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글쓰기를 포함한 오웰의 삶의 행적은 권력의 속성에 대한 폭로와 경고 그리고 권력자에 대한 저항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그의 『동물 농장』 역시 스스로 권력자이면서 권력을 탐하고 추종하는 지식인들에 대한 하나의 긴 보고서라 볼 수 있다. 이 책은 명백한 정치 우화이자 의심의 여지 없이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주의에 대한 분명한 알레고리이다. 결과적으로 『동물 농장』은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하여 강력하게 대두된 자유의 신화가 되었으며,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 이후 나온 정치 풍자 문학 중 단연 백미(白眉)로 꼽힌다.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머리말] : 저자서평존스 씨 소유의 농장에서 어느 날 밤 동물들이 은밀하게 모여 회의를 연다. 늙은 수퇘지 메이저가 동물들을 마구 수탈하는 인간들을 농장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하자 이에 모든 동물들이 공감하며 혁명적 사상을 키워나간다. 그러나 혁명 세력의 주축이던 메이저가 죽게 되고, 젊은 수퇘지 나폴레옹이 동물들의 지도자로 부상한다. 6월에 접어들자 동물들은 일제히 궐기하여 마침내 인간들을 모두 몰아내고 착취가 사라진 이상사회를 건설한다. 반란을 성공으로 이끈 동물들의 6월 혁명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1987년의 6월 항쟁을 연상케 한다. 군사 독재에 맞서 저항한 대학생 열사들의 죽음을 계기로 전국에 걸쳐 일어난 반정부 시위를 그린 영화 [1987년]이 시중에서 인기리에 상영 중인 현 시점에 맞추어 이 책이 나오게 되어 자못 한층 더 큰 의미를 갖는 듯하다. 동물들이 일으킨 6월 혁명의 결과가 독재 세력의 추방이었다고 한다면 우리의 6월 항쟁이 가져온 성과는 독재 체제의 근원이었던 대통령 간선제를 타파하고 직선제 개헌을 이룩한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혁명의 성공도 민주적인 정치 체제를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물론 『동물농장』에서도 초기에는 모든 동물들이 혁명 정신에 고무되어 열심히 일한 덕분에 농장은 한동안 크게 번성한다. 그러다가 돼지들이 세력을 점점 키우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나폴레옹이 절대 권력의 최강자로 군림하게 된다. 그의 독재 통치로 인해 농장은 혁명 이전보다 더 심각한 전체주의적 공포 사회로 바뀌면서 거기에는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새로 생겨난다. 결국 지배 계급인 돼지들이 철저하게 인간을 닮아가고 인간들의 온갖 악습을 그대로 흉내 내는 것으로 동물들의 이야기는 끝이 난다. 『동물농장』은 볼셰비키 혁명 이후 러시아의 정치 체제를 풍자하기 위해 쓰인 우화다. 그렇지만 이 우화가 갖는 의미는 거기에 한정되지는 않는다. 자신을 우상화하려는 살찐 나폴레옹은 스탈린을 분명히 가리키겠지만 때에 따라서는 노동력을 마구 착취하는 악덕 고용주의 모습이나 뒷돈 챙기기에 여념 없는 부패한 정치인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민족 분단의 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민족에게는 무엇보다도 북한 김정은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말하자면 권력을 이용해서 가렴주구를 일삼으며 부패해가는 모든 인간들을 가리킨다 하겠다. 그렇다고 해서 피지배층인 일반 대중이 한정 없는 동정의 대상만은 아니라는 작가의 메시지 또한 놓쳐서는 안 된다. 지배층을 그토록 부패하도록 방관한 피지배층의 무사안일도 무죄라고 할 수는 없다. 국가의 권리를 독점하여 정치를 좌지우지한 이른바 국정농단이 최근 세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민주 시민들의 안이한 역할에 대한 반성의 계기를 마련해준다.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도 독재나 국정농단은 혼자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선량한 군중의 외면이 은연중에 일조할 수도 있다. 조지 오웰이 시공을 초월해 최고의 작가로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너무 분명하다. 그건 바로 『동물농장』이 옛날에 먼 나라에서 일어난 아득한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당장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2018년 1월 17일에 김수민·김정민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