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티 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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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티 워크

비윤리적이고 불결한 노동은 누구에게 어떻게 전가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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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사회학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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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필수 노동임에도 불구하고 외면 받는다! 평점10점 | c*******9 | 2023.05.29 리뷰제목
더티 워크란 무엇인가?   더티 워크는 선량한 사람들의 암묵적 동의 하에 사회 또는 국가가 운영되는데 꼭 필요한 일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다지 반기지 않고 불편하게 여겨지는 일을 말한다. 이 책은 미국에서 사람들이 꺼려 하는 일들 중에 필수 노동이라고 말하는 직업들을 예로 들고 있다. 교도소 내에 정신질환병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도관과 관련 상담사들, 원격으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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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티 워크란 무엇인가?

 

더티 워크는 선량한 사람들의 암묵적 동의 하에 사회 또는 국가가 운영되는데 꼭 필요한 일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다지 반기지 않고 불편하게 여겨지는 일을 말한다. 이 책은 미국에서 사람들이 꺼려 하는 일들 중에 필수 노동이라고 말하는 직업들을 예로 들고 있다. 교도소 내에 정신질환병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도관과 관련 상담사들, 원격으로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드론 조종사들, 미국 국경 내 순찰과 감시를 맡고 있는 국경수비대원들, 도살장 노동자들의 실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편해하고 직접 그 일에 종사하는 이들은 도덕적 외상을 호소한다. 더티 워크를 자발적으로 선택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경제적 곤경에 빠져 있기에 선택의 폭이 사실상 넓지 않다. 사회적으로 존경 받기 보다는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다. 선량한 사람들이라고 칭하는 일반 시민들은 자신을 대신하여 일하고 있음에도 애써 외면하려고 한다. 

 

사회의 치안과 질서를 유지하고 있는 교도관의 직업이 더티 워크가 된 이유는 그들이 '보이지 않는 집단' 이라는 점과 그들이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다르게 해석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교도관 중에서도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재소자를 괴롭히게 하거나 징계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게 하는 더티 워크를 시킨다는 점이 존재한다. 이런 점은 교도소 자체가 외부의 감시를 받지 않기 때문이고 완전한 폐쇄된 시설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도 드론으로 원격 전쟁을 벌이는 조종사들도 근무하고 있는 곳이 외부와 동떨어져 있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들이 철저히 기밀 사항으로 보안 처리되고 있다는 점은 더티 워크로 바라보게끔 하고 있다. 실제 전쟁에서 임무를 완수하고 있는 군인과 달리 컴퓨터 화면 상으로 살상이 이루어지고 있는 드론 조종사들은 자존감이 낮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심적 고충을 안고 살아간다.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이 그들을 오랫동안 현업에 종사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들의 상처를 완화시키고자 부대 내에 목사, 상담사 등을 두지만 근본적인 해결점은 제시해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 누군가는 필수적으로 종사해야 하는 일이지만 더디 워크로 분류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사람들의 무관심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 나를 대신하여 불편한 일을 하고 있다면 그들의 직업 특수성을 인정하고 거기에 걸맞은 예산과 복지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함에도 예산 절감을 이유로 열악한 환경에 놓이게 한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부유층의 사람들과 자녀들은 그 누구도 그런 일을 시키지 않는다점도 돌아봐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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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필수노동의 연대와 책임 『더티 워크』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n******i | 2023.05.30 리뷰제목
더티 워크를 간단히 표현하면 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분명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지만, 누구나 선뜻 먼저 하고 싶지는 않은 일. 이 사회나 국가가 굴러가는 데 필요하지만, 많은 사람이 두 손 들고 반길 만한 일은 아니라는 것.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질 정도이니, 어떤 상황인지 감이 온다. 이 사회 구석구석 찾아보면 이런 일이 많을 테다. 이 분야에 있는 사람들 덕분에 우리 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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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티 워크를 간단히 표현하면 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분명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지만, 누구나 선뜻 먼저 하고 싶지는 않은 일. 이 사회나 국가가 굴러가는 데 필요하지만, 많은 사람이 두 손 들고 반길 만한 일은 아니라는 것.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질 정도이니, 어떤 상황인지 감이 온다. 이 사회 구석구석 찾아보면 이런 일이 많을 테다. 이 분야에 있는 사람들 덕분에 우리 삶이 편한 부분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런데도 그 면면을 들여다볼 생각은 깊게 하지 못했다.

