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방의 미친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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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방의 미친 여자들

여성 잔혹사에 맞선 우리 고전 속 여성 영웅 열전

리뷰 총점 10.0 (8건)
분야
사회 정치 > 여성/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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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UB(DRM) 37.33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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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규방의 미친 여자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e | 2023.08.24 리뷰제목
2009년에 방영된 드라마 <선덕여왕>은 주연인 선덕여왕보다 조연인 미실이 더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배우의 카리스마나 연기력 때문에 그렇다는 사람도 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후궁여럿이 임금 하나를 두고 총애를 다투는 사극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능력 있는 미실이 여러 남편을 거느리고 신라를 좌지우지한다는 설정은 신선하다 못해 파격이었다.   이번에 읽은 책 《규
리뷰제목

2009년에 방영된 드라마 선덕여왕은 주연인 선덕여왕보다 조연인 미실이 더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배우의 카리스마나 연기력 때문에 그렇다는 사람도 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후궁여럿이 임금 하나를 두고 총애를 다투는 사극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능력 있는 미실이 여러 남편을 거느리고 신라를 좌지우지한다는 설정은 신선하다 못해 파격이었다.

 

이번에 읽은 책 규방의 미친 여자들은 만화, 웹툰, 논픽션, 사극 등 여러 매체와 장르에서 여성의 삶에 대한 글을 쓰는 전혜진 작가의 신간이다.

바리데기 설화>, <숙향전>, <심청전>, <장화홍련전>, <이학사전>, <방한림전>, <홍계월전>... 모두 알만한 이야기부터 처음 보는 낯선 이야기까지. 한결같이 고달픈 여성의 이야기이다. 영웅은 고난을 통해 만들어진다지만 고전 속 그녀들은 남성이라면 겪지 않을 고통까지도 으레껏 짊어진다. 그녀들의 삶은 왜 그렇게 고단했을까 

 

바리데기의 아버지 오구대왕은 아들을 기대하지만 계속 딸만 태어나자, 일곱 번째 공주를 내다 버리라 명령한다. 숙향의 아버지 김전은 피란 중에 다섯 살밖에 안 된 딸을 두고 도망친다. 동화책에서는 흔히 생략되지만, 계모에게 구박받던 콩쥐에게도, 계모와 이복동생 때문에 목숨을 잃은 장화와 홍련에게도 아버지는 있었다.

(p.88)

 

바리데기 설화>, <심청전>, <장화홍련전>, <콩쥐팥쥐전>. 이야기 속 주인공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미혼여성이고, 아버지 복이 없다는 것.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친부모에게 버림받은 바리공주. 그녀는 친부인 오구대왕이 중병에 걸렸다는 소식에 양부모와 이별하고 아버지를 구할 약을 찾아 저승으로 떠나 수년간 고생하고 아버지를 살린다. 딸의 효심에 감동한 왕은 바리를 딸로 인정하고 나라의 반을 주겠다지만 그녀는 아버지의 제안을 거절하고 저승의 신이 된다. 그녀를 두 번씩이나 고난에 빠뜨리는 존재는 친부모다. 그 중에서도 친아버지 오구대왕. 물론 남편의 명을 거역하지 못하고 딸을 옥함에 담아 버린 친어머니도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남편이 하늘이던 시대였으니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다. 문제는 아버지다. 오구대왕은 바리공주 덕에 살아났으면서도 진심어린 사과나 반성은 하지 않고, 나라의 반을 주겠다, 외손을 후계자로 삼겠다, 하며 자신의 죄를 유야무야 덮으려 한다. 최고 권력자라는 위치 덕에 현실에서는 딱히 그를 벌할 사람이 없고, 죽어서도 벌 받았다는 얘기가 들리지 않는다. 권선징악(勸善懲惡)이 고대소설의 주제라지만 아버지, 그중에서도 친부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다.

