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너희 세상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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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너희 세상에도

남유하 | 고블 | 2023년 6월 2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 9.5 (6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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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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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부디 너희 세상에도 평점10점 | o********4 | 2023.04.13 리뷰제목
남유하 작가의 단편소설집 '부디 너희 세상에도'를 읽을 기회가 생겼다. 책 표지를 보면 기괴한 외계인처럼 생긴 존재와 저주받은 토끼 같이 생긴 존재들이 음침하게 서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면서 미스테리 호러 공포 소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원래는 가제본판을 받을 계획이었는데, 친절하게도 출판사에서 조금 기다리더라도 도서로 제공해준다고 하여 좀 더
리뷰제목

남유하 작가의 단편소설집 '부디 너희 세상에도'를 읽을 기회가 생겼다.

책 표지를 보면 기괴한 외계인처럼 생긴 존재와 저주받은 토끼 같이 생긴 존재들이 음침하게 서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면서 미스테리 호러 공포 소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원래는 가제본판을 받을 계획이었는데, 친절하게도 출판사에서 조금 기다리더라도 도서로 제공해준다고 하여 좀 더 기다렸는데 잘한 것 같다! 

 

총 8개의 단편 소설이 수록되어 있었는데, 재미있어서 2시간만에 그냥 후루룩 다 읽어버렸다.

후천성 심정지 증후군, 즉 우리가 흔히 공포물에서 좀비라고 부르는 병에 걸린 일규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작가는 우리가 은연 중에 가지고 있었던 공포라는 주제를 자유롭게 펼쳐나간다.

어쩌면 싸이코패스일지도 모르는 에이의 이야기는 가족 살인을 덤덤하게 풀어내는 것 같아 묘한 느낌도 들었다.

뇌의 나무는 우화 형식으로 작가가 상상한 내용이라고 하는데 소중한 것을 잃은 후에야 비로소 소중함을 알게 되는 인간의 한 면모를 보기도 했다. 

화면 공포증을 읽을 때는 스마트폰과 모니터 등 온갖 화면 액정에 빠져 살고 있는 나의 모습이 비춰지면서 잠깐 소름이 돋기도 했다. 중독 또는 정신병으로 인해 어쩌면 저런 환각을 보는 사람들도 실제 있지 않을까하면서... 

이름 먹는 괴물, 목소리 역시 공포에 대해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단편 소설이었다.

 

마지막 8번째 단편 소설이 바로 책 제목인 '부디 너희 세상에도'인데 제목으로 선정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내가 소설의 주인공이 된다면 어떨까? 로맨스도 히어로물도 아닌 좀비물에서...누구나 한번쯤은 상상해본 것 아닌가? 나 또한 그런 상상을 하면서 만약 내가 그 상황이면 어떨까하며 시뮬레이션을 돌리며 작은 스릴을 느낄 때도 있었다. 사실 그게 공포스릴러물의 재미 아니겠는가? 한편 공포물을 쓰는 작가는 주인공의 심정을 이해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실제 주인공이 겪는 공포와 고통을 말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잔인하면서도 기괴한 창작의 공포물이 우리 앞에 떡하니 책으로 배달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딜레마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단순히 잔인하고 기괴한 내용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인간 본연의 심리와 가족애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었기에 집중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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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장르 문학의 새로운 물꼬 평점8점 | k*****m | 2023.03.24 리뷰제목
이 도시에 화면이 없는 곳은 없다. 화면은 언제나 어디에나 존재하고. 사람들은 화면을 사랑한다. 21세기의 화면은 신흥 종교나 다름없다. 우리는 독실한 신자처럼 매일 밤 자기 전 블루라이트의 은총을 받는다. 〈화면 공포증〉   가제본된 책을 받아들고 책이 너무 얇아 놀랐다. 책은 두꺼울수록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에 얇은 몸피를 입은 책에 조금 실망한 채 책을 읽었다. 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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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에 화면이 없는 곳은 없다. 화면은 언제나 어디에나 존재하고. 사람들은 화면을 사랑한다. 21세기의 화면은 신흥 종교나 다름없다. 우리는 독실한 신자처럼 매일 밤 자기 전 블루라이트의 은총을 받는다. 화면 공포증

 

가제본된 책을 받아들고 책이 너무 얇아 놀랐다. 책은 두꺼울수록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에 얇은 몸피를 입은 책에 조금 실망한 채 책을 읽었다. 자주 가는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다 읽었다. 그리고 며칠을 끙끙대다 어렵게 리뷰를 쓴다.

