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 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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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 마을에서

리뷰 총점 9.6 (114건)
분야
소설 > 추리/미스터리/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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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누군가 이 마을에서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3 | 2023.08.07 리뷰제목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나는 타인의 삶에 관심이 없다. 그래서일까? 나는 내 인생에 관심 주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진짜 친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나에 대해 아는 걸 좋아하지 않으며, 그래서 다 함께 ‘으싸으싸’ 하는 것도 싫다. 모두를 위해 너 하나쯤은 희생해도 된다는 단체라는 무조건 손절이다. 만약 내가 이사한 곳이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어떤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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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나는 타인의 삶에 관심이 없다. 그래서일까? 나는 내 인생에 관심 주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진짜 친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나에 대해 아는 걸 좋아하지 않으며, 그래서 다 함께 으싸으싸하는 것도 싫다. 모두를 위해 너 하나쯤은 희생해도 된다는 단체라는 무조건 손절이다. 만약 내가 이사한 곳이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만 해도 숨 막히는 이런 곳이라면 이사조차 안 가겠지만, 이사가보니 이런 곳이라면?

 

어느 날 법률 사무소를 운영하는 이와타 기쿠코에게 의뢰인이 찾아온다. 그녀는 기쿠코의 법대 시절 친구였던 료코의 딸 모츠즈키 마키. 기쿠코는 사법고시에 합격해 미국으로 건너가 일하고 있던 19년 전, 료코는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려 잘 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료코네 가족이 실종되었다. 당시 경찰이 나서서 친구 가족을 쫓았으나 찾지 못했다. 그런데 자신을 찾아온 마키가 료코의 딸이라니. 의뢰인 마키는 자신의 가족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싶다고 말한다. 기쿠코의 조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마사키 유이치는 이 사건을 조사한다. 마사키는 실종 사건이 일어난 곳. ‘아름다운 언덕 뉴타운이라는 하토하 지구로 향한다.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마을을 지향하는 이곳의 주민들은 실종 사건 따위는 애초에 없었다고 말한다. 또한, 이 마을의 주민은 외부인을 지나치게 경계한다. 겉으로 보이는 평화로운 모습이 외려 섬뜩한 느낌이 드는 이곳. 마사키는 마을 주민이 은폐하려는 진실을 밝힐 수 있을까 

 

. 나는 이런 마을 정말 싫다. 누군가의 왕국 같은 느낌? 자격을 운운하며 이곳에 살 사람을 선별하는 사람들. 평화로운 마을이라고 하지만 그 속은 결코, 평화롭지 않고 자애롭지 않으며 다른 곳에서 나쁜 짓을 하는 가면을 쓴 사람들이고 할까? 원래 사람은 그런 것 같다. 못하게 하면, 당장은 안 할 것 같지만 결국엔 어딘가에서 터지는. 더 못되고 나쁜 방법으로 사고를 치는. 어른이나 아이나 똑같은 패턴을 보이는 마을 사람들. 그들만의 왕국의 질서와 법. 그곳에는 마을의 평화를 헤치는 사람은 모두 제거해도 되는 사람일 수도. 이런 곳에서 살고 싶지 않다.

 

남편의 직업은 탄탄해야 하고, 아이는 둘 이상 낳아야 하고, 엄마는 전업주부여야 하고, 마을 아이들에 가는 학교엘 가야 하는 등. 마을을 위해서라면 범죄도 덮어야 하는 게 당연한 사람들. 그에 반하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내쫓는 사람들. 과잉 충성하는 사람도 있고 그래야 마을이 더 평화롭게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 너무 싫은 동네다. 안전한 우리 마을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다고 말하는 이기적인 사람. 누구를 위한 안전인지, 누구를 위한 마을인지 주체를 잃어가는 사람들. ‘동조 압력사람이 아니라 괴물로 변하지만, 본인들은 그걸 인정하지 않는다는 게 무섭다. 사이비 종교랑 다르지 않은 그들만의 믿음.