 

저자가 미국 내에서의 환경을 근거로 설명하고 있기에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더티 워크를 설명하려는 기본 취지는 다르지 않다. 교도소의 정신병동 근무자, 전쟁 상황에서의 드론 원격 조종사, 미국 국경의 국경수비대원, 대규모 도살장 노동자의 경우를 소개한다. 이들이 겪는 육체적 정신적 고충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지경이다. 사회와 국가가 필요로 하지만, 많은 사람이 불편해하고, 현장에서 그 일을 감당하는 이들의 도덕적 외상을 외면하는 일이 빈번하다는 게 더 아픈 일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럼 다른 일을 선택하면 되는 거 아니겠냐고 말이다. 하지만 이 분야에 뛰어들어야 하는 이유가 대부분 경제적인 문제라면 다른 선택지를 쉽게 고르지 못하는 것 역시 현실이다.

 

어느 시험에서 봤던 문제가 생각난다. 직업으로 규명되려면, 비윤리적이지 않아야 하고, 사회적으로 가치 있고 쓸모 있는 일이어야 한다고 했다. 저자의 설명을 듣다 보면 여기에서 소개된 일들은 직업으로 규명하기 어렵다는 건데, 그럼 이들의 직업은 무엇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 실제로 여기에서 더티 워크라 불리는 일은 여러 가지 의미를 포함한다. 때로는 폭력을 행사하면서 인간이나 동물, 환경에 피해를 주는 것도 해야 하는 일. 선량하다고 불리는 사람들의 시선에 비윤리적이거나 더럽다고 보이는 일. 다른 사람의 무례한 시선을 감당하거나 상처받게 되는 일. 선량한 사람들은 그 일이 사회질서 유지에 필요하다고 여기지만, 암묵적으로는 그 일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일. 누군가 이런 일을 하면서 고통과 책임을 치른다는 걸 알면서도 위임한다.

 

문득 나는 이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이걸 몰랐다고 하기에는 얼마나 책임을 피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라. 나는 정말 몰랐을까? 전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느끼고 생각하고 있었을 거다. 그러면서 내가 그 역할을 하지 않으면 된다고 여기거나, 그들의 고역을 이해한다고 함부로 판단하거나, 그 일을 하면서 당연히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한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것도 아니라면, 나는 그 일에 관한 많은 것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거나.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일이 왜 더티 워크가 되었을까 궁금했다. 겉으로는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내는 것으로만 보였는데, 그 이면의 이야기를 내가 전혀 몰랐던 거였다. 사회질서 유지에 힘쓰는 교도관이 더티 워크로 소개되는 게 놀라웠는데, 가장 큰 이유가 보이지 않는 집단이라는 거였다. 재소자를 관리하고 그들의 갱생에 한 역할을 한다고 여겼는데, 그 안에서는 내가 상상하지 못한 비윤리적인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기도 한다는 것. 주변의 나는 분도 교도관으로 일했는데, 겉으로 보기에 근무환경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만두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좋은 자리 박차고 나왔다는 생각도 했는데, 말하지 못한 이유가 있다는 표정이었다. 그때 다 이해하지 못한 것과 이 책에서 말하는 걸 조합해보니, 어쩌면 내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인간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역할을 해야만 하는 게 고역스러웠을지도.

 

드론을 원격으로 조종하며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은 드론 조종사들을 고통스럽게 한다. 그런 죄책감은 일을 계속하는 걸 어렵게 한다. 여러 가지 감정의 고됨을 돕고자 부대 안에 목사나 상담사가 있지만, 아무리 이들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그들이 원격 조정하여 사람을 죽이는 일로 생기는 고통은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좋은 먹거리를 찾을 때 도축 현장의 노동자들은 더 힘겹게 일하고 있으며, 노동현장은 더 열악해지고 있다. 환경과 동물을 생각한다면서 돌린 시선에서 현장 노동자들의 환경은 열악한 그대로였다는 것을. 선량한 사람들이 사회와 국가, 지구를 생각하며 전환한 소비의 이면이었다.