한마디로 놀라운 책이다. 어릴 적 포의 검은 고양이를 읽고 한동안 검은 고양이만 보면 무서웠던 기억이 떠올랐다. 남유하 작가는 새로운 시대, 장르문학의 새로운 발견이다.

현대인은 빛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실제로 빛 공해는 인간 삶을 파괴하고 질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노란 불빛 아래 노트북의 블루라이트 빛을 마주하며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인공적인 빛은 나를 둘러싸고 있다. 공포영화의 단골 소재는 그동안 원귀나 유령, 괴물에서 차츰 에이리언, 좀비 등으로 옮겨갔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턴가 인터넷 전파를 통한 알 수 없는 소음이나 환영이 실험적으로 등장하였다. 화면 공포증은 이보다 훨씬 더 신선하다.

 

화면 공포증(Screenphobia)

화면을 보고 공포를 느끼는 증상. 고소공포증이나 거미 공포증처럼 공포의 일종이다.

 

정말 이런 공포증이 있는가 싶어 네버 검색을 해 보았다. 결과 화면공포증은 존재하지 않았다. 내가 아는 한에서는.

작가의 글이 너무 실감 나서 정말 화면 공포증이 존재할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나는 성숙한 인간이라고 자위하며 화면 밖에서 살아왔다. 그러나 가슴 깊은 곳에는 세상의 중심이 되고 싶다는 욕망이 감춰져 있었다. 그래, 넌 주인공이야. 그래서 여기까지 온 거잖아  p.109 화면 공포증

 

상상도 못했다. 화면 공포증의 근간에는 주인공이 아니지만 주인공이 되고 싶었던 현대인의 심연이 있었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가 사라지고 무리 속의 ○○로서 존재하는 우리의 쓸쓸함이 있었다.

절벽에서 집단투신하는 나그네쥐 레밍처럼 반짝이는 화면 속으로 돌진하는 수많은 인간 레밍은 와이파이로 모든 것이 연결되는 세상 속 고립된 우리의 자화상이다.

 

아직도 이들을 좀비라고 부르십니까? ACAS(Acquired Cardiac Arrest Syndrome). 후천성 심정지 증후군은 질병입니다. 심폐기능은 정지되지만, 뇌가 완전히 소멸할 때까지 식욕만 남은 상태로 살아가야 하는 감염자들. 안타깝게도 아직 이들을 위한 치료 방법은 없습니다. 감염자들을 위한 국가 공인 안락사 기관 다이웰. 후천성 심정지 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소중한 이에게 편안한 죽음을 선사합니다. 안락사는 다이웰. 주식회사 다이웰. 지금 바로 전화하세요. p.10 반짝이는 것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단편은 첫 이야기 반짝이는 것이었다. 어느 날 자신도 모르게 감염자(좀비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지만, 사람을 먹지 않는다는 점에서 좀비와는 차별점이 있다)가 된 주인공이 자신을 버린 아들과 며느리를 뒤로 하고 다이웰 주식회사에 찾아가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자살을 시도한다. 이미 심정지가 된 몸이니 자살은 아닌데, 또 자살 말고는 달리 표현할 단어가 없다. 한강 아래로 몸을 던진 주인공은 바위에 부딪혀 분리된 머리를 보며 죽었지만 뇌기능은 살아있는 자신의 처지를 보며 절망하고 괴로워한다. 하지만,

 

눈을 떴을 때 약간 놀란 얼굴로, 그의 앞에 서 있던 아내의 모습. 그는 제자리에서 펄쩍 뛸 정도로 놀랐고, 아내는 배시시 웃었다. 아내의 얼굴에 달라붙어 있던 머리카락 한 올과 약간 말려 올라간 흰색 블라우스 소매, 무릎을 덮는 길이의 남색 치마. 모든 것이 사진을 보는 것처럼 또렷하게 기억난다.

가장 반짝이는 것, 보석 같은 기억이 마지막 순간에 찾아와 준 건 얼마나 큰 축복인가. p.32

 

비록 육신과 분리된 머리일지언정 가장 아름다운 날의 기억을 갖고 갈 수 있다면 지난한 삶의 마무리치고는 괜찮은 듯도 하다.

 

나에게 어울리는 화면을 통해 저 너머의 세상으로 넘어간 조 대리와 마지막 순간에 가장 아름다웠던 인생의 기억을 떠올리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 일규.

