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이혼이 흔한 시대에 저토록 힘든 배우자와 평생을 살아가는 작가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사랑이란 주고 받는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일방적으로 고통을 감내하고 아내를 위해 모든걸 희생했다.
반대의 경우였다면 아내가 그를 위해 모든걸 희생할 수 있었을까?
만약에 내 주변에 작가와 같은 상황을 겪는 지인이 있다면, 사랑과 매저키즘을 혼동하는 것이 아닌지 다시 생각해보라고 조심스레 말해주고 싶다.
다루고 있는 주제에 비해 상당히 담담히 적혀있는, 현실은 폭풍과도 같았을 이야기들.
섭식장애부터 알코올 의존증에 인지저하증까지 겪고 있는 가족을 돌보면서 어떻게 버티는지, 어떻게 참아내는지, 어떻게 보면 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그걸 온전히 마주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가족의 이야기이다.
나라면 먼저 미쳐버렸을 것 같은, (부모자식의 관계라면 어쩔 수 없다 받아들일 것 같아도) 배우자이기에 진작에 헤어졌을 것 같은 그런 상황들임에도 자리를 지키는 저자의 모습에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질환을 다루는 의료진이나 병원조차 함부로 대하기도 한다는 것에 씁쓸하기도 하고 정신질환을 갖고 있기에 거부를 당하기도 하는 현실에 답답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