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 : 배달 사고로 읽는 한국형 플랫폼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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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 : 배달 사고로 읽는 한국형 플랫폼노동

배달 사고로 읽는 한국형 플랫폼노동

리뷰 총점 9.6 (30건)
분야
사회 정치 > 사회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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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 2023.04.09 리뷰제목
특별한 음식을 먹고 싶을 때, 혹은 밥하기 싫은 주말이면 당연하다는 듯 배달 앱을 켜고 어떤 음식을 먹을까 고민한다. 드디어 하나를 결정하고 주문하기 버튼을 누른 후 음식을 기다린다. 주말 바쁜 시간대나 눈, 비가 올 때는 늦게 배달되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코로나-19가 바꾼 게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배달산업의 발달이 아닐까 한다. 대중매체에서는 한때
리뷰제목

특별한 음식을 먹고 싶을 때, 혹은 밥하기 싫은 주말이면 당연하다는 듯 배달 앱을 켜고 어떤 음식을 먹을까 고민한다. 드디어 하나를 결정하고 주문하기 버튼을 누른 후 음식을 기다린다. 주말 바쁜 시간대나 눈, 비가 올 때는 늦게 배달되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코로나-19가 바꾼 게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배달산업의 발달이 아닐까 한다. 대중매체에서는 한때 배달노동자가 급여 생활자보다 훨씬 많이 번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정작 배달노동자로서 사고가 났을 때의 상황은 생각해보지 않은 것 같다. 무관심에서 나온 결과다.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가 필요하고, 우리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느꼈다.

 

음식을 주문하고 배달받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배달노동자가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 사고가 났을 때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알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저자는 라이더유니온을 이끌고 있는 배달노동자로서 배달 플랫폼이 가진 문제점과 배달노동자들의 산재사고에 중점을 두고 설명한다. 근로복지공단 조사에 따르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대형 플랫폼 기업임에도 산재 1위 기업이기도 하다는 것을 말한다. 배달노동자의 현실과 플랫폼 기업, 산재보험의 법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후배의 아이도 고등학교 다닐 적에 배달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몇 번의 사고로 다리를 다치고 깁스를 하기도 했었다. 오토바이 운전 미숙과 사고로 인해 치료비로 많이 들어갔었다. 자동차 운전면허증이 있으면 오토바이는 당연하게 운전을 잘할 거라고 생각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 운전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설명했다. 자동차와 원동기 운전면허를 분리할 필요가 있으며 원동기 운전면허에 도로 주행 시험을 추가하고 시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게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이라는 거다. 플랫폼기업과의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라고도 했다.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에서는 배달 기사를 썼다. 인건비나 책임 혹은 비용 절감을 위해 배달대행업체와 위탁계약을 맺고 배달 영업을 한다. 위탁계약을 맺었음에도 배달노동자가 직접 고용한 배달원처럼 일해주기를 바라는 게 문제다 배달 재촉을 하는 사람 1위가 음식점 사장이다. 배달노동자가 음식을 기다리는 사이 음식점 안에 들어오는 것도 싫어할 뿐 아니라 화장실 사용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장도 있다.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 요기요 같은 배달 플랫폼의 문제를 살펴보면 AI 시스템을 사용하는 배달플랫폼기업은 초보 라이더들의 직무 능력이나 경험을 보지 않고 무분별하게 고용하는 거라고 한다. 제도적 규칙이 없는 까닭이다. AI가 라이더에게 거리와 배달료 정보를 제공하고 선택하게 하고, 거절하면 같은 시간 앱에 접속해 있는 다른 라이더에게 보낸다.