어쩌면 작가는 공포는 매순간 모든 곳에 존재하지만 공포를 이겨낼 치료제 또한 우리 곁에 늘 존재해 왔다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남유하 작가의 책은 무서웠다. 짧은 이야기를 통해 주위를 공기처럼 둘러싼 모든 것을 한순간에 공포의 귀물(鬼物)로 만들어 버렸다. 하지만 역시 그 중에서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것 또한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공포와 기쁨은 동전의 양면 같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오랜만에 정말 괜찮은 단편소설을 만났다. 등골이 서늘하고, 주위를 돌아보고, 나의 가장 큰 기쁨의 시간을 반추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아쉬움도 있다. 112쪽이라는 너무 짧은 소설집이라서.

328일 정식 출간되는 책은 268쪽의 적당한 분량이다. 가제본이라고 책의 절반도 안 되게 보내준 출판사가 야속하다.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현대문명의 어두움을 좋아하는, 그러면서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완성된 책을 읽게 될 독자들이 부럽다.

 

오타 있습니다. p.47 에이의 숟가락

조용히 돌아선 에이는 안방으로 들어갔다. 엄마가의 침실로 쓰는 방에서는 은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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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부디 너희 세상에도 평점10점 | e***4 | 2023.04.21 리뷰제목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어쩌면 일어날 수도 있는 일에 대해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저자는 소설집 "다이웰 주식회사", "양꼬치의 기쁨", 창작동화집 "나무가 된 아이", SF 동화 "우리 할머니는 사이보그", 소설 "얼음 속의 엄마를 떠나보내다", "평범한 아이들" 등을 썼습니다. 2018년 제5회 과학소재 장르문학 단편소설 공모에서 "미래의 여자"로 우수상을 받았고, "푸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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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어쩌면 일어날 수도 있는 일에 대해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저자는 소설집 "다이웰 주식회사", "양꼬치의 기쁨", 창작동화집 "나무가 된 아이", SF 동화 "우리 할머니는 사이보그", 소설 "얼음 속의 엄마를 떠나보내다", "평범한 아이들" 등을 썼습니다. 2018년 제5회 과학소재 장르문학 단편소설 공모에서 "미래의 여자"로 우수상을 받았고, "푸른 머리카락"으로 제5회 한낙원과학소설상을 받았으며, "다이웰 주식회사"에 수록된 단편은 2019년 미국 SF 잡지에 번역, 소개되었습니다. 저자가 쓴 소설집 <부디 너희 세상에도>를 보겠습니다.



 

첫 번째, '반짝이는 것'은 일명 좀비 바이러스라고 불리는 ACAS 바이러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바이러스는 후천성 심정지 증후군으로 이 병의 감염자는 심폐기능은 정지되지만, 뇌가 완전히 소멸할 때까지 식욕만 남은 상태로 살아가야 합니다. 감염률이 0.04%에도 미치지 않는 질병이 7년 전 갑자기 한날한시에 많은 사람들에게 발현이 되었습니다. 그날 감염된 사람들 사이에 있던 일규의 아내는 감염자로 오인되어 겁에 질린 헌병의 총에 맞아 즉사했고, 형편이 어려운 아들 내외가 이 사실을 알고 국가에 보상금을 받아내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현재 감염 증세가 나타나 보건소에 가서 전염성을 없애주는 주사를 맞고 감염자로 등록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들 가족은 그 사실을 알고 갑자기 친절하게 대하며 함께 밥을 먹자고 했고 수면제를 태워 그를 양재천에 버렸습니다. 안락사를 시킬 수도 그렇다고 자기 손으로 끝낼 자신도 없는 이들이 감염자를 유기하는 곳, 바로 양재천입니다. 그곳에서 눈을 뜬 일규는 안락사를 시켜준다는 다이웰 주식회사를 찾아가기로 결심합니다.

네 번째, '화면 공포증'은 다른 소설집에서 읽었던 단편이라 더욱 반가웠습니다. 화면을 보고 공포를 느끼는 증상인 화면 공포증은 일단 발생하고 나면 단계적으로 증상이 심화된답니다. 화면을 보면 불쾌감이 들고 눈의 피로, 두통, 구토 등의 신체 증상이 나타나는 1단계부터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검은 점을 보는 2단계, 환청이 들리는 3단계, 환각을 보거나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는 4단계를 지나, 마지막 화면에 충돌하는 5단계가 있습니다. 화면을 특히 많이 보는 사람에게서 발생할 확률이 높으며 밝혀진 치료법은 없습니다. 처음엔 괴담인 줄 알았는데 주인공 나도 영화관에서 이를 목격했고, 다음날부터 나한테도 이런 증상이 나타납니다.

