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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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여름

리뷰 총점 9.5 (27건)
분야
소설 > 추리/미스터리/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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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쁜 여름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3 | 2023.09.15 리뷰제목
우리나라 사회복지는 어느 수준일까? 그리고 나는 사회복지 혜택을 얼마나 받고, 있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복지혜택을 받은 기억이 별로 없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복지는 어떻게 어떤 식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일까? 복지 정책은 선별적 복지 정책과 보편적 복지 정책으로 나뉜다. 선별적 복지 정책은 효율을 생각하는 제도 즉 정해진 예산으로 더 큰 효과를 보려면 필요한 곳에 돈을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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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회복지는 어느 수준일까? 그리고 나는 사회복지 혜택을 얼마나 받고, 있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복지혜택을 받은 기억이 별로 없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복지는 어떻게 어떤 식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일까? 복지 정책은 선별적 복지 정책과 보편적 복지 정책으로 나뉜다. 선별적 복지 정책은 효율을 생각하는 제도 즉 정해진 예산으로 더 큰 효과를 보려면 필요한 곳에 돈을 투입해야 한다는 제도이고, 보편적 복지 정책은 형평성을 우선하는 제도다. 즉 복지 정책으로 차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제도다. 이번에 읽은 책은 사회복지의 허점을 이용한 사람들의 이야기, 하지만 진짜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그 혜택이 돌아가지 못한,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다.

 

26살의 마모루는 지방 도시 사회복지과 생활 보호 대상자를 관리하는 공무원으로 엉터리 수급자들을 대면하는 힘든 일상을 견디고 있다. 일할 수 있지만, 일하지 않는 남자가 있고, 아들이 돈을 제법 잘 벌지만, 아들과 소식이 끊겨 수급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미혼모지만 충분히 일할 수 있는, 하지만 일을 하지 않고 아이도 학대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 날 마모루는 직장 동료가 부정 수급을 빌미로 20대 미혼모 여성 아이미에게 육체적 관계를 강요하고 심지어 수급비 일부를 요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이미를 도와주겠다며 레이카가 자신의 남자 친구 야쿠자 유흥업소 점주를 끌어들이게 되는데..

 

우리 주변에도 이런 사람이 있겠지? 나라에서 주는 돈으로 생활하고 일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 사회복지 공무원 일을 하며 수급자를 조절하는, 그래서 뒤로 돈을 받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이런 사람들 때문에 진짜 돈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죽을 수도 있고. 책을 읽는 내내 기분이 묘했다. 기준을 정한다는 것. 그리고 기준에 맞게 그 룰을 지킨다는 것. 룰을 지키는 사람은 고지식하고, 약간의 편법을 이용하는 사람은 융통성이 있다고 말하고.

 

책을 읽으며 답답한 마음을 느끼는 건 나 뿐일까? 저소득계층을 이용해 악랄하게 돈을 버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짜증 나고, 그에 이용당하는 사람이 안타깝고, 그들만의 먹이 사슬이 존재함이 무섭다. 잘못인지 알면서도 더 악랄한 방법을 강구하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들. 그들 때문에, 정작 도와줘야 하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없다. 어렵게 찾아간 공무원 앞에 수치심을 느끼는 사람. 이 묘한 답답함이라니

 

생활 보조금 부정 수급은 현재 커다란 사회 문제이다. 경제력이 없는 약자로 위장하여 나랏돈을 탐내는 인간들이 있다. 그 돈은 국민의 세금으로 조달된 것이니 공분을 사는 건 당연한 일이다. 결과적으로 그 창끝이 지급을 관리하고 있는 관공서 종사자들에게 향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15)

 

우리가 낸 세금이 제대로 잘 쓰여야 한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경제적 약자로 위장해 세금을 탐내는 사람들. 지금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제도를 생각하게 되는,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이슈가 될 문제들. 우리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괜찮은 소설.