 

과잉충성과 상호 감시. 외부인에 대한 원인 모를 배척과 감시. 이런 마을. 우리나라에는 없었으면 좋겠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1
종이책 너무 사랑하는 이웃이 보여주는 공포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d********h | 2023.08.05 리뷰제목
오랜만에 상당히 묘한 소설을 하나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회파 소설에 관해서 참 미묘한 입장이긴 합니다만, 이런 이야기를 안 읽어볼 수는 없는 부분이 많아서 말이죠. 무엇보다, 스릴러입니다. 하루를 보내기에 가장 좋은 장르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여러 사건들에 관한 이야기는 흥미롭긴 합니다만, 동시에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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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상당히 묘한 소설을 하나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회파 소설에 관해서 참 미묘한 입장이긴 합니다만, 이런 이야기를 안 읽어볼 수는 없는 부분이 많아서 말이죠. 무엇보다, 스릴러입니다. 하루를 보내기에 가장 좋은 장르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여러 사건들에 관한 이야기는 흥미롭긴 합니다만, 동시에 꽤 자주 다뤄진 주제이기도 합니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창조한 미즈 마플 시리즈를 보면 그 작은 마을의 범죄에 관한 이야기가 얼마나 다양하게, 그리고 얼마나 잔혹하게 벌어질 수 있는지에 관해서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아무래도 오래된 소설이기 때문에 요즘 이야기의 가장 베이스가 되는 지점들을 보여주는 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긴 합니다.

 

 이 작품이 가져가는 이야기도 어느 면에서는 그렇습니다. 19년전에 실종 되었던 인물이 주인공 앞에 나타나고, 이 인물이 가져온 여러 이야기들은 주인공에게 많은 의문을 남기게 됩니다. 그리고 이 의문을 조사하러 간 마을은 어딘가 이상한 지점들이 있는 상황입니다. 매우 좋은 마을이긴 하지만, 계속 주인공을 감시한다는 인상을 받게 되고, 이 상황에 관해서 점점 더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며 사건의 핵심에 접근해가게 됩니다.

 

 책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인물 군상을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자신이 지켜야 하는 것이 있다는 이유로 일어난 여러 일들, 내지는 일으키게 될 일들에 관해서 그냥 덮거나, 다른 사람들을 그대로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의 자기 합리화를 보여주면서 말입니다. 이 불안한 지점들은 이내 캐릭터들의 심리에 파문을 던지는 동시에, 그들을 무디게 만드는 작용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 문제가 단순히 자기 자신을 지키는 것 이상의 결과를 낳게 되면서, 그리고 이게 치부가 되면서 각자에게 작용하는 일들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가져가는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미스터리의 성격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설명한 것들이 점점 더 구체적인 성격을 띄어가고, 동시에 한 마을의 내부 문제로 발전하게 되면서 단순하게 그냥 서로 적당히 눈 감고 살아간다는 이야기 이상의 것들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단순히 눈 감고 간다 라는 것에서 출발하긴 하지만, 이 일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더 추악해지는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죠. 그리고 이 지점들을 통해 사겅희 핵심이 가진 면모를 보여주는 지점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이 책의 재미는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여러 에피소드들에 있습니다.

 

 독자는 기본적으로 캐릭터들의 심리를 파고들게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일종의 동조를 가져가게 되지만, 이 책에서는 각자의 이야기를 관찰하고, 그 관찰한 이야기가 만들어내는 이야기의 연속된 점을 파고들게 됩니다. 단순하게 동조를 일으키기에는 윤리적인 면에서 문제가 정말 많은 지점들이 있기에 아무래도 독자로서는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심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죠. 이 책의 가장 묘한 장점은 바로 이 지점입니다. 독자가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심리를 이용해서 책의 핵심으로 다가서는 것이죠.

