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가서 이 책을 보고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읽게 되었고 무엇보다 오징어게임을 너무 재미있게 보았기에 오징어 게임 속에서 나왔던 전래놀이들이 어떤 에피소드로 풀어줄지 무척 기대가 되었다. 얼음땡, 비석치기, 숨바꼭질등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했고 특히 얼음땡은 읽고 나서 정말 어릴 때 놀면서 술래가 다가오면 얼음을 외쳤고 그 얼음을 영원히 풀어주지 않는다면 그들은 그대로 평생 있어야한다는 가설로 이야기가 시작이 되었는데 참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그리고 모두가 얼음이 된다면 이야기를 이렇게 풀어내니 그 놀이가 참 무섭게 다가왔고 또한 숨바꼭질도 굉장히 공포로 다가왔고 왕따와 관련된 내용으로 이 내용이 가장 잔인했고 그래도 통쾌했던 복수가 있어서 이 내용도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처음 알게 된 묘 뺏기 놀이라는 것도 마지막 반전에서 오싹했고 이 작품들은 4분의 작가들이 써서 그런지 작품마다 다양한 작가님들의 글을 보면서 지루하지 않았고 전래놀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이렇게 다양하게 풀어낸 작품들을 읽으면서 독자로서 재미있었고 좋았던 것 같다. 곧 오징어게임 시즌 2가 나온다고 하던데 빨리 보고 싶고 그 기다림을 이 책을 통해 채웠던 것 같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어린 시절에 신나게 놀던 추억의 놀이가 최근 인기 드라마로 인해 공포 게임으로 바뀌었어요.
그 때문일까요, 추억의 놀이를 소재로 한 이 소설에 끌리고야 말았네요.
그냥 재미있는 놀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네 명의 작가가 들려주는 네 편의 이야기를 통해 놀이 속에 숨겨진 공포를 발견하게 됐어요.
얼음땡 놀이의 묘미는 술래에게 잡히기 전에 "얼음"을 외칠 수 있다는 거예요. 얼음이 된 친구는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어요. 술래를 피해서 다른 친구가 "땡" 하며 쳐주면 다시 움직일 수 있어요. 술래보다 달리기가 빠르다면 "얼음", "땡"을 외치면서 신나게 뛰어놀 수 있어요.
전건우 작가님의 <얼음땡>은 보이지 않는 존재가 주는 공포보다 더 끔찍한 현실을 살고 있는 주인공의 이야기예요. 각박한 삶에 비관한 주인공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찰나 얼음땡 놀이에 소환되었어요. 누가 왜 그를 놀이에 초대한 것일까요. 초등학교 5학년 시절에 주인공은 제법 멋진 소년이었는데, 30년이 지난 지금은 사채업자에게 시달리고 있어요. 그 모습이 마치 "얼음" 상태로 멈춰 있는 것 같아서 절묘했어요. 현실에서는 주인공에게 "땡"하며 쳐주는 행운 혹은 희망이 없었던 거죠.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에는 적어도 한 명 이상에게 그 사실을 직간접적으로 알린다고 해요. 그래서 단 한 사람이 중요한 것 같아요. 세상에서 자신을 붙잡아 줄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버텨낼 수 있을 테니까요.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걸, 얼음땡 놀이가 알려주고 있네요.
홍정기 작가님의 <혼숨>은 전형적인 공포 괴담이에요. 이야기만으로 머리털이 쭈뼛서는 것 같아요. 영화 <여고 괴담>이 떠오르는 학교 괴담인 데다가 요즘 즐겨 보는 <심야괴담회>에서 혼숨이 소개된 적이 있어서 이야기의 장면들이 자동적으로 그려졌던 것 같아요. 혼숨은 히토리카쿠렌보, 즉 혼자 하는 숨바꼭질의 약자로 일본에서 넘어온 강령술의 하나라고 해요. 귀신이나 유령을 믿지 않는 사람들는 강령술을 속임수, 가짜라고 여길 거예요. 중요한 건 믿느냐 믿지 않느냐가 아니라 그들이 강령술을 하려는 목적인 것 같아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악의적인 마음이 공포와 비극을 만들어내는 게 아닌가 싶어요. 현실에서 아이들에게는 귀신이나 유령보다 따돌림을 비롯한 학교 폭력이 더 무서울 거예요. 너무나 잔인하고 뻔뻔한 학교 폭력 가해자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한 적은 있어요. '귀신은 뭐하나 저런 놈 안 잡아가고!'
양수련 작가님의 <야, 놀자!>는 판타지 공포물이에요. 주인공이 초등학교 5학년 무렵 여름방학에 외할아버지의 집에 놀러 갔다가 만난 동네 아이들과의 이야기예요. 항상 놀이를 주도하고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냈던 아이와 한여름 밤의 꿈처럼 다가와 주인공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아이. 그 모든 추억을 사십여 년 동안 마음에 품고 살았다는 것이 놀라웠는데, 가만히 옛 기억을 떠올려 보니 저 역시 그맘때 뛰어놀던 시절이 참 행복했기에 잊을 수 없겠구나 싶더라고요.
조동신 작가님의 <불망비 不忘碑>는 비석치기 놀이를 소재로 한 추리소설이에요. 주인공은 탐정사무소의 소장이라는 공식 직함을 가졌으나 실상은 조수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이번에 의뢰받은 사건은 지역 축제에서 비석치기를 하던 남성이 경기 도중 쓰러져 죽었고, 그 사인은 손에 찔린 니코틴 독침인데 어떻게 하다가 찔렸는지 알 수 없고, 어디에서도 독침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거예요. 함께 팀을 이뤘던 여성의 부모가 걱정이 되어 사건을 의뢰한 거예요.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요.
세상에는 귀신보다 더 무서운 인간들이 바글바글해서, 현실이 극강의 매운 맛이라면 공포 소설은 약간 매운 맛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