마지막이자 책의 제목이기도 한 '부디 너희 세상에도'는 소설가인 내가 주인공인 이야기입니다. 평소에도 소재를 찾기 위해 주변을 관찰하는데, 어느 날 목욕탕에 가서 누군가가 구토를 하며 들어옵니다. 그 사람은 갑자기 목욕탕의 사람들을 공격합니다. 탕 안의 소동, 황록색 토사물, 충혈된 눈, 다른 사람을 물어뜯는 사람들, 연결되지 않는 긴급전화,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보니 좀비 바이러스가 나타난 것입니다. 

소개한 이야기의 남은 부분과 다섯 편의 이야기를, <부디 너희 세상에도>에서 읽어보세요.

<부디 너희 세상에도>는 디스토피아 단편이 실린 호러 SF 소설집입니다. 일명 좀비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들의 일상을 그린 '반짝이는 것', 평생 자신만의 것을 가지고 싶었던 주인공이 그녀만의 숟가락을 발견하며 살인을 하는 '에이의 숟가락', 지혜로운 나무로 알려진 거대한 뇌가 달린 나무를 탐내는 독재자를 그린 '뇌의 나무', 화면을 보면 불쾌감이 들어 결국 머리를 들이박아 죽게 되는 화면 공포증에 번진 일상을 그린 '화면 공포증', 어느 날부터 느껴지는 기시감을 미래로부터 온 메시지라 생각해 정말 따르게 되는 '미래를 기억하는 남자', 갑자기 나타난 학교 교탁에 나타난 벌레를 만지자 잡아먹히고 그 벌레는 이름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이름 먹는 괴물', 타인을 죽이라고 명령하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목소리', 갑자기 나타난 좀비 바이러스를 관찰하는 소설가인 내가 깨닫게 되는 '부디 너희 세상에도'까지 여덟 편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각 단편을 읽다가 이야기 마지막에 흠칫하며, 잠시 주위를 둘러보게 되는 건 그만큼 작가가 흡입력 있게 글을 썼기 때문이겠죠. 지금 현시대와 비슷한 상황에서 바이러스나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는 내용들이라 더욱 이런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에 눈을 떼기가 힘듭니다. 그만큼 소설이 그리고 있는 이 사회가 얼마나 손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게 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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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부디 너희 세상에도 평점10점 | u********9 | 2023.04.12 리뷰제목
얼마 전에 읽은 모작가님의 에세이에서 그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재기 발랄한 상상' 또는 '발칙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가라는 말에 대한 작가 스스로의 거부감을. 그런 유의 수식으로 작가를 설명하다보면 그런 틀에 작가 스스로가 갇히게 되고 만다는 것 때문에 모작가님은 그런 수식어를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때문에 나도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건 좀 주의하는 게 좋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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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읽은 모작가님의 에세이에서 그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재기 발랄한 상상' 또는 '발칙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가라는 말에 대한 작가 스스로의 거부감을.

그런 유의 수식으로 작가를 설명하다보면 그런 틀에 작가 스스로가 갇히게 되고 만다는 것 때문에 모작가님은 그런 수식어를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때문에 나도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건 좀 주의하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남유하 작가님의 부디 너희 세상에도 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죄송하지만 정말이지 발칙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글이라 생각했다.

첫장부터 ACAS (후천성 심정지 증후군)에 걸린 사람이 등장한다. 일종의 좀비 바이러스로서 다양한 변이가 있는데, 이 등장인물은 그런 변이종에 걸린 사람이었다. 가족이 자신을 버리기 직전에 스스로가 스스로를 버리기 위해 애를 쓰지만 쉽지 않다. 죽는 것도 돈이 드는 사회이기 때문에 그렇다.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가 겪어야 했던 과정들이 왜인지 가슴 저미게 다가온다.

책에 실린 모든 단편들은 다 그런 글이다. 발랄하다 못해 발칙하기까지한 상상들에게 덧붙여져 현대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까발린다. 딸을 위해 죽을 수도 있다는 엄마는, 스스로가 살기 위해 누군가의 어머니를 죽인 자이며(목소리) 이름이 불린 자를 삼켜 버리는 괴물에게서 살아 남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름이 불리지 못했던 왕따 피해자다. (이름 먹는 괴물) 책 제목과도 같은 마지막 단편인 부디 너희 세상에도는 작가 스스로가 던지는 미묘한 조소가 느껴진다. 