 

 여기에서 한 가지 더 강하게 작용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리얼리즘적인 측면입니다. 책에서는 계속해서 캐릭더들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측면을 보여주게 됩니다. 그런데, 이 선택은 일반 독자에게도 얼마든지 다가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이야기 할 수 있죠. 윤리적인 면에서는 옳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계속해서 독자들에게 상기시키는 겁니다. 덕분에 묘한 딜레마를 독자들이 고민하게 만들 수 있게 된 겁니다.

 

 이 윤리적 문제만 이야기 한다면 이 책은 그냥 자기개발서와 사회의 정의를 부르짖는 책이 될 겁니다. 하지만, 책은 이를 통한 사건 진행을 만들어감으로 해서 말 그대로 장르적인 재미를 만들어내는 데에도 효과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그냥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사건의 내막을 파고드는 데에 그 윤리적인 면모를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이야기를 좀 더 흥미롭게 만들어가는 것이죠.

 

 해당 지점들로 인해서 캐릭터들에게 좀 도 흥미로운 서사를 부여하고 잇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분노나 기막혀 할만한 지점들을 가져가는 데에 성공하고 있긴 합니다만, 앞서 말 한 또 하나의 지점인, 윤리가 보이는 딜레마를 가져간다는 점에서 이야기의 재미를 확대하는 데에 성공한 겁니다. 이런 지점들이 모여서 이야기의 매력을 가져가는 데에 성공하고 있기도 하죠. 결국에는 이를 ㄹ통해 책에서 내세우고자 하는 바를 좀 더 구체화 하는 데에 성공을 거두고 있기도 하죠.

 

 여기에서 다시 처음의 이야기로 돌아가게 됩니다.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혹은 본인들이 택하는 사건들을 보고 있으면, 작은 사회가 가진 병폐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ㅈ윤리적인 부분보다 당장 옆집이나 옆자리에 앉아 있는 인물의 시선이 더 중요한 쩜들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죠. 매우 단순하게 정의를 부르짖지만, 이내 자신의 안위가 걸린 일에는 다른 선택을 하는 얄팍한 면모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겁니다. 해당 지점들이 이야기의 흐름과 동화되면서 좀 더 쉽게 다가가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꽤나 서늘한 이야기입니다. 단순하게 접근해서 그냥 심심풀이로 읽는 것도 좋은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이야기가 흥미롭고, 벌어질 여러 사건들에 관해서 역시 재미를 많이 드러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파고듦ㄴ서 이 이야기가 사회적인 면에서는 어떤 면모를 드러낼 것인가에 관해서 생각 하게 되면 좀 더 깊은 지점을 느기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그 재미 역시 매우 강하게 느낄 수 있게 되기도 하고 말입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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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너무나 소름 끼치는 ‘우리’라는 말 평점10점 | m*****2 | 2023.09.19 리뷰제목
도쿄에서 멀지 않은 교외의 고급 주택가 요쿠나초 하토하 지구. 살기 좋고 안전하기로 유명한 이곳에서 일가족이 증발하듯 자취를 감춘다. 젊은 부부와 어린아이 둘이 갑자기 종적을 감춘 희대의 사건이지만 언론 보도 한 줄 없이, 사건화되지도 않은 채로 아는 사람만 아는 미스터리로 남았다. 사건이 발생한 지 19년이 지난 지금, 실종된 일가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여자가 이와타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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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멀지 않은 교외의 고급 주택가 요쿠나초 하토하 지구. 살기 좋고 안전하기로 유명한 이곳에서 일가족이 증발하듯 자취를 감춘다. 젊은 부부와 어린아이 둘이 갑자기 종적을 감춘 희대의 사건이지만 언론 보도 한 줄 없이, 사건화되지도 않은 채로 아는 사람만 아는 미스터리로 남았다. 사건이 발생한 지 19년이 지난 지금, 실종된 일가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여자가 이와타 법률사무소를 찾는다. 이와타는 실종된 모치즈키 일가의 부인 모치즈키 료코와 절친한 사이였는데, 19년 만에 갑자기 나타난 친구 딸의 존재가 혼란스럽기만 하다. 본인이 모치즈키 료코의 딸 모치즈키 마키라고 주장하는 여자는 어째서 가족들이 자기만 보육원에 버려둔 채 사라진 것인지 그 사정을 조사해 달라고 의뢰한다.

