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어서 죽을 것 같은 느낌은 어떤 것일까.
나는 사실 죽을만큼 힘을 내어 살아야겠다는 마음 근처에도 가본적이 없다. 그저 평범하게 살아왔을뿐이고 삶을 지속하는데 그리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조차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내가 죽을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고난 후부터 덤으로 주어진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조금 더 살아가고 있음에 대한 감사함이 생길즈음 '살고 싶어서 죽을 것 같다'는 말 속에 담겨있는 간절함이 뭔가 다르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나와는 상관없을 것 같은 '공황장애'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공황장애가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어느 날 갑자기 불안증이 증폭되며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인 불안 속에 지내게 되는 괴로움이 무엇일지는 알 것 같기도 하다.
'살고 싶어서 죽을 것 같아'라고 외치는 램은 다른 사람보다 불안증이 조금 더 심하다고 말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닥쳐 온 스트레스 - 엄마의 투병생활을 간병하며 직장생활을 하는 나날 속에서 갑자기 답답해지며 숨을 쉴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을 맞닥뜨리고 병원으로 가 결국 공황장애 진단을 받게 된다. 스트레스와 압박감으로 인해 공황장애가 더 심해지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가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무서워 일상생활이 쉽지 않게 되었을 때의 느낌일까 생각해보지만 어쩌면 실제 공황장애의 증상은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이라 짐작하고 있다. 예전에 치과진료를 받을 때 치료를 시작하려고만 하면 숨이 막혀 숨을 쉴수가 없어 계속 치료를 중단시키고는 했었는데 편히 숨을 쉬면 되는데 자꾸 숨을 못쉬겠다고 말한다며 모두 이해할수 없어 했었던 적이 있다. 불안해서 그런가 싶어 마음을 편히 갖고 숨을 깊이 들이마셔봐도 도무지 숨을 쉴 수가 없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 순간을 떠올려볼때마다 공황장애라는 것이 그 비슷한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아니, 어쩌면 그것이 곧 공황장애일지도 모르겠지만 병원에 가는 것도 겁이 난다.
갑자기 시작된 불안 증상과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고 가족에게도 알리고 약을 먹으며 치료를 이어나가는 과정이 한컷 그림만화에세이로 표현되고 있는데 작가 램의 바람대로 이 책이 누군가에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누구나 그럴 수 있다는 것, 끝나지 않을 불안속에서 살아가야하겠지만 그래도 매일매일 웃으며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잊지않는다면.
『살고 싶어서 죽을 것 같아 ? 불안의 어딘가에서』
전창수 지음
공황장애를 앓고 살아가는 만화다.
물론, 치료도 해서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그러나, 어떤 병들은 좀처럼 쉽게 완치가 되지 않는 병들이 있다.
치유되지 않는 병을 앓고 살아가는 것은
마음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때로는 마음의 안정과 자연 속에서의 휴양이
살아가는 것보다 더 중요할 때가 있다.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살아가야 하는 마음들에서
조금은 사회의 치열함에서 벗어나서
하루쯤은 오늘을 치유해 내며 살아가기 위한 몸부림.
『살고 싶어서 죽을 것 같아』는 그런 만화다.
오늘은 살고 싶지만, 살기 위한 몸부림을 치다 보면, 오히려 죽을 것 같은 고통이 다가오기도 한다. 그 고통들의 어딘가에선 또한 치열하게 올라오는 불안들. 그 불안들 너머로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들. 그 마음들이 쌓이다 보면, 어느 덧 나란 존재는 지쳐 있고, 그 지쳐있음의 어딘가에서 다시 새롭게 솟아나는 불안들.
그 불안들을 떨쳐내려 안간힘을 쓰면서, 오늘을 살아가기 위해 오늘 마음의 안정을 찾아 쉴 곳을 찾는다. 그 찾아헤맴이 오늘을 그나마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게 한다.
『살고 싶어서 죽을 것 같아』는 만화다. 오늘을 쉴 수 있게 위로해주기도 한다. 만화를 보는 것은 휴식하는 기분과 같다. 오늘도 만화 속에서 쉼을 얻는다. 오늘을 살아가는 잠깐의 쉼표가 내일을 희망차게 하고, 또 미래의 희망을 일깨운다. 오늘 또 살아갈 수 있겠다. 참, 다행인 삶이다.
저자는 2013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공황장애를 가지고 있다. 공황장애는 남의 일처럼 생각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저자는 어느날 갑자기 답답해지고,식은 땀이 흐르고,계단을 올라가는 것이 힘들었다. 몸이 허하고, 면역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몸에 이상이 생긴다는 것을 알았고, 병원에 가서 원인을 찾기로 한다.
원인은 병원에서 공황장애로 밝혀졌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내 몸에 어떤 암이 생겼던 걸까, 공포스러웠고, 두려워했다. 하지만, 공황장애의 예후가 있었다. 삶이 불안했고,이유없이 몸이 무거워졌으며,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수 없었다. 잠잘 때,불을 켜고 잤다. 전형적인 공황증세이면서, 나의 병을 누구에게 말할 수 없었다. 무서워서 , 불을 키고 자야 했고, 영화를 보던 와중에 갑자기 뛰어 나와야 했다. 응급실로 향하고, 심장검사 맥박,혈압을 재고, 과호홉 증상으로 인해,신경정신과 예약을 잡았다.
공황장애가 갑자기 생기면, 우리는 그 병이 공황장애 증상을 모른다. 치매에 걸린 환자가 자신이 치매에 걸린 것을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갑자기 당황하였고, 진찰과 병원 진료를 받지만,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지 않았다. 그로 인해 느껴지는 혼자라는 두려움이 생겼고,구토 증상이 나타나고, 공황장애 특유의 발작 증상이 나타났다. 일하던 곳에서 사퇴를 하였고, 자신의 공황장애 증상을 주변에 널렸다.
이 부분은 중요하다. 내 병에 대해서,적극 주변에 알려야 한다. 우리는 어떤 병이 발생하면, 주변 사람들이 알 것 같아서 숨기기 급급하다.그래서, 주변사람들은 나의 병을 잘 알지 못할 때가 있다. 공황장애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생기고, 흔하지 않은 질병이기 때문에, 주변에 널리 알려서,도움을 적극 부탁하고, 내가 특별히 이상하거나 약해서 걸린 병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