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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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마음

나를 돌보는 반려 물건 이야기

리뷰 총점 9.4 (3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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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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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사는 마음』반려 물건에 대하여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 2023.03.01 리뷰제목
물건 하나를 사려고 하면 고민을 많이 한다. 이리 재고 저리 재다가 놓친 물건도 있다. 대신 내 물건이 되면 애틋한 감정을 갖는다. 오래도록 사용하는데 어떤 물건은 십 년 넘게 사용하는 것도 있다. 몇 년 동안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물건을 정리할 시점이라는 거는 알고 있다. 그럼에도 쉽게 버리지 못하겠다. 미니멀하게 살고자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사는 마음, 하면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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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하나를 사려고 하면 고민을 많이 한다. 이리 재고 저리 재다가 놓친 물건도 있다. 대신 내 물건이 되면 애틋한 감정을 갖는다. 오래도록 사용하는데 어떤 물건은 십 년 넘게 사용하는 것도 있다. 몇 년 동안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물건을 정리할 시점이라는 거는 알고 있다. 그럼에도 쉽게 버리지 못하겠다. 미니멀하게 살고자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사는 마음, 하면 살아가는 마음, 물건을 사는 마음을 동시에 나타내는 말이다. 저자는 이를 가리켜 살다(live)’사다(buy)’라고 표현했다. 살아가며 필요한 물건을 사고, 물건에 대한 애착을 갖고 있다. 추억이 있는 물건이어서 버리지 못하고, 영혼이 깃든 물건이어서 애지중지하고 있다. 우리는 함께 사는 동물을 가리켜 반려라고 지칭한다. 물건도 마찬가지다. 함께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 온 물건을 우리는 반려 물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저자의 반려 물건을 보자면 아버지의 책장에서부터 시작한다. 번역가이자 그리스 로마 신화의 저자 이윤기가 썼던 책장이다. 튼튼하고 무겁지만 이제는 보내야 할 물건이다. 아마추어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는 저자에게 바이올린은 무척 소중한 물건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건이고 대체할 수 있으며 사라질 수도 있다고 표현한다. 엄마의 찻잔이 대표적이다. 워낙 무언가를 망가뜨리는 손이라 결혼할 때 엄마가 준비해주신 찻잔이나 그릇들이 제대로 남아있지 않다. 엄마가 해준 찻잔을 당근에 내다 파는 친구들이 많다고 한다. 그 사실을 안 엄마는 서운할 테고. 그러나 몇 년 동안 사용하지 않은 물건은 과감하게 정리해야 되지 않을까. 나도 못하고 있는 터라 강하게 주장하지는 못하겠다.

 

마음에 꼭 들지 않으면 사지 않기, 세월이 흐를수록 아름다워지는 물건을 사기, 그동안 나를 기쁘게 했던 물건이 아니라면 미련 없이 남에게 주거나 버리기. 가만 보니 이 원칙은 새 인연을 만들 때도 쓸 수 있겠다. 특히 폐기가 쉽지 않은 인연을 맺으려는 사람들은 꼭 참고 바란다. (107페이지)

 

겨울 초입, 트렌치 코트 디자인의 다운을 하나 보고 있었다. 한 달 전부터 좋아하는 브랜드와 그다음 브랜드에서 장바구니에 넣어두고는 이리 재고 저리 재다가 좀 비싸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옷을 구매했다. 클래식한 디자인이라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이었다. 나만 이러는 게 아닌가 보다. 저자가 트렌치 코트, 일명 바바리를 구매하기 위해서 했던 행동은 우리 모두와 같았다. 무리해서라도 사고 싶었던 바바리가 드디어 세일을 시작해 더 이상 따지지 않고 구매에 이르게 된 과정을 보며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이왕 사는 거라고 자신에게 주문을 걸듯 결국 구매로 이어지는 과정이었다. 물건이라는 게 그렇다. 사고 싶은 게 있으면 구매하기 전까지 온통 그것만 눈에 들어온다. 오죽하면 지름신이라는 게 있을까.

 

예뻐서 구입한 부츠가 있다. 지퍼가 없는 부츠인데 오래 걸으면 상당히 불편하다. 발 볼이 넓어 한 사이즈 큰 신발을 사야 하는데, 운동화 사이즈로 잘못 샀기 때문이다. 올해 한 번도 신어보지 않았다. 이런 건 버려야 하는 거다. 쉽게 버리지 못하는 나는 아마 일 년 정도는 버려야 할까 버리지 말아야 할까 고민할지도 모르겠다.