 

암묵적으로 용인되는 많은 차별이 더티 워크를 만드는 게 아닐까? 더럽고 지저분한 것을 보면 피하고자 하는 게 새롭지는 않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워두고 싶은 것도 당연하게 계속되어왔다. 하지만 눈앞을 깨끗하게 만들고자 해왔던 일은 야만적이거나 비도덕적인 경우가 허다하다. 때로 이 역할을 하는 이들이 보이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이런 역할이 존재하면서 사회의 불평등한 구조는 존재하기 마련이고, 수면 위로 떠 오른다. 이 책의 설명처럼,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필수노동자에 관한 관심은 커졌다. 그들의 자리에서 해내는 일들에 노고를 위로하고,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말하는 게 어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필수노동자가 그들만 있는 건 아니다. 이 사회의 필수노동으로 규정하지만 더티 워커라 불리는 이들의 존재를 생각하지 않았다. 이들이 수행하는 필수노동 작동방식과 사회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 불평등 구조의 과정과 책임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게 이 책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어둠 속 필수노동자에 대해 연대와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상기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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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더티 워크, 더럽고 잔인하지만 꼭 필요한 일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s*********2 | 2023.11.11 리뷰제목
'더티 워크(Dirty Work)'는 직역하면 더러운 일이 된다. 하지만 이 일은 단순히 하다보면 땀이나 악취 때문에 몸이 지저분해지는 그런 일과는 다르다. 더티 워크의 개념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더티 워크 : - 사회적으로 누군가는 꼭 해야하는 일이다.  - 하는 과정에서 도덕성에 필연적으로 손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 이런 일들은 대부분 은폐되어서 없는 것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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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티 워크(Dirty Work)'는 직역하면 더러운 일이 된다. 하지만 이 일은 단순히 하다보면 땀이나 악취 때문에 몸이 지저분해지는 그런 일과는 다르다. 더티 워크의 개념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더티 워크 :

- 사회적으로 누군가는 꼭 해야하는 일이다. 

- 하는 과정에서 도덕성에 필연적으로 손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 이런 일들은 대부분 은폐되어서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 이 일은 대부분 사회적 기반이 약한 사람들이 한다.

 

그런 일의 종류에는 이 책에서 예시로 나오는 교도관, 전쟁에서의 드론 조종사, 도축 산업 종사자, 시추산업 종사자 등이 있다. 이런 일들은 대부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하지만, 교육 수준이 높은 IT업계 종사자들도 종종 하게 된다. 후자의 경우는 그렇게 흔치는 않지만 말이다. 이 책은 그동안 감춰졌던 '더티 워크' 종사자들의 실상과, 더티 워크를 사회 전반에서 은폐해온 과정을 분석한다.

 

더티 워크를 생계로 삼는 사람들은 대부분 정해져있다. 교육적, 경제적 수준이 높을수록 높은 도덕성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도덕성이 훼손될 일 없는 '좋은' 일자리를 가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생계 때문에 다들 외면하는 '더티 워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자연스럽게 더티 워크는 이민자나 불법 체류자, 가난한 사람들처럼 사회적 기반과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맡게 된다.

 

더티 워크를 하는 사람들은 다른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보다, 우울증, 스트레스 지수, 자살 위험성, 무기력의 정도가 훨씬 높은 경향을 보인다. 여러 피드백 결과로 이들의 정신감정 상태는 극한까지 치닫는다. 그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더티 워크 자체는 그 일을 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육체적, 정신적으로 진을 쏙 빼놓는 경우가 많다. 매일 죄수들과 생활해야 하는 교도관들이나, 드론 화면으로 전쟁의 참상을 매일 목격해야 하는 군인들이나, 생닭이 강력한 전기를 맞고 기절하는 모습을 매일 봐야하는 도축산업 종사자들을 생각해보라. 이들이 하는 일이 얼마나 힘들지 짐작이 되는가?

