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런던의 한 출판사와 연락이 닿았고, 이런 계획이 탄생했습니다. 제게 어떤 단어에서 시작해 다른 단어로, 또 다른 단어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하게 하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제풀에 지쳐서 두 손 들겠구나 했던 거지요.
작가가 이런 말을 하고 나서 책의 페이지 수를 봤는데요, 686페이지였습니다. 아무래도 출판사가 먼저 두 손을 든 것 같아요.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신기한 게 너무너무 많아서 옆에 있던 동생한테 설명하면서 읽었는데요, 동생 반응이 '어쩌라고...'여서 잠깐 작가와 동질감을 느꼈어요(ㅋㅋ).
그리고 제가 아무래도 게임을 좋아하다 보니 게임에서도 쓰는 단어가 나올 때 더 흥미로웠는데요, 예를 들면 check가 페르시아 왕을 뜻하는 shah에서부터 파생되어서 '막고 저지하는'뜻이 생겼다고 하거든요. 저는 그래서 게임에서 특정 진행 과정으로 진입하면 그 전으로는 못 가니까 뒤로 가는 것을 막아서 체크포인트인가? 라는 생각을 했어요(체크포인트에 대한 얘기도 작가가 잊지 않고 해줍니다).
물론 책이 영단어에 관련된 책이라 제가 모르는 단어도 많아서 작가님이 질문할 때 제가 쌩뚱한 대답을 내놓는 경우가 많긴 했는데, 그래도 충분히 재밌게 읽었습니다. 특히 영어 숙어 같은 경우는 이게 왜 이런 뜻일까, 생각하는 게 많았는데 어원을 알게 되면서 이해하기 쉬웠어요. 영어공부 할 때 읽어도 좋은 책일 것 같아요(ㅋㅋ). 딱히 공부 목적이 아니라도 작가님과 옮긴이가 재치있게 풀어서 얘기를 진행시키니까 어원에 흥미가 있었던 분이라면 재밌게 읽으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