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나, 마들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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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나, 마들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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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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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 나, 마들렌』소설 읽기의 즐거움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 2023.07.09 리뷰제목
머지않은 미래에 목이 잘려 죽는 꿈을 꾼 여성이 있다. 함께 사는 과자 친구 마들렌에게 또 꿈을 꾸었다는 말을 하려고 했다. 잠이 깬 순간 마들렌이 나갔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팔에 누군가의 체온이 느껴졌다. 다른 나였다. 나와 똑같이 생각하고 말하는 존재였다. 나는 출근을 하고, 다른 나는 마들렌을 따라 법원에 가기로 했다. 퇴근 후 마들렌이 눈치채지 못하게 찜질방, 모텔
리뷰제목

 

머지않은 미래에 목이 잘려 죽는 꿈을 꾼 여성이 있다. 함께 사는 과자 친구 마들렌에게 또 꿈을 꾸었다는 말을 하려고 했다. 잠이 깬 순간 마들렌이 나갔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팔에 누군가의 체온이 느껴졌다. 다른 나였다. 나와 똑같이 생각하고 말하는 존재였다. 나는 출근을 하고, 다른 나는 마들렌을 따라 법원에 가기로 했다. 퇴근 후 마들렌이 눈치채지 못하게 찜질방, 모텔 등을 전전했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판이라고 할 만큼 바쁠 때 또 다른 내가 있다면 할 일을 분산해도 되겠다는 상상을 해 본다.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지 실제로 두 명이 존재한다면 난감할 것 같다.

 

 

우리를 상상의 나라로 안내하는 소설이었다.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연결하는 듯 머릿속에서 연상되는 그림을 따라가다 보며, 소설을 읽는 이유를 깨달았다.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서울에서 강원도로 향하는 여성이 주인공이다. 감염된 자들을 피해 차로만 움직일 수 있다. 이런 세상에서도 밤에는 잠을 자야 하고 낮에는 움직여야 한다. 누군가가 다가오는 순간에 대비해 도끼를 들고 있는 여성의 모습을 상상해보라.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친절을 베풀지도 않는다. 만약, 운전하지 못한다면 감염자를 피해 달아나기도 힘들 것 같다. 운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차를 바꿔가며 남편이 있는 강원도로 향할 수 있는 거다. 그녀의 새로운 동승자인 남자애는 감염자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감염되지 않았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학생들이 떠올랐다. 바이러스 감염자들의 이야기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상상의 세계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직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나는 남자애와 비슷한 종일까. 아니면 조만간 걸릴 수도 있을까.

 

 


 

 

일곱 편의 소설 모두 주제가 다르며 느낌도 달랐다. 소설의 재미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재미있다, 재미있다 중얼거리며 읽었다. 젤로의 변성기는 애니메이션의 시리즈에서 몇십 년째 소년 역할을 하고 있는 오십 대 성우의 이야기다. 아이돌 외모에 팬덤을 가진 여자애와 함께 오디오 녹음하며 젊음과 늙음의 경계에 선 인물들을 그린다. 소년 목소리를 냈던 그녀는 소년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던 건지도 모른다. 생각과 다르게 나오는 목소리는 마치 소년이 변성기를 거치는 듯하다. 한결같은 목소리를 내기 위해 석류를 먹는 그녀를 상상해보니 어쩐지 안타깝다. 늙는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복잡한 감정들이느껴졌다.

 

 

한나와 클레어는 호텔 메이드로 일하는 여성과 미스터리 쇼퍼 활동으로 분기 투숙 바우처를 친구에게 받은 여성이 나온다. 손님과 메이드. 각자의 자리에서 할 일을 하고 클레임을 받기도 하지만 이들의 위치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거다. 서로의 위치에 따라 우리는 다양한 관계를 형성한다. 때로는 갑의 위치에서, 어느 순간에는 을의 위치로 바꿔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이 글을 쓰기 전, 남편이 틀어놓은 TV 프로그램에서 남성의 목소리를 가진 여성 출연자를 보고 정체를 알고 싶어 검색했더니 트랜스젠더라고 나왔다. 김수진의 경우는 트랜트젠더인 김수진이 인공 자궁 이식 수술 실험에 참여하는 내용이다. 엄마가 되고 싶었던 김수진이 수술에 성공하고 남자일 때 채취해둔 정자를 이용해 수정, 착상의 과정을 겪는다. 엄마가 되는 과정이 이렇게 힘든 것이었음을 깨닫는다. 새로운 가족관계의 변화를 엿본다.

