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표지를 보고 이웃분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그 유명한 책의 표지를 닮았다고 했다. 요 몇년 사이 집을 소재로 한 표지가 대세인지 워낙 많이 나오기도 했었다. 보통 이런 표지의 이야기들은 감동과 힐링을 주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이 부각되는 이야기라서 그만큼 독자들이 퍽퍽한 세상에 살기 힘들어 위로를 받고 싶은 그런 마음을 표지가 대변이라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물론 이야기의 내용도 마찬가지다. 나 또한 그런 마음으로 그런 종류의 책을 많이 읽었으니 말이다. 음식을 소재로 해도 미스터리를 소재로 해도 종결은 감동이었다.
김재희 작가는 한국 장르소설에 일인지라 해도 좋을 정도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팬층도 단단하다. [경성 탐정 이상]으로 자신만의 김재희 월드를 만들었다면 그 이후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들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더욱 넓혀나갔다. 특히 '서점 탐정' 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발견해서 [서점 탐정 유동인 리턴즈]라고 속편까지 내면서 코지 미스터리라는 분야에 단숨에 안착한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작가가 이번에는 또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표지에도 보이듯이 힐링 소설이다. 물론 미스터리 요소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두드러지게 부각되지는 않고 일상 생활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미스터리함이 묻어나는 이야기들이다.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것은 판타지적인 느낌도 주지만 단순히 모든 것이 다 이루어져라 얍 하는 주문을 외워서가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방법으로 접근해서 사람들이 바라는 바를 이루어준다.
등장인물은 단순하다. 무지개 무인 사진관의 사장인 연주와 사건의 피해자가 될 뻔한 수경이 그 주인공이다. 무지개 무인 사진관을 배경으로 해서 여기에 들르는 각종 의뢰인이 매번 바귀게 된다. 단조로움에 변화를 주는 과정이다. 그들은 때로는 수경처럼 취업을 원하기도 하지만 이혼을 원하는 사람도 있고 상대방에게 채택될 것 같지 않은 사진을 찍어 달라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계절별로 이어지는 연작소설은 어찌 보면 서점 탐정 유동인과도 비슷한 면이 있지만 유동인이 조금은 사건 중심적이고 형사가 등장을 하는 이야기라면 무지개 무인 사진관에서는 인물 중심적이고 사진관 사장이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유동인이 미스터리와 추리를 강조했다면 무지개 무인 사진관은 힐링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면이 확실히 다르다. 작가 후기에서 작가는 개인적으로 힘든 일을 겪고 있음을 드러낸다. 그 이야기는 본문 속에서 등장인물을 통해서도 언급이 되어진다. 부디 건강한 모습으로 또 다른 김재희 월드의 확장을 기대하며 작가의 초청장을 늘 기다리고 있겠다.
사진 찍는 걸 참 좋아했었는데. 이제는 사진을 찍지 않으려고 한다. 사진을 찍으면 오롯이 나타나는 나이. 거울 볼 때와는 다르게 사진은 나이가 그대로 보인다고 할까? 이제 내가 사진을 찍어야 한다면 영정사진? 너무 많이 갔나? ^^ 오늘이 제일 젊은 순간이니 많은 사진을 남겨야 하는 건지. 누군가 나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나답게 찍어준다면 사진을 찍게 될까
무지개 무인 사진관(무무사)에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온다. 전직 사진기자로 무무사를 운영하는, 하지만 비밀을 간직한 주인장 연주. 취업을 준비하던 중 보이스피싱 조직에 연루되어 취업 사기를 당할 뻔한 수경, 연주의 도움으로 무무사에서 일하게 된다. 이곳 무인 사진관은 고객의 흥미로운 스토리를 찾는다. 사연에 뽑히면 연주가 사연자의 사진을 찍어 준다. 풍요로운 집안에서 자랐지만, 형들에 비해 스펙이 좋지 않은 남자. 그는 사람을 만나는 연애 대신 애니메이션 캐릭터 덕후가 된 IT 개발자 진성, 남편과 이혼하고 절망에 빠진 중년 여성 용정, 후배 쇼호스트에게 밀려, 나이 드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든 50대 여성 동희 등.