 
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2
종이책 나쁜 여름 평점10점 | g*****3 | 2023.07.25 리뷰제목
뜨거운 태양과 무더운 날씨 그리고 습도까지 높은 여름에 누구나 자신의 모습이 아닌 다른 면을 만나기도 한다. 오늘 만난 [나쁜 여름]은 바로 이런 점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 만나는 작가이며 미스터리 대상 우수상 수상작인 이 소설은 사회의 취약한 한 부분을 군더더기 없이 독자에게 전달한다. 어떤 희망이나 아님 추리소설 처럼 사건이 해결되는 것이 아닌데도 책을 다 읽고서 그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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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태양과 무더운 날씨 그리고 습도까지 높은 여름에 누구나 자신의 모습이 아닌 다른 면을 만나기도 한다. 오늘 만난 [나쁜 여름]은 바로 이런 점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 만나는 작가이며 미스터리 대상 우수상 수상작인 이 소설은 사회의 취약한 한 부분을 군더더기 없이 독자에게 전달한다. 어떤 희망이나 아님 추리소설 처럼 사건이 해결되는 것이 아닌데도 책을 다 읽고서 그 자체로 이해가 되었던 책이었다. 사회보장제도...어느 나라든 취약한 가정이 존재하고 이들을 위해 나라에서는 제도를 만들어 제공한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인데 저자인 소메이 다메히토는 바로 이점을 소설을 통해 보여준다. 건실한 모습을 초반에 보여준 사사키 마모루는 생활 복지과 에서 근무하며 그가 하는 일은 생활 보조금을 지원자 상담과 반대로 보조금 수급자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을 골라내는 것이다. 원하는 부서가 아니기에 3년만 채우면 다른 곳으로 발령을 받을거라 생각을 했지만 아직도 이곳에 다니고 있고, 이번 여름은 마모루를 너무 힘들게 하고 있다.

 

 

마모루가 관리하는 수급자 중 중년 남성 야마다와 노인 야노는 수급자 대상에 적합한 사람들이 아닌데도 보조금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를 증명할 수 있는 건 그들을 직접 만나서 확인을 해야하는 데 누가 쉽게 아니라고 할까? 싫지만 이들의 집을 방문해서 사실 확인을 해야하지만 늘 실패로 돌아오는 것이 일상이었다. 작은 키에 마른 체격인 마모루는 자신의 외모에서부터 벌써 자존감이 상실된 이미지를 보여주고 반대로 여성 동료인 미야타 유코는 강한 성향을 가진 인물이다. 한편, 같은 생활 복지사 동료인 다카노는 일을 게을리고 하고 인격이 좋지 않는 데 이 남자로 수급자인 아이미 성에게 육체적 강요와 돈을 요구하고 있다. 미혼모인 아이미는 우연히 알게된 레이코라는 여성에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을 알게 되어 신청했는 데 법은 직장을 다니게 되면 이를 알리고 대상자에서 제외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담당 관리자가 부정 수급을 눈 감아주는 대신 다른 것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아이까지 있는 아이미의 이미지는 쉽게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이다. 결국 다카노의 관계를 레이코에게 말하게 되고, 이를 우연히 듣게 된 한 노인이 생활 복지센타에 신고를 하게 되면서 유코와 마모루를 부정수급자와 동료의 불법 행위를 알게 된다. 유코는 무조건 다카노라고 단정을 짓고 두 사람은 아이미를 만나러 가지만 진실을 얻지 못한다. 그런데 소설은 일이 점점 커져 가는 데 레이코가 아이미의 일을 도와준다고 하면서 야쿠자 애인에게 이를 전달하고 야쿠자인 가네모토는 다카노를 이용해 부정수급을 늘리려는 계획을 만들고 야쿠자의 도움(?)으로 부정수급을 받고 있는 야마다는 여기에 합류를 하면서 내용은 복잡해져 간다.