 

 

틀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고정된 사고방식으로는 도태될 뿐이다.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지 말고, 이해해달라고 말하지 말자. 내가 이해하면 된다.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된다. 다양한 이야기만큼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살고 싶다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말을 숨겼던 것처럼, 타인이 말하는 숨은 의미를 제대로 깨우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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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극단적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몸짓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c*******9 | 2023.07.13 리뷰제목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삼아 남는다!   마치 앞으로 세계적 펜데믹이 일어나면 지난 코로나19보다 더 강력한 재앙이 일어날 것만 같은 예측을 하게 만드는 단편이다. 원인 모를 질병에 감염될 경우 죽을 때까지 직진 보행만 해야하는 듣도보도못한 질병 유형. 주인공이 가까스로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든 감염된 도시를 탈출해야 하는데 일말의 양심 조차도 작동하지 않는 감염병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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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삼아 남는다!

 

마치 앞으로 세계적 펜데믹이 일어나면 지난 코로나19보다 더 강력한 재앙이 일어날 것만 같은 예측을 하게 만드는 단편이다. 원인 모를 질병에 감염될 경우 죽을 때까지 직진 보행만 해야하는 듣도보도못한 질병 유형. 주인공이 가까스로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든 감염된 도시를 탈출해야 하는데 일말의 양심 조차도 작동하지 않는 감염병 시기에 운전 가능한 자동차라면 무조건 탈취하여 이동해야만 하는 상황이 과연 소설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인지 의심이 된다. 

 

도끼로 살아있으나 감염된 이들을 쳐야만 하는 악몽같은 세상에 오직 운전하며 탈출해야 하는 세상에 직면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의 기준은 무엇일까? 죽음과 같은 세상에서 작동되는 것은 오직 생명 유지라고 저자는 말하는 것 같다. 평소에는 윤리적 높음과 일말의 양심으로 사회적 규범 대로 살아가는 사람인척 하지만 결국은 극단적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은 모든 이들이 동일한 삶의 형태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한나와 클레어

 

자본이 우세한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누구든지 사용자와 피고용인의 위치가 하루에도 몇 번 씩 바뀔 수 있음을 말해 준다. 친구 덕에 고급스런 호텔에 묻게 되는 한나는 사실 그녀 또한 피고용인의 삶을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날만큼은 사용자인 것처럼 마인드 변신을 통해 호텔 피고용인에게 매몰차게 자신의 기분과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결국은 자신도 그 시간이 지나면 똑같은 클레어의 위치에 놓이게 되는데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내면에 작동하는 두 가지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의 심리 분석이 참 예리하다.

 

이 밖에도 저자는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도 거침없이 지면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며 독자들의 반응을 끌어낸다. 이 부분은 독자들의 해석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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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 나, 마들렌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c*******e | 2023.08.06 리뷰제목
나, 나, 마들렌  위 제목의 책은 서로 다른 제목의 같은 작가가 쓴 7개의 소설을 묶인 책이다.  나, 나, 마들렌은 여섯 번째 소설이다.  한 개의 책, 일곱 개의 소설만 읽고 작가는 왜 이런 소설을 쓸까? 독자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탁'하니~답이 내려지지는 않는다.  역시 소설 읽기의 내공이 아직 부족해서인가? 싶다.  그런데 책을 덮고 한참 되짚지 않아도 드는 생각
리뷰제목

나, 나, 마들렌 

위 제목의 책은 서로 다른 제목의 같은 작가가 쓴 7개의 소설을 묶인 책이다. 
나, 나, 마들렌은 여섯 번째 소설이다. 