 

아버지 복 없기로는 심청도 못지않다. 그녀의 아버지 심학규는 오구대왕처럼 잔인하지는 않아도 참 무능하고 이기적이다. 죽어 제삿밥을 먹어야한다며 책임질 수 없는 자식을 바라고, 심청이 아주 어릴 때는 양육을 위해 젖동냥을 하지만, 딸이 혼자 구걸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마자 오히려 부양을 받는다. 그나마 가만히 계시기나 하면 좋겠는데 눈뜨고 싶다는 욕망에 공양미 삼백 석 시주를 덜컥 약속하고, 딸이 죽은 후에도 아들을 얻겠다며 뺑덕어미에게 끌려 다닌다.

 

가문의 명예를 지킨다는 명분과 가정에 대한 무관심으로 딸의 죽음을 방관한 장화와 홍련의 아버지 배좌수. 소설의 끝에 계모와 의붓 형제는 벌을 받지만 사건의 실질적 배후 배좌수는 젊고 어여쁜 부인과 재혼해서 행복하게 산다. 콩쥐 아버지도 마찬가지다. 계모와 팥쥐는 벌을 받지만, 아버지는 또다시 현숙한 규수를 만나 재혼한다.

 

제사를 모시고 집안의 대를 이어갈 아들만을 소망한 채 딸에게 무관심하거나, 어린 딸에게 돌봄 노동을 전가하고, 때로는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딸을 버리는 아버지들, 그리고 나약한 어머니와 사악한 계모로 상징되는 어머니들은 가부장제적 세계관 속에서 딸들에게 시련과 고통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에게 그보다 더 현실적이고 큰 고통이 있다. 바로 혼인에 따르는 고통이다.

(p.132)

 

가부장제의 질서 속에서 어린 시절을 암울하게 보낸 그녀들. 결혼하면 나아질까 

사씨남정기숙영낭자전을 통해 조선시대 여성의 결혼생활을 살펴보자.

숙종과 인현왕후, 장희빈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소설 사씨남정기>. 주인공 사정옥은 요조숙녀이고 시댁에서도 인정받는 완벽한 며느리다. 집안의 대를 잇기 위해 남편의 첩도 들이고 첩이 아들을 낳아도 투기 하지 않는다. 가부장제가 바라는 모든 요건을 갖춘 그녀. 하지만 남편의 변덕으로 지위가 위태로워진다.

 

시가의 인정을 받는 사씨부인도 쫓겨나는 판에 당시 금기시되던 결혼으로 (말하자면 연애결혼)시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숙영낭자의 처지는 더욱 애처롭다. 사씨부인과 숙영낭자를 진짜 힘들게 하는 건 남편과 시어른들이지만 감히 그들에게 따질 수 없으니 작품 속에는 만만한 원망의 대상이 등장한다. 뒷배 없는 첩이나 종같은 하위계급의 인물이 모든 책임을 지고 벌을 받는 걸로 징악(懲惡)이 마무리된다. 개운치 않은 마무리다. 다르게 전개할 수는 없을까 

 

저자는 남편의 배신에 좌절하거나 가부장제의 이상에 순응하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이야기로 네이버 웹툰 재혼황후를 언급한다. <재혼황후에는 인현왕후와 비슷한 처지의 황후, 나미에가 등장한다. 나미에는 유능하며 책임감 강한 황후지만 남편 소비에슈는 애첩의 아이를 적자로 삼기위해 나미에와 이혼한다. 인현왕후와 비슷한 상황이지만 나미에의 선택은 다르다. 그녀는 자신을 좋아하는 이웃나라 황제와 재혼하고 능력을 살려 존경받는 황후가 된다. 애첩과 불화한 전남편이 이혼을 후회하며 나미에를 그리워해도,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저자는 재혼황후가 현대적 관점에서는 진보적이진 않지만 지고지순한 여성을 이상으로 삼았던 과거와는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는 작품이라고 평가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작품들은 가부장제의 그늘에서 희생되거나 순종하는 여성이 다수지만 고전 속에는 남성을 능가하는 여성들도 적잖이 존재한다. <박씨전>, <홍계월전>, <이학사전에는 가사일과 시서화는 물론 무예까지도 탁월해서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우고 왕에게 인정받는 여성들이 등장한다.

