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는 세계적인 문호로 대세를 막론하고 그의 작품은 많이 읽히고 있으면 몇몇 작품들은 필독서로 정해지기도 했는데 사실 헤르만 헤세에 대해 알고 나면 그의 자전적 이야기도 많아 더욱 공감을 하게 되었던것 같다. 그리고 이후 여러 작품들을 더 만나면서 알게 된 것은 헤르만 헤세가 그림도 상당히 잘 그렸고 실제로 자신의 작품에 그림을 실기도 했고 또 지금의 리뷰 같은 서평록을 쓴 책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대문호의 여러 면을 보게 된 기회이기도 했다.
이번에 만나 본 『매일 읽는 헤르만 헤세』는 이런 부분들이 결합된 책이라고 봐도 좋을것 같은데 헤세 자신의 작품(시/소설)은 물론이거니와 일기와 편지나 메모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글 그리고 비평에서 뽑은 문장들까지 총망라해서 다양한 출처의 문장들이 한 권의 책으로 편집되어 있다.
또 이런 명문장에 헤세 자신이 그렸던 수채화 그림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대문호의 수려한 문장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도 좋은데 이렇게 멋진 그림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 책의 가치를 드높인다.
흥미로운점은 명문장이 365개가 실려 있어서 마치 매일매일 하나의 문장(좀더 구체적으로는 한 페이지라고 해야 할 것 같다)을 읽을 수 있어서 하루의 시작 내지는 마무리를 헤르만 헤세의 문장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한 페이지에 적힌 문장들은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날짜가 각 페이지에 표기되어 있고 그 문장이 어디에서 발췌되었는지에 대한 원문 출처와 문장을 쓴 연도도 함께 쓰여져 있기 때문에 만약 한 페이지 분량의 글을 읽고 내용 전체가 궁금하고 기대되는 경우라면 출처를 통해 단행본으로 출간이 된 경우 찾아 읽어봐도 좋을것 같다.
문장들을 순차적으로 읽어도 좋을 것이고 한편으로는 월별로 나눠진 챕터를 보고 현재 이 책을 접한 월과 날짜를 맞춰서 읽거나 페이지를 펼쳐 읽고 싶은 부분부터 먼저 읽어도 될 것이다.
신년 메모지를 앨범에 끼우며
하루하루 무던하게
작은 행복을 길어내기
기쁨의 순간들을 모아
즐거운 기억의 금빛 그물망을 짜기
매시간 순전한 현재의 빛 속에
오롯이 잠기기
그러나 동시에 아름다운 전체에
늘 시선을 주기-
그리한다면 영원히 젊은이로 남으리. (1900년)
개인적으로는 1월 1일의 문장이 가장 좋았다. 한 해를 시작하는, 하루를 시작하는, 그리고 인생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자신의 각오를 다지기에도 좋은 문장들이였기 때문이다. 매일매일이 극적일수는 없다. 오히려 살아보니 하루하루 무탈하게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를 생각하게 되고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커다란 행복보다 매일매일 작게나마 소소한 행복들이 쌓여서 내 인생을 더 풍요롭게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에, 그리고 과거에 머물지 않고 오지 않는 미래를 너무 생각하기 보다는 현재에 충실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잘 담긴 글이기 때문이다.
문장도 문장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작품에 수록된 수채화풍의 그림들도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자꾸만 바라보게 되는데 알고보니 이 그림들이 헤세가 자신의 우울증 치료를 위해 그렸던 그림이라고 하니 그림이 좀더 의미있게 다가왔던게 사실이다. 게다가 헤르만 헤세의 다양한 모습들이 담긴 사진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그의 작품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에겐 정말 귀하디 귀한 선물 같은 책이다.