 

 

이렇게 부정 수급을 받고 있는 이들이 있는 반면 소설은 정말 보조금을 받아야 하는 카스미라는 여성을 등장시킨다. 남편이 사망 후 힘들어진 상황에서 직장을 구해도 몇 일이면 쫓겨나게 된다. 심지어 어린 아들에게 줄 음식을 훔치기도 하는 데 물론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한다. 이 여성은 마모루외의 다른 인물들과 엮이지 않는다. 다만,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생활 복지사를 찾았을 때 마모루와 상담을 하게 되는 데 그땐 이미 마모루는 야쿠자 일행과 어쩔 수 없이 엮이게 되고 심지어 본인 의도와 달리 마약을 하게 된 상태여서 제대로 상담을 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이곳에 온 모자를 한심하게 바라보면서 이야기 할 뿐이었다. 여성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이곳이 오히려 이 세상을 떠나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는 것. 그렇지만, 이 사실은 그 누구도 모른다. 그저, 생활고로 인한 자살이라고 할 뿐이다.

 

 

소설은 어느모로 보나 희망을 주지 않는다. 앞서 적은 카스미와 어린 자녀를 보면서 반드시 수급자가 될 것이라 생각을 했지만 오히려 안되었고, 마모루가 그렇게 부정 수급자로 밝히려고 했던 야노 노인은 밝혀졌음에도 눈을 감아버린다. 도대체 결말은 어떻게 되는 것이지? 아니 이런 생각조차 하지 않게 책장을 넘기게 만들고, 마지막을 읽으면서 서로가 가진 욕망이 결국 그들 자신에게 무엇을 주었는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정말, 마지막 장면은 복잡한 상황을 전혀 혼란스럽지 않게 서로가 얽혀버려 엉망이 된 모습을 보여주는 데 절로 수긍이 되었다는 점이다. 삶은 매 순간 선택으로 인해 길이 달라지며 이를 부정 할 수 없다. 마모루가 만약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니, 그 전부터 올곧은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그리고 사회 보장 제도에 대한 문제점...의식할 수 없는 부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지금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해. 하루 또 하루 의미 있게 살아야 한다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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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소메이 다메히토의 나쁜 여름 평점9점 | YES마니아 : 골드 k*****k | 2023.10.23 리뷰제목
제37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의 우수상 수상작이다.   전쟁떄 폭격을 피해서 그때부터 무역, 거래의 도시가 된 후나오카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다른 나라, 즉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봐도 되겠다. 공무원인 사회복지담당인 사사키 마모루의 시선으로 먼저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는 예산을 줄이기 위해 기존의 기초수급대상자들의 수를 줄이라는 지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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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의 우수상 수상작이다.

 

전쟁떄 폭격을 피해서 그때부터 무역, 거래의 도시가 된 후나오카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다른 나라, 즉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봐도 되겠다. 공무원인 사회복지담당인 사사키 마모루의 시선으로 먼저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는 예산을 줄이기 위해 기존의 기초수급대상자들의 수를 줄이라는 지시를 받는다. 그는 케이스 워커로 이미 수급을 받고있는 이들의 집을 돌면서 이들이 부정수급자가 아닌지 아니면 고독사한것은 아닌지 살피고 있다.

 

이번 여름은 너무나도 더워 누구나도 미쳐버릴 것만 같은 더위였다. 마모루의 점검대상중 하나인 야마다 요시오는 허리디스크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다고 수급을 받지만, 사실 환자를 늘려 나라에서 의료비보조를 더 받으려는 의사 덕에 그나마 좋아진 허리로도 수급을 받을 수 있었다. 게다가 그는 토쿄신주쿠 야시로구미에서 윗보스를 죽인 이유로 후나오카시의 모리노구미로 떨어져 내려온 조폭 카네모토 류야의 밑에서 그라비아와 닮은 MDNA 등 마약을 팔고 있었다. 그러던중 마무루는 같은 동료인 미야다 유코로부터 불성실한 동료 다카노가 부정수급을 협박으로 해서 대상자와 성적관계 및 금품취탈의 의심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동안 카네모토는 자신의 내연녀 레이카를 통해 히야시노 아이미가 다카노로부터 협박을 받고있다는 사실을 듣고 다카노를 함정에 빠뜨리기로 계획을 짠다. 하지만, 미야다 유코 등이 찾아오면서 계획은 조금씩 일그러지고, 이젠 마모루가 아이미의 유혹에 빠지게 되어버린다.