한 개의 책, 일곱 개의 소설만 읽고 작가는 왜 이런 소설을 쓸까? 독자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탁'하니~답이 내려지지는 않는다. 
역시 소설 읽기의 내공이 아직 부족해서인가? 싶다. 
그런데 책을 덮고 한참 되짚지 않아도 드는 생각들...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에서는 감염된 사람들보다 감염되지 않은 그 화물차 운전자로부터 받는 느낌이 오래 남는다. 나중에 합류한 소년? 청년? 과 그 운전자는 어찌 그리 다른 마음을 품는지에 대해 말이다. 남자는 다 그런가? 그런 마음은 진짜 본성이고 지울 수 없고 조절할 수 없는 것인가? 왜 그런 사람들은 늘 존재하는가? 

'젤로의 변성기'에서는 '장강의 뒷물결은 앞물결을 친다.'라는 말이 함께 생각났다. 
오랜 경력을 지닌 난 엄청난 노하우로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부담을 늘 갖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에도 느끼고 오늘도 내가 쓴 어떤 글에 수정을 요구하는 지적? 검토사항을 읽다 보니 난 왜 이리 많이 부족할까? 자책하는 중이다. 물론 상대적인 젊고 능력 있는 나와 같은 분야, 직종의 사람에게 말이다. 자연스러운 건가? 내가 있던 그 자리는 더 뛰어난 누군가에게 자연스럽게 대체되는 이 과정을 겪는 그 순간에 내 마음이란... 
추락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착륙하고 싶다는 지금 정상에 있는 자들의 바람에서 나 역시 그러고 싶다~라고 생각해 본다. 

한나와 클레어 
살면서 지켜야 할 크고 작은 원칙은 '융통성', '효율성'이란 가치를 들이대는 상화 속에서 이래저래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분명 답은 알고 있지만 이런저런 상황 속에서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 모두가 편해질 수 있는 긍정적인 편법? 이 제시된다. 그래서 그때그때마다 공정한가? 정의로운가? 지켜야 할 원칙이 지켜야 하는 의의에 맞게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해... 어렵다.
한나는 그저 편히 생각했고, 클레어는 그저 대수롭지 않았을 뿐이지만 한나의 원칙을 고수하려는 불만과 불평에 클레어 역시 원칙을 들이댄다면... 이란 상황을 어쩜 이리 잘 표현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복잡한 세상이고 그 순간 빠르게 답을 찾을 수 없는 세상을 살고 있는 듯하다. 

'세네갈식 부고'에서는 지킬 수 없지만 지켜주고 싶은 약속에 대해... 실패할 것이 뻔하지만 그 노력과 실천에 대해... 
'김수진의 경우'에서는 요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성 정체성과 그 생각에 대한 다양함에 대해... 
'나, 나, 마들렌'에서는 다시 한번 쪼개짐에 대해... 스스로가 싫어진 나는 나의 분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양한 자아인데 그 다양한 자아가 다 질리고 싫어진 경우란 말인가? 이런... 
'마치 당신 같은 신'에서는 내가 아픈 것도 누구의 탓일 수도... 그렇지만 내가 나을 수 있는 기대를 하는 것도 바로 그 사람의 탓일 수도... 이리 답이 없는 세상에 신이 있기나 한 건지... 그러니까 너도 신, 너 역시도 신, 그래 너도 신 아니니?라고 수많은 신이 생겨나고 지목되는 것은 아닌지? 밤은 그 모든 것의 답과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지만 아무리 빨리 달려도 밤을 추월할 수 없다는 마지막 문장에서 그 밤이 주는 답은 없는 건지, 있는 건지 찾으려 하지 말라는 목소리로... 

재밌게 읽었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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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흔하지 않지만 평범한데 독특하고 개성이 가득하며 흥미로운 이야기 평점10점 | w*********3 | 2023.07.13 리뷰제목
알록달록한 책이다. 흔하지 않으면서 평범한데 독특하다. 각 소설마다 전부 특별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마다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고 자신의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을 읽는 짧은 시간 동안 정말 다양한 이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한 것만 같은 느낌이다.   나, 나, 마들렌 나는 어느 날 몸이 둘로 나눠진다. 원인을 찾을 수는 없지만 일단 같이 살고 있는 마들렌
리뷰제목

알록달록한 책이다. 흔하지 않으면서 평범한데 독특하다. 각 소설마다 전부 특별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마다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고 자신의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을 읽는 짧은 시간 동안 정말 다양한 이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한 것만 같은 느낌이다.