 

하지만 이 일은 보상이 충분히 주어지는 법이 없다. 더티 워크에 해당하는 일자리들은 대부분 수 년째 월급이 동결되거나, 최저 수준을 겨우 면한 임금을 제공한다. 이런 업종은 사회적으로 외면받기 때문에 근무자들의 인권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보니 보상은 갈수록 줄어들고, 근무 환경은 나날이 악화된다.

 

더티 워크 종사자들이 견뎌야 하는 건,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 환경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사람들의 눈총까지도 견뎌야 한다. 더티 워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그 일을 하는 사람들까지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런 지저분한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안 그래도 위축되어 있는 더티 워커들을 완전히 무너뜨린다. 실상은, 이들은 그저 '비교적 괜찮은' 일자리가 필요해서 더티 워크를 하는 것인데도 말이다.

 

그런데 사회는 더티 워크뿐 아니라, 그 일을 하는 더티 워커들까지 철저히 외면한다. 더티 워크나 더티 워커의 존재를 사회가 완전히 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외면이 더티 워크의 질적 향상을 이뤄내지 못하게 만들며, 더티 워커들이 겪은 정신감정의 외상을 제대로 치유할 수 없게 만든다. 더티 워크와 더티 워커에 대한 조직적인 은폐는 어떻게 발생했나?

 

그건 문명의 발달과 자본주의와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감옥은 보이지 않는다. 문명이 발달하면 사회 전반의 교육 수준이 향상된다. 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도덕성의 기준이 높아지게 된다. 엘리트 층은 점점 노골적인 폭력을 혐오하게 된다. 그래서 감옥이나 처벌은 엘리트층의 눈에 띄지 않을 만한 장소에 배치된다.

 

평범한 시민들은 '흉악한 범죄자'들이 동네 주변에서 살기를 원치 않는다. 교도소는 소외된 교외 지역으로 밀려나게 되었으며, 시민들의 외면 속에 교도소에서 일어나는 일은 철저히 비밀로 유지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환경 윤리까지도 신경쓰게 되었다. 환경을 파괴하는 일이 눈 앞에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지만 저렴하고 충분한 양의 고기를 먹고 싶어하며, 연료비가 오르지 않기를 원한다. 문명세계 시민들의 이런 이중적인 태도가 더티 워크에 대한 조직적인 은폐를 낳았다.

 

자본주의도 이 조직적 은폐에 큰 지분을 가지고 있다. 비용을 줄이고 이윤을 극대화하는 게 최고의 미덕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티 워크는 더 지저분하고 위험해진다. 이런 자본주의적 논리에 의해, 더티 워크에 소요되는 비용은 지나칠 정도로 감소되고, 이들에 대한 보상도 줄어든다. 그에 비해 져야 할 책임은 늘어난다. 돈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멸시도 받아야 한다.

 

더티 워크에는 우리의 책임이 분명하게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라도 그동안 외면해왔던 더티 워크의 실상을 확인하고, 그 일을 개선하기 위해서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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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리의 깨끗한 양심을 지키기 위해 문명화된 『더티 워크』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d******u | 2023.06.06 리뷰제목
비윤리적이고 불결한 노동은 누구에게 전가되는가   더티 워크/ 이얼 프레스/ 한겨레출판   르포르타주 작가 이얼 프레스는 '더티 워크'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세 번째 저서 <더티 워크>를 통해 우리에게 제기한다.   분명 불편하고 부끄러운 시간이 될 여정이 시작되기 전 나는 '더티 워크'의 구체적인 뜻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1. 다른 인간에게 또는 인간이 아닌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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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윤리적이고 불결한 노동은 누구에게 전가되는가

 

더티 워크/ 이얼 프레스/ 한겨레출판


 

르포르타주 작가 이얼 프레스는 '더티 워크'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세 번째 저서 <더티 워크>를 통해 우리에게 제기한다.

 

분명 불편하고 부끄러운 시간이 될 여정이 시작되기 전 나는 '더티 워크'의 구체적인 뜻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1. 다른 인간에게 또는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과 환경에 상당한 피해를 입히는 노동으로, 이따금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2. '선량한 사람들', 즉 점잖은 사회 구성원이 보기에 더럽고 비윤리적인 노동이다.

