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북남연애 정착기, 사랑의 불시착 현실판
작가 김 이삭의 자전적에세이<북한 이주민과 함께 삽니다>, 이 평범하고 특별한 사랑 이야기가 소중하다. 좌충우돌 연애기, 이제는 아이를 낳고 가족이 되어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한다. 북한 이주민이라는 처지이기에 남쪽 사람들이 느끼기 힘든 그 어떤 것에 민감하기도, 실제 이들 또한 우리 사회 공동체의 구성원인데,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살아가는 이들도.
한국 사회는 우리가 알고 느끼는 것보다 더 폐쇄적, 배타적?
참말로 속상하지만, 너무너무 맞는 말이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지 않았지만, 다른 이야기다. 거리에서 외형이 백인, 흑인, 동남아, 일본, 중국 등지에서 온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대하는지, 한번 생각해보면, 70, 80년 웬만한 곳 상업지 번성했던 곳에는 화교가 운영하는 가게 한 두 개쯤은 있었는데, 지금은 찾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세계 각지에서 뿌리를 내린다는 화교가 한국을 떠났다. 또 보자, 거리에서건 지하철 등지에서 백인을 만나면 그 사람이 유럽에 살던 어쨌든 우선 미국 사람이라고. 영어 쓰면 미국 사람, 꽤 우호적이다. 흑인, 뭐 별로다. 동남아, 중국 출신도 별로다. 왔어, 관광하러 왔나, 일하러 왔나. 아무튼, 나라 밖으로 나가보시라. 여기서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접어두련다.
우리가 아닌 이방인에 대한 태도는 대단히 선별적, 폐쇄적, 배타적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듯하다.
북한 이주민(새터민)을 대하는 남쪽 사람들
작가는 북한 이주민을 향한 남쪽 사회의 불편한 시선과 차별이 존재함을 알고 있다. 불편한 시선과 차별을 느끼면서 왜 남쪽으로 내려왔을까, 다른 나라로 가면, 이보다 더 나을 텐데, 일손을 찾기 어려운 곳으로 가면 대우라도 받을 텐데….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가는 북한 이주민도 있다고, 어차피 차별받는다면, 사회적 소수자성을 가장 비싼 값에 팔아 밥그릇이라도 챙기는 게 낫지 않을까?, 이 말, 꽤 설득력 있게 들린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며 탈북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 그는 자신의 신분과 사연을 숨긴 채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의 경비원으로 살아가면서, 어느 날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뒤 수학을 가르쳐 달라 조르는 수학을 포기한 학생 한지우(김동휘)를 만난다. 정답만을 찾는 세상에서 방황하던 지우에게 올바른 풀이 과정을 찾아 나가는 법을 가르치며 이학성 역시 뜻하지 않은 삶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아들이 남한 생활에 적응을 못 하고, 북으로 가겠다고 집을 나가 북으로 가던 중 사고로 죽는다. 여기서는 수학이란 세계에 중심이 맞춰져 있지만, 이학성의 아들이 북으로 가고 싶다고. 왜일까, 남한은 그들에게는 너무나도 낯선 땅이었기에?
이 책 끝에 북한 이주민의 미니 인터뷰가 실려있다. 남쪽에서 산다는 것, 그들에게는 무슨 의미인지, 진짜 기회의 땅인지, 아니면 미래 희망을 꿈꾸는 게 신기루인지, 서울시 공무원이었던 북한 이주민 간첩 조작사건, 이따금 들리는 북한 이주민의 자살 사건이나 사고…. 왜? 라는 의문이 자동으로,
3만여 명의 북한 이주민, 오늘도 안녕하신지
아무튼, 이 책은 남녀 북남의 연애, 결혼이야기다. 팍팍한 한국 사회의 구성원인 새터민들의 삶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내용이다. 그 너머에 희미한 그림자처럼 보이는 3만여 명이 우리 사회에서 살아간다.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치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이학성처럼 각각의 사연, 나고 자라던 곳을 떠날 수밖에 없는 3만 개의 사연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이 책을 계기로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듯하다. 우리와 함께 오늘을 사는 사람들로서, 여러분은 오늘도 안녕하신지….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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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주민과 함께 삽니다』
전창수 지음
우리는 모두 다르다. 성격도 다르고, 삶도 다르고, 하는 일도 모두 다르다. 다르기에 우리는 대화를 통해서 그 다름을 이해하고 서로를 배려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다르기에, 우리는 상대가 이해되지 않을 수 있고, 다르기에 서로에게 불만이 있을 수도 있다. 그것을 이해하면, 우리의 다른 삶이 받아들여져, 인생을 보다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다.
『북한 이주민과 함께 삽니다』는 다름에 대한 에세이다. 북한에서 탈북한 사람과 결혼했다는 사실 때문에,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외국사람과 결혼한 사람들을 특별하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그냥 평범해 보이는 일상이, 마음을 흐뭇하게 한다. 그 흐뭇한 마음의 어딘가에서 안에서 무언가가 솟아오른다. 그 솟아오름이 우리를 살맛나게 한다.