 

나, 나, 마들렌

나는 어느 날 몸이 둘로 나눠진다. 원인을 찾을 수는 없지만 일단 같이 살고 있는 마들렌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번갈아 가며 모텔 생활을 하게 된다.

 

책의 제목이기도 하고 소설집에 수록된 단편 중 하나인 '나, 나, 마들렌'의 내용을 보면 작가가 얼마나 대단한 지 느낄 수 있다. 이 얼마나 현실성 없고 말도 안 되는 데 일상적인 내용인가? 몸이 갈라져서 둘이 되는 건 판타지인데, 그 안에서 인물들이 겪는 일들은 너무나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상황이다.

만약 소설가가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면 나는 그것을 희롱이라 받아들였을까? 소설가가 만진 게 마들렌이 아니라 나였어도 나는 마들렌의 감자 친구가 되려고 했을까?

불경한 생각은 삽시간에 온 정신을 살라 먹었다. 미친 듯이 가슴이 뛰었다. 재판을 받으러 온 사람이 소설가가 아니라 바로 나인 것만 같았다.

나, 나, 마들렌 中 213P

그리고 성희롱에 대한 '나'의 생각도 우리의 속 깊은 곳에 있는 어쩌면 불편한 마음을 대변한다. 성희롱으로 재판받는 소설가와 그의 행위에 대한 증언을 하는 마들렌. 마들렌에게 그의 행위는 너무도 불쾌하고 싫었을 수 있으나, 외부에서 그걸 겪어본 적 없는 이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 소설가를 많이도 동경했던 '나'는 부럽기도 하고 질투심도 생긴다. 사람이니 얼마든지 그럼 마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외부의 생각들이 또한 피해 당사자에게는 상처와 고통이 될 수 있고 결국 성범죄 관련 재판의 판결에 영향을 끼치게 돼버리기도 한다.

 

마들렌을 좋아하면서도 소설가에게 마음이 쓰이는 이 모순된 감정을 몸이 버티지 못했는지 나는 둘로 나뉜다. 하지만 그렇게 양극단에 있는 감정을 누구나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방황할 것이다. 다만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나는 둘 중에 하나를 죽여야만 한다.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는 둘 중 하나가 죽으면 분명 어마어마한 죽음의 고통을 느낄 것이다. 그럼에도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도저히 고를 수 없을 것만 같은 선택지조차도 결국은 골라야 하는 우리의 인생은 나를 죽이는 것과 같은 고통을 동반한다는 생각에서 이 소설이 탄생한 걸까?

 

읽고 나면 각 소설의 인물들이 어떤 마음일지 곱씹게 된다. 그리고 이런 결론이었으면 좋겠다든지 나만의 추측을 하게 되지만 그들의 정확한 마음을 알 순 없다. 아마 그들은 그들이 사는 방식대로 계속해서 삶을 이어 나갈 것이고 나는 또 나만의 엔딩을 상상하며 소설 속 세상은 다양한 방향으로 팽창할 것이다. 이 소설집이 그 어떤 자기계발서 보다도 다양한 시각과 생각을 제공해주는 것 같다.

 

각 인물들이 생생히도 살아 있어서 책을 덮으면 아쉬웠다. 정말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의 얘기를 듣고 있는 기분이라 흥미진진했고 몰입도도 높았다. 김서련 작가가 들려주는 더 많은 이들을 만나보고 싶다.

곧 인간성이 만료된다는 것을 예감하면서도 끝내 가야했던 곳은 대체 어디였을까. 뭘 하고 싶었을까. 누구를 만나려는 거였을까.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中 36P

 

그 애가 그렇게 예쁜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했다. 둘 중 무엇도 내가 품어 마땅한 기분은 아니라 느끼면서도.