마치 시대의 지성이, 앞선 시대를 살다 간 인생의 선배가 그 다음을 살아갈 인생의 후배와 청춘들에게 삶에 대해 차분하고 애정어린 조언을 하는 것 같기도 한 글들이다. 그래서 만약 소중한 이에게 책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만큼 적당한 책은 없을거란 생각이 든다. 오래도록 곁에 두고 자주 읽어보고픈 헤르만 헤세의 정수 같은 글들이 담긴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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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헤르만 헤세』
헤르만헤세(저자) 니케북스(출판)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누군가의 위로보다 책이 주는 위안은 이루 말할 수 없음을 느끼게 해준 헤르만 헤세의 명문장들. 단 한 문장만으로도 이렇게 가슴이 따뜻해질 수 있을까요? 아니면 헤르만 헤세 그였기에 가능한 것일까요? 많은 종류의 문학을 접하고 있는 요즘 잠시 힐링을 하고자 했던 저에게 마치 자신을 펼쳐보라며 다가온 헤르만 헤세의 명문장들은 1년 365일에 맞게 하루에 하나씩 읽기 좋게 나눠져 있습니다. 세상에는 참 좋은 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것은 책 속에서도 찾을 수 있는 것처럼 작가의 수많은 작품 속에서 명문장으로 일컬어지는 문장들이 이곳에도 담겨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때 그 책을 읽었던 때와 감정들이 생각나기도 하죠. 아마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인간은 고정되고 완성된, 이미 다 이루어진 존재가 아니다. 확고하고 명료한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변화해나가는 존재이자 시도이고, 예감이며 미래다. 새로운 형식과 가능성을 향한 자연의 동경이자 작품이다.
1월 2일, p11
전쟁과 평화 꼭 읽어보아야 할 도서 중 하나이니만큼 와닿는 구절 또한 감명 깊습니다. 곳곳에 펼쳐지는 수채화 그림들이 눈까지 맑게 해주는 기분이네요. 인간에 대하여 사랑과 욕망에 대하여 죽음과 예술 등등 수많은 명문장을 남겼던 헤르만 헤세 그렇게 그의 문장을 읽어볼 때면 또다시 깊은 생각에 빠지곤 합니다. 나에 대한 새로운 발상이 시작됨을 느끼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새롭게 뜨게 해준 원천이 되어줄 때면 이래서 헤르만 헤세 하나 싶습니다. 지금뿐만이 아닌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책이 또 하나 생겼네요. 작가의 소설뿐 아니라 그가 쓴 편지며 비평문이며 다양한 시와 함께 수채화 그림까지... 이렇게 예쁜 책을 만나고 읽게 된 것도 행운 아닐까요?
사람 속에 있는 건 눈에 보이지 않고, 자기 자신도 그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
6월 4일 p199
1935년에 헤르만 헤세는 세상을 떠난 헤세의 남동생 한스를 추억하며 이런 말을 남깁니다. 가족이라 해서 모든 것을 다 알지는 못하나 봅니다. 그래서 어쩌면 다른 그 누구보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을 떠난 남동생을 그리워하며 만들어낸 문장에 더 마음이 아프네요. 상대방의 마음뿐 아니라 나 자신조차도 알 수 없는 마음으로 가득한 요즘 조금 더 마음에 와닿는 구절입니다.
책과 즐겁게 대화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책은 종종 사람만큼 똑똑하고, 종종 그만큼 재미가 있는데 말이다. 게다가 책은 성가시게 추근대지도 않는데 말이다.
6월 28일, p226
헤르만 헤세는 이렇게 말했네요.책은 그렇습니다. 말없이 나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위안을 주며 기쁨을 주지요. 또한 알지 못했던 사실들에 대해 그것은 내 머릿속에 새로운 지식을 넣게 해줌과 동시에 깨달음을 줍니다. 그저 날 위해 나에게 나만을 위해 이야기하는 것처럼 그렇게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책. 헤르만 헤세에게 책은 그런 존재입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고 늘 생각해왔던 저에게 독서는 삶의 일부분이 되어주고 조금 더 나은 삶의 깊이를 깨닫고 지혜로운 선택으로 현명함을 안고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기에 충분했던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매일 읽는 헤르만 헤세를 통해 옳고 그름을 떠나 나 자신을 믿고 내 선택을 존중하며 미래를 위한 내 삶에 더 가치 있는 시간이 되었던 소중한 책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아마도 헤르만 헤세와 함께라면 지금보다는 더 값진 삶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내일에겐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오늘에겐 오늘 그가 가져다주는 것을
감사히 받아들일 때에만 행복이 존재하죠.
<올가 디너에게 쓴 편지> 1922년경
아침,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 것에 감사하며
오늘 나에게 모든 것들을 겸허히 기꺼이 기쁘게 받아 안고 살아가보자.
오늘을, 지금을 충분히 느끼며 나답게 살아가 보자!
좋아하는 것에 연연하고 집착하면서 그것을 성실이라 여기는가? 그건 나태함일 따름이다.