 

한편, 후루카야 카스미는 사고로 죽은 남편 유이치로를 생각하면서 관리비, 광열비가 밀린 집안살림을 다시 펴기 위해 밤노동을 하다가 우연히 슈퍼에서 물건을 훔치게 된다. 양심의 소리인가 유이치로의 안돼라는 말을 듣지만...

 

이 작품은 사회복지 약용을 비판하면서 또 후루카야 카스미 같이 정작 보호를 받아야 하는 대상을 제외하는 시스템 또한 비판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실업급여 부정수급이라든가, 자격기준이 너무 엄격해 기초수급을 받지못해 죽은 세모녀 가정이라든가 고쳐야할 점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서 고민은 커녕 샤넬백으로 일부를 과장하는 등으로 촛점을 어긋나고 있는 일이 있다. 기초수급과 관련된 한 사람의 철저한 파괴를 보면서 경종을 울리려는 작품이다. 

 

... 밑바닥의 삶을 사는 인가인 직업으 가져봤자 받은 금여는 생활보조금보다 낮은게 현실이잖아. 최저한의 사회보장조차 없어. 그런 현실을 무시하고 이상적 사회를 설파해봤자 그건 사기고 눈속임일 뿐이지...열심히 일해도 생활보조금을 받는 세대보다 낮은 임금밖에 받지못하는 사회사 이상해..모순된 시스템을 만든 국가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압력...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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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여름에 만난 나쁜 사람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t******s | 2024.07.19 리뷰제목
‘나쁜 여름(소메이 다메히토 글, 주자덕 옮김, 아프로스미디어 펴냄)’ 은 생활 보호 대상자들을 관리하는 공무원의 일과로 시작한다. 그의 주변에는 가난해서 물도 마실 수 없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보조금 자격 유지를 위해 일할 수 있어도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으며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생활 보호 대상자의 보조금을 착취하는 자들이 있다.   나는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
리뷰제목

   ‘나쁜 여름(소메이 다메히토 글, 주자덕 옮김, 아프로스미디어 펴냄)’ 은 생활 보호 대상자들을 관리하는 공무원의 일과로 시작한다. 그의 주변에는 가난해서 물도 마실 수 없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보조금 자격 유지를 위해 일할 수 있어도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으며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생활 보호 대상자의 보조금을 착취하는 자들이 있다.


   나는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희미하게나마 보일 거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는다. 각자 원하는 게 단 하나씩 있었을 뿐인데, 그걸 갖겠다고 얽히고설켰을 뿐인데, 종국엔 모두가 망가지고 좌절한다. 이런 상황은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거라고 단정 짓기엔 너무 현실적이라 더 절망스럽다. 나쁜 건 여름 탓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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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나쁜 여름 - 소메이 다메히토 (주자덕 옮김, 아프로스미디어) ★★★★☆ 평점10점 | h****s | 2023.12.21 리뷰제목
사사키 마모루는 지방도시의 사회복지사로 근무 중인 26세의 공무원입니다. 생활보호대상자를 선정하고 부정수급자를 가려내는 고된 업무를 근근이 이어나가던 마모루는 어느 날 큰 충격에 빠집니다. 선배 사회복지사 다카노가 약점을 지닌 여성 생활보호대상자를 협박하여 육체관계는 물론 돈까지 뜯어낸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한편 도쿄에서 사고를 치고 지방도시로 쫓겨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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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 마모루는 지방도시의 사회복지사로 근무 중인 26세의 공무원입니다. 생활보호대상자를 선정하고 부정수급자를 가려내는 고된 업무를 근근이 이어나가던 마모루는 어느 날 큰 충격에 빠집니다. 선배 사회복지사 다카노가 약점을 지닌 여성 생활보호대상자를 협박하여 육체관계는 물론 돈까지 뜯어낸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한편 도쿄에서 사고를 치고 지방도시로 쫓겨난 야쿠자 가네모토 역시 다카노의 비리를 알게 되는데, 그는 다카노를 이용하여 큰돈을 벌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지면서 가네모토의 계획은 어그러질 상황에 처하고 마모루의 운명 역시 급격한 혼란에 휩싸이고 맙니다.

