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기도란 신앙생활의 기본이면서 하나님과 나누는 영적인 대화이다. 그리스도인에게 특권이자 의무인 기도. 기쁘게 받아 들여야 함이 마땅하지만, 개인적이고 솔직한 심정으로는 기도에 대한 부담이 더 컸던 것 같다.
때마침 교회에서 하는 양육 프로그램인 기도학교 1기를 수강하면서 기도를 향한 관심과 앎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기도에 관한 좋은 책을 읽게 되어 소개해 본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 우리의 필요와 간구를 전한다. 몸과 마음의 아픔이 낫기를, 취업과 직장의 문제를 해결해 주시기를, 좋은 인연이 닿게 해주시기를. 그 중에는 응답을 받아 이루어진 기도의 제목도 있고 몇 년 째 기도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기도도 있다.
이렇듯 간절한 마음으로 드린 기도에 하나님께서 잠잠하실 때, 아니 상황이 그보다 더 심각해질 때 우리는 하나님께서 응답하지 않으신다고 생각하고 실망과 좌절에 빠진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가 가진 기도에 대한 오해이다. 단순히 Yes의 응답을 받은 기도만이 하나님께서 응답하신 기도라고 할 수 없다. 하나님의 응답에는 No와 Wait도 포함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기도 응답의 여러 유형들을 성경에 근거해 풀어낸다.
우리가 전제해야 할 것은 인간인 우리의 한계와 그에 반대되는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이다. 하나님께서 기도에 '즉각' 응답하지 않으시는 이유를 우리는 전부 알 수 없다.
눈 앞의 가나안 땅을 두고 40년 간 광야에서 유리했던 이스라엘 민족처럼 당장의 만족보다 고난 속에서 얻는 유익이 큰 경우도 있고 밧세바를 범한 다윗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처럼 죄의 결과로 인한 고통도 있다.
핵심은 우리의 유한한 지각과 지식은 이 모두를 다지선다 문제의 해답처럼 정확히 집어낼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이라면 더더욱 예수님을 묵상하고 바라보아야 한다. 예수님을 바라보며 간구할 때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고'(빌립보서 4:7) 영원의 관점으로 바꿔 주신다.
저자는 이론적 원리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조언 또한 아끼지 않는다. 먼저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하나님의 '기다리라' 혹은 '아니'의 응답을 받아들이는 방법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포기와 수용을 구분하는 것이다. 운명론에 굴복하는 포기는 회의주의로 이어지고 이는 하나님의 섭리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아니라 오히려 무기력하고 수동적인 태도라 생각한다. 그리스도인이 지향해야 할 것은 수용이다. 이해할 수 없을지라도 하나님의 때와 방법으로 응답하신다는 사실을 기대하고 기다리는 것이 우리가 배워야 할 자세가 아닐까.
주로 기다림과 거절에 대해 이야기 했지만 우리의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은 아들이 생선을 달라 하는데 생선 대신에 뱀을 주며 알을 달라 하는데 전갈을 주는 분이 아니시다.(누가복음 11:11-12)?
아브라함도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재력가였고 요셉도 종의 신분에서 애굽의 총리까지 인생역전을 하지 않았는가. 우리는 우리의 필요를 담대히 하나님께 아뢸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필요로 하는 기도가 나의 만족을 위한 것인지, 하나님을 위한 것인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가?
그 기준은 바로 '예수님의 이름'에 집중하는 것이다. "예수님이셨어도 이것을 위해 기도하셨을까, 예수님이라면 누구를 위해 기도하실까?" 처럼 말이다. 다만 예수님의 이름을 앞세워 나의 욕망을 합리화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기도하려 노력하면 우리 안에서 역사하시는 성령 하나님의 간구와 기도를 통해 일하시는 성부 하나님을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또한 예수님의 마음을 닮아 타인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관계를 만들어 가기를 소망한다.
이 책을 읽으며 '~주세요.'로 끝나던 1차원적인 나의 기도 패턴을 반성한다. 하나님께서 주신 일상을 조금만 더 주의 깊게 바라보기만 해도 기도할 거리가 넘치고 감사가 흐른다.
무엇보다도 예수님의 마음을 닮고 예수님의 이름을 묵상하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원한다. 기도학교를 마무리하고 이 책을 덮으며 기도로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를 쌓아가기를 바라고 기대해 본다.
[생명의 말씀사 10월 온라인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