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미숙 (지음)/ 문예춘추사(펴냄)
책스타그램을 하기 전에, 코로나 이전에 내 취미자 삶의 낙은 문화유산 답사였다. 거의 매주 가방을 메고 문화재와 박물관을 찾아다녔다. 여기서 나만의 철칙!!! 출발 하기 전에 도슨트 해설사 님의 설명을 예약하는데, 해설이 박물관 같은 경우는 짧게 두 시간씩 걸리기 때문에 함께 가는 지인들이 정말 싫어했다 ㅋㅋㅋㅋㅋ 그때 나는 각 지역의 국립, 시립 박물관 어지간한 곳은 다 가본 것 같다. 이왕이면 그 지역에서 나고 자란 도슨트 선생님의 해설이 가장 좋다 특히, 광주나 제주도, 강화도의 경우에 그 지역 출신 해설사 선생님을 만났는데 정말 해설의 깊이가 달랐다.
그들의 지역 사랑은 대단했다. 그리고 자신을 알아봐 주는 '나'라는 방문색을 참 좋아해 주셨다. 나는 질문이 몹시 많은 방문객 중 하나인데^^ 관련 자료도 메일로 따로 챙겨 보내주셨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시절에 그리웠다. 책에 수록 사진이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 새록새록 내 기억을 불러일으켰다. 책에서 내가 가본 곳은 반가웠고 미처 가보지 못한 곳은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 그립다... 설렌다....
저자 홍미숙 선생님의 책 역시 처음이 아니다. 문화 유산과 역사에 관심이 많은 나는 전작인 〈사도, 왕이 되고 싶었던 남자〉 〈 조선이 버린 왕비들〉 〈 왕이 되지 못한 비운의 왕세자들〉을 재밌게 읽은 적이 있다. 전작도 역시 작가님이 직접 발로 다니시며 쓰신 책으로 알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조선 왕실 가족무덤은 120기. 그중 왕을 낳은 후궁이 14기라고 한다. 왕이나 왕비의 이야기보다 더 콘텐츠화 되어 사랑받는 것은 후궁들의 이야기다. 특히, 조선의 후궁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 나는 양가감정을 느낀다. 역사에서 그 정치 입장에 따라 여자들을 얼마나 폄하하고 왜곡하는지! 왕의 어머니조차 이 정도 대접인데 하물며 일반 여성들은 사람 취급이나 받았을까 싶은 ......
1부에는 왕 곁에 잘들지 못한 왕비들. 조선의 41명의 왕비들 중 13명이 왕 곁에 잠들지 못하고 왕과 떨어져 홀로 잠들어 있다. 책에 소개된 릉을 다 소개할 수는 없지만 볼 때마다 나를 울리는 곳이 있다. 영월의 청령포... 내가 청령포에 들어가던 날은 비가 부슬부슬 왔다. 함께 배에 탄 분들은 고등학생, 중학생 그리고 그들의 어머니였다. 그때 나는 중학생 정도 나이의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는 의미를 전혀 알지 못했던 시절.
청령포로 들어가는 배, 단종이 산책을 했다는 유배지 근처의 소나무들을 한결같이 허리를 숙이고 있다. 나무들은 지켜봤겠지? 17살 어린 단종이 피울음을 토해내는 장면들을..... 단종의 어소에 어린 단종 임금의 모형이 놓여 있었는데 같이 다신 분들이 그 모형을 보고 마치 단종이 살아온 양, 너무 울어서 나도 같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책에서 단종의 어소와 단종 사후에 궁녀 11명이 금강정 앞 낙화암의 사진을 보니 그때의 기억에 나서 눈앞이 흐린다.
한 남자를 사랑했다는 이유로, 그것이 하필 왕이었다는 이유로 버려진 여인들, 죽은 후에도 편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사연 많은 후궁들의 묘에 가면 여름에도 한기가 느껴진다.
홍살문을 지나 능침, 능침을 수호하고 있는 문무석의 얼굴들이 인상적이다.
소헌왕후 심 씨가 세종과 합장되어 있는 영릉에도 가본 적이 있다. 영릉에 올랐을 때 내 첫 느낌은 "아하! 이런걸 명당이라고 하는구나!라는 느낌이 어린 마음에도 바로 느껴졌다. 햇살과 바람이 마치 왕과 왕비의 릉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 선하디 선한 문종과 악마 같은 세조 형제를 낳은 소헌황후. 친정이 거의 멸문지화를 당했으니 시아버지인 태종이 얼마나 미웠을까? 아! 이런 장면을 보면 왕이고 뭐고 권력은 참 더럽다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개인의 삶으로 보면 이보다 더 불행 할 수 있을까?
그녀가 좀 오래 살았더라면 귀한 손자가 폐위되어 영월로 쫓겨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안타까운 장면은 너무 많은데,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조선의 왕 중 가장 그리운 사람은 소현세자와 단종이라고 한다. 나 역시 공감하는 부분!! 책을 덮으며 몰랐던 우리의 문화 유산에 대해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 중요무형문화재에 대해 이보다 더 자세한 책이 있을까 싶다. 학생들과 함께 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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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덕일의 여인열전』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억압받던 시대에 맞서 멋지게 살아간 여인들의 이야기였다.
