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요즘 미술을 접하면서 하는 말. 『요즘 미술은 진짜 모르겠더라』.
책제목 그대로가 우리의 마음을 대변하지 않을까?
현대 미술에 있어서 도무지 작품만 보고서는 이해할 수 없는 표현과 감정들을 누구나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이렇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자.
정서연 미술 전문 미디어 '와이아트' 대표가 현대미술에 관해 알쏭달쏭한 질문에 대한 답을 썼다. 난해한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한 12가지 키워드!!
#01. 미니멀리즘
#02. 개념미술
#03. 페미니즘
#04. 퍼포먼스
#05. 팝 아트
#06. 장소 특정적 미술
#07. 인류세
#08. 포스트휴먼
#09. 관계미술
#10. 공공미술
#11. 가상
#12. 인공지능
책엔 이 키워드의 개념을 알기 쉽게 그림과 함께 설명했다. 그리고 QR코드를 통해 유튜브로 해당 영상을 볼 수 있게끔 편집한 것도 편리하다. 간혹 볼 수 없는 영상도 있지만, 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난해한 영상들도 있다.
그럼에도 "현대미술은 어렵고 난해해!"에 그치지 않고 관심과 약간의 지식을 공부할 수 있는 노력만 있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
12가지 키워드 중에 한 두 가지만 언급하자면, 개념미술과 장소 특정적 미술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요즘 현대미술은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아이디어 자체가 중요시되는 미술이라고 할 수 있다. 개념미술은 네 가지 형식을 갖추고 있는데, 첫째, 일상의 사물을 예술로 만드는 '레디-메이드' 경향. 둘째, '개입Intervention'은 오브제를 새로운 맥락으로 옮겨놓은 것. 셋째, '자료형식Documentation'으로, '보는' 미술이 아닌 '읽는' 미술. 넷째, '언어Language' 그 자체로 작품이 되는 경우다. 변기를 뒤집어 전시한 마르셀 뒤샹의 <샘>이 개념미술의 근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장소 특정적 미술에서 미술관의 하얀 벽에 대해 생각해본다. 온전히 미술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어 편안한 공간이라 생각했던 '화이트 큐브'의 공간을 벗어나 여러 장소에서 작품들이 전시되는 것을 일컫는다. 최근에는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거나 공공미술의 범주에 속하는 활동도 포함해서 불리우고 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다 넓은 범주의 의미를 갖고 있다. 창고 건물, 대안 공간, 공공장소, 거리, 유적지 등 도시 전체를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며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작품에 개입시켰다.
이 밖에 가상과 인공지능에 대한 키워드도 흥미로웠는데 오늘날 현대미술에도 적용시켜 보면 새로운 장르라고 봐야할 것 같다.
부록으로 미술시장과 투자, 구입에 대한 내용도 읽어볼 만하니 현대미술에 대해 궁금하다면 적극추천해봅니다!!
*이 책은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대미술 전시회를 한번 방문해 보면 거기에 전시된 작품들은 우리의 마음을 혼란스럽게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유쾌하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는 그 혼란스러운 만남에서 느껴지는 생명력과 독창성을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모호하고 불완전한 형태의 작품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 작품은 무엇을 위해서 만들어졌으며 아티스트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전혀 알 수 없을 때가 많았다.
우리 눈에 익숙한 근대미술까지는 미를 중시한 예술이었다면 근대 이후의 현대미술이라고 불리는 작품들은 추를 중시한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눈앞에 보이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시각화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이 내재하고 있는 본질을 들여다봐야 하는 일이다.
현대미술 자체가 '이전 세대에 대한 이의 제기'라고 볼 수 있다는 저자의 말대로 이 작품은 누구의 영향을 받았고, 어떤 작품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재해석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작품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술가의 작품을 하나의 미로 바라보기 이전에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한 이성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대 미술을 감상할 때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저자는 그런 이유로 현대미술을 쉽게 이해하도록 요즘 시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키워드 열두 개를 선택하였다.
미니멀리즘
개념미술
페미니즘
퍼포먼스
팝 아트
장소 특정적 미술
인류세
포스트 휴먼
관계 미술
공공미술
가상
인공지능
다양한 매체와 재료의 한계를 뛰어넘은 현대미술은 전통적인 회화 조각과 같은 방법뿐만 아니라 사진, 영화, 광고, 게임, TV, 비디오 등 다양한 시각 이미지를 포함하고 있다. 지금에 와서는 가상현실과 인공지능 같은 기술과도 결합되어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미술의 확장된 개념과 범주를 다루면서 새로운 미술 형태와 기법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며 특히 기술 매체의 등장이 어떻게 작품 제작 방식에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친절히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QR코드를 포함하고 있어 설명에 이해를 돕고 있다.
불필요함을 줄이고 간결하게 표현함을 의미하는 미니멀리즘은 '평면성을' 강조하는 '모더니즘'의 원리를 극단적으로 추구해 '사물'을 전시장 안으로 가져오는 식의 작업을 의미한다. 평면성을 가장 잘 구현하고 있는 작품으로 잭슨 폴록의 회화가 대표적으로 그의 작품을 보면 선을 선으로 여기지 않게 되며, 과거의 회화에서 해방될 새로운 표현을 구성하고 있다.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을 거쳐 본격적인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일어나는 소비사회로 들어서게 된다. 대중문화의 확산을 의미함과 동시에 소비사회의 모습을 작품으로 구현한 것이 팝 아트이다. 대표적인 팝 아티스트인 앤디 워홀 실크 스크린 작품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으로 유명한데 사고 당시를 찍은 사진을 그대로 캔버스에 실크스크린한 뒤 덧칠한 작품인 <실버 카 크래시>는 1000억 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되기도 했다. 단순히 특이하다고만 생각했던 앤디 워홀의 작품은 소비 사회의 인간의 욕망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가볍게 볼 수 없을 것 같다.
미술 작품 중에서도 미래를 예견하는 경우가 있다. 인류의 미래를 예견한다는 점에서 예술작품의 경향을 '포스트 휴먼'이라는 부른다. 한국의 조각가 최우람은 2000년대 초반부터 '기계 생명체' 연작을 만들어오고 있는데 기계로 구성된 움직이는 생명체가 주위에 실제로 존재한다는 콘셉트이다. 실제로 지금도 로봇의 이용이 주위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면 몇 년 뒤면 우리 생활 곳곳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풍경인 것이다.
이 책은 현대 미술 감상의 대중적인 길을 열어 보려는 하나의 시도이다. 이미 수없이 많은 책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대미술에 대해서 어려워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것이다. 필자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현대미술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