 

성공한 여성이라면 어떠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스스로를 가두려는 태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다. 우리는 마치 여성 해방이 온 것처럼 욕망하고 성취하면서 동시에 여성 해방이 여전히 멀고먼 현실을 살아 나가야 한다. 그래서 여성의 삶은 때로 앞뒤가 안 맞는 모순투성이일 수 있다. 잔소리를 극히 싫어하는 내가 젊은 나에게 딱 한 마디 잔소리를 한다면 바로 그 모순을 견디면서 나만의 삶을 만들어 나가라는 것이다. (241페이지)

 

어렸을 때 부모님이 사준 책상, 비록 현재는 수납장 용도로 사용하고 있지만 추억과 영혼이 배어있는 물건을 버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아울러 책상을 구매했을 때의 기억들이 떠오르고 살아오는 매 순간 함께 해왔던 물건인 경우는 특히 그렇다. 텃밭에서 식물들을 키우고 있다. 정원처럼 가꾸고 싶은 마음 때문에 오늘도 장미 묘목을 심고 왔다. 식물을 가꾼다는 건 온 마음을 주는 일이다. 잡초가 자라면 잡초를 뽑아주고 때에 따라 나무를 잘라 줘야 한다. 우리가 누군가를 돌본다는 건 사람과 동물, 혹은 식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가 돌보는 물건들도 우리를 돌보고 있었다. 서로가 돌보는 존재가 되어 함께 살아가야 한다.

 

인간으로서, 여성으로서, 커리어를 위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말한다. 아울러 수많은 물건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것이 중요한지를 묻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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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사는 마음 평점10점 | c*******n | 2023.03.06 리뷰제목
#사는마음 #이다희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6기 #에세이 #반려물건 #서평단   사람은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주변 사람이나 사물과 연관되어 진행된다. 혼자 있는 것 같은 순간에도 결코 혼자가 아니다. 누구나 아끼든 아끼지 않든 옆에 두고 있는 물건이 있고 그 물건에 얽힌 추억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과 연관된 물건들과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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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마음 #이다희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6#에세이 #반려물건 #서평단

 

사람은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주변 사람이나 사물과 연관되어 진행된다. 혼자 있는 것 같은 순간에도 결코 혼자가 아니다. 누구나 아끼든 아끼지 않든 옆에 두고 있는 물건이 있고 그 물건에 얽힌 추억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과 연관된 물건들과 있었던 추억과 그것을 통해 깨닫거나 생각한 것들을 엮은 책이다.

 

이 책의 부제가 나를 돌보는 반려 물건 이야기이다. 반려 동물은 들어 봤어도 반려 물건은 잘 들어 보지 못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자. 생명체는 아니지만 우리는 물건에 의미를 부여하곤 한다. 그리고 그것이 주는 힘은 생각보다 커서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때로는 사람을 절망에 빠뜨리기도 한다. 참 신기하다.

 

그런데 이 책은 단순히 물건과 얽힌 추억만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사회 문제나 조금 민감할 수 있는 이야기(여성의 권리)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사물과 연관된 이야기를 통해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물건을 소비하면서 드는 다양한 생각들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 부분에서 특히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또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글을 전개할 때는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싶어 놀라기도 했고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배우기도 했다. 저자는 글을 참 맛깔스럽게 쓴다. 그래서 나중에 에세이를 써 볼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참고할 만한 것들이 많다.

 

우리는 너무나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바쁘게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사소한 것에 대한 즐거움을 상실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잠시라도 멈춰 서서 주변을 돌아봤으면 한다. 꼭 사람이 아니라도 늘 나와 함께 하고 있는 물건들을 살펴보면 좋겠다

 

그러면 알게 되지 않을까? 사실 우리는 늘 혼자가 아니다. 나와 함께 논문을 쓰고 있는 노트북, 나의 발을 감싸는 농구화, 밥을 먹는 식당, 때로는 집이 되어주는 차, 늘 나의 눈이 되어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안경 등 의외로 감사하게 여길 것들이 많다. 그리고 그 물건들과 얽힌 이야기들을 생각해 보라. 그것이 바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반려 물건 이야기를 써 보시기 바란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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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사는 마음 평점10점 | g****i | 2023.03.28 리뷰제목
'살아야 하니까 사고, 사는맛에 살기로 한다.'물건에 관한 이야기들. 물건을 사고, 그것과 함께 사는 일들에 관한 이야기로 꽉찬 에세이다. 사고, 사는 일이 말도 비슷하지만, 이렇게나 깊숙히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본다. 물건을 사는 것은 사는 것이고, 그것이 내 추억과 감성과 애착이 깃들어져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나의 물건들을 되새김질해본다. 이 책은 글을 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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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 하니까 사고, 사는맛에 살기로 한다.'