도술을 부리는 것보다 여자가 벼슬을 하는 일이 더 불가능하던 시대지만, 소설 속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했다. 담장 안에서 갇혀 지내야했지만 신분과 성별의 제약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만은 간절했던 그녀들은 이야기를 통해 고통을 나누고 새로운 세상을 꿈꿨을 것이다.

 

지금도 고전은 여러 매체와 장르로 재해석되며 감춰진 진실을 드러내고, 소망을 이야기한다.

시대의 한계에 맞서는 딸들의 이야기는 아직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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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규방의 미친 여자들 후기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i | 2023.09.30 리뷰제목
책에서 그랬다. "조지프 캠벨은 신화에서 여성은 전통적으로 그 자리에 있는 존재이며, 사람들이 도달하려고 하는 곳이 바로 자신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그러니 유사 남성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을 망가뜨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24쪽)   이 말은 이제껏 신화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남성들이 정해놓은 여성의 삶에 국한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또 책에선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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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그랬다.

"조지프 캠벨은 신화에서 여성은 전통적으로 그 자리에 있는 존재이며, 사람들이 도달하려고 하는 곳이 바로 자신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그러니 유사 남성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을 망가뜨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24쪽)

 

이 말은 이제껏 신화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남성들이 정해놓은 여성의 삶에 국한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또 책에선 이렇게 덧붙인다.

 

"신화가 (중략) 영웅의 이야기가 아주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 신과 같은 강인한 혈통을 지닌 사람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아주 평범한 사람도 이입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것" (24쪽)

 

그래. 신화에는 어느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시련이 등장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동경하는 결과를 손에 넣"는 신화 속 영웅들은 개인의 꿈을 대신 이뤄준다. 신화 대부분에는 남성이 주인공이지만 여성이 주인공일 때도 똑같다. 옛날 옛적에 살던 여성들은 가부장제 사회에 존속되어 억압받아왔다. 하지만, 신화에서는 그것들을 극복하고 이루며 당시 생각했을 때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는 삶을 살다 편안한 죽음을 맞이한다.

 

나는 이 책에서 바리데기 이야기를 시작으로 숙향전, 심청전, 장화홍련, 사씨남정기, 당금애기, 운영전 등 많은 이야기를 새롭게 접하고 다시 복기했다. 

우리나라 옛 이야기에 나오는 여성들은 모두 하나의 목표가 있다. 아버지를 살리기 위함,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함,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함, 사랑하기 위함, 아이를 살리기 위함, 가부장제를 뒤집기 위함 등등. 그 큰 목표는 어찌보면 가부장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그 자체로 페미니즘에 위배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치부할 것이 아니다. 

신화 속 여성들이 욕망하는 것들은 남성이 주인공이었던 신화와 다를 것이 없다고 봐야하는 게 핵심이다. 『규방의 미친 여자들』 덕분에 내가 모르고 있던 수많은 여성들의 욕망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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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규방의 미친 여자들'을 읽고 평점10점 | a******2 | 2023.09.29 리뷰제목
몇 개월째 설화 속 여신들을 공부하는 스터디를 해오고 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설화 속 여신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웠고 관련된 서적은 다 섭렵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출판사 별 인스타그램을 팔로우 해놨었는데 신간이 나온다는 게시글을 봤다. 그 책이 바로 '규방의 미친 여자들'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여성들이 등장하는데 바리데이, 심청, 콩쥐팥쥐와 같이 익숙한 인물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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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째 설화 속 여신들을 공부하는 스터디를 해오고 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설화 속 여신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웠고 관련된 서적은 다 섭렵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출판사 별 인스타그램을 팔로우 해놨었는데 신간이 나온다는 게시글을 봤다. 그 책이 바로 '규방의 미친 여자들'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여성들이 등장하는데 바리데이, 심청, 콩쥐팥쥐와 같이 익숙한 인물이 있고 그렇지 않은 인물이 있다. 나는 많은 인물들 중 <당금애기>에 가장 눈길이 갔다(틀을 깬 미혼모라니!). 처음 들어보는 인물이거니와 틀을 깬 미혼모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당금애기의 이야기에서 당금애기를 범한 시주승의 흔적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야기는 당금애기에게 초점이 맞춰진다. 전혜진 작가는 그러한 점들을 집어내어 당금애기가 시주승 덕분에 신이 될 수 있었던 게 아니라고 말하며 스스로 감당한(또는 선택한) 고난을 통해 신이 된다고 말한다. 당금애기를 수동적인 인물로 두지 않는 해석이 참 좋았다.