<꿈의 집> 1914년
나에게 일침을 가하는 글! 나 지금 나태한 가? 잘 살펴보자!!
세상은 다 나아지기 위해서 존재하지 않는다. 그대 또한 더 나아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대는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해 존재한다. 그대들이 존재하기에 세상은 더욱 풍성한 소리와 울림, 분위기, 그림자를 가지는 것이다.
<차라투스트라의 귀환> 1919년
수채화와 어우러진 글귀를 읽고 쓰며 감상에 푹 젖어 드는 시간이었어요. 헤세의 문장을 필사하면서 지금 나의 자리를 살피는 시간! 이것이 책의 묘미이자, 필사의 묘미지요.
좋은 독자에게 도서란 이런 의미가 아닐까? 낯선 이의 존재와 사고방식을 만나게 되는 일, 그를 이해하게 되는 일, 어쩌면 그를 친구로 얻게 되는 일.
<책 읽기와 책을 소유하기> 1908년
책을 좋아하는 저에게 딱 맞는 말 같아요. 이번 기회를 통해 헤세를 만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아직 못 읽어본 헤세 책과 읽었던 책도 다시 만나고 싶은! 정말 읽을 책은 세상에 수 없이 많다는 거죠! 그래서 행복합니다!! 책 소유하는 이유 또한 충분히 설명해 주는 것 같아 책 쇼핑 좋아하는 저를 위로했던 문장이에요.
좋은 봄날, 수채화가 있는 책을 권해봅니다.
*책 제공해주신 니케북스, 칼리언니, 이티다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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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헤르만 헤세>는 20세기 독일 문학의 거장 헤르만 헤세의 시, 소설, 편지, 일기, 메모에서 뽑은 365개의 문장을 하루 한 편씩 만나보는 명상형 문학집이다. 청년기의 방황, 전쟁의 격랑 속에서의 분노, 인간과 신에 대한 경외, 자연에 대한 찬미까지… 헤세는 자기 내면의 고통을 문장으로 승화시켜 섬세하면서도 단단한 삶의 철학을 남겼다. 알프스의 고요한 자연을 노래하거나, 전쟁 속에서 무너지는 인간성을 슬퍼하고, 젊은이들의 인격을 존중하며 교육의 본질을 돌아보게 한다. 또한, 그가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예리한 통찰, 창작의 순수함도 두루 음미할 수 있다.
나는 헤세의 예술관이 담긴 문장들에서 깊은 울림을 느꼈다. 외부 세계의 소란과 내면의 어둠 속에서도 그가 무너지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예술이라는 내면의 등불 덕분이었을 것이다. 고통을 글로 풀어내는 그 고요한 작업은 고통을 견디는 한 인간의 방식이자, 세상과 연결되는 작가만의 방식이었다.
"예술과 불꽃놀이의 차이는, 진정한 예술 작품은 우리 안에 무언가를 남긴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우리 고유의 경험과 개성, 깊이 새겨진 유년으 기억, 사사로운 꿈들과 섞여 우리의 정신 생활에 새로운 빛깔을 입혀주지요."p.96
"예술을 하는 것의 가장 멋지고 좋은 점은 바로 예술가가 자신의 행위에서 즐거움을 누린다는 것입니다. 언어를 가지고 유희하는 일에서, 자신의 생각과 경험적 지식을 요리조리 시험해보는 일에서 말이에요. 글로 정리해보면 생각과 경험의 가치를 알 수 있어요. 독자층이 있어 자신의 책을 출판하는 전문 작가든, 그냥 개인적으로 글을 쓰는 아마추어 작가든 이런 즐거움을 누리는 건 매한가지지요." p.97
이 책의 또 하나의 매력은 헤세가 우울증 치료를 위해 직접 그린 수채화들이 함께 실려 있다는 점이다. 그의 문장과 그림이 어우러져, 오랫동안 그 페이지에 머물러 말 그대로 명상을 하도로 이끈다. 필사를 하며 나의 다짐글도 같이 적어보게 된다. 내면이 차오르고 단단해지는 느낌도 받는다. 매일 꾸준히 이런 과정을 엮어간다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깊어지고, 일상을 대하는 마음의 자세가 더욱 단단해질 것 같다.그 리고 언젠가는, 헤세처럼 내 안의 고요한 목소리를 따라 한 줄의 문장으로 세상과 조용히 연결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