 원론

천문학의 프톨레마이오스의 알마게스트

의학의 갈레노스의 많은 저작들이다.

 

이것들은 어떤 책들일까 

 

”(성경을 제외하고 인류의 정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이라고도 하며, 처음 쓰여진지 2300년이 지나서도 학교에서 교과서로 사용되었던) 유클리드의 원론은 기원전 3세기 초에 존재했던 수학 지식을 종합하고 체계화한 저술이다. 따라서 유클리드는 수학의 역사에서 결정적인 분기점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전으로는 적어도 2000년은 거슬러 올라가는 고대 전통의 마지막이자 그 이후로 우리에게까지 이어지는 세대의 시작점인 것이다.“

오늘날 프톨레마이오스는 천체의 움직임을 묘사한 수학의 집대성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아랍어로 번역되었을 때 가장 위대한집대성이라는 의미에서 알 마지스티(Al-Majisti)’라는 제목이 붙었고, 이것이 다시 라틴어화하면서 알마게스트(Almagest)’가 되었다.“

”‘갈레노스 문서(Gelenic corpus)’라고 불리는 그의 현전 저술을 다 합하면 무려 300만 단어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한 역사학자는 피로할 정도로 광범위하고 방대한저술이라고 표현했다. 놀랍게도 갈레노스의 저술은 현전하는 고대 그리스 문헌의 절반이나 차지하지만, 이것은 그가 썼을 것으로 추산되는 총 1000만 단어 분량의 저술 중 일부에 불과하다.“

베살리우스가 등장하기 전까지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던, 아니 의심하면 의심을 받았던 갈레노스였다.

 

딱 의도가 드러나는데, 바로 과학과 관련한 책들이다.

근대 과학이 형성되기 전 과학적 사고가 어떻게 살아남아 과학 혁명으로 이어지게 되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일곱 개의 도시를 여행한다.

알렉산드리아, 바그다드, 코르도바, 톨레도, 살레르노, 팔레르모, 그리고 베네치아.

 

도시의 이름만 보아도 어떻게 고대 과학 지식이 1500년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거대한 도서관이 세워진 알렉산드리아가 있었고, 거기를 통해(거기만이 아니었지만) 이슬람 제국의 전성기에 수도가 된 바그다드로 그리스어로 된 서적들이 몰린다. 그곳에서 아랍어로 번역된 책은 고대의 지식이 보전되었다. 그리고 그 지식은 다시 이슬람 국가가 세워진 (현재) 스페인의 코르도바로 이어진다. 온건한 종교정책으로 많은 지식인들이 모여든 코르도바가 지식이 중심이 되었던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다 기독교도들의 반격으로 이베리아 반도에서 하나둘 이슬람 세력이 축출되면서 등장한 지식의 수도는 톨레도가 된다. 톨레도에서는 아랍어로 쓰인 저술들이 다시 라틴어로 번역되는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번역의 물결은 의학의 살레르노로 이어지고, 팔레르모로 이어진다. 이 과정은 모두 필사라는 형식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쿠텐베르크의 인쇄술이 나오면서 즉시 그 힘을 이용하기 시작하여 인쇄된 책들이 나오고 유통되고 퍼지게 된다. 그때 중심이 된 도시가 바로 베네치아였다.

 

이 도시들은 어떻게 지식 전달의 경유지이면서 중심이 될 수 있었을까? 저자는 그곳들이 정치적으로 안정되었고(그런 시기에 학문이 융성했다), 자금이 충분했으며, 서적이 지속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지리적 여건이 조성되었었다고 한다. 그리고 학문에 관심을 가진 뛰어난 인재들이 계속 유입될 수 있는, 타민족과 타 종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이 도시들은 서로 교류하고 있었고, 어떤 형태로든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었다.

 

이렇게 악착같이 전달된 세 저자의 책들은 묘한 운명을 맞게 된다. 위대한 책, 부정되어서는 안되는 지식으로 일컬어지던 프톨레마이오스와 갈레노스의 책은 같은 해에 나온 책들로 부정의 운명을 맞게 된다. 1543년 코페르니쿠스의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와 베살리우스의 인체의 구조에 관하여가 바로 그것이다(그에 비해 유클리드의 원론은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나온 이후에도 전면적으로 부정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프톨레마이오스와 갈레노스의 책을 후대에 전달하기 위한 필사의 노력은 의미가 없는 것이었나?

 

전혀 그렇지 않다. 바로 그런 부정할 수 있는 지식이 있었기에 새로운 지식이 탄생할 수 있었다. 비록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문학은 천동설에 바탕을 둔 잘못된 것이었지만, 오랫동안 천체 현상을 해석하고 날짜를 계산하고, 나아가 개인과 국가의 운명을 예견하는 데 훌륭한 지침서가 되었다. 갈레노스의 책들 역시 인체의 구조를 잘못 알고 있었던 점이 있었지만(주로 돼지 등의 해부를 통해서만 알아냈던 지식이다), 그래도 그의 지식은 수많은 사람을 살려내기도 했다. 비록 고대의 지식이 오랫동안 절대화된 부분에 있어서는 긍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지식들이 옳은지 그른지를 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는 토대가 있었기에 새로운 지식이 탄생하였고, 과학혁명을 거쳐 현대 문명을 일굴 수 있었던 것이다. 인류는 지식의 끈을 붙잡고 이어나갈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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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북클러버] 지식의 지도 평점8점 | s****9 | 2024.07.30 리뷰제목
어떻게 우리들이 고대의 유명한 저술들을 읽을 수 있을까?  르네상스 시기 고대의 저술들이 재평가받았기 때문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재평가받기 위해서는 그때까지 평가할 대상이 남아있었다는 말이 된다. 기독교는 이교적이라는 이유로 고대의 철학, 과학, 문학을 파괴했다. 그렇다면 인쇄술이 나오기 전 그 저술들을 누가 필사하여 옮겨왔을까? 바로 이슬람 사람들이다. 이 책은 유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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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우리들이 고대의 유명한 저술들을 읽을 수 있을까?  르네상스 시기 고대의 저술들이 재평가받았기 때문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재평가받기 위해서는 그때까지 평가할 대상이 남아있었다는 말이 된다. 기독교는 이교적이라는 이유로 고대의 철학, 과학, 문학을 파괴했다. 그렇다면 인쇄술이 나오기 전 그 저술들을 누가 필사하여 옮겨왔을까? 바로 이슬람 사람들이다. 
이 책은 유클리드, 프톨레마이오스, 갈레노스의 저술이 어떻게 우리에게 오게 되었는지를 도시 하나하나씩 추적한다. 이 도시들은 정치적으로 안정적이었고, 자금과 서적이 지속적으로 공급됐으며, 학문에 관심있는 뛰어난 인재들이 유입됐다. 무엇보다 타민족과 타 종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 있었고 이를 통해 협업이 가능해졌다. 
도시 하나하나를 들르면서 익숙치 않은 도시들을 방문하고, 유클리드나 브라마굽타 같은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의 유명한 저작들을 알게 되어서 재밌었다. 총균쇠를 읽을 때도 느꼈지만, 도시, 나라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필수적인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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