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향해 살의를 드러내고 복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억울한 사연이 있을 수도 있고, 마음의 상처가 깊어서 일 수도 있다. 어떤 사건으로 내 가족이, 사랑하는 누군가가 내 인생에서 사라졌다면, 그래서 그 억울한 마음을 풀 길이 없다면 나는 어떻게 되든 뭐든 할 수 있을까
공원 벤치. 피에로 분장을 한 남자 시신이 발견된다. 시신의 한쪽 볼에는 ‘1/TTX’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 TTX는 복어 독으로 알려진 테트로도톡신을 나타내는 기호. 피해자의 사인은 복어 독 중독. 무사시노 경찰서 매의 눈 시라타카 아마네. 그녀는 숫자에 의문을 갖는다. 이 숫자는 과연 무엇일까? 혹시 첫 번째 희생자 아닐까? 이후 두 번째 피해자가 발생한다. 첫 번째 피해자는 파티시에, 두 번째 피해자는 건축사무소 운영자. 이 둘의 접점이 있기는 할까? 그러는 사이 세 번째 살인이 발생하고 아마네는 이들 사이의 공통분모를 찾게 된다.
억울한 사건의 피해자도 피해자의 가족도 다 아프다. 사건을 맡은 경찰도 최선을 다해 수사하겠지만, 초동수사가 이후 사건을 어떻게 전개 시킬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때론 신중해야 하지만, 그래서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기도 하다. 어떤 결정을 내려 수사 방향을 결정할지는 윗선의 지시기에 그 지시 잘못됐을 때, 현장에서 일하는 형사는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 경찰의 대처가 입 방아에 오를 때도 많지만, 그들이 없다면 우리의 생활도 힘들 듯.
누구나 실수하고 실수하기 때문에 그걸 발판 삼아 성장하는 것이겠지. 아마네 역시 그렇게 매의 눈이 되었다. 혹 자신이 사건을 잘못 판단하고 이해했는지, 계속해서 생각하고 시뮬레이션을 그려본다. 그렇게 다다른 사건의 진실과 범인.
내가 이런 류의 추리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건 성격 때문일 것이다. 정확한 발단, 전개, 절정, 결말이 있는 것. 그게 권선징악이라면 더 좋고, 명쾌하게 결론이 나면 더더욱 좋고. 모호하고 지루한 걸 싫어하는 나는 그래서 추리 미스터리 소설이 딱인 듯. 특히 이렇게 더운 여름에는 무조건 추리 미스터리 소설 고고다.
『조직범죄 대책과 시라타카 아마네』는 이미 일본 내에서는 도쿄TV로 <하쿠타카 시라타카 아마네의 수사파일>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방송된 작품의 원작소설이라고 한다. 드라마도 상당히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독살에 의한 연쇄살인을 다룬 이야기로 그 연쇄살인의 서막이라고 할 수 있는 첫 번째 피해자가 한낮의 이노카시라 공원의 벤치에서 발견된다. 흥미로운 점은 그 사람이 시체로 발견되었을 당시의 모습으로 피에로 분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볼에 ‘1/TTX’라는 문구가 있었는데 여기에서 TTX는 복어의 독을 의미한다. 아마도 학창시절 배운 기억이 있겠지만 이는 테트로도톡신을 의미하는 말이다. 가끔 복어 요리를 먹고 잘못되어 뉴스에 나오기도 하는데 치명적인 이 독이 볼에 쓰여져 있는 시신이라니...
실제로 검사를 해보니 피해자는 테트로도톡신 중독이 사인이였다는 점에서 이 문구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큰 의미로 다가오는데 이를 감안하면 더욱 심각한 부분은 오히려 ‘TTX’ 앞에 쓰여진 숫자 ‘1’이다. 이는 어디로보나 이제 시작이라는, 그러니깐 1에서 시작되는 피해자의 숫자로 과연 어디까지, 얼마나 많은 숫자가 쓰여질지는 범인만이 알 뿐이라는 점에서 자칫 심각한 연쇄살인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건임에 틀림없다.
결국 이로 인해서 수사본부가 설치되면서 아마네 형사가 이 수사본부에 합류하게 된다. 탐문 수사 등으로 수사가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에는 별다른 진척이 없다. 딱히 단서도 의심스러운 존재도 없는 가운데 그저 범행의 잔혹성만 깨달을 뿐인데 그런 와중에 두 번째 희생자가 나타난다.