3. 그 일을 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른 사람들에게 낮게 평가되거나 낙인찍혔다고 느끼게 함으로써, 아니면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을 스스로 위배했다고 느끼게 함으로써 상처를 주는 노동이다.

4. '선량한 사람들'의 암묵적 동의에 기반한 노동으로, 그들은 사회질서 유지에 그 일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명시적으로는 그 일에 동의하지 않음으로써 만약의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

 

이 의미를 읽는 것만으로도 먹먹하고 답답한데 어느새 나는 암묵적으로 위임한 사람이라는 전제하에 책은 감춰진 진실을 드러내고 있었다.

오늘날 미국 사회에서 수행되는 더티 워크는 무엇인지? 그중 사회가 무의식적으로 위임한 일은 얼마나 되는지? 얼마나 많은 '선량한 사람들'이 더티 워커들을 모른 척하는지? 어떤 사람들에게 더티 워크를 맡길 때 모르는 척하기가 수월한지?

이얼 프레스 작가는 우리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더티 워크를 현장의 고통스러운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 전하고 있다. 그들의 고통과 상처를 전달하면서 우리 사회의 도덕성을 관통하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시선과 행동의 변화를 촉구한다.

 


 


 

미국 사회의 더티 워크 중

이얼 프레스 작가는 교도소 담장 안에서, 드론 화면 너머, 도살장에서 벌어지는 더티 워크와 현대 사회의 뒤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더티 워크에 관한 몇 가지 사례 연구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전환 치료 병동 의료진 해리엇과의 인터뷰를 통해 교도관들의 학대와 폭력을 살펴볼 수 있었다. 정신보건 제제라는 사회통제 안에서 치료받지 못한 채 형사처벌 체제라는 사회통제 속으로 밀어 넣어져 감금되고 학대당하는 정신질환자의 수가 계속 증가하였다. 중증 정신질환자를 가장 많이 수용한 시설이 병원이 아니라 구치소 또는 교도소라는 2014년 조사 결과는 실로 끔찍했다.

적은 예산과 인력 부족 그리고 넘쳐나는 재소자를 관리하기 위해 교도관들은 폭력적인 방법을 취했다. 이는 재소자의 인간성뿐만 아니라 교도관의 인간성까지 필연적으로 말살시킨다.

시골의 외곽에 사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사람들이 교도관이 된다. 그는 재소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가 된다. 그리고 이를 발견한 의료진조차 협박과 두려움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선택지와 기회가 적은 교도관과 의료진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게 맞는가? 비난을 받아야 할 진정한 세력이 사회가 일임한 역할을 수행하는 힘없는 더티 워커인지, 윗사람인지, 선량한 사람인지, 누구인지 잘 살펴봐야 한다.

 

 


 

드론 전투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쟁으로 끔찍한 피해를 입은 미국은 드론 전쟁으로 아군이 피를 흘릴 위험이 없어져서 '선량한 사람들'은 표적 살인이라는 더러운 사업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군인에 대한 존경심이 강한 미국 사회에서 드론 전투원은 존경받지 못한다. 드론 전투원 크리스와 헤더의 경험과 고충을 공유하면서 더티 워크를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미국 군대는 전원 자원병 체제로 전환되었다. 헤더는 자원입대하였지만 그 외에는 뾰족한 다른 선택지가 없는 취약 계층이었다.

 

 

대농장식 자본주의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정육 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 대부분은 이주민이었다. 자신들의 권리를 수호하지 못할 거라 여겨지는 사람, 다른 선택지가 거의 없는 사람, 사회의 눈에 자신이 보이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 말이다.

현대사회의 뒤편에 숨겨진 시추선 작업이나 실리콘 밸리의 더티 워크까지 저자는 묻고 듣고 살피고 있다. 그의 지치지 않는 끈기 있는 취재와 보도는 글에 힘을 싣는다.