전혜진 작가의 또다른 책 <여성, 귀신이 되다>도 구매했다. 좋은 작가를 만난 것 같아 무척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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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리에게도 다락방의 미친 여자들이 있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b**********m | 2023.08.24 리뷰제목
전혜진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 몇 편의 단편과 장편을 읽었다. 이 책은 그가 왜 그런 글을 쓸 수 있었을까에 대한 설명이다. 그는 항상 현재를, 그리고 과거를 가지고 와 먼 미래를 혹은 현재를 쓰곤 한다. 이 책은 전혜진 작가가 어떤 생각을 가졌기에 과거의 이야기를 가지고 그런 소설들을 썼는가를 알 수 있어 좋았다.  사람들이 고전소설을 가장 많이 읽을 때는 언제일까? 나는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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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혜진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 몇 편의 단편과 장편을 읽었다. 이 책은 그가 왜 그런 글을 쓸 수 있었을까에 대한 설명이다. 그는 항상 현재를, 그리고 과거를 가지고 와 먼 미래를 혹은 현재를 쓰곤 한다. 이 책은 전혜진 작가가 어떤 생각을 가졌기에 과거의 이야기를 가지고 그런 소설들을 썼는가를 알 수 있어 좋았다.

 사람들이 고전소설을 가장 많이 읽을 때는 언제일까? 나는 고등학교 3년간이라고 생각한다. 수능을 보기 위해 우리는 고전소설을 그렇게나 읽었다. 하지만 전문을 읽어본 적은 별로 없고 지문으로 그 큰 모의고사 종이의 한면 반 정도를 차지하는 고전소설을 만난다. 나는 고전시가보다는 고전소설이 좋긴 했지만 그래도 따로 찾아보지는 않았다. 심지어 이 책에 소개된 고전들은 거의 알지도 못했다. 그래서 읽으면서 좀 창피했다. 이 책은 나에게 고전소설을 소개해주는 책으로써도 좋았다. 찾아서 읽어봐야지. .

 1. 바리, '여성 잔혹사'를 전복하다: <바리데기>

나는 바리데기가 고전인지 몰랐다. 나에겐... 황석영 작가의 『바리데기』가 더 익숙하다. 그렇다고 그 작품도 읽어본 적은 없지만 서도... 줄거리를 읽으면서 바리는 어째서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구해주는 것일까 생각하면서도 급기야 '이것이 한국의 전통?'이런  생각을 하고야 말았다. 바리 이야기 뿐만 아니라 아기장수 우투리 계의 여성 설화와 주몽 신화 속의 소서노 얘기도 좋았다. 하지만 바리의 아빠도 싫고 바리 남편도 싫다..

?? 이들은 자주적인 영웅의 모습과 모두의 존경을 받는 귀부인의 모습이라는 이중성을 품고 있는데, 이는 당대의 여성들이 가정 안에서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자손을 낳아 가문을 이어가는 것을 이상적인 삶으로 여긴 한편, 가정 밖의 세계, 남자들이 담당하던 공적 영역을 동경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리 이야기 속 여성 영웅들은 어떤 식으로든 당대 여성들의 꿈을 형상화한 존재였다. 이 관점에서 여성 영웅이란 남성들을 중심으로 하는 영웅 서사의 아류가 아니라, 당대 여성들이 겪었던 현시로가 여성의 소망을 담는 개념이 된다.