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 연주는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세상은 참 힘들다. 오늘 하루 무사히 보낸 것 만으로도 충분히 나에게 잘했다고 칭찬해 마땅하다. 모두가 웃는 것처럼 보이지만, 웃음 뒤에 슬픔이 존재하고, 아픔도 존재한다. 아픔이나 슬픔이 그대로 표현되고 나타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말한다고 해서 다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세상은 힘들고 어렵다. 나와 똑같은 마음으로 사는 사람들 하나 없고, 달라도 너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하니 세상은 그 자체로 힘들다. 반평생을 살아온 나도 오늘이, 내일이 힘들다. 오늘은 무사히 잘 지나갈지, 내일은 또 어떤 하루가 펼쳐질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사는 게 힘들다고 말하는 것 같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라 힘들지만, 그래서 사람에 위로받는다. 사람에게 상처받지만, 사람에게 위로받는 것. 그게 세상인가보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내 인생을 달라지게 하지 않지만, 어떤 행동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어떤 행동이 나를 슬프게 하지만, 어떤 말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우리 동네에 무무사 같은 무인 사진관이 있다면 사진 찍고 싶다. 나는 어떤 모습으로 나이 먹고 있는지, 어떤 미묘한 변화가 있는지, 궁금하다. 사진. 젊은 친구들은 많이 찍었으면 좋겠다. 예쁜 모습 그대로 많은 사진을 남기면 좋겠다. 이 또한 지나갈 테니까. 젊고 예쁜 모습.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순간. 많이 사랑하고 많이 행복하면 좋겠다.
사진을 찍고 소원이 이뤄질 수 있다면 가고 싶다. 무무사라는 사진관을. ^^ 욕심이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바라고 소원하는 게 많은 사람이라니. ^^ 세상 모든 사람. 행복하면 좋겠다. 소원하는 모든 것 다 이뤄지면 좋겠고, 사랑하며 따듯한 마음으로 살면 좋겠다. 그럼 세상이 조금 더 살 만 해 질까? 누구에게나 세상은 살만한 곳이면 좋겠다.
"무지개 무인 사진관에서 벌어지는 기적같은 이야기"
김재희의<흥미로운 사연을 찾는 무지개 무인 사진관>을 읽고
“흥미로운 사연을 남기면 여러분의 소원을 들어드립니다”
-무지개처럼 다양한 사연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 -
친구들과 만나면 인증샷을 남기듯 스티커 사진을 찍곤 했다. 회사 면접 사진이나 여권 사진 등 각종 증명사진을 찍을 때도 사진관에 가서 찍었다. 그러나 요즘은 워낙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이 좋아서 그런지 사진관에 가서 사진을 찍을 필요를 별로 못 느끼는 것 같다. 이러다 사진관조차 사라져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만약 사진을 찍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어떨까. 그런 미래에 대한 소망을 담아 이 책 속 '무지개 무인 사진관'이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이 책 『흥미로운 사연을 찾는 무지개 무인 사진관』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사연과 고민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스티커 사진기가 구비된 무인 사진관에 인생의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진들이 찾아온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무지개 노트에 적으신 분들 중 몇 분을 선정하여 원하시는 프로필 사진을 무무사 주인장이 정성스레 찍어드립니다."
-p. 14
그래서 사람들은 그들의 흥미로운 사연을 무지개 노트에 적는다. 보이스피싱 조직과 연루되어 취업 사기를 당한 취준생, 힘든 연애와 사랑을 하는 대신 애니메이션 덕후가 된 20대 회사원, 남편과 이혼하고 절망하여 자포자기한 중년의 여성, 나이가 들어 늘어나는 주름과으로 후배 쇼호스트에게 자리를 내주어야하는 50대 쇼호스트 등은 우연하게 무지개 무인 사진관을 찾아오고 그 속에서 용기를 얻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 무지개 노트에 흥미로운 사연을 남겼을 뿐인데, 그들은 무무사와 인연을 맺고 그들이 바랬던 소원까지도 이루게 된다. 마치 무무사가 자신들의 소원을 이루어준 것처럼 느끼지만, 사실은 그들 스스로가 그런 기적을 만들고 소원을 성취하게 만들었음을 그들은 나중에 깨닫게 된다.
