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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선천적으로 신화에 익숙해 있다. 나중에 배워서 습득한 것이 아니라, 이미 DNA 속에 신화에 친밀한 유전인자를 갖고 태어난다. 왜 루벤스를 비롯한 수많은 화가가 신화를 소재로 그림을 즐겨 그렸을까? 왜 프로이트를 비롯한 유명한 심리학자들이 신화 속 이야기로 인간 심리를 설명했을까? 왜 괴테를 비롯한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신화를 소재로 작품을 즐겨 썼을까? 그 이유는 바로 신화가 인간의 마음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신화는 수천 년 동안 전해 내려오면서 다른 이야기들과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이야기로 이 세상 모든 이야기의 모델이자 원형이다. 그래서 신화는 고대인의 이야기일 뿐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다.” - 프롤로그 중
‘이윤기’ 작가의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5권을 시작으로 『구스타프 슈바브의 그리스 로마 신화』 3권, ‘아폴로도로스’의 『원전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 그리고 ‘박홍규’ 교수의 『제우스는 죽었다』를 읽는 것으로 나의 그리스 신화에 대한 도전을 멈추려고 했었다.
그런데 오랜 친구의 추천으로 세계신화연구소 ‘김원익’ 소장의 특강을 듣게 되었고, 그런 인연으로 가끔 술자리도 함께하는 사이가 됐다.
《김원익의 그리스 신화》는 김원익 박사의 책으로는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신화 수업 365』, 『사랑의 기술』에 이어 세 번째로 읽은 책이다.
지난해 연말에 만나 직접 책에 사인까지 받았지만 1권이 600쪽, 2권은 700쪽에 가까운 두께가 주는 중압감에 한동안 손대지 못하다가 최근 겨우 1권을 읽을 수 있었다.^^
이번 그리스 신화 두 권은 김원익 박사의 지난 20여 년 연구와 강의를 총망라한 그리스 신화의 알파와 오메가라고 하겠다.
책은 각 장마다 하루 10여 분 분량의 적은 챕터로 나누어, 총 180일 동안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번에 읽은 1권은 <신과 인간>의 이야기로 그리스 신화의 전승 과정부터 캐릭터의 원형인 신들의 성격 유형을 분석했다. 또 그리스 신화 속 3대 명문 가문과 함께 인간의 오만과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은 그리스 신화 속 주요 신들의 캐릭터를 분석한 내용이었다.
‘제우스’가 다른 신 위에 군림하며 오랫동안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있던 이유를 그만의 독특한 12가지 리더십으로 설명한다. 또 ‘아테나’ 여신을 얼음공주, ‘아르테미스’는 모태 솔로, ‘포세이돈’은 질풍노도 등으로 캐릭터화한 것도 아주 흥미로웠다.
특히 내가 그리스 주요 신 중 가장 지질하다고 여기는 ‘아폴론’에 대한 김원익 박사의 평가가 대체로 내 생각과 비슷해서 괜스레 뿌듯했다.^^
그리스 신화에서 ‘헤라클레스’에 비견되는 아테네 최고의 영웅 ‘테세우스’는 여러모로 연구 대상이다. 그는 수많은 악당들을 처치했지만, 자신을 죽음의 미궁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준 ‘아리아드네’를 야비하게 배반했고 귀국하는 길에 깃발 색을 잘못 올려 아버지를 자살하게 만들기도 했다. 소설가라면 누구나 한번 자신만의 이야기로 소설을 쓰고 싶을 인물이 아닐까 싶다.
그리스 신화를 주제로 그린 수많은 명화들을 선별해 책 중간중간 넉넉하게 수록한 것도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에 큰 도움을 줬다.
책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편집이나 내용 모두 소장 가치 200%. 그리스 신화의 시작과 끝을 정리한 그리스 신화 백과사전이라고 평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700여 쪽의 2권 <영웅과 전쟁>도 너무 늦지 않게 읽어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