??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거나 세사의 끝을 향해 모험을 떠나지 않아도, 이들의 도전과 반란은 타자화된 별종들의 이야기가 아닌, 그 자체로 또 다른 영웅의 이야기이자 우리들의 이야기가 된다.

?? 남성 지식인들의 기록 속에서, 어떤 식으로든 주체성을 발휘하는 여성들은 종종 세상을 어지럽히는 요녀, 혹은 품행이 나쁜 인물이라고 매도당하기 일쑤였다.

2. '버림받은 딸'을 영웅으로 만드는 세 어머니: ?숙향전?

 숙향의 친어머니와 수양어머니 그리고 여신인 어머니가 등장하는데 여기에 집중해야하는데 또 아버지가 너무 싫었다. 으아악... 숙향의 아버지가 숙향을 버리기로 한 선택이 진짜 웃긴게 이렇게 일가족이 다 죽으면 제사 지낼 사람이 없다인 것이 진심 머리가 띵해지는... 산 사람끼리 잘 살아볼 생각을 해야지 죽고 나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에요 . . 저기요 . . . ㅠㅠ..

?? 현실에서도 입을 줄인다며, 혹은 쓸모도 없는 딸이라며 갓 태어난 어린 딸을 방치해 죽게 만들고 호적에도 올리지 않거나, 산모에게는 죽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내다 버리는 일들이 불과 몇십 년 전에도 있었다

?? 장씨가 가지 않으면 김전도 여기 남겠다고 하니, 여기서 더 고집을 부리다가 일가족이 다 함께 죽으면, 장씨는 당시의 가치관으로 ‘아녀자의 좁은 소견으로 남편을 죽게 만든 부덕한 여자’가 되어버린다.

?? 모험을 떠난다는 것은 이전의 범속한 삶과는 다른 무언가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버지로 대표되는 가부장제 질서에 굴복하는 나약한 어머니는 바로 이 낡은 질서에 얽매인 범속한 삶을, 많은 딸들이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말하는 바로 그런 삶을 의미한다.

3. 아버지라는 숙명적 비극

 솔직히 앞에서도 아버지라는 존재 자체가 비극의 시작이었는데 3장에서는 좀더 구체적 소개와 더불어 익숙한 작품 속 인성 쓰레기인 아버지들이 나온다.. ?심청전?, ?장화홍련전?, ?콩쥐팥쥐전?의 세 아버지들은 진짜 최악이다. 어릴 때 위의 세 작품을 마주할 때 우리는 계모에 더 초점을 맞추는데 사실 친아버지들은 방관을 한다는 사실을 집고 넘어가서 좋다. 그리고 원전은 더 잔인하다..!! 콩쥐팥쥐 보면서 아니 사람으로 젓갈을 담구고... 그걸 보고 어떻게 딸인지 바로 알아챘지 싶어짐... 젓갈 형태인데 . .(이게 중요한게 아님) 심청이는 죽어서까지 부활해... 아버지를 보살피고, 장화와 홍련, 콩쥐 죽어서 아버지가 아닌 외부인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고하고... 콩쥐팥쥐는 진심.. 충격적이다 . (다시 언급)

?? 과거에는 평균수명이 지금처럼 길지 않았다. 심청의 어머니 곽씨 부인처럼 아이를 낳다가 죽는 여성도 많았다. 사대부 집안의 여성이 배우자를 잃으면 재혼하지 않고 수절하는 일이 많았지만, 남성은 아들을 낳기 위해, 집안을 관리하기 위해, 집안을 관리하기 위해 자신의 신변을 돌보기 위해 곧 다시 부인을 맞았다.

 여성은 열녀비를 세우는 등 남편이 죽고 나서도 재가를 막고 난리를 쳐놓고서... 남자들은 재가가 너무 쉬웠던 것 아닌가 . . 싶고 ..  그렇게 나이 먹어 놓고 자기 앞길 못 가릴 거면 같이 죽고 열남비를 세워달라고 하는게 어떠신지 싶다..

