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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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의 삶

리뷰 총점 9.9 (1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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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프랑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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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바깥 관찰하기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u*****a | 2024.02.16 리뷰제목
<바깥 일기>는 1985년부터 1992년까지 <밖의 삶>은 1993년부터 1999년까지 아니 에르노가 ''외부 세계를 관찰하며 자신과 사회를 탐구한 기록''이다.사진을 찍듯 곳곳의 일상들을 포착해서 당시 시대 분위기와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밖의 세계를 자세히 깊이 관찰하는 것이 나를 깊이 들여다보는 것으로 이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나만 보고 나만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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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일기>는 1985년부터 1992년까지
<밖의 삶>은 1993년부터 1999년까지
아니 에르노가 ''외부 세계를 관찰하며 자신과 사회를 탐구한 기록''이다.
사진을 찍듯 곳곳의 일상들을 포착해서 당시 시대 분위기와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밖의 세계를 자세히 깊이 관찰하는 것이 나를 깊이 들여다보는 것으로 이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나만 보고 나만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바쁘게 사느라 주변을 살피지 못하는 삶은 얼마나 좁고 답답한 삶인가.
''우리의 진정한 자아는 오롯이 우리 안에 있지 않다''_루소

일기 쓰듯 특별한 형식 없이 무심한듯 보이는 대로 쓰여진 글을 읽다보면 저자의 날카로운 통찰력에 정곡을 콕 찔리며 감탄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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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지행 열차. 생라자르에서 탄 모녀가 마주 보고 자리에 앉는다. 딸이 『텔레라마』14를 읽으며 조잘거린다. 〈어머, 「암소와 죄수」15 한다. 보러 가자!〉 등등. 어머니는 감자칩 봉지를 꺼내며, 〈양파 맛이네!〉. 어머니와 딸의 대화, 〈가다가 슈퍼마켓 들르자〉, 〈싫어, 텔레비전 볼래〉, 〈그래 그럼, 하고 싶은 대로 해〉. 모녀는 자신들의 사회적 존재의 탁월함을 눈에 띄게 확신하며, 사람들이 자신들의 말을 듣고 있고 자신들을 보고 있음을 알면서도, 자신들은 모든 승객이 자신들의 생각과 행위를 어쩔 수 없이 공유하게 해도 된다고 여긴다. 부러움을 불러일으키리라고 생각하는 모녀 관계와 사생활의 장면을 들이밀기를 열망함.''
_____<밖의 삶>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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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여론 조사 결과를 전달한다. 질문을 받은 프랑스인 중 42퍼센트가 〈아랍인이 너무 많다〉라고 응답한다. 〈인종 차별적 발언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이며. 〈아랍인이 너무 많다〉라는 문장이 실제로 뇌리에 남는 유일한 문장이다. 아랍인 대신 〈유대인〉을 넣어 본다면, 1999년과 1939년 사이에 차이가 크지 않음을 알아차리리라. 이 여론 조사와 그 결과를 소개하는 방식은 인종주의를 교묘하게 정당화한다.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하나의 의견에 불과한 것이 진실이 된다.''
_________<바깥 일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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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는 3년이 지나 뒤늦게 쓴 서문에서 이 책을 쓴 이유를 ''집단의 일상을 포착한 수많은 스냅 사진을 통해 한 시대의 현상에 가닿고 싶었다''고 했다.
책을 읽으면서 '올가 토카르추크'의 <방랑자들>이 떠올랐다. 이 책도 스냅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그러고보니 두 분 다 노벨상을 받으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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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변화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발굴하고자 한 7년간의 기록 『밖의 삶』 평점10점 | m**e | 2023.11.19 리뷰제목
7월 19일 오늘 오후 식물원에 갔다. 여기저기 꽃밭과 장미가 보였지만, 살짝 버려진 느낌. 나는 동물이 다시 보고 싶었다. -중략- 이곳은 파리에서 가장 황량한 장소로, 30프랑만 내면 입장할 수 있다. 밖의 삶 P101-102   7월 19일 자의 글은 읽는 동안에도 책을 덮고 나서도 계속 생각이 났다. 왜일까? 왜 계속 생각이 날까? 글이 주는 적막감, 소외감, 쓸쓸함 등이 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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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일

오늘 오후 식물원에 갔다. 여기저기 꽃밭과 장미가 보였지만, 살짝 버려진 느낌. 나는 동물이 다시 보고 싶었다. -중략- 이곳은 파리에서 가장 황량한 장소로, 30프랑만 내면 입장할 수 있다.