'젤로의 변성기' 中 79P

 

드바가 새 장서를 비치했다는 연락을 해올 때마다 나는 언젠가, 머지 않은 미래에 학교에서 대동한 인력이 생활 도서관에 들이닥쳐 그 책들을 마구잡이로 꺼내 집어 던지지 않을까를 상상했다. 던질 책이 많을 수록 더 많이 상처받겠지만 더 오래 버틸 수도 있겠지.

'세네갈식 부고' 中 14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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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 나, 마들렌 - 박서련 소설집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i******u | 2023.07.12 리뷰제목
잠에서 깨어나니 해충으로 '변신'한 자신과 마주치는 소설을 읽을 때도 이건 소설이니까 가능하다고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박서련 작가의 소설집 안에 실려 있는 작품들을 읽어 나가며 이건 늪이라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사고의 늪, 착각의 늪, 사회통념의 늪, 기타등등 나름 열린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던 제 자신이 무너지는 유리천장 바로 아래 멍하니 서 있는 모
리뷰제목
잠에서 깨어나니 해충으로 '변신'한 자신과 마주치는 소설을 읽을 때도 이건 소설이니까 가능하다고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박서련 작가의 소설집 안에 실려 있는 작품들을 읽어 나가며 이건 늪이라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사고의 늪, 착각의 늪, 사회통념의 늪, 기타등등 나름 열린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던 제 자신이 무너지는 유리천장 바로 아래 멍하니 서 있는 모습을 다른 각도에서 그저 바라만 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야말로 존재하는지도 모르고 있던 유리천장의 붕괴를 목격해야만 했습니다.

첫번째 소설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에서 감염자들을 피해 고분 분투하며 타고 온 차를 폭발 시키고 자신이 불지른 휴게소를 빠져 나오면서 그렇게도 운전하고 싶었던 캠핑카를 유유히 끌고 나와 다음 장소를 찾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남성)라고 찰떡 같이 믿었는데 첫 장을 넘기자 마자 그가 아닌 '그녀'라는 사실에 충격을 먹었습니다. 해충은 받아 들이면서 살아남은 '여성'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 이중적인 벽.

표제작인 '나, 나, 마들렌'에 다다라서는 남성도 여성도, 또는 그들이라고 호칭 되는 모든 이들이 이분법적으로 'OX' 처럼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익숙해졌다 싶어 자신감을 되찾아가나 싶었는데 최대의 복병을 만났습니다. 표지가 표제작을 표제작 했다(?). 나를 뚫고 나온 나는 '나'도 '나'고, 그런 그들은 다시 쪼개지는 것을 염려하며 소설은 끝이 납니다. 어느 날 눈떠보니 나와 똑같은 사람이 존재합니다. 쌍둥이가 아닌, 복제 된 것도 아닌 나에게서 떨어져 나온 나 입니다. 한 명의 나는 출근을 하고, 또다른 나는 어느 소설 창작 수업에서 처음 만나 같이 살고 있는 마들렌의 재판을 보기 위해 법원에 갑니다. 동시에 두곳에 있을 수 없어 고민이었는데 이렇게 해결을 합니다. 하지만, 나와 또다른 '나'의 존재를 들키지 않기 위해선 집에는 번갈아가며 들어갑니다.

주객인 전도 된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스릴넘치는 가운데 와장창 깨진 멘탈을 부여잡고 고개를 드니 저는 이미 박서련 월드에 입성해 있었습니다. 정체성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사회가 용인하는 분류에 나를 맞추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또다른 투명한 유리천장, 유리벽은 없는지, 사실 이게 유리벽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 자체가 자기최면은 아닌지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이 느낌적 느낌은 [나, 나, 마들렌] 세상에 들어와 보지 못한 이들은 결코 느낄 수 없습니다. 혼란과 자멸과 불쑥 튀어 나오는 또다른 자아(?)라니.

추천 합니다! 혼자만 여기 갇혀 있을 수 없습니다. 이상한 건 나눠야 합니다. 어서 오세요. [나, 나, 마들렌] 아니 '나'와 또다른 '나', 그리고 '마들렌'이 함께 살고 있는 이곳으로.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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