 

일가족을 살해한 18세 살인범의 도주극을 그린 정체’(한국 출간 2021)를 통해 한국 독자와 처음 만났던 소메이 다메히토가 37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우수상 수상작이자 자신의 데뷔작인 나쁜 여름으로 다시 한국 독자를 찾았습니다.

정체를 읽고 쓴 서평에 정갈하고 정성이 깃든 문장들과 인물 하나하나에 공을 들인 작가의 진심이란 표현을 썼을 정도로 마음에 쏙 들었던 터라 그의 데뷔작을 꼭 읽고 싶었는데, 역시 이번에도 기대한 만큼의 만족스러운 책읽기가 됐습니다.

 

다소 극단적인 사례 같기는 해도 사회복지, 특히 생활보조금을 둘러싼 갖가지 사건과 사고를 다루고 있어서 정통 사회파 미스터리로 분류되겠지만, 소메이 다메히토는 거기에다 소네 케이스케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연상시키는, 웃을 수도 찌푸릴 수도 없는 희비극이자 폭주에 가까운 군상극의 미덕을 섞음으로써 독특한 장르물을 완성시켰습니다.

 

생활보호대상자를 선정하고 부정수급자를 가려내는 사회복지사, 말도 안 되는 변명과 핑계를 대며 부정하게 생활보조금을 타내면서도 조금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인간망종들, 그리고 사회복지시스템의 작은 균열을 이용하여 범죄를 저지르는 야쿠자 등 나쁜 여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생활보조금의 이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동시에 실제로 복지의 혜택이 필요한 사람들이 정작 사각지대로 밀려나는 모습이라든가 정책 자체는 훌륭하더라도 그것이 현실에서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를 묘사한 대목들은 그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본 적 없는 독자에게 꽤 큰 경종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매력은 사회복지라는 거창한 주제가 아니라 서로 속고 속이는 것을 넘어 이기심을 위해서라면 최악의 선택도 마다하지 않는 인간망종들의 먹고 먹히는 쇼에 있습니다. 아마 영화로 만들면 숨 쉴 틈조차 없을 정도로 폭주하면서도 흥미진진한 B급 영화의 미덕을 만끽할 수 있는 명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일본 영화감독 소노 시온의 지옥이 뭐가 나빠를 아는 독자라면 어떤 느낌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막판 클라이맥스는 피와 흉기가 난무하는 끔찍한 비극의 현장임에도 불구하고 (웃는 것까지는 어렵더라도) 왠지 희극의 냄새가 더 강하게 풍기는 묘한 감정을 느끼게 만듭니다.

 

정체나쁜 여름모두 적잖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작품이지만 소메이 다메히토는 비중이 적은 단역이나 조연조차 독자에게 그 존재의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해주고 이야기 속에 확실히 녹여냅니다. 자칫 우왕좌왕할 수 있는 복잡한 구도를 개성 넘치고 명확한 캐릭터를 지닌 인물들을 통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컨트롤한다고 할까요? 그래선지 다음에 만날 그의 작품 역시 희극이자 비극이면서 통렬한 군상극이기를 바라게 됩니다. 일본에서는 모두 8편의 작품을 출간했는데, 그의 나머지 작품들도 머잖아 한국에 모두 소개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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