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고독에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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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고독에 초대합니다

리뷰 총점 9.8 (3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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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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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제 고독에 초대합니다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k*****3 | 2023.10.09 리뷰제목
나에게는 가족이라는 테두리가 있지만, 결국 언젠가는 그게 내가 되었든 남편이 되었든 혼자 남는 사람이 고독사할 거라는 생각을 한다. 남편이나 아이들과 사이가 좋지만 24시간 같이 있을 수 없고, 아이들이 독립해 나간다면 나와 남편은 혼자라는 시간을 적당하게 즐기면서 보내야 할 것이다. 아직은 젊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직 혼자기에 외롭거나, 외롭기에 슬프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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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가족이라는 테두리가 있지만, 결국 언젠가는 그게 내가 되었든 남편이 되었든 혼자 남는 사람이 고독사할 거라는 생각을 한다. 남편이나 아이들과 사이가 좋지만 24시간 같이 있을 수 없고, 아이들이 독립해 나간다면 나와 남편은 혼자라는 시간을 적당하게 즐기면서 보내야 할 것이다. 아직은 젊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직 혼자기에 외롭거나, 외롭기에 슬프다거나 하는 감정은 없다. 예전에 비하면 나는, 혼자인 시간이 많아졌다. 혼자라는 시간이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 그 시간 동안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만으로 시간은 짧다. 그 시간이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지, 어떤 날은 그게 아쉽다. 누군가는 외로워서 결혼한다고 하지만, 결혼 자체가 외로움이 사라질 거라는 착각을 하면 안 된다. 누가 그랬지? 결혼하고 나서도 계속 외로운 게 더 슬프다고. 인생은 혼자 왔다 혼자 가는 것이다. 나의 외로움을 혼자 해결하지 않으면 상처받는다. 누군가와 함께 있다고, 외롭지 않다? 그런 생각이 스스로를 더 힘들게 하는 법.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늘어가는 이때, 다큐멘터리 기획자는 혼자이지만 외롭지 않습니다라는 단톡방을 열어 사람들을 초대한다. 이들 6명의 일상이 담길 브이로그 A는 출판사 편집자. 오랜 연애를 했지만. 그놈이 뒤통수를 쳤다. 이젠 사랑이 올까? B는 대기업 과장.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그녀와 결혼했지만, 신혼여행 중에 아내의 이중생활을 알게 되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 서류상 미혼. C는 중학교 때 상처로 사람을 믿지 않는다. 겉으로는 부족할 것 없고 남부러울 것 없을 것 같은 그녀. 그녀에게는 어떤 상처가 있을까? D는 한때 촉망받던 소설가. 천재라 칭송받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근근이 삶을 이어가는 남자. N은 공감 불능자. SNS 인플루언서지만 현실에서는 관계 자체가 피곤하다고 느끼는 사람. G는 베일에 싸인 인물. 결혼하지 않고 즐겁게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러다 혼자 죽으면 어떻게 되는 걸까? 이들의 공통점은 혼자라는 것. 자신의 정보를 노출하지 않으면서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하고, 생존 신고를 하는 사람들. 사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이들은 조금씩 가까워지고 G의 제안으로 즉흥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둘이 있다고 외롭지 않고 둘이 있다고 고독사를 하지 않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결혼해서 살아보니 때론 같이 있어 외로운 게 더 견디기 힘드니까. 다행히 나는 감성적인 부분이 아주 많이 덜한 사람이라 외로움의 강도가 낮은 사람 같다. 중년을 넘어가고 있으니, 주변엔 외롭다고 노래하는 사람도 많다. 어떤 부분에서 외로운지 나는 잘 이해할 수 없지만, 그들은 외로움에 몸부림치기도 한다. 혼자라는 시간을 사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혼자서 차 마시기, 혼자서 산책하기, 혼자서 책 읽기, 혼자서 다양한 취미 만들기, 혼자서 운동하기 등등.. 혼자라는 시간을 즐기다 보면 외로움이 덜하지 않을까?