물건에 관한 이야기들. 물건을 사고, 그것과 함께 사는 일들에 관한 이야기로 꽉찬 에세이다. 사고, 사는 일이 말도 비슷하지만, 이렇게나 깊숙히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본다. 물건을 사는 것은 사는 것이고, 그것이 내 추억과 감성과 애착이 깃들어져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나의 물건들을 되새김질해본다.


이 책은 글을 쓰는 아버지를 평생 보고 살아왔던 한 번역가의 이야기이다. 오래된 책상, 소파, 의자, 외투 등 반려 물건들을 바라보며 그것들이 나를 돌봐왔던 삶을 돌아보며, 나를 다시금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자신의 역사를 함께 했던 반려 물건들에 관한 이야기는 곧 우리들의 이야기와도 상통해있다.


물건을 살 때, 그저 필요에 의해 저울질 했던 어린 시절과는 다른게 나이가 들어서 온갖 추억과 감성을 쏟아 저울질 한다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수년, 십수년된 물건들을 바라보면서, 때론 정리하면서 나의 추억을을 되새김했던 그때를 생각하며 말이다.


오늘은 반려 물건을 한번 돌아볼 생각이다. '오래도록 사랑한 물건에는 영혼이 깃든다'고 작가님이 말했으니 그 영혼들을 마주하기 위해 말이다. 쓰임이 다 함에도 내가 차마 버리지 못했던 반려 물건들에 영혼이 있었기에 여전히 내 곁에 남아있던 그것들을 말이다. 오늘은 추억팔이, 감성팔이 하는 날이다.


'물건과의 인연은 그 물건을 구매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물건을 돌보면서 쌓은 정은 첫눈에 반하던 순간의 짜릿한 희열을 능가하는 마음의 풍요로움, 안정감을 선사했다.' <책 속에서...>


'추억에 대해 적절한 예의를 차리는 것은 나를 아끼고 내가 걸어온 길을 긍정하는 일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그래서 내 추억이 어린 물건을 잘 대접하는 태도, 옛것을 함부로 새것으로 교체하지 않는 태도는 단지 물질이나 사물에 대한 숭배의 태도가 아니라 나를 긍정하는 태도라고 본다. 태도가 곧 그 사람이다.' <책 속에서...>



#도서협찬 #사는마음 #나를돌보는반려물건이야기 #이다희 #한겨레출판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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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사는(Buy)마음, 사는(Live)마음! 평점10점 | d*******u | 2023.03.07 리뷰제목
나는 꽤나 유명했던 소비 요정이었다. (과거형임!) 갖고 싶은 건 끝없이 갱신 되었다. 하지만 요즘은 소비를 거의 하지 않는다. 소비를 바라보는 마음이 어느 순간 바뀌게 되었다. 내가 사는 마음을 바꾼 데에는 환경에 관심이 생기면서 소비할 때마다 죄책감이 들어서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에 소비하였던 나의 ‘반려 물건’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첫 장에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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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꽤나 유명했던 소비 요정이었다. (과거형임!) 갖고 싶은 건 끝없이 갱신 되었다. 하지만 요즘은 소비를 거의 하지 않는다. 소비를 바라보는 마음이 어느 순간 바뀌게 되었다. 내가 사는 마음을 바꾼 데에는 환경에 관심이 생기면서 소비할 때마다 죄책감이 들어서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에 소비하였던 나의 ‘반려 물건’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첫 장에서 소개되는 물건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역시 모든 물건에는 사연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의 유산인 책장을 어떻게 버릴 수 있을까. 누군가가 선물한 것, 내가 고심해서 산 물건 등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모든 물건들. 그러니까 내가 돌보고, 나를 돌보는 물건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집에도 저마다의 사연으로 나를 돌봐주는 물건들이라 생각하니 괜히 든든하였다. 그래서 집에 오면 마음이 편해지는걸까. 어느새 영혼이 깃든 나의 ‘반려’ 물건들…

 

모든 새 것은 결국 허름해진다는 것이 공감되었다. 요즘 소비를 할 때에는 사용감이 생겼을 때 어떠할 것인가를 고려한다. 브랜드 보다는 세월이 묻어 멋스러워지는 것을 고려하여 구매하고, 보다 오래 쓸 수 있는 것을 구매하려고 한다.