 

언어폭력 및 갑질 사고에 취약한 감정노동자를 위한 내용을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했다. 특히 고객 응대 업무 종사자에 대하여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자는 배달플랫폼 기사에게도 적용하여야 한다고도 말했다. 부록에 배달라이더를 위한 산재보험 사용 설명서를 수록해 사고가 났을 때 산재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으로 인해 도로 위를 질주하는 배달 라이더들의 애환과 플랫폼 산업과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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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노동의 대가가 얼마인지 알 수 없는 일이 점점 늘고 있다 평점10점 | c*******9 | 2023.04.08 리뷰제목
"노동의 대가가 얼마인지 알 수 없는 일이 점점 늘고 있다" (137쪽)   라이더들의 일감도 이제는 사람이 주는 것이 아니라 AI가 배당해 준다고 한다. 각 플랫폼들은 사람을 관리자로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24시간 일할 수 있는 능력자 AI를 통해 라이더를 조종하고 통제하고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 중에 택배, 배달 등 우리의 안전을 위해 남몰래 애쓴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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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대가가 얼마인지 알 수 없는 일이 점점 늘고 있다" (137쪽)

 

라이더들의 일감도 이제는 사람이 주는 것이 아니라 AI가 배당해 준다고 한다. 각 플랫폼들은 사람을 관리자로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24시간 일할 수 있는 능력자 AI를 통해 라이더를 조종하고 통제하고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 중에 택배, 배달 등 우리의 안전을 위해 남몰래 애쓴 이들 덕분에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었다. 너무 쉽게 편안함을 누리다보니 그 편안함이 누군가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있었다는 것을 망각했었다. 저자는 직접 오토바이로 배달을 하는 라이더다. 현장에서 그가 느낀 라이더들의 삶을 생생하게 기록으로 남겼다. 라이더들이 왜 신호를 어기면서까지 배달에 목숨을 거는건지, 배달 중에 다쳤음에도 불구하고 산재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지, 배달대행업체가 생기면서 고스란히 배달 수입이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 등을 책에서 밝히고 있다. 

 

맥도널드 같은 회사들은 그나마 라이더들에게 최소한의 노동의 대가가 정직하게 돌아가지만 배달대행업체는 배달의 진입은 쉽지만 배달하기 위한 모든 부담을 라이더들이 져야 한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오토바이도 자신이 사서 들어가든 리스를 해서 할부로 내든 오로지 그 몫은 라이더에게 있고 사고가 나더라도 각종 손해는 라이더들에게 있다고 한다. 

 

"배달료는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알고리즘의 선택에 더 가까웠다" (153쪽)

 

나도 가끔 라이더들을 유심히 보게 된다. 배달을 마치고 돌아가는 중에도 핸드폰 화면을 눈에서 떼지 않는다. 손가락을 움직이며 화면을 터치하고 검색하고 쉴 틈 없이 배달 건을 잡기 위해 돌아가는 틈 속에서도 쉬지 않고 전쟁 아닌 전쟁에 몰입한다. 라이더들의 수익은 배달료와 비례한다. 라이더들만의 배달 잡는 노하우가 있다고 한다. 가령 예를 들면 이렇다. 배달을 잡고 배달하고 이런 식이 아니라 최대한 배달 건 수를 잡고 배달하는 경로에 있는 곳을 순차적으로 배달하고 배달하는 중에도 수시로 자신에게 유리한 배달을 잡는 일들을 반복해서 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교통 사고의 위험에 항상 노출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가 편안함을 누리는 대가로 누군가는 이렇게 목숨을 건 질주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사회 구조적으로 라이더들에 대한 안전과 복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현실은 유령의 회사와도 비슷한 플랫폼에 의해 모든 과정이 진행되다보니 책임 질 사람도 없는 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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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책임’의 빈칸을 채우는 일 『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n******i | 2023.04.10 리뷰제목
찾아보니 저자는 이 책 외에도 라이더의 삶과 현실에 관한 책을 쓴 적이 있었다. 플랫폼 구조에서 라이더로 살아가는 일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일이고, 그렇기에 더 궁금했었는데, 저자의 다른 책을 살펴보니 이 책이 새삼 무엇을 더 얘기할 수 있을까 싶었다. 이상하다. 아마도 많은 라이더가 배달 현장의 이야기를 꾸준히 전하고 있다고 해도, 매일 새롭고 희한한 일이 빈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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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니 저자는 이 책 외에도 라이더의 삶과 현실에 관한 책을 쓴 적이 있었다. 플랫폼 구조에서 라이더로 살아가는 일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일이고, 그렇기에 더 궁금했었는데, 저자의 다른 책을 살펴보니 이 책이 새삼 무엇을 더 얘기할 수 있을까 싶었다. 이상하다. 아마도 많은 라이더가 배달 현장의 이야기를 꾸준히 전하고 있다고 해도, 매일 새롭고 희한한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해하기 어려운 배달 앱과 라이더 사이의 관계와 수입 계산 구조에서부터, 속도전이라고 할 만큼 배달 업무의 1순위가 얼마나 많은 위험을 낳고 있는지, 그 이유로 산재의 발생이 더 많은 것 같은데 실제로 산재가 생각보다 많이 신청되지 않는 이유 역시 이 책이 말하고 있다. 직접 현장에서 뛰지 않으면 다 알지 못할 그곳의 이야기, 플랫폼 노동의 진실이 이렇게 들려온다.