?? 이 모든 갈등은 남성 가부장에게는 ‘집안일’, 즉 자신이 간섭할 필요 없는 일이었다. (…) 집안의 문제가 집 밖으로 불거져 나오지 않는 한, 그들은 자신의 후처가 존중받지 못하거나, 전처 딸이 구박을 받는 문제를 나서서 해결하지 않는다.

 한국의 유구한 전통인가보다 싶어짐.. 요즘 드라마에도 뭐 자식이 학교에서 문제 일으키면 '아니 애들 관리를 어떻게 했길래?!'하는 대사가 나오나 싶은데.. 그럴 때마다 너는 뭐하시고요 싶은 것이지.. 그런데 이게 옛날 얘기에도 그랬다는 거죠 . .

?? 어린이들은 이와 같은 계모 이야기들을 읽으며 사악한 계모의 환상을 통해 나를 사랑하는 엄마에 대한 이미지를 보호하고, 엄마에 대한 실망과 분노, 적대감을 이야기 속 계모에 투사해 해소하며, 현실의 엄마와는 다시 화해한다.

?? 아니, 젊어서 과부가 된 여성이 평생 수절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남편의 뒤를 따라 목숨을 끊으면 열녀라고 칭송하며, 과부가 된 젊은 며느리에게 순절해 열녀가 되기를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 이야기 내내 그가 하는 일이라고는 혼인을 했다가 아내가 죽으면 다시 재혼을 하는 일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집안을 관리할 도구처럼 아내를 ‘들이고’, 그에게 집안 관리부터 자식에 대한 것까지 전부 맡겨버렸다.

4. 결혼, 여성을 구속하는 족쇄가 되다

?사씨남정기?와 ?숙영낭자전?에서 결혼이 어떻게 여성을 구속하고 그것을 벗어나는가 하는데 일단 숙영낭자전보고 바로 『모던테일』에 나온 전혜진 작가의 단편이 생각난 거지. 읽고 나니 갑자기 그 소설이 좍 이해가 되어서 좋았고... 그냥 좀 진심 왜 맨날 며느리더러 뭐라 그래요 싶어졌다.

?? 혼인도 하지 않은 선군이 시첩을 들인 것은 상사병, 좀 더 적나라하게 말하면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권한 사람이 숙영낭자든, 선군의 부모이든, 이는 남자의 성욕이 참기 어려운 것, 해소되지 않으면 고통스러운 것이라는, 지극히 남성의 욕망 위주의 관점에서 비롯된 결정이다.

?? 선군이 “내가 죽어 구천을 방황하는 원혼이 된다면” 운운하며 숙영낭자를 설득하는 대목은 현대의 관점에서는 자신보다 어리거나 성경험이 적거나 없는 여성에게 “남자는 참으면 고통스럽다”거나 “통증이 있다”며 반강제로 성관계를 요구하거나, 심지어는 "성관계를 해주지 않으면 죽어/죽여버리겠다"는 협박에 가깝다.

?? 그런데다 선군은 숙영낭자와 혼인하고 두 아이를 낳도록, 가족과 다정한 시간을 보내느라 글공부는 제대로 하지 않는다. 아들이 과거를 보고 입신양명하기를 고대하던 백상곤 부부로서는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보통 이런 문제가 생길 때, 한국의 시부모들은 "새로 들어온 사람이 잘못해서" 내 아들이 잘못 처신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게으름을 피운 것은 선군인데, 그 미움은 숙영낭자에게 쏠린다.

?? 숙영을 “육례를 갖추지 못한 혼인”으로 맞아들여 시부모에게 제대로 된 며느리로 인정받지 못하게 하고 결국은 매월의 모함을 받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게으르고 이기적이며 자신의 욕망도 통제할 줄 모르는 잘못 키운 귀한 아들, 선군의 방탕함 때문이었다.