호러라는 탈을 쓰고 끔칙한 글인 척 굴지만, 실상 그 안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은 어딘가 고독하다. 외롭고 쓸쓸하기까지 느껴진다. 그리고 그 쓸쓸함이야 말로 현재의 내가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공포가 아닐까 생각해봤다. 이런 저런 말들 다 제쳐두고, 일단은 글이 재밌다. 첫장부터 마지막장까지 쉬지 않고 페이지가 넘어갔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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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철저한 인간 민낯의 기괴함!!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c****4 | 2023.04.07 리뷰제목
남유하 작가님의 단편 모음집이다.작가님 글을 많이 접해 본 독자라면 앤솔로지나 타 단편집에서 이미 본 작품이 몇가지 겹칠수도 있다.이 중 마지막 '화면공포증'은 이미 #도시청년호러 앤솔로지 에서 보았던 이야기.괴담이나 기담류가 아니다.작가님 특유의 기괴함들이 있는 이야기들이다.잔인할수도 징그러울수도 있지만 그 '날것' 같은 괴이함이 작가님만의 시그니처가 아닐까싶다.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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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하 작가님의 단편 모음집이다.
작가님 글을 많이 접해 본 독자라면 앤솔로지나
타 단편집에서 이미 본 작품이 몇가지 겹칠수도 있다.

이 중 마지막 '화면공포증'은
이미 #도시청년호러 앤솔로지 에서 보았던 이야기.
괴담이나 기담류가 아니다.
작가님 특유의 기괴함들이 있는 이야기들이다.
잔인할수도 징그러울수도 있지만
그 '날것' 같은 괴이함이 작가님만의 시그니처가 아닐까싶다.

특히, 두번 째 '에이의 숟가락'은 쇼킹했다.
고어물 까진 아니고, 그 아래쪽 어딘가_랄까?

작가님 이야기의 결말은 대부분 '현재 진행형'이다.
'자 이제 네 차례야. 너의 상상력을 발휘해봐. 너의 잔혹함의 끝은 어디니?' 같은 느낌 이랄까.

좀비 이야기 였지만, 좀비가 아닌 인간의 추악함을 보여준
《반짝이는 것》

잔인함과 폭력성이 가리는것 없이 표현된 잘못된 애정결핍
《에이의 숟가락》 (/ω\)상상하지 말자!

신령 같은 존재를 등장 시키며
동화 같은 문장들 속에서 잔혹 판타지를 보여준
《뇌의 나무》
<이건 정말 잔혹동화 느낌이 물씬이라 동화스러운 삽화가 함께 있어도 어울릴듯 싶었다>
그리고 실려있는 에피중 가장 '순한맛'(○ㅅ○)

디지털시대 현재의 화면에 중독 된 사람들에게
경고의 메세지를 보내는 《화면 공포증》
인간들이 만들어 내었지만 결국 그들이 인간을 뛰어넘어
지배당하는 소재는 로봇이나 컴퓨터로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_이번엔 화면 이다.
요즘은 확실히 이동중에도 밥 먹을때도 씻을때 조차
휴대폰에서 눈을 못떼는 사람들이 많다.
모두들 고개숙인 사회.
꼭 책 속에서
'이야기만으로 존재 하지 않을수도 있겠다' 싶은 에피소드였다.

《미래를 기억하는 남자》
기시감 이라는 단어에 핑계를 붙이는 기생충 같은 삶.
그냥 나의 잘못 된 선택일까 진짜 기시감일까.
미래의 나와 과거의 나 다시 시작 된 굴례.
《이름 먹는 괴물 》
교실에 떨어진 이름 먹는 괴물.
너희들은 내 이름을 알까?
《목소리 》
소름 끼치고 소름 끼치고 소름 끼치는 이야기.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으면 안된다.
《부디 너희 세상에도 》
링 인가?너의 이름은 사다코니?
좀비_끝나지 않는 비극.
부디 너희 세상에도 이 지옥이 다가 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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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건 상황이 아니다. 인간이다. 그걸 알면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자식이 나쁜 인간이란 걸, 쓰레기라는 걸 인정하면 제 인생이 실패했다고 인정하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20)


밤이 도면 뇌의 나무는 공명했다.
콘트라베이스를 닮은 소리였다.
사람들은 그것이 나무의 울음소리라고 생각했다. (73)


사람들은 화면을 사랑한다.21세기의 화면은 신흥 종교나 다름없다. 우리는 독실한 신자처럼 매일 밤 자기 전 블루 라이트의 은총을 받는다. (98)
인간의 살고자 하는 욕망과
갑작스러 재해 상황에서 인간의 생존본능과 충실한 이기심을 이야기 한다.


수학을 잘하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좋아하는 건, 답이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는 답이 없다. 두 개 이상의 선택지가 주어지면서도 정답 같은 건 없다. (165)


지옥에서는 누구나 악마가 될 수 있다. 여기는 지옥이다.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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