 

많은 사람이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있을 때도, 나는 이용하지 않았었다. 두 식구 먹을 것 주문하려니 배달비가 아까웠고, 배달비를 부담하며 먹고 싶을 정도로 간절한 게 없었다. 그러다 거의 2년 전부터 배달 앱을 종종 이용하게 되었는데, 그마저도 배달보다는 포장 위주로 이용하다 보니, 우리 집에 배달오는 기사님과 대면할 일이 거의 없었다(비대면 배달이라고 해도 말이다). 내가 배달 기사(오토바이)를 마주하는 때는 도로에서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목적지를 향해서 걸어갈 때나. 그때마다 드는 생각은, ‘저분들이 어딘가로 배달하러 가는구나하는 게 아니라, ‘저렇게 위험하게 다니다가 언젠가 큰일이 나겠다하는 걱정과 좀 천천히 안전하게 가지 그러냐는 원망 비슷한 마음이었다. 안다. 교통법규 지킬 것 다 지키고 배달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위험한 장면을 여러 번 목격하고 보니, 그들을 마냥 이해한다고만 말하기에는 뭔가 아쉽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많은 배달 이용자가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조금 늦어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기다리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음식을 주문하고 현관문 앞에서 라이더를 마주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생기는 많은 문제가, 단순히 라이더의 과격한 운행 습관 때문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기 때문이다. 보기에는 굉장히 단순해 보이는 배달 주문부터 배달 완료까지의 과정에 플랫폼 구조가 있다. 여러 위치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 구조의 사람들이 모여 구성된 곳이다. 그곳에는 개인도 있고 기업도 있다. 저자는, 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배달플랫폼의 구조적 모순이 집약되었다고 말한다. 솔직히 이 책을 다 읽었는데도, 저자가 설명해주는 배달플랫폼 구조를 명확하게 이해하지는 못했다. 다만, 서로가 원하는 걸 얻으려고 만들어놓은 것 같은 플랫폼 구조가 많은 사람을 위험에 노출한다. 특히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배달은 더 익숙해지고 있었기에, 사고의 위험도 더 많아진 게 사실이다. 더 많은 주문, 더 빨리 배달해야 하는 현실에 놓였으니까. 분명 하나의 시장이 커지고 발달하는 건 나쁘지 않을 거로 여겼는데, 이 배달 시장은 커지기만 하는 게 문제였던 거다.

 

  • 업무 시간 :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만 일하세요.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 쉬운 꿀알바 : 19세 이상이면 배달 경험 없어도 누구든지 쉽게!
  • 시작 가능 :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심지어 도보까지!
  • 등록하고 바로 배달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103페이지)

 

솔깃한 이 구인광고를 바로 무시할 수 있는 사람 얼마나 될까. 아무리 작은 회사에 이력서를 내려고 해도, 자격증이나 경력 사항을 채워 넣어야 하는 건 기본이었으니, 경험이 없어도 이동수단을 정하지 않고도 누구든 가능하다는데 말이다. 이건 구직이 절실한 사람을 사고의 한가운데로 몰아넣는 일이었다. 현실에서 사고를 많이 겪는 사람은 초보 라이더라고 한다. 난폭운전을 하지 않았는데도 사고를 겪는 일이 왜 일어날까? 보통 출근 첫날부터 이주 사이에 많은 사고가 일어난다는데, 이는 미숙함 때문이었다. 도로를 잘 모르고, 계절과 날씨, 그날의 차량 흐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도로를 경험하지 않았던 게 원인이다. 그러니 위험을 감지할 수 없고, 사고를 피하는 건 더더욱 어렵다. 오토바이를 능숙하게 다루지 못해서도 사고는 생긴다. 거기에 더해진 플랫폼 기업의 윤리적인 문제까지 빼놓을 수 없는 사고 원인이 된다.