진심 왜 이렇게 과거랑 현재랑 변한게 없는 건지 . . 

<당금애기> 얘기도 진짜 열받음. 시주승에게 분노하다!!! 으아악... 

5. 사랑으로 낡은 세계에 균열을 내다.

?춘향전?에서 이몽룡을 사랑에 미친 청년 정도로 생각했다가 어쨌든 춘향이를 객체화 해서 보았던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기분이 이상해졌다. 나중에는 태도가 달라지긴 하지만 어쨌든 근본은 변학도와 크게 다를바 없다는 사실이...그리고 그놈의 신분이 뭐길래 장모에게 하대를 한단 말인가... 진심 사가지 .. 

6. 당나귀 가죽을 벗는 여성들

 ?금방울전?은 박은아 작가의 만화 『방울공주』의 모티프인것 같아서 흥미로왔고,  당나귀 공주 얘기도 위에서 언급한 『모던 테일』에서 박서련 작가의 글을 보고 처음 알았는데 여기서 줄거리를 제대로 알고 또 임금에게 분노를 하고... 아무튼 ?박씨전?이.. 재밌다.

?? ?박씨전?은 한 사람의 뛰어나고 완벽한, 그래서 남성 영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잇는 여성 인물을 유일한 주인공으로 삼는 데 그치지 않고, 적대 관계에 놓인 여성 영웅, 여성 스승과 여성 제자의 관계 등을 다양하게 보여주며 여성 영웅들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7. '유리 천장'을 뚫기 위해 남자가 된 여성들

?? 시대의 한계로 남자의 옷을 SF 장르의 강화복처럼 ‘입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형태로 자신을 ‘위장’한 뒤 세상에 나온다. 이들에게 남성의 옷은 단순한 옷이 아니라, 마법 소녀나 슈퍼 히어로의 수트와 같다.

?? 이들 남장을 한 여성 영웅들은 이들은 가장 뛰어난 남자도 손에 넣기 어려운 관직과 명예를 손에 넣으며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이들이 여성임이 드러나고 다시 여자의 옷을 입게 되었을 때, 이들은 아내나 며느리로서 머리를 숙일 것을 요구받는다. 이와 같은 이야기들은 여성의 능력이 부족한게 아니라, 여성을 제약하고 굴종시키는 이 사회 때문에 능력이 있어도 인정받을 수 없었으며, 만약 남자와 동등하게 대접받을 수 있다면 여성이 얼마든지 영웅이 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

?? 현경은 남장을 하고 성공했고, 남성 사대부의 삶이야말로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자 자신의 길이라고 생각했지만, 권력자에게 겁탈당한 여성의 사연을 듣고 이 일을 황제에게 직언했던 것처럼 다른 여성들의 고난을 내버려두지 않았다.

 7장이 제일 재밌었다... 방한림전도 너무 재밌고 홍계월전은 고등학교 때 한 번 본 것 같았어서 다시 전체를 찾아봐야지 싶어졌다. 

 

이 책에서 고전소설(설화) 줄거리를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알려줘서 진심으로 전체를 궁금하게 한다는 점이 정말 좋았고.. 주석이 각주로 달려있는 점도 좋았다. . 제목도 진짜 멋지다. 우리에게도 다락방의 미친 여자들이 있었음을.....기억해주시고. . 이 책을 읽고 전혜진 작가의 소설들을 다시 읽으면 더 재밌을 것 같다. 고전에 관심 있었던 사람들이나 페미니즘적 시선으로 한국 고전을 해석한 글이 궁금하시다면 강력 추천한다.(비록 나의 리뷰는 남루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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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규방의 미친여자들 평점10점 | c*******1 | 2023.08.22 리뷰제목
-여성 잔혹사에 맞선 우리 고전 속 여성 영웅 열전   우리 역사 속에서 여성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족 안에서 곤경에 처한다. 이 책 안의 살아있는 여성 영웅들, 신들의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여성의 삶의 자유를 찾는 여정이다. 여성으로 태어남으로 인해 받았던 차별과 무시, 폭력 등을 다 각도로 조명하고 남성 위주의 가부장 제도의 비판을 서슴치 않는다. 여성이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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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잔혹사에 맞선 우리 고전 속 여성 영웅 열전