 

 

이 마을에서 범죄가 일어날 리 없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연대하며 단결하는 공동체의 모습은 아름답고 이상적이다. 목표가 무결하고 고귀할수록 공동체의 일원들은 더욱 결속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자라는 목표가 있다면 함께 노력하지 않을 구성원은 없을 것이다.

 

하토하 지구의 주민들은 한 몸처럼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구성원 모두가 직책을 맡아 마을 일에 참여하고, 자발적으로 방범대를 조직해 치안을 유지하는 등 그들이 사는 곳을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었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 끈끈하게 연대하는 그들은 분명 이상적인 공동체의 표본이다. 그렇게 잘 굴러가는 마을인 것 같지만 바깥에서 보는 마을은 어딘가 모르게 이상하다. 과하게 폐쇄적이고 지나치게 외부인을 배척한다.

 

하토하 지구로 이사를 온 모치즈키 일가는 그런 마을 분위기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한다. 모치즈키 료코는 마을이 이렇게 된 계기가 과거 마을에서 발생한 어린이 유괴 살인사건이란 것을 듣고는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어느새 료코는 마을의 안녕을 방해하는 모난 정 취급을 받고 집단 린치의 대상이 된다.

 

 

방관자가 가해자가 되기까지

 

가족에서 떨어져 보육시설에서 자란 마키가 이와타 법률사무소의 조사원 마사키와 함께 마을에서 홀연히 사라진 가족의 진실을 추적하는 한편, 과거 유괴 살인사건으로 아이를 잃은 기모토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전개된다. 일가족의 실종도 인정하지 않는 마을 사람들에게 진실을 들으려고 발버둥을 치는 마키의 간절함과, 끔찍한 기억이 남아있는 마을을 벗어나지 못하는 기모토의 슬픈 사정이 기어코 만나는 지점에서 19년간 덮여있던 엄청난 비밀이 드러난다.

 

그 과정이 무척이나 잔혹한데, 집단에서 퇴출당한 개인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대한 묘사가 상당히 읽기 불편하다. 폭력에 직접적으로 가담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어떠한 가책도 짊어지지 않으려던 방관자는 어느새 어엿한 가해자로 변해 있다. 이런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누군가가 비난받고, 돌려지는 상황에서 어느 편에도 서지 않겠다 하고 외면한 나는 정말 아무런 잘못이 없었을까?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것이 그 누군가에게는 종류만 달리할 뿐 똑같은 폭력으로 느껴지진 않았을까? 애초에 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을까 

 

 

우리의 다른 얼굴

 

우리라는 말은 익숙하다. 국어를 처음 배울 때 국어 교과서 1장에서 만난 것도 나, , 그리고 우리. 친밀감을 표할 때도 우리’, 때로는 라는 의미로 우리라고 쓰기도 하고, 하다못해 이 나라, 그 안에서 누리는 모든 것들에 우리를 가져다 붙인다. 여기 적고 있는 한글도 우리말이라고 하지 않나. 못해도 하루에 수십 번은 쓰고, 수백 번은 듣고 있지 않을까?

 

우리라고 하면 나와 너다. 너와 함께 하는 내가 비로소 우리가 된다. 개인으로의 내가 아닌 친밀한 공동체의 일원으로써의 나를 표현하는 말이라서 그런지 든든하고 따뜻한 기분이 든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렇게도 우리라는 말을 남발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따뜻하고 든든한 기분에 취해 우리의 바깥에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잔혹해지기 쉬운 것이다.

 

우리는 너와 나를 단단히 묶어두면서 너와 나 바깥에 있는 것들은 멀찍이 치워둔다. 나쁘지도 해롭지도 않더라도 결국에 우리는 우리로 묶여 있고 싶어서 바깥에 있는 것들을 경계하고 미워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정의도, 양심도, 시비도 뒷순위가 돼버린다. 다만 우리만 있을 뿐.