밖의 삶 P101-102

 

7월 19일 자의 글은 읽는 동안에도 책을 덮고 나서도 계속 생각이 났다. 왜일까? 왜 계속 생각이 날까? 글이 주는 적막감, 소외감, 쓸쓸함 등이 강하게 느껴지고 끌어당기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이들이 군대를 가고 신랑이 일이 많아 집에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고립감을 느껴가는 것 같다. 초긍정적 성격이라 어느 상황에서도 별일 없이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았었는데 아니었나 보다.

 

아니 에르노는 살짝 버려진 느낌의 식물원과 강렬한 냄새가 사방에 진동하는 동물원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 그녀는 <장면에 끼어들거나 각 텍스트의 기원에 있는 감정을 드러내는 일을 가능한 한 피하기 - 바깥 일기 서문 P9>에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글에 담지 않는다. 그래서 문장과 문장 사이에서 그녀의 감정을 읽어야 한다. 

 


 

아니 에르노의 시선에서 보고 그녀가 느낀 감정을 찾아가며 읽는 것은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가끔 끄적이는 다이어리를 꺼내 지난 이야기를 읽어보았다. 매일이 똑같은 일상 같았는데도 모두 다른 글들이 담겨있었다.

 

아니 에르노는 매일의 글쓰기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보여주었다. 하나하나 쌓인 개인의 기록이 역사가 된다는 것은 난중일기나 안네의 일기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여기 한 도시의 15년간의 역사가 있다. 한 사람의 짧은 글들이 모인 것뿐이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소한 이야기가 긴 시간이 흐른 후에는 시대를 대표하는 역사적이 글이 되었다. 나의 기록은 아주 먼 미래에는 어떤 평가를 받게 될 지 궁금해진다. 디지털로 남겨진 기록은 서버에 문제가 생기면 사라진다. 기록이 훗날까지 전해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아니 에르노 문학상, 자신의 이름을 딴 문학상을 가진 작가, 20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수많은 수식어가 붙는 작가이다. 작가 소개를 읽다 본 빈 옷장이라는 제목이 낯익었다. 일어나 책장을 살펴보니 한편에 꽂혀있었다. 책 욕심에 사두고 읽지 못하는 책들이 많다. 빈 옷장도 일단 읽을 잭 쪽으로 옮겨두었다. 언제 읽을지는 미지수이다. 눈에 잘 보이는 곳이 두었으니 조만간 읽지 않을까 한다.

 

책 소개 중 <지금 한국 사회에서 이 두 작품이 읽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있다. 이 질문이 궁금한 분들은 읽어보길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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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밖의 삶 평점10점 | m*****4 | 2023.11.19 리뷰제목
『밖의 삶』 아니 에르노(저자) 열린책들(출판) 나 자신의 내면 깊숙한 것을 꺼내어 말하는 것이 일기라 생각했습니다. 외부에 알리지 못했던 내 마음속 이야기... 하지만 에르노의 작품 밖의 삶은 달랐습니다. 일기 형식이지만 철저히 나 자신이 아닌 외부 세계를 옮겨놓았습니다. 그래서 더 짧은 글들에서도 폭넓은 바깥 시선을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텔레비전을 보다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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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의 삶』

아니 에르노(저자) 열린책들(출판)

나 자신의 내면 깊숙한 것을 꺼내어 말하는 것이 일기라 생각했습니다. 외부에 알리지 못했던 내 마음속 이야기... 하지만 에르노의 작품 밖의 삶은 달랐습니다. 일기 형식이지만 철저히 나 자신이 아닌 외부 세계를 옮겨놓았습니다. 그래서 더 짧은 글들에서도 폭넓은 바깥 시선을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텔레비전을 보다가도 그 속에 나오는 다른 사람의 삶을 디테일하게 표현하기도 했고 그 안에서 또 다른 현실을 마주하게 하기도 합니다. 그럼으로써 앞으로의 미래까지 상상하게 되죠.

그녀의 일기는 또 다른 하나의 삶이었고 또 다른 세계였습니다. 바깥 일기를 읽고 난 후 밖의 삶은 서로 커다란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그렇게 나 자신 속 또 다른 나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그녀만의 특유 문체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더 강렬하게 느껴졌기에 다른 작품도 더 궁금해졌습니다. 어찌하여 그녀는 일기라는 형식 속에 나가 아닌 타인을 주제로 글을 쓰게 된 걸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더 깊게 생각해 보자면 에르노의 글쓰기 과정은 삶의 여정이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진정한 자아 그것은 곧 우리 안에 있지 않음을 오롯이 우리에게 있지 않음을 이야기하는 루소의 글로 또다시 생각에 잠기게 만듭니다. 온전한 나의 삶 그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것일까요? 세상은 혼자 살 수는 없는 구조입니다. 그것은 곧 타인과 나의 삶이 공존한다는 의미이기도 했고 내 삶 속에 타인의 삶도 있기에 에르노는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 속에 깊은 고뇌와 번뇌를 하며 글을 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소 딱딱해 보일 수도 있는 문체들 속에서도 작가의 작품 의미를 엿볼 수가 있었습니다. 밖의 삶은 온갖 것을 요구하나 대부분의 예술작품은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라는 것은 또 다른 의미를 자아냅니다.