 

배달이 늦다고 다그치는 게 소비자인 줄 알았다. 아니었다. 배달 재촉 1위는 음식점 사장이라고 한다. 왜 그럴까 싶었는데, 곰곰 생각해보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다. 음식 배달이 늦으면 손님에게 항의를 받고, 거기에 혹시라도 불어터지거나 다 식은 음식이 도착해도 항의를 가게로 할 테니까. 그럼 사장님은 다시 배달노동자에게 화를 낼 테고. 이 화는 돌고 도는 것만 같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음식점 사장님이 직접 배달노동자를 고용하면 될 텐데(식당에 직접 고용된 우리 예전 방식으로 말이다), 그건 인력관리나 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게 사장은 배달대행업체와 위탁계약으로 배달노동자를 마주한다. 책임은 피하고 비용은 절약하고 싶고, 일하는 건 마치 자기 가게에 소속된 노동자처럼 일해주길 바라는 거. 그게 문제가 아닌가.

 

배달료의 문제도 만만하지 않았다. 가까운 곳은 적게, 거리가 좀 먼 곳은 많이, 받는 게 배달료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던 거다. 배달료가 도박판이 되고, 배달 노동이 사고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이미 뿌리 깊게 박혀 있었다. 비나 눈이 오는 날 배달료가 높다는 건 이미 알고 있다. 위험한 상황에서 더 높은 비용이 발생하니 배달료가 도박판이 되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구조였다. 하지만 이게 옳기만 한 구조도 아니지 않은가. 그건 배달노동자가 사용하는 앱에 많은 단서와 문제점이 있었고, 이들은 이걸 실험하면서 배달 콜을 하는 AI의 문제와 함께 많은 과제를 남겨주었다. 저자가 설명하는 배달 노동의 현실에서 필요한 것 또한 플랫폼 기업과 노동자에게 도움이 될 산재보험의 변화였다.

 

도로의 위험이나, 플랫폼 기업의 윤리성, 여러 가지 배달 노동 구조의 문제가 도로 위에서 벌어지고 있다면, 마음 위에서 생기는 사고에 감정이 폭행당하는 건 금방 회복 가능한 문제가 아니었다. 사람에게 등급을 매기는 손님의 폭언은 물론이고, 아파트 배달에서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라는 입주민의 요구, 더위와 추위에도 가게 안에서 픽업 물건을 기다릴 수 없는 상황(가게 밖에서 기다리라고 한다는 것), 급한 생리적 문제에도 가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게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라이더가 한두 명 드나드는 것도 아니고, 가게 화장실을 누구나 이용하다 보면 또다시 발생하는 비용에 관해 가게 사장님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모든 라이더가 항상 그 가게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도 아닌데, 그것도 배려하지 못하는 게 당연한지 계속 생각하게 된다.

 