 

우리 역사 속에서 여성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족 안에서 곤경에 처한다. 이 책 안의 살아있는 여성 영웅들, 신들의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여성의 삶의 자유를 찾는 여정이다. 여성으로 태어남으로 인해 받았던 차별과 무시, 폭력 등을 다 각도로 조명하고 남성 위주의 가부장 제도의 비판을 서슴치 않는다. 여성이 안전하지 못했던 시대상과 가정 내에서조차 희생자이고 약자였던 그네들의 이야기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음에 안타깝고 화가 났다. 옛이야기조차 남성적 시선으로 읽어왔던 나에게 일침을 가하며 새로운 시각을 선사한다.

 

여자라는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버림받은 바리데기는 스스로를 구원하고 자신을 버린 부모를 살리고 신이 된다. 너무 멋지지 않은가.

장화홍련전콩쥐팥쥐전의 계모보다 무서운 무관심한 아버지들, 무능한 아버지 심봉사- <심청전등은 여성에게 닥친 아버지라는 숙명적 비극을 잘 보여준다.

다시 태어나 인생 2회차를 사는 금방울전은 요즘 유행하는 회귀, 환생 물이다. 당시 여성들이 꿈꾸었을 만한 이상적인 삶을 그려낸다.

운명에 도전한 궁녀의 사랑 이야기인 운영전안에는 시대의 변화와 흐름이 이야기에 녹아져 나왔고, <심청전또한 계급을 뛰어넘은 사랑의 혁명이야기로 폭발적으로 사람들 사이에 퍼져 나갔다고 한다.

 

이처럼 역사 속 다양한 여성들을 통해 다시 신화를 보는 재미가 있는 규방의 미친 여자들이었다. 영웅 서사 이야기 구조 자체가 남성 위주임을 알려주고 새로운 시각으로 여성 영웅의 서사를 봐야 함을 일깨워 준다. 이 책을 통해 신화에 궁금증이 생기고 여성 서사에 관심이 더 깊어졌다.

 

 

장화홍련전이라 콩쥐팥쥐전같은 우리의 여성 원귀 이야기에서, 성폭력의 피해자가 되거나 살해당하거나 누명을 쓰고 자살하는 이들은 대부분 여종이나 신분이 낮은 처녀, 비구니, 어린 여성, 그리고 계모 슬하의 전처 소생 딸이었다. 이들은 가족 안에서 가장 무력한 존재들이자 폭력 앞에 노출된 약자들, 가정 내의 희생자였다. (p.64)

 

여성여웅의 경우, 아테나 여신처럼 어머니가 삭제된 아버지의 딸이 아닌 이상, 여성 영웅에게 더 중요한 이들은 어머니, 또는 어머니에 준하는 이다. 딸의 시련은 어머니의 상실에서 시작되고, 어머니에 준하는 존재들의 보호를 받아 성장하고, 어머니 여신의 인도를 받아 모험을 떠난다. 그리고 여신 어머니의 사랑과 가르침을 통해 성장해 모험을 마치고 돌아온 딸은, 한때 자신이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그 어머니와 화해하고, 그 상처를 감싸준다. 상처받은 어린 딸은 이 과정을 통해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성장한 개인으로서,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서 살아가는 [삶의 자유]를 손에 넣은 것이다. (pp.84~85)

 

우리의 신들, 특히 여성 신격들은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는 온갖 고난을 견뎌낸 뒤 신으로 좌정해 인간을 돌보았다. 이들이 주관한 것은 삶과 죽음이었고, 특히 성리학적 세계관에 기반한 가부장제 사회에서 돌보지 않는 여성들의 고난과 슬픔, 간절한 소망과 함께했으며, 여성들의 세계인 무속신앙의 세계에서 살아남았다.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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