나중에 무지개 무인 사진관(무무사)의 직원이 되는 현수경 또한 무지개 노트로 인해 무무사와 깊은 인연을 맺는다. 무무사의 주인장 연주의 도움으로 취업사기를 당할 위험에서 구제되고 난 후 무무사의 직원이 되어 주인장 연주와 함께 무무사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사연에 대한 해결사 역할을 하게 된다. 그녀와 같이 삶의 어려움을 겪고 고민으로 힘겨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연주와 수경은 그들에게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마치 기적이 일어나듯이 그들의 삶을 변화시킨다. 그들은 우리 주변에 소외된 이웃들의 사연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사진을 찍어주면서 그들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결해나갈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무무사를 찾은 후 변화되고 자신감 넘치는 달라진 그들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나 또한 마음이 따뜻해졌다.
특히 왜 그녀가 무지개 무인 사진관을 열게 되었는지와 관련한 무무사의 주인장 연주의 숨겨진 사연과 안타까운 진실이 밝혀지는데, 밝혀진 진실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누구보다 그런 고통과 슬픔을 알기에 무무사를 찾아온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그들의 사연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며 함께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것이다.
수경은 안심되는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집으로 향했다. 무무사의 불빛이 누군가의 어두운 밤 같은 마음에 빛이 들게 해서, 그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다면 그것보다 더 기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한 걸음. 아주 한 걸음. 그걸 나올 수 있는 용기와 에너지는 홀로는 얻기 힘들다. 누군가 도움을 줄 때 그 길고 긴 터널 같은 어려운 상황들을 조금이나마 헤쳐나가서 불행에서 벗어나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 p.117
마치 2022년 최고의 베스트셀러였던 『불편한 편의점』처럼 읽고 나면 공감과 위로를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무무사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달라진 모습을 보며 나 또한 내 삶을 돌아보고 용기와 희망도 얻을 수 있었다.
이 책 『흥미로운 사연을 찾는 무지개 무인 사진관』 을 통해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고 그들의 사연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많은 위로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도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절망적이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 찾아갈 수 있는 '무지개 무인 사진관'과 같은 안식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진관이라는 평범하다면 평범한 공간에 흥미로운 사연을 적으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노트가 있다는 것만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궁금증을 유발하는데 읽는 동안 각각의 사연에 감동과 힐링을 받으면서 내용에 점점 빠져들어 누굴까? 왜 그랬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현실에서도 이런 사진관이 있길 바랍니다. 책 표지도 너무 따뜻하고 감성적이면서 내용과 너무 잘 어울려요~
『무지개 무인 사진관』은 다양한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한 공간에서 만나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소설이다. 작가 김재희는 이번 작품에서도 그동안의 작품에서 보여줬던 섬세하고 감성적인 문장력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이 소설은 무무사라는 무인 사진관에서 시작된다. 무무사의 주인 이연주와 취준생 현수경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시작된 이 소설은 다양한 인물들이 나타나며, 그들의 이야기가 서로 얽혀가면서 하나의 큰 이야기를 이루어진다. 이 소설에서는 인물들의 내면을 솔직하게 그려낸 것이 인상적이다. 각 인물들은 자신만의 고민과 문제를 안고 있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각자의 소원이 이루어지는데, 그것이 너무나도 감동적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따뜻함이다.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어딘가 소외되거나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지만, 그들이 만나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누는 순간 따뜻함과 힐링을 느낄 수 있다. 작가 김재희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힘들어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최근 대세는 무인 편의점, 무인 카페 등 무인 시설이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는 무인 사진관에서 인물들이 만나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소설은 무인 시설도 인간적인 소통과 공감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번 작품은 작가 김재희의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다. 그동안의 작품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있어 새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그동안 그냥 지나쳤던 무인사진관을 바라보며 입체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소소하지만 큰 감동을 주는 행복을 느낄 수 있고 차갑게 느껴지는 우리 사회 속 따뜻함을 물씬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