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인생의 정답을 알 수 없다. 누구에게도 인생은 처음이자 마지막 실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언제나 던지면 되돌아오는 부메랑처럼, 원점을 맴돌면서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들기도 한다.
나도 오랫동안 조직생활, 인간관계, 나아가 삶에 대한 질문의 덫에 걸려 빠져나갈 출구를 찾지 못하고, 도처에 편재해 있는 무의미성으로부터 벗어날 방도를 찾지 못한 채 만성적인 권태와 무기력에 침잠해 있었다.
그 무렵 접한 이 책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고 물으면 "나도 확실히 정답을 알지 못한다. 그런데도 계속 살아가고, 정의롭고 고양된 일상을 하루하루 살다보면, 시간의 수레바퀴는 진리가 있는 곳으로 굴러간다. 시간은 결코 진리를 외면하지 않는다."라고 대답해주는 것 같았다.
우리는 때때로 삶에 대한 비전과 희망이 사그라들 때 타인의 삶에서 에너지와 영감을 얻는다. 오랜 시간 저자가 살면서 상처받고 실수하고 실패하고 거듭 다시 일어나 성장해온 경험은 희망이 필요한 우리에게 위로가 된다.
일상은 언제나 버겁고 삶은 고단하다. 그러나 밀란 쿤데라의 말처럼 짐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생이 지상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우리의 삶은 보다 생생하고 진실해진다. 우리 삶이 아름다운 건 비극을 경험하고, 상처받고, 아문 기억의 잔재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