삶은 우리에게 무엇일까요? 내가 생각했던 삶, 타인이 생각하는 삶, 밖의 삶 그 모든 것들이 이루어내는 삶이라는 것에 대하여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또 다른 신선함이 발견되기도 하고 때론 마음 한구석을 찌르는 듯한 냉철함과 웃음을 짓게 만드는 복잡 미묘한 감정들과 아름다운 여백의 미까지 선사하기도 합니다. 에르노의 바깥일 기와 밖의 삶을 통해 폭넓은 생각을 갖게 해준 값진 시간이었기에 한 번쯤 내가 아닌 외부의 자극 와 세계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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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밖의 삶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m*******6 | 2023.11.19 리뷰제목
이야기란 존재하고자 하는 욕구다. / p.7   최근에 책장을 쭉 훑어서 보았는데 아니에르노의 작품을 꽤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마 작년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로 조금씩 구매했던 것 같다. 정작 읽은 작품은 딱 두 권밖에 없었는데 호불호가 너무 명확했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은 별 다섯 개를 줄 정도로 좋았던 반면, 세월이라는 이름의 작품은 내용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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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란 존재하고자 하는 욕구다. / p.7

 

최근에 책장을 쭉 훑어서 보았는데 아니에르노의 작품을 꽤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마 작년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로 조금씩 구매했던 것 같다. 정작 읽은 작품은 딱 두 권밖에 없었는데 호불호가 너무 명확했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은 별 다섯 개를 줄 정도로 좋았던 반면, 세월이라는 이름의 작품은 내용조차 크게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이지 못했다. 이런 작가들이 오히려 책을 고를 때 난감해지는 경우가 생긴다.

 

이 책은 아니에르노의 장편소설이다.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작품마다 호불호가 너무 명확한 작가 중 하나이기에 처음에는 고민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전에 읽었던 작품들과는 다르게 시대상을 표현한 이야기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아버지의 이야기는 딸로서 현실적으로 와닿았지만 세월은 주인공의 삶을 직접적으로 경험할 일이 없다는 측면에서 너무 허황된 이야기처럼 보였는데 그래도 이 작품은 전자에 가깝지 않을까.

 

소설은 1993년부터 1999년까지의 일기를 다루고 있다. 그동안 보았던 풍경과 사람들을 파편적으로 기록했는데 이는 잘 아는 지인일 수도 있고, 그냥 스쳐서 지나가는 이용객일 수도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후자에 속했으며, 화자는 이를 관찰한 내용과 자신의 생각을 덧붙인다. 이야기 자체가 크게 사건 중심으로 전개된다거나 흘러가지는 않는다.

 

아니에르노의 문체나 분위기를 너무 잘 와닿았다. 우선, 소설이기는 하지만 내용을 모른 상태로 본다면 한 사람의 날것의 일기 또는 에세이처럼 보일 수도 있다. 자전적 소설을 집필하는 작가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허구의 다른 인물이 보고 듣는 풍경을 적었다고 인식할 수 있었다. 아마 화자 역시 아니에르노 자신이지 않을까. 그전에 경험했던 작품들이 있었기에 이 부분 역시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스타일에 적응만 된다면 어렵지 않게 완독이 가능할 듯했다.

 

읽으면서 두 가지 내용이 가장 인상적으로 남았다. 첫 번째는 초반에 등장하는 일기로 대중교통 안에서 만난 뚱뚱한 30대 남자와의 일화를 다룬 이야기이다.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거창하지만 먹을 것을 달라는 남자의 말에 웃으면서 건강 상태가 좋아 보인다고 대답했다.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지만 건강보험 대상자가 아니어서 이조차도 참여하지 못하고, 술과 담배는 하지 않는다는 남자의 외침이 무엇인가 모르게 강렬하게 와닿았다.

 

두 번째는 지하철 안에서 벌어진 이야기이다. 책을 읽고 있는 세 명의 대학생과 같은 줄에 한 어머니와 아이가 탑승한다. 아이에게는 휴대 전화 모양의 장난감이 있었는데 누르면 소리가 나는 제품이었던 것 같다. 천진난만하게 소리를 들으면서 놀고 있는 아이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세 명의 대학생. 두 명은 철학 도서를 읽고 있었는데 화자를 이를 보면서 우월한 명분을 제공하는 철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간단한 비판을 남긴다.