 

실리콘 밸리의 더티 워크는 앞에서 살펴본 더티 워크와는 차이점이 있었다. 저자는 더티 워커의 사회적 위치로 이를 설명했다. 가난하고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다른 선택지가 없는 힘없는 사람에게 배정되는 더티 워크. 힘 있고 잘 사는 계층이 비윤리적이고 불결한 노동을 다른 누군가에게 떠넘기고 모르는 척하는 사이 그 불평등의 결과는 고스란히 더티 워커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도덕적 외상, 낙인, 트라우마, 수치 등 이런 도덕적 부담을 언제까지 모른 척할 건지 <더티 워크>는 묻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이기에 우리의 목소리가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작가의 뼈있는 통찰과 시선에 통감한다.

 

 


 

나치로 시작된 충격이 콩고 광산의 노동 현실로 마무리되는 마지막까지 미국의 더티 워크에 한정되는 메시지가 아니었다. 이제부터는 몰랐다는 외면과 무관심이 아닌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가 수동적 민주주의자이자 선량한 사람들의 자리에서 내려오기를 촉구하고 있다.

 

한겨레 하니포터6기 자격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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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더티 워크 평점10점 | e********4 | 2023.06.06 리뷰제목
휴스는 "문제의 핵심은 어떤 일이 행해지고, 그 일을 누가 하며, 그 밖의 우리 모두는 어떤 방법으로 그들에게 그 일을 위임하는가다. 우리는 스스로 전혀 하고 싶지 않거나 심지어는 아예 모르는 척하고 싶은 일을 그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위임한다."라고 말했다.이에 저자 이얼 프레스는 그가 제기했던 질문들을 떠올리며, 오늘날 미국에서는 어떤 종류의 더티 워크들이 수행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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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는 "문제의 핵심은 어떤 일이 행해지고, 그 일을 누가 하며, 그 밖의 우리 모두는 어떤 방법으로 그들에게 그 일을 위임하는가다. 우리는 스스로 전혀 하고 싶지 않거나 심지어는 아예 모르는 척하고 싶은 일을 그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위임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저자 이얼 프레스는 그가 제기했던 질문들을 떠올리며, 오늘날 미국에서는 어떤 종류의 더티 워크들이 수행되고 있는지, 그중에서 사회가 무의식적으로 위임한 일은 얼마나 되는지, 얼마나 많은 선량한 사람들이 타인에게 터티 워크를 시키고 그에 대해 모르는 척하는지 등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사회에 꼭 필요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필수노동 가운데, 도덕적으로 문제 있다고 여겨져 더욱 은밀한 곳으로 숨어든 노동을 저자는 '더티 워크'라고 부른다. 이는 보이지 않는 계약의 산물이며, 더티 워크로 인햐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더티 워크에 대해 깊이 알 필요가 없도록 보장한다.

하지만 더티 워크는 정해진 숙명이 아니기에, 살아 있는 인간들이 내린 구체적인 결정이자 원칙적으로 우리가 도로 물릴 수 있는 결정의 산물이다. 또한 우리 정부가 채택한 정책과 우리 의회가 제정한 법률의 산물이다.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고 이를 덮치는 도덕적, 감정적 부상도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 더티 워크에 대해 다들 아주 깊이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사회의 필수 노동인 더티 워크를 수행하는 그들의 내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사회질서에 대한 무의식과 우리의 가치관을 되새겨볼 수 있는 책 :)

?? 누군가는 이 시스템을 매일매일 굴리는 더티 워크를 해야 했다. 이따금 그 내부의 잔혹한 실태가 밖으로 새어나와 헤드라인을 장식할 때, 그래서 '선량한 사람들'이 환멸과 충격을 드러낼 때,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했다.

?? 기초 훈련을 받으러 떠나기 전 헤더는 아버지를 만나러 갔다. 그리고 자신은 군인이 되어 나라를 위해 일하기로 했다고 알리면 그가 분명 자랑스러워하리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딸의 결정을 듣고 부드럽게 경고할 뿐이었다. "군대의 임무는 전쟁을 하고 사람을 죽이는 것임을 잊지 마라."

?? "우리가 당신을 위험한 곳으로 보냈습니다. 우리가 당신을 만행이 벌어질 수 있는 곳에 보냈습니다. 우리는 당신의 책임을 함께합니다. 당신이 본 모든 것에 대해, 당신이 한 모든 일에 대해, 당신이 하지 못한 모든 일에 대해 우리가 함께 책임집니다."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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