우리는 모두 다르기에 살아갈 수 있다. 다르지 않다면, 모든 사람이 똑같다면, 그 똑같기만 한 인생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주 적다. 그리고, 인생들이 하나같이 재미없어서 사는 맛을 못 느낄 것이다. 우리는 모두 다르기에 재미있는 삶들이 되고, 우리는 모두 다르기에 인생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또한, 모두 다르기에 다양한 직업이 존재하며,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밑바탕의 세상이 되어 있다.
북한 이주민과 함께 사는 것도 다를 뿐이지, 특별한 경험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다. 그저, 다를 뿐인 삶. 서로가 다를 뿐인 삶들. 그 삶들 속에서 새롭게 건져올릴 수 있는 즐거움들. 그 즐거움들이 오늘 삶의 행복이 된다. 그 행복을 위하여 오늘도 다른 삶을 바라본다. 다른 삶들이 오늘 나에게,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 그리고 오늘 그대에게 좀더 흐뭇한 미소를 짓고 바라본다. 그 바라봄의 어딘가에서 매일 웃고 있는 우리 모습이, 아주 많이 보인다.
북한 이주민과 함께 살고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어떻게 북한 이주민을 만날 수 있었는지? 그리고 결혼까지 결심을 하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그 이야기에 앞서 둘 사이를 이어준 매개체이자 저자가 덕질을 할 정도로 푹 빠졌던 것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바로 진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중문과에 진학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온가족이 탈북을 하여, 7여년을 중국에서 지내다 한국으로 온 북한 이주민인 지금의 남편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어쩌다 '북쪽'에서온 남자에게 닿은 걸까 싶었는데 처음부터 두 사람은 연결되어 있던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렇게 학생 때부터, 대만 영화와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대학은 중국어까지 전공한게 아닐까 싶다. 그러지 않았다면 삼수생에 철학과 학생이었던 남편을 대학교에서 만날 수 없었을 테니 말이다.
아무튼 이 책은 사화적 소수자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였다. 북한 이주민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이들도 모두가 사회에서는 소수자다. 다수가 아닌 소수로 살아가기에는 힘겨운 사회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당당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가 되어 줄 것 같다.
북한을 떠나온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북한에서 끼니때마다 도토리묵을 너무 많이 먹어서 이제는 먹지도 않고, 평양냉면은 먹어 본 적도 없거니와 먹어보니 무맛이라 맛이 없다고 이야기 한다. 당연히 북한에서 왔으니 평양냉면 쯤은 많이 먹어 보았을 테고, 그러면 그리운 고향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들의 잘못된 편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시어머니가 해주는 북한 음식중에서 두부밥을 제일 좋아한다는 저자는 레시피까자 친절하게 알려주는데... 과연 무슨 맛일지 상상조차 되질 않아서 더 궁금했다.
책을 읽고 나니, 북한 이주민과 살고 있다고 해서 다른 이들과 다른 점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 우리의 잘못된 생각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을 사람들을 위해 저자는 이 책을 세상에 선보인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반공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북한 사람을 만날 때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젊은 세대는 경계하지 않겠지만, 이질감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북한 이주민을 3자 입장에서 본다면 자신과 상관없는 먼 존재로 여겨질 수 있지만, 부부나 가족이 되어서 서로의 행동과 생각을 나누면서 서로의 세상을 더 잘 알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서울에서만 살았던 작가가 자기 남편과 가족으로 만난 북한 이주민과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는 새로운 차원의 이야기로 기대된다.
우선 작가의 이력이 생각보다 평범하지 않다. 이러한 생각을 하면 소수성에 대한 차별이 아니냐며 작가에게 혼날 듯하다. 작가는 중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덕질을 즐기며 이로써 덕업일치를 이루었고, 비건주의자이며, 결혼식을 올리지 않은 결혼과 특히 소수성에 관한 이야기는 읽을수록 많은 생각거리를 제시한다.
그리고 북한 이주민과의 결혼을 통해 다른 문화와 대면하면서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있으며, 현실적인 어려움과 사회적인 제도에서 벗어나 사랑을 찾는 남녀북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북한 이주민의 이야기를 통해 다른 문화와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공감과 이해를 불러일으키며,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도 사랑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또한, 북한 이주민의 현재 상황에 대한 인터뷰도 수록되어 있으며, 북한 이주민 가족들의 목소리를 함께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경험과 생각, 관찰을 기반으로 북한 이주민인 남편과의 연애 이야기와 결혼 이후의 삶을 솔직하게 담고 있다. 그들과 저자 모두가 소수자로 느낀 차이에 대한 논의는 우리 모두가 서로 수용하며 공동체로 지내야 한다는 생각을 일깨워 준다. 북한 이주민도 한국인으로서 우리 모두가 가까워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 생각의 차이를 메꿔줄 책으로 추천해 본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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