각자의 이해관계로 성립되는 플랫폼 배달 노동의 구조에서 책임의 자리는 누가 앉아있어야 하는지. 모두가 그 책임의 테두리 안에 있음에도, 정작 무슨 일이 생겼을 때는 배달 노동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 떠안게 되는 건 아니었는지 거듭 묻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여기에 있다. 이 책의 후반부에 저자가 언급한 해결방안이 있다. 물론 그게 완벽한 답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이 직접 겪고 호소하는 방법이니 주의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고용 형태와 임금체계가 오토바이 속도계를 조절하는 만큼 이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며, 라이더를 위한 최저임금제도 역시 고려해야 한다. 플랫폼산업의 혁신을 위해 이륜차 면허와 관리체계를 정비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륜차의 원활한 운행을 위한 도로 정비도 살펴봐 주고, 노조법 개정으로 라이더를 보호에 힘써 주기를. 특히 마지막 장에 배달 라이더를 위한 산재보험 사용설명서는 라이더분들에게 좋은 팁이 될 것 같다. 신청 방법을 몰라서도 접근할 수 없던 산재보험 신청 절차를 아주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언젠가부터 배달 주문은 우리 삶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우리가 편해진 만큼, 우리가 불편했던 일을 대신에 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 자리에 있는 누군가가 억울하지 않게, 일한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게, 위험과 책임에서 공정하게 일할 수 있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이 책이 많은 이들(플랫폼 기업이나 업체 사장님, 배달라니 더, 주문하는 소비자)에게 이 구조의 현실과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이해하고, 개선방안을 같이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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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도로 위 배달 공장을 질주하며 쓴 예리하고 생생한 플랫폼 산업 고발장 평점10점 | r******i | 2023.04.17 리뷰제목
내가 집에서 편하게 주문한 음식이 이런 복잡한 시스템을 통해 배달이 된다는 건 그전 플랫폼 책들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지만 더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 답답하고 안타까웠다. 바로 노동을 통제하는 AI 배차이다. AI 알고리즘이 배달료, 배차, 배달구역, 미션 및 프로모션(보너스), 평점, 페널티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AI가 주문량, 라이더 숫자, 날씨 등을 고려해 실시간으로 배달료를
리뷰제목
내가 집에서 편하게 주문한 음식이 이런 복잡한 시스템을 통해 배달이 된다는 건 그전 플랫폼 책들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지만 더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 답답하고 안타까웠다. 바로 노동을 통제하는 AI 배차이다. AI 알고리즘이 배달료, 배차, 배달구역, 미션 및 프로모션(보너스), 평점, 페널티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AI가 주문량, 라이더 숫자, 날씨 등을 고려해 실시간으로 배달료를 바꿔버리는 것이다.

난 분명 배달료 6,000원을 냈는데 그 돈이 실제로 라이더에게 가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플랫폼이 자영업자에게 배달료 6,000원을 걷고 (* 배달료 책정은 자영업자들이 정하는데 전액 자영업자가 부담할 것인지, 고객이 일정 부분 부담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플랫폼은 라이더들에게 2,500~3,000원을 주는데 이 정보를 아무도 알 수 없다. 소비자, 자영업자, 라이더가 사용하는 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 배달료 정보가 불투명한 게 가장 핵심적인 문제이다. 실시간으로 바뀌는 배달료는 마치 비트코인이나 주식과 같아서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다. 지금 올라온 3,000원 배달 건을 받아야 할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단 몇 초 후에 같은 구역 배달이 5,000원에 올라올지 2,000원에 올라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결국 배달료가 아무리 올라도 막상 라이더들이 받는 금액은 여전히 평균 2,500원~3,000원 선이라는 건데 그럼 그 올라간 배달료는 누가 가져가는 것일까? 거기에 대해서 그 어떤 플랫폼 회사도 입을 열지 않는다. 오로지 언론을 통해 몇%의 수수료만 받고 있다는 기사만 낼뿐이다. 그리고 라이더들이 월 500을 벌 수 있다는 꿀 광고로 어린 학생들까지 현혹시키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적어도 시간당 5건 배달을 해야 기름값, 보험료, 오토바이 리스비용을 뺀 최저시급 정도가 된다. 그것도 점심, 저녁시간이나 돼야 가능하고 그 외 시간은 계속 대기를 타며 라이더들만의 콜 전투가 시작된다. 그러다 보니 생계를 위해 도로 위를 위험하게 질주하는 라이더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에 배달노동자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은 라이더 자격제도를 도입해 체계적 안전교육과 규제 제도를 마련하자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리고 플랫폼 기업의 투명한 정보 공개와 잘못된 거리 기준 배차 시스템을 개선하길 바란다.