 

공감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타인이 타인에게 온전히 공감한다는 것은 가능한 일일까?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소통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하는 소통이라는 것이 진정 원활히 통하고 있는 것일까? 그저 내 안에 쌓인 이야기들을 어떻게든 털어내 버리지 않으면 견딜 수 없어서 무엇이든 떠들어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중략) 외로운 게 나만은 아닌 것 같아서. 타인의 불행이 나에게 위로가 된다는 것은 뼈 때리는 진실이다. 내 안에 쌓여 있는 이야기를 누구에게라도 털어놓지 않으면 그 무게에 우리가 짓눌러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그냥 떠드는 것이다. (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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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혼자지만, 혼자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4 | 2023.06.17 리뷰제목
"혼자지만, 혼자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정민선의 <제 고독에 초대합니다>를 읽고      “익명의 단톡방은 고독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을까?" -여섯 명의 각자가 느끼는 '고독'에  대한 이야기들-   요즘은 혼밥, 혼술 등 나홀로 문화 등장하여, 우리는 어느새 자연스럽게 '혼자'라는 것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예전에는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마시는 것이 어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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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지만, 혼자 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 이야기"

정민선제 고독에 초대합니다>를 읽고 

 


 

“익명의 단톡방은 고독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을까?"

-여섯 명의 각자가 느끼는 '고독'에  대한 이야기들-

 

요즘은 혼밥, 혼술 등 나홀로 문화 등장하여, 우리는 어느새 자연스럽게 '혼자'라는 것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예전에는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마시는 것이 어색하고 낯설었는데 이제는 혼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는 것이 너무나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었다. 이러한 쏟아지는 나홀로  문화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고독함',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이 책 『제 고독에 초대합니다』 에서 작가는  혼자 사는 고독한 여섯 명의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혼자 사는 외로운 사람들의 일상을 다큐로 만들기 위해 다큐멘터리 기획자는   <혼자이지만 외롭지는 않습니다>라는 이름의 단톡방을 열어 그들 여섯 명의 사람들을 초대한다. 서로의 개인정보들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그들은 이름 대신 A, B, C, D, G, N 의 알파벳으로 불리며 단톡방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 6명은 20대부터 50대까지 연령과 출판사 편집자, 인플루언서, 작가 지망생, 액세서리 디자이너 등 직업도 다양하다. 너무나 각기 다른 나이와 직업을 가졌지만 그들은 '혼자라는 점, 명상에 관심이 있다는 것, 이 공통점으로 단톡방에 모인 것이다.

 

서로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하는 일도 다르지만, 그들은 그 익명의 공간이자 온라인 공간 속에서 원활하게 소통을 한다. 서로 단톡방에 생존 신고를 하고, 단톡방에서 그들의 일상과 생각을 공유한다. 그들은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져 있고, 혼자라도 괜찮다고 생각하며 지금까지 그들의 일상을 살아왔지만, 가슴 한편에서 밀려드는 외로움은 막을 수는 없다. 

 

그들은 각자 자신의 일상을 브이로그로 찍어 공유하고 단톡방에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면서 서로 소통한다. 단톡방의 규칙은 간단하다. 첫째, 매일 생존 신고를 할 것, 둘째, 서로의 신상에 관해 묻지 않을 것, 셋째, 그저 취향을 공유하고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고독사를 방지할 것. 이 규칙들을 지키며 그들은 서로 정체를 알지 못한 채, 혼자라는 공통점 아래 친구보다 가까운 어떤 친밀감과 끈끈함을 느끼게 된다. 오히려 서로에 대해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게 되니 서로에 대한 부담감과 불편함을 덜 수 있게 된 것이다.

 

"적당히 아는 사이라는 말,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적당히 알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심하게 되고 적당히 알기 때문에 속내를 털어놓을 수도 있고.

-p. 119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고, 적당히 아는 사이이기에 그들은 단톡방에서 자신들의 생각과 마음을 허심탄회화게 털어놓는다. 또한 그들은 온라인 공간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즉흥 밤바다 여행이나 각자 집초대를 통해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해나간다. 서로 만나서 술도 마시면서 이야기 나누는 과정 속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과거와 직면하게 된다. 그 과거를 통해 그들은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혼자이고 싶다고 말하지만, 혼자이고는 싶지 않은지 깨닫게 된다.