 

집에 대한 충동구매편에서 특히 빵터졌는데 어쩐지 부럽기도 했다. 취향을 알아가는 시기였다고 생각하면 전혀 아깝지 않은 구매였다고 생각한다. 그 시기가 있었으니 또 집을 지을 수 있지 않았을까. 나도 타운하우스 살아보기가 버킷 리스트로 전원 주택의 로망이 남아 있다. 되게 고생할 것 같은데 그 고생 직접 해봐야 끝날 느낌이다.

 

요즘은 현명한 소비를 하기 위해서도 신경쓴다. 느린 배송이 되더라도 굳이 필요 없는 노동이 없었으면 좋겠고, 이왕이면 동네 매장을 이용한다. 이 나이가 되면 자연스럽게 느끼는 감정인걸까. 여러모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나의 일기 일부분은 아닐까 싶었는데 작가님과 MBTI도 비슷했다. 내적 친밀감 쌓으면서 구)소비요정으로서 신나게 읽었다.

 

새해에는 새로 들이는 ‘반려’물건들 보다는 지금 지내는 반려 물건들과 더욱 더 애정 쌓으면서 잘 지내보고 싶다. 새로 들이기보다는 정리하고 나누면서 살아야지.

 

< 책 속의 문장들 >

ㅁ 가부장적, 여성 혐오적 시선의 치명성은 여성조차 거기서 벗어날 수 없다는 데 있다. 가부장제는 어떤 제도나 사상, 주의라기보다 한국인이 집 안으로 들어갈 때 현관에서 신발을 벗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우리 몸에 배어 있는 문화다. (37p)

 

ㅁ 나의 아이에게 어떤 삶을, 어떤 죽음을 제공했든 끝없는 미안함을 느끼는 것도 집사 임무의 연장이었다. (77p)

 

ㅁ 다만 버릴 때 앞으로 내가 이 물건을 쓸 것인지를 묻지 않고, 그동안 내가 썼는지를 묻는다. (106p)

 

ㅁ '왜'라고 묻는 일은 어렵다. 무턱대고 살면 편한데, '왜'라고 묻는 순간 우리 삶이 경로를 이탈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질문 하는 일, 그것도 어려운 질문을 골라 묻는 일은 내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이다. (125p)

 

ㅁ 모든 것을 전부 스스로 깨달아야 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 때로는 누구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는 영리한 중년이 되고 싶다. (214p)

 

ㅁ 우리는 마치 여성 해방이 온 것처럼 욕망하고 성취하면서 동시에 여성 해방이 여전히 멀고먼 현실을 살아 나가야 한다. 그래서 여성의 삶은 때로 앞뒤가 안 맞는 모순투성이일 수 있다. 잔소리를 극히 싫어하는 내가 젊은 나에게 딱 한 마디 잔소리를 한다면 바로 그 모순을 견디면서 나만의 삶을 만들어 나가라는 것이다. (24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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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왜 살며(live) 왜 사는가(buy)?에 대한 진지한 성찰 에세이『사는 마음』 평점10점 | d******u | 2023.03.07 리뷰제목
"삶의 태도가 바로 그 사람이다. 태도가 곧 그 사람이다." 이다희 「사는 마음」 중     마음이 쿵! 애정 하는 정여울 작가님 추천문구처럼 맞장구치면서 읽다가 한순간 멈칫했다.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욕망을 가진 나와 현실의 내가 충돌하여 강한 충격을 주었다. '이유야 어떻든' 태도가 '나'를 드러낸다는 사실은 나의 내면을 마주 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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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태도가 바로 그 사람이다.

태도가 곧 그 사람이다."

이다희 「사는 마음」 중

 

 

마음이 쿵!

애정 하는 정여울 작가님 추천문구처럼 맞장구치면서 읽다가 한순간 멈칫했다.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욕망을 가진 나와 현실의 내가 충돌하여 강한 충격을 주었다. '이유야 어떻든' 태도가 '나'를 드러낸다는 사실은 나의 내면을 마주 보게 만들었다.