 

방관자가 나쁜 것은 모든 가치 위에 우리를 두는 선택을 해버린 까닭이다. 방관자를 만드는 것은 무관심이 아니다. 우리가 항상 정의로운 것이 아니고, 바깥이 무조건 나쁘지 않다는 것도 알지만, 그걸 입 밖으로 내버리면 나 또한 우리 바깥으로 내쳐질지 모른다는 불안, 그것이 방관자를 만든다. 그렇게 우리가 모든 판단의 제일 첫 번째가 될 때, 우리에서 는 사라지고 그저 우리만 남는다. 그것이 아름답고 이상적인 상태일까 

 

별난 동네에 사는 별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일 것 같지만, 사실 별난 동네는 모든 우리들의 축소판일 뿐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우리사이를 저울질하는 상황을 맞닥뜨리고, 바보 같지만, 누구나 그럴 것 같은 선택을 해버린다. 그 선택들이 모여서 이야기는 최악으로 치닫는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우리를 혐오하게 될 수도 있다. ‘우리에 얽힌 나쁜 기억이 끄집어내져서 기분이 상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결국 우리여야 한다. 연대와 협동의 가치를 폄하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오늘의 우리는 너무 단단하고 좁아지고 있지 않나. 우리끼리 너무 부둥켜안고 있는 나머지 우리 바깥으로는 사나운 가시를 뻗는다. 개인보다 우리일 때 더 힘을 내고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지만, 그런 우리안에 있을 때도 를 잃어버리면 안 된다고. 작가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우리안에 있어도 의 목소리는 잃어버리지 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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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누군가 이 마을에서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m*******6 | 2023.08.20 리뷰제목
어디까지나 닮았다고 생각했을 뿐, 딸일 리는 없다. / p.7 이 책은 사노 히로미의 장편소설이다. 한동안 추리 스릴러 장르의 작품들을 골라서 읽었는데 그만큼 관심도가 바뀌어 다른 소재의 작품들을 읽었다. 그러다 보니 이상하게 또 스릴러 장르가 끌리기 시작해 찾아 보니 선택하게 된 책이다. 단순한 장르 소설이 아닌 현실에서도 충분히 공감이 될 수 있을 내용이라는
리뷰제목

 

어디까지나 닮았다고 생각했을 뿐, 딸일 리는 없다. / p.7

이 책은 사노 히로미의 장편소설이다. 한동안 추리 스릴러 장르의 작품들을 골라서 읽었는데 그만큼 관심도가 바뀌어 다른 소재의 작품들을 읽었다. 그러다 보니 이상하게 또 스릴러 장르가 끌리기 시작해 찾아 보니 선택하게 된 책이다. 단순한 장르 소설이 아닌 현실에서도 충분히 공감이 될 수 있을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이와타라는 이름의 변호사에게 친구의 딸이었던 미카가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미카는 보육원에서 자랐는데 가족들이 갑자기 실종되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렇게 이와타를 찾아 가족의 행방을 수소문해 줄 것을 요청한다. 이와타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마사키에게 이를 부탁한다. 마사키는 이와타의 이야기를 듣고 미카를 찾으러 과거에 살던 집으로 향하는데 그 마을은 범죄가 없는 동네라는 타이틀을 들고 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읽는 내내 미카의 감정에 크게 공감이 되었다. 전체적으로 긴장감을 놓지 않고 읽을 수 있었는데 그만큼 몰입하게 되었다. 페이지 수는 대략 400 페이지 넘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실종의 이유로부터 마을의 비밀까지 다양한 사건들이 등장하기에 참으로 흥미로웠다. 추리하면서 읽는 재미와 함께 많은 생각할 수 있는 내용들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두 가지 지점에 집중했다. 첫 번째는 마사키의 사연이다. 마사키는 딸을 두고 있었는데 딸이 괴롭힘의 주동자로 몰려 자살을 하게 된다. 또한, 자동차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브레이크 결함이 발생되었음에도 이를 묵인한다. 마을의 비밀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마사키의 과거와 맞물려 비교를 많이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어쩌면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어떻게 보면 학교와 회사, 마을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했던 이들이 부정한 현실에 타협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는 마을의 특수성이다. 이는 대한민국 사회에서도 종종 보이는 듯하다. 좋게 영향을 받는다면 마을의 고유 문화겠지만 안 좋게 발현이 된다면 딱 이 작품의 케이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 처음에는 읽으면서 너무 유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얼마나 대단하다고 마을에 입주 조건을 저렇게 걸고 있나 싶었다. 그러면서도 대한민국에서 집값이 높거나 학구열이 높은 몇몇 동네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마을 내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을 두고 동네의 평판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덮는 등의 일들이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생각할 문제인 듯하다.