 

이 책 속 그들의 이야기가 오늘을 사는 우리의 이야기인 것 같다. 외로움과 고독함도 결국은 서로 관계 맺기와 인간적인 따뜻한 마음을 통해 해소됨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결국 우리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며, 혼자서는 살 수 없음을, 서로 얽혀사는 덩쿨처럼 서로 그렇게 얽혀서 부대끼며 살아야함을 이 책을 통해 다시한번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각자 여섯 명의 다양한 사연들이 펼쳐져서 흥미와 재미를 느끼며 인상적으로 읽어서 좋았다. 이 책 『제 고독에 초대합니다』을 통해 우리가 사람들과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책의 띠지에 적힌 '익명의 단톡방은 고독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해 긍정의 대답을 하며 이 책의 책장을 덮는다.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개체로서 타인에게 정서적으로 기대고자 하는 열망을 갖고 있다. 느슨한 관계에서 느낄 수 있는 일종의 해방감은 개인의 상처 치유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편견이 없는 관계애서는 좀 더 수월하게 자신을 내보일 수 있었고, 그렇게 스스로 감정의 실체를 알아차림으로써 우리는 성장할 수 있었다.

-p.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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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제 고독에 초대합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m*******6 | 2023.06.11 리뷰제목
매일 되뇌지만, 사실은 너무도 외롭고 누구에게든 의지하고 싶다. / p.7   생활 패턴을 아는 지인들은 하나같이 외롭게 보인다는 말을 자주 하는 편이다. 회사와 집이라는 일정한 루틴만 왔다갔다 다니고, 취미도 드라마나 예능 시청 또는 독서 정도만 하는 편이기에 사람이 그립지 않냐고 되묻는다. 행동이 독립적이지는 않지만 나름 혼자 지내는 게 남들과 소통하는 것보다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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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되뇌지만, 사실은 너무도 외롭고 누구에게든 의지하고 싶다. / p.7

 

생활 패턴을 아는 지인들은 하나같이 외롭게 보인다는 말을 자주 하는 편이다. 회사와 집이라는 일정한 루틴만 왔다갔다 다니고, 취미도 드라마나 예능 시청 또는 독서 정도만 하는 편이기에 사람이 그립지 않냐고 되묻는다. 행동이 독립적이지는 않지만 나름 혼자 지내는 게 남들과 소통하는 것보다 더욱 편한 스타일이다 보니 그렇게 외로움이나 고독을 느낄 일이 없었다. 오히려 즐기는 편이라고 봐야 무방할 듯하다.

 

삼십이 넘어서 지금은 예전에 비해 사람들을 그래도 조금 만나는 스타일로 변화됐다. 그렇게 외롭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종종 그리울 때가 있으니 주변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자차를 가지고 있고 운전이 가능하다 보니 가동 범위가 넓어진 면도 없지않아 있겠지만 사람이다 보니 같은 사람의 향기나 소리가 떠오른다. 이럴 때마다 어쩔 수 없는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정민선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요즈음 생각하는 고독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어서 눈길이 갔다. 예전에는 고독을 모른다고 대답했겠지만 지금은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할 것 같은데 이야기에서 드러나는 고독이 궁금해졌다. 또한, 등장인물들에게 고독이라는 것은 무엇일지 알고 싶어져서 읽게 되었다.

 

작품에는 이름보다 알파벳으로 닉네임이 정해진 인물들이 등장한다. 우선, A이라는 인물은 삼십 대 초반의 출판사 편집자로 전 남자 친구에게 배신을 당해 사랑을 거부하는 인물이다. 혼자 놀기를 좋아하지만 사람을 그리워한다. B라는 인물은 역시 삼십 대 초반의 대기업 직원으로 말끔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남자이지만 신혼여행지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면서 역시나 연애와 담을 쌓고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C와 N는 이십대 중후반의 인물로 회사원과 인플루언서이다. C는 조금 어른스러운 반면, N은 흔히 말하는 MZ세대의 전형이다. 그밖에도 한때 천재 소리를 들었던 사십 대 초반의 작가 지망생 D와 오십 대 초입에 들어선 G가 있다.

 