어디로보나 연쇄살인임을 짐작케하는 ‘2/TTX’라는 문구에 수사본부는 긴장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여전히 사건은 오리무중 두 명의 피해자 사이에 뚜렷할만한 접점도 없다는 점이 더욱 형사들로 하여금 답답함을 느끼게 했을 것이다.
수사가 답보 상태에 빠진 것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곧이어 세 번째 사건이 발생한다. 역시나 ‘3/TTX’라는 문구가 있다. 세 건의 사건들은 공통점이 없다. 누구도 이 사건에서 단서를 찾기가 힘든 가운데 오직 아마네만이 세 명의 피해자들로부터 겹쳐지는 공통점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사실 아마네가 지금의 모습을 가지게 된 것도 자신이 수사에 참여했던(핵심적인 역할은 아니였지만) 레이나라는 한 초등학교 여학생의 실종 사건의 영향이 컸다. 수사의 방향이나 방법에 대해 자신의 의견이 묵살되고 결국 레이나가 죽은 채로 발견되고 레이나의 엄마까지 그 충격으로 자살함으로써 사건이 그렇게 마무리 된데에 아마네는 분명 느끼는 바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후회, 안타까움, 속죄의 마음은 그때부터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으면서 여전히 열정적이면서도 분명 형사로서의 능력 또한 뛰어난 아마네의 활약이 이번의 연쇄살인 사건에서 어떻게 발휘되는지를 지켜보는 점도 흥미롭고 그와 함께 왜 이런 특이한 방법으로 연쇄살인이 벌어졌는지 범인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부분에서는 단순히 재미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 역시나 처음 들었던 생각처럼 드라마가 더욱 궁금해지는 작품이기도 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초등학생 레이나 유괴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어 있어서 작가의 다른 작품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또 다른 연쇄살인 사건인 줄 알았는데 이 사건은 아마네가 이후의 경찰생활을 하면서 반드시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을 잡아 더이상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게 해 주는 것이었다.
그런 아마네가 근무하는 무사시노서 관할의 한 공원에서 대낮에 피에로 복장을 한 사람의 시신이 발견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공원에서 발견된 시신은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복어독에 중독되어 사망했으며 그의 얼굴에는 1/TTX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의심의 여지없이 TTX는 테트로도톡신임을 확인하지만 숫자 1에 대해서는 그 명확한 의미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아마네는 직감적으로 숫자 1의 의미가 연쇄살인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챈다.
얼마지나지 않아 아마네의 예측대로 2/TTX라는 글자가 새겨진 두번째 시신이 발견되고, 테트로도톡신에 중독된 이들의 특징은 사망직전까지 몸을 움직일수 없는 마비상태가 되며 호흡곤란으로 사망하게 되는데, 의식만큼은 또렷해 자신의 죽음과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인식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잔인한 살해방법이기도 하며, 도대체 범인은 왜 그렇게 잔인한 방법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범인이 피해자들에게 죽기 직전까지 보여주려고 했던 것은 무엇일까.
더구나 몸이 마비된 피해자를 사람들이 오가는 공공장소에 두기 위해 범행이 발각될지도 모르는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이동시킨 이유가 무엇일까.
사건은 범인을 찾기는 커녕 오히려 미궁속으로 빠져들어가는데...
매의 눈,으로 사건의 핵심을 파고들어 해결하는 아마네는 사실과 검증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기 전에 테트로도톡신 독이 사람에 따라 다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에 착안을 해 범인이 피해자들을 실험대상으로 삼았을지 모른다는 추측으로 사건 조사의 방향을 찾아내고 그 결과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이렇게 사건이 해결되는 듯 하다가 범인이 쳐 놓은 덫에 아마네가 걸려들게 되고...
사건은 아마네의 억측에서 풀려나가며 해결이 되는 듯 전개되고 있지만 그 억측이라는 것이 타당성이 있고 사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에서, 나는 아마네의 추론을 억측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부분 사건의 해결은 유기적인 사고방식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어떤 측면에서는 반전이 있다고 할수도 있고 독자로 하여금 전혀 모르겠어,가 아니라 소설 속 경찰과 같이 추론을 해 보며 이야기속에 빠져들어 책장을 넘기게 되는 이야기이기도 해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