이 책 또한 조선시대 왕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때론 현모양처의 모습으로 때론 여장부의 모습으로 한 시대를 살아간 여인들의 이야기이다.
특징이라면 저자가 왕비릉 답사를 통해 여전히 우리 곁에 있는 조상의 모습을 엿볼수 있다는 것이다. 발로 뛰며 조선시대 왕릉을 찾아본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본다.
나는 왜 왕릉을 본 적이 없나 했더니 조선 왕릉은 도성에서 40km(100리) 안에 조성하도록 했다고 한다. 따라서 수도권(서울, 경기)에만 있었던 것!!
북한에 있는 태조 원비 신의왕후 한씨의 제릉과 정종과 정안왕후 김씨의 후릉을 제외한 나머지 40기의 왕릉과 왕위에 오르지 못한 세자와 세손, 왕비가 되지 못한 세자빈, 왕을 낳은 후궁들의 14기 원까지. 모든 곳을 답사한 저자의 노력이 돋보였다. 컬러 사진이 계절에 따라 멋지게 수록되어있다.
조선은 519년에 걸쳐 27명(2명의 폐왕 포함)이 왕이 이끌어갔지만, 왕들 곁에는 41명(3명의 폐비 포함)의 왕비들이 역사를 함께 했다. 부부였지만, 죽어서 같이 묻히지 못했던 그 숨겨진 이야기.
단순히 숙종과 숙종의 여인들이 4명이나 잠들어 있고, 영조와 53년이나 함께한 정성왕후 서씨의 홍릉을 다녀오고 궁금증이 생겼다던 저자의 동기가 이 책이 쓰인 이유이다.
10년 전, 비공개지역이었던 묘까지 문화재청의 허락으로 답사다녔던 노력으로 조선왕조와 관련책들을 썼다고 하는데 지금은 많이 해제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쉽게 찾아가지지 않는 건 무슨 이유일까?
사극 속 장희빈과 인현왕후 민씨 이야기, 인수대비 한씨, 문정왕후 윤씨, 정순왕후 김씨, 명성황후 민씨까지 우리가 아는 그녀들 외에 왕들 곁엔 어느 왕비가 있었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조선을 개국한 태조부터 마지막 왕 순종까지 모든 역사 속 왕비와 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크게 <왕 곁에 잠들지 못한 왕비들>과 <왕 곁에 잠든 왕비들> 2부로 구성되어있다. 이 책은 2013년에 『왕 곁에 잠들지 못한 왕의 여인들』의 개정판이다. 후궁들의 이야기는 또 별도로 출판되었다고 한다.
부록으로 <조선왕계도>와 <조선 왕릉 42기>, <조선 원 14기>, <대원군 묘 3기>, <태조의 4대조 왕릉 4기>, <조선 왕릉 상설도>가 있다. 위치 주소가 나와있으니 찾아가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왕 곁에 잠들지 못한 왕비들.
제목을 처음 읽었을 때 나를 훅 끌어당겼다. 왕 곁에 잠들지 못한 왕비들이라고? 이런 호기심으로 책을 선택하였는데 책을 받고서 두꺼워서 당황했다. 그만큼 왕비릉에 담긴 조선 왕조 역사가 길다는 뜻이겠지, 라고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전에 한 번 이 책이 출간이 되었는데, 작가가 답사를 다시 다니며 변경된 부분들을 변경하고 낸 새로운 책이다. 읽으면서 작가가 얼마나 열심히 답사를 했고, 자료들을 찾아보았는지 알 수 있었다. 중간에 왕비릉의 사진도 있고, 실제로 독자들이 답사를 할 수 있게 위치까지 적어주었다. 실제로 읽으면 읽을 수록 국내여행 주제를 왕비릉 답사로 정해서 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왕비들이 왜 왕 곁에서 잠들지 못했는지 이야기를 전달하는 책인데, 왕비의 집안 배경과 왕비가 되는 과정, 그리고 우리가 흔히 아는 역사적 사실들을 잘 풀어서 전달해준다. 요즘은 드라마와 영화로도 많은 이야기들이 풀어져 나와서 알고 있는 부분들도 많았는데, 미디어로 접하는 내용보다 이렇게 활자로 사실을 접하니 느낌이 다르기도 했다. 그 당시 여성들은 절대로 시기질투를 하면 안되었는데, 대놓고 후궁을 더욱 편애하는 왕의 곁에 죽어서 함께 한다는게 큰 의미가 있었을까? 나였으면 죽어서도 저 남자 곁에 있어야 한다는게 화가 났을 것이다. 살아 있을때는 후궁 옆에 있고 죽어서 내 옆에 있으면 무슨 소용인가 싶다.
사극 드라마를 보면 왕의 이야기도 재밌지만 실제로 더 흥미롭고 재미있던건 왕비의 이야기인거 같다. 왕비를 비롯한 궁 안의 여성들의 이야기가 제일 재밌었는데, 이 책을 보니 책을 주제로 한 답사 다큐가 제작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보자마자 정말 읽고 싶은 책이었는데, 읽고 나니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했다. 역사에 관심이 있거나, 이제 막 생긴 친구들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왕비의 인생을 풀어내면서 그 주변에 얽힌 역사적인 사실들과 왕,세자들의 이야기도 가득 담겨있다. 그렇기 때문에 두께의 압박이 조금 있지만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는 것!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