이들이 브이로그 형식으로 각자 혼자 사는 삶을 말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었고, 사생활은 최대한 숨긴 채로 익명 단체 대화방에 초대가 된다. 생존 신고부터 시작해 서로 속상하거나 슬픈 일들, 그리고 기쁜 일들을 함께 나누면서 가까워졌는데 더 나아가 누군가는 사랑을 느끼고, 함께 동지애를 느낀다. 이들이 말하는 고독 이외에도 연관성을 가진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모든 인물들에 공감이 되었지만 가장 비슷한 인물은 A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나이 또래가 비슷하고 혼자 놀기의 달인이라는 게 너무 공감이 되었다. 혼자 잘 살 수 있다고 하지만 은근히 사람들에게 기대고 싶을 때도 종종 있었는데 A가 딱 그렇다. 또한, 다른 인물들에게 배려하고 공감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누구보다 사람을 좋아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런 부분에서 부러움과 동시에 동질감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공감한다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거나 공감하는 것에 대해 조금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측면이 강한데 작품에서 상대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공감과 소통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너무 좋았다. 그밖에도 인간이 왜 혼자일 수 없는지, 인생을 왜 살아가야 하는지 등 약간은 철학적인 내용들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읽는 내내 너무 현실적으로 와닿아서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나이대부터 직업까지 모두 다르지만 서로 저마다의 이유로 혼자 지내왔던 인물들이었는데 왜 하나같이 나의 심정을 다루었는지 잘 모르겠다. 심지어 사랑에 대한 배신을 느낀 적도 없고, 인플루언서로 활동하지도 않고, 신혼여행 근처도 간 적이 없는데 말이다. 각자의 이야기들을 통해 등장인물들이 위안을 삼은 것처럼 나 역시도 그들로부터 많은 위로를 받아서 너무 좋았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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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제 고독에 초대합니다 / 정민선 장편소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t******7 | 2023.06.19 리뷰제목
단톡방에 초대를 받았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익명의 공간. 지금이야 오픈채팅방이 익숙하지만, 그래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익명방이 낯설지 않지만 그래도 소수 정예의 익명방이란 충분히 색다르다. 특히 각자의 삶을 중계하는 브이로그를 찍는 사람들끼리의 만남이라면 더욱 호기심이 가는 게 사실이다. <제 고독에 초대합니다>(정민선 장편소설 / 팩토리나인 / 2023)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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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톡방에 초대를 받았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익명의 공간.

지금이야 오픈채팅방이 익숙하지만, 그래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익명방이 낯설지 않지만 그래도 소수 정예의 익명방이란 충분히 색다르다. 특히 각자의 삶을 중계하는 브이로그를 찍는 사람들끼리의 만남이라면 더욱 호기심이 가는 게 사실이다.

<제 고독에 초대합니다>(정민선 장편소설 / 팩토리나인 / 2023)는 혼자 살고 있는 6인이 익명방에서 만나 소통하고 마주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이 책을 쓴 작가는 방송국에서 음악 프로그램의 작가로 오래 일한 경험 때문인지 말랑말랑하고 미묘한 인간의 심리를 세밀하게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혼자 사는 삶. 하지만 혼자이기 싫은 삶. 그래도 누군가의 간섭은 피하고 싶은 삶.

요즘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사람들간의 소통도 점점 줄어가는 게 사실이다. 자신만의 방에서 나오지 않으려고 애쓰는 삶. 하지만 그럴수록 외로움은 더 많이 타게 되고 그만큼 소통이 그리운 시대이기도 하다.


 

외롭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었다. 나는 지독하게 허전했고, 이 공허를 어찌할 줄 몰랐고, 행여나 나의 허무를 누구라도 눈치챌까 침묵을 택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물을 주지 않은 화분처럼, 한 줌의 햇빛도 받지 못한 식물처럼 그렇게 시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누구나 어울리고, 누구나 외롭다. 단지 나의 외로움을 들키고 싶어 하지 않았을 뿐. '그러는 동안 나는 물을 주지 않은 화분처럼, 한 줌의 햇빛도 받지 못한 식물처럼 그렇게 시들어갔다'는 표현이 무척 와닿았다. 살아 있으나 살아 있지 않는 삶. 활기 없이, 목적 없이 반복되는 삶이 지금의 내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다.


 

혼자만의 시간 동안 나는 완전한 타인으로서 사람들을 엿보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는데, 수다를 떨고 대화를 하는 무리 가운데 실상 상대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고 있는 사람은거의 없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공감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비웃거나 다른 생각을 하는 이중성. 이것은 비단 일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겉으로 보기엔 활발하게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눈동자는 내 자신을 향해 있고 지지 역시 보여주기식의 껍데기뿐이라는 것. 이 문장에서 자유로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실 마음이란 게 타인으로 채워지는 게 아닌데, 그걸 종종 잊고 살죠. 타인이 나를 구원할 수 있는지 묻는다면 저는 아니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인간의 마음이란 게 참 간사한 게 내가 어떤 처지에 놓였는지에 따라 타인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거든요. 그걸 이해하니까 저는 오히려 편해졌어요. 딱히 기대하는 것도 없어지고.