 

두 내용이 강렬하게 와닿았던 점은 약자들에게 보내는 기득권들의 시각이 너무 잘 드러났기 때문이다. 30대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신체가 뚱뚱하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렇지 않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을 건넨다는 게 조금 답답했다. 사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찾다 보면 오히려 가난할수록 영양 상태가 좋지 못해 비만으로 갈 수 있다는 내용을 쉽게 접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현대 사회에서도 비만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낙인, 편견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또한, 대학생의 일화에서는 최근에 읽었던 책 한 권의 내용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연세대학교 청소노동자들에게 고소를 했던 학생들의 이야기이다. 청소노동자들의 생존권보다 자신들의 수업권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측면에서 많은 생각을 들게 했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대학생들 역시 편안하게 책을 읽을 권리를 박탈당했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권리를 무시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철학은 그들의 우월함을 견고하게 만들어 관용을 배울 수 없다는 내용의 화자의 문장이 인상적으로 남았다.

 

안에 그려진 사람들이 너무 분명하게 나뉜다는 측면에서 빈부격차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답답한 것은 사실이다. 마치 한 장의 사진 안에 귀족들이 중심에 있고, 구석에 약자들이 드러나 있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불편함이 남기는 했지만 가지고 있는 약자에 대한 시각이나 철학에 대한 생각 등을 다시금 깊이 고민하고 새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은 꽤나 좋은 의미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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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밖의 삶은 결국 내면의 삶과 연결되어있다. [밖의 삶] 평점10점 | s****3 | 2023.11.18 리뷰제목
『밖의 삶』 아니 에르노 (지음) | 정혜용 (옮김) | 열린 책들 (펴냄) 아니 에르노의 밖의 삶은 외면 일기의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그녀의 묘사 하나하나는 내면 일기보다 더 심오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에르노는 그녀 자신의 주변 밖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최대한 덤덤한 시선으로 다룬다. 지하철역에서, 클럽 도서전에서, 길거리에서, 고속도로에서, 심지어 한 줄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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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의 삶』

아니 에르노 (지음) | 정혜용 (옮김) | 열린 책들 (펴냄)

아니 에르노의 밖의 삶은 외면 일기의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그녀의 묘사 하나하나는 내면 일기보다 더 심오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에르노는 그녀 자신의 주변 밖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최대한 덤덤한 시선으로 다룬다. 지하철역에서, 클럽 도서전에서, 길거리에서, 고속도로에서, 심지어 한 줄의 기사에서, 텔레비전 속에서 등등... 그곳들에서 들려오는 모습 혹은 소리들을 아니 에르노는 한 장의 스냅사진처럼 우리 앞에 펼쳐놓는다. 그래서인지 아니 에르노가 느낀 밖의 삶은 왠지 독자의 삶과 다르지 않게 여겨진다. 우리 모두의 눈은 안을 향하지 않는다. 밖을 향해 펼쳐진다. 두 눈이 그러하고, 두 귀가 그러하고 입, 콧구멍 역시 밖을 향해 뚫려있다.

아니 에르노의 글은 오감으로 읽힌다. 덤덤하고 무심한 듯한 글쓰기가 이어지지만 그녀는 항상 마지막에 화룡점정처럼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면서도 예리하게 표현한다. 즐거움을 거저 주고 싶다거나, 생물학적인 순수한 시간에 불과하다거나, 종말처럼 기차를 기다린다거나... 그녀의 일기처럼 쓰인 글들에는 그녀의 내면의 모습이 고스란히 묘사되어 있다.

그녀의 외면에서 투쟁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거대한 사회적 모순 속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저자의 모습이 느껴진다. 그저 할 일은 펜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는 듯이 그런 울분 혹은 분노는 곳곳의 단락 속에 표현되어 있다. 하지만 분노는 결코 분노 그 자체의 모습을 하지 않는다. 분노일 수밖에 없지만 왠지 모를 쓸쓸함과 허무가 짙다. 그래서인지 더욱더 오랜 여운이 남는다.

한 장의 사진이 주는 쓸쓸함, 허무, 여운... 그녀의 글들은 한 장의 스냅사진과도 같다. 그녀의 두 눈동자는 카메라의 렌즈이고 책 속에 쓰여진 글들은 인화된 결과물이다. 결국 그녀의 밖의 삶은 그녀가 열심히 찍은 삶의 결과물과도 같다.

우리 모두의 밖의 삶은 어떠한가? 살다 보면 알게 되는 순간이 있다. 저 멀리서 벌어지는 일들이 결코 나의 삶과 무관하지 않음을 말이다. 지구촌에서 현재 벌어지는 상흔들... 그것들은 결국 우리 모두의 내면에 남을 것이다. 그 사실은 어쩌면 너무 끔찍하기도 하고, 삶의 희망이 없다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결국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라는 사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으리라는 사실... 명백하면서도 두려운 밖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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