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항 선생의 페이스북에서 이 책을 언급하는 걸 보고 오호 이건 사야지 하는 마음으로 바로 주문한 책. 음악과 경제에 모두 문외한이지만 그런 내가 보더라도 상당히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하다. 이를테면 아무리 나 같은 음악알못이라도 베토벤과 모차르트 이름은 들어보았을 터. 둘 모두 음악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으니 바로 경제력이었다. 여유로운 경제적 수입을 바탕으로 걸작들을 써내려갔던 베토벤이었던 반면에 모차르트는 굶어 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말년이 초라했다. 여기에는 모차르트의 헤펐던 씀씀이 탓도 있기는 했지만 이 책의 저자에 따르면 전반적인 경제사의 흐름 때문이 컸다. 1차 산업혁명에 따라 부르주아 계급이 대거 양상된 덕분에 최초의 '자유 음악가' 베토벤이 밥 걱정을 할 일은 없었던 반면에, 그런 시대적 흐름과 맞지 않았던 최초의 '프리랜서 음악가' 모차르트는 배를 곯았던 것.
그 밖에도 마찬가지로 이름 정도는 충분히 들어보았을 유명 음악가들의 경제적 애환을 당대의 경제사를 통해 조명하는 구성은 500 페이지를 훌쩍 넘는 분량도 기꺼이 페이지를 다 넘기게 만든다. 연초부터 꽤 훌륭한 교양서들을 접하고 있어 스스로 뿌듯해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