결국 문제도 해결도 내 자신이란 것. 그러기에 나의 처지에 따라 타인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는 것에 충분히 공감이 갔다. 이 책에는 A. B. C. D, G, N까지 6명이 등장한다. 자신이 드러나지 않도록 이름이 아니라 이니셜로 불리는 사람들. 서로 직업이나 나이도 감추고 온라인 소통을 이어간다. 이내 오프라인 모임으로 이어지고, 그 안에서 드러나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들이 이어져 무척 흥미로웠다.

다큐 형식으로 되어 있길래 지루할 줄 알았으나 그것은 기우였다. 다큐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마치 한 편의 다큐를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져서 무척 좋았다. 등장인물들의 성격도 분명하고 반전의 이야기도 있어서 마지막에 어떻게 마무리될까 궁금증과 기대를 하면서 읽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땐 숨가쁘게 찍은 한 편의 다큐를 보고 난 느낌이었다. 소설이란 허구가 아니라 실제로 내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혹은 (1인 가구는 아니지만) 마치 내 이야기 같은 동질감이 느껴졌다. 그만큼 현대인들이 마주하고 있는 고독이 얼마나 깊은지, 소통이 얼마나 필요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제 고독에 초대합니다>는 지루할 틈 없이 속도감 있게 잘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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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제 고독에 초대합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a*****7 | 2023.06.17 리뷰제목
아주 어릴 때 뭔가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는데 나중에서야 그에 알맞은 표현을 찾았어요. 군중 속의 고독, 이 말을 발견했을 때 비로소 외로움의 본질을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었어요. 지금은 외로움의 형태가 달라진 것 같아요. 군중 속의 고독이 아니라 진짜 혼자 있어서 외롭고 힘들어 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니 말이죠. 1인 가정이 점점 늘고 있고, 혼자 밥 먹고, 혼자
리뷰제목

아주 어릴 때 뭔가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는데 나중에서야 그에 알맞은 표현을 찾았어요.

군중 속의 고독, 이 말을 발견했을 때 비로소 외로움의 본질을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었어요.

지금은 외로움의 형태가 달라진 것 같아요. 군중 속의 고독이 아니라 진짜 혼자 있어서 외롭고 힘들어 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니 말이죠. 1인 가정이 점점 늘고 있고,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먹고, 혼자 즐기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된 것 같아요. 수많은 인간관계에서 부딪치며 살아가는 일이 스트레스인 건 맞지만 아예 군중에서 동떨어진 상황은 극도의 외로움을 초래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온라인 가상세계 속에서 관계맺기에 열중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서로 연결되기를 원하는 존재인 것 같아요. 내적인 고독은 어쩔 수 없는 마음의 일이지만 물리적 고독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번질 우려가 있으니 경계할 필요가 있어요. 바로 그 점을 주목한 소설이 나왔네요.

《제 고독에 초대합니다》는 정민선 작가님의 소설이에요.

저자는 방송국에서 10년 넘게 음악 프로그램 작가로 일했고, 늘 사람에 대해, 마음에 대해, 관계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었다고 이야기하네요.

이 소설은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마치 실제처럼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빌려 출연자 여섯 명이 어떻게 익명의 카톡방을 통해 소통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소설 속 다큐멘터리인데도 뭔가 실재하는 사람들처럼 느껴지네요. 먼저 다큐멘터리 [혼자이지만 외롭지는 않습니다] 기획자의 소개가 나오는데, 꽤 실감나는 설명이라 몰입이 되더라고요.

"소통의 부재. 네, 저는 고독의 근본 원인을 그것으로 전제하고 이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아마 우리는 과거보다 현재 그리고 미래에 더 혼자일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 각자가 느끼는 고독의 크기라든가 모습은 천차만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연령대의 다채로운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 나름의 고독에 대해 정의해보고 싶었고요. 각 출연자가 어떻게 혼자서 살아가고 있는지,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 보면서 울고 웃게 되시길 바랍니다. ... 한정된 공간에서 낯선 타인을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 '고독'이라는 단 하나의 키워드로 이들이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 아닌 실험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16-18p)

책으로 만나는 다큐멘터리, 어쩐지 라디오 프로그램의 시청자 사연을 듣는 것처럼 우리들의 이야기 같아서 공감할 수 있었네요. 문득 온라인 카페의 오프라인 모임을 갔던 경험이 생각나면서 고독과 외로움이라는 주제를 좀더 깊이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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