 

현실감이 주는 공포도 참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족 실종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미카에게 가장 이입이 되었고, 모종의 사건으로 자녀를 잃은 마사키의 상황도 이해가 되었으며, 마을의 불순한 의도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마음에 남았다. 이게 피부로 확실하게 와닿다 보니 다른 차원의 추리 스릴러 장르의 작품이라는 지점에서 큰 만족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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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충격적인 반전 미스터리 평점10점 | q*****8 | 2023.08.01 리뷰제목
‘누군가 이 마을에서..’ 제목만 들어도 뭔가 궁금하지 않나요? 숨겨진 비밀이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하나 가득이지 않나요? 과연 어떤 마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누군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걸까요? 집단 이기주의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요즘, 어딘가 있을 듯한 일본 소설 한 권이었는데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무언가를 감추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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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 마을에서..’ 제목만 들어도 뭔가 궁금하지 않나요? 숨겨진 비밀이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하나 가득이지 않나요? 과연 어떤 마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누군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걸까요? 집단 이기주의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요즘, 어딘가 있을 듯한 일본 소설 한 권이었는데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사람들.. 속닥속닥 그들만의 세상을 위해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사람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들과 함께 하고 있는 나..!! 지금의 내 모습일 수도 있기에 더 섬뜩했던 이야기이지 않았나 싶네요.

 

 

19년 전의 실종사건, 그리고 그전에 발생한 어린아이의 실종과 죽음.. 숨겨진 비밀이 있었던 걸까요? 자신의 과거를 알고 싶다고 갑자기 나타난 여자애 때문에 마을이 어수선해 보이네요. 19년 전의 실종가족의 딸이 나타났다고 하니 뭔가 불안한 기운이 감돕니다.

 

실질적으로 마을을 이끌고 가고 있는 몇몇 이들은 온갖 권력을 가지고 있네요. 주민들 간의 암묵적인 동의로 만들어진 이상한 규칙들은 아무도 반론을 내지 않습니다.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마을을 위한다는 이유로 모든 것이 용서되고 이해해야만 하는 이상한 마을.. 여기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요?

 

 

 

당신이 하토하 지구의 아름다운 언덕 뉴타운의 일원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요? 살기 좋은 마을을 위한다는 이유로 만들어진 규칙들에 반론을 제기할 수 있었을까요?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에서 배척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손들고 이야기할 수 있으시겠어요? 지극히 평범한 우리들은 이렇게 이야기하곤 하죠. 중간만 가자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하지만, 변화를 만드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들이지 않을까 싶어요. 조금의 용기가 세상을 좀 더 살기 좋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점점 용기를 내기 힘든 사회가 되어가고 있긴 하지만요. 약간의 독특함은 금세 왜곡되어 세상 모든 사람들의 비난을 받는 사회가 되어버렸기에 조심스럽기만 하네요. 하지만.. 우리들 가슴 어딘가에 양심이라는 소중한 단어가 있을 거라 믿어봅니다.


 

 

 

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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