보험 확인도 안 하고 라이더를 가입시키는 쿠팡이츠에는 무보험 라이더들이 몰려있고 동네 배달대행사는 심지어 운전면허도 제대로 확인 안 하고 10대들한테 배달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 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 저자의 말처럼 사람 하나 죽었다고 배달 산업이 멈출 리 없다. 다른 사람이 배달하면 그만이니깐. 죽은 이는 데이터에서 삭제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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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플랫폼은안전을배달하지않는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k*****7 | 2023.04.15 리뷰제목
“산업재해 신청 1위 기업이 배달의 민족 라이더들이 속한 회사 우아한 청년들이었다. 2위는 쿠팡, 7위는 쿠팡물류센터, 9위는 쿠팡이츠. 일하다 다치고 죽는 사업장이 전통적인 중공업 공장에서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다.” ?? 교통 법규를 무시하고 달리는 도로의 무법자들. 운전을 하다가 배달 오토바이와 아찔한 순간과 사고들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배달 노동자들을 바라보는 시선
리뷰제목

 “산업재해 신청 1위 기업이 배달의 민족 라이더들이 속한 회사 우아한 청년들이었다. 2위는 쿠팡, 7위는 쿠팡물류센터, 9위는 쿠팡이츠. 일하다 다치고 죽는 사업장이 전통적인 중공업 공장에서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다.”

?? 교통 법규를 무시하고 달리는 도로의 무법자들. 운전을 하다가 배달 오토바이와 아찔한 순간과 사고들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배달 노동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을 것이다. “사고의 순간은 찰나이지만, 사고에는 맥락이 있고 이야기가 있다.” 코로나 19로 거대하게 팽창한 배달 플랫폼 산업.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배달 노동자의 생계와 기업의 이윤, 소비자의 편리라는 복잡한 욕망의 연대를 자세히 들여볼 때 우리는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사고가 배달노동자의 개인적인 일탈에 의해서 발생하는 건지 구조적인 문제는 없는지,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실효성 있는 대책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그들에 대한 편견과 혐오에 동조했을 것이다. 배달노동자에 대한 비판 이전에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생태를 먼저 알아보고 우리가 할일이 무엇인지 판단해보기로 하자. 산재 문제를 풀기 위해 고용 형태, 라이더의 작업장 그리고 과속을 유도하는 임금체계의 실태를 살펴봐야 한다. 일을 하기 위해서 자격에 대한 검증, 안전교육은 필수 조건이다. 하지만 라이더는 자동차 면허만 가지고 있다면 1분만에 앱을 깔고 가입하면 누구나 배달 라이더가 가능하며, 제대로된 안전 교육 또한 없다. 예를 들면, 비가 올 경우, 앞차가 급정거 할 경우, 오토바이의 긴 제동 거리를 컨트롤 하기 위해 브레이크 밟는 방법 등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사고가 나고 경험을 하다 보면 스스로 익힌다. 플랫폼 회사의 작업장은 도로로 이 최고의 공장을 짓고 관리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 도로에 대한 비용과 관리는 세금과 시민들이 감당해야하고, 사고가 났을 경우도 배달 노동자 스스로 해결한다. 엄연한 사업장인데 아무런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책임을 질 필요도 없으며 앱의 서버만 넉넉하다면 시공간의 한계없이 노동자를 무한 축적하고 사업을 확장해나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과속을 유도하는 임금체계이다. AI 알고리즘이 노동을 통제하는 분야는 배달료, 배차, 배달구역, 미션 및 프로모션, 평점, 페널티 등이 있으며 그중 배달료는 배달 거리와 프로모션에 의해 크게 좌우한다. AI 가 합리적인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일하는 훌륭한 관리자이지만, AI 에 대한 규제와 통제 없이 데이터로 노동자가 지배하다보니 배달료 산정 방식 및 교통법규 준수를 전제하지 않는 배차 시스템 등의 부작용이 드러난다. 이처럼 산업의 형태와 고용의 방법이 달라지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들여다보면 법과 제도의 재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느낄 것이다. 제도 개선이 선결되어야지만 사고를 확실하게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안전을 위한 라이더들 간의 이해와 연대 그리고 윤리의식이 뒷받침되어야 우리의 삶은 한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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