 

- 나를 돌보는 반려 물건 이야기

사는 마음/ 이다희 지음/ 한겨레출판


 

프롤로그에서 이다희 저자는 '오늘날의 세상에서 나라는 사람은 소비를 통해, 소유를 통해, 그리고 소비와 소유에 대한 사유를 통해 정의되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 절대 공감한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말하는 소비와 소유에 관한 - 지겹지만, 멈출 수 없는 - 저울질에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게 되었다.

 

이다희 저자가 선택한 반려 물건들은 '이다희'라는 인물의 인생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저자의 아버지는 널리 알려진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고 이윤기 선생으로, 아버지의 권유로 번역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책 곳곳에서 부모님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글을 만날 수 있다. 이다희 저자가 SNS에서 글을 접하고 불쾌한 감정을 느끼고 왜?를 사유하는 꼭지가 있다.(만년필 - 특권은 가진 자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이를 읽으면서 나 또한 이다희 저자를 부러워하고 시샘하고 있다는 사실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나와는 다른 환경에서 자라나 그만의 경험, 추억, 취향을 갖추게 된 그 시간을 부러워한 것이다. 딱 그 정도의 부러움과 시샘이다.

 

"내가 누리는 특권을 보지 못하고

괜한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시기심을 박탈감으로 오인하는 짓은

어리석고 무익하다."

 


 

 

물건에 영혼이 있다고 믿는 페피노 루소 이야기가 나온다. 이다희 저자는 이 생각에 대체로 동의하는 편으로, 여기서 영혼을 추억으로 받아들인다. 그는 바이올린이나 책상, 자동차 등 긴 시간을 함께 한 물건들 앞에서 말을 조심하거나 미안한 마음을 가지는 것을 자신의 추억이 깃든 물건에 대해,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추억에 대해 예의를 갖추는 것이라 말한다. 과거의 자신에게 존경을 표하고 있다는 말에 울컥했다. 그의 반려 물건 이야기들은 동시대 사람으로서, 여성으로서의 내 인생을 반추하게 하였다. 지금 이 순간 나를 보여주는 반려 물건은 무엇인가? 바로 떠오르는 것은 책과 화분이다. 저자처럼 나 또한 책장이 가장 큰 고민이다. 절대 버리지 못하는 책, 해가 갈수록 쌓여가는 책, 아이들과 읽어싶어 모으는 책이건만 아이들 마음이 내 마음 같지 않아 서글퍼하고 있다. 하지만 나중에라도 이다희 저자에게 아버지의 책장처럼 내 책장이 아이들에게 묵직한 고민을 안겨주고 나와의 이별을 서서히 받아들이고 홀로서기를 그릴 수 있는 통로가 된다면 행복할 것 같다.

 

음악이 없는 삶을 생각할 수 없는 저자는 25년 동안 함께 한 바이올린에서 벗어나 어떤 상황에서도 낙심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의 힘을 키우고자 한다. 또 알아서 숨기는 것이 미덕인 세상을 일깨워준 큰 발을 가진 여성으로서 인터넷 쇼핑이 아닌 매장에서 발에 맞는 신발을 신어보고 사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한다. 일상적인 물건과 함께 시간을 공유하면서 추억을 나누고 이를 돌아보며 삶의 태도와 자세를 바로잡아가는, 주체적인 저자에 흠뻑 빠져든다.

 

 

'건조기'에 대한 예찬, '그릇'에 대한 무한한 애정 등 비슷한 욕망의 그림자에 맞장구치고 '택배 상자'로 노동 시장의 계급화와 경직된 단면까지 풀어내는 사유에 깊이 공감하다 보면 '노트'로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은 자신을 그려내는, 열망하는 저자를 마주하게 한다. 왜 살며(live) 왜 사는가(buy)? 우리가 하루에도 몇 번씩 묻고 답할 수밖에 없는 이 질문에 대한 이다희 저자의 진솔한 답변의 기록이 사는 마음이다. 자연스레 주위를 둘러보게 되고, 답을 찾아가려는 움직임이 뇌에서, 마음에서 분주하게 일어나고 있다. 사는 마음, 사는 맛, 우리는 오늘도 살고 있다!

 

한겨레출판 하니포터6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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