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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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우리가 사랑이라 말하는 모든 것들

리뷰 총점 9.5 (2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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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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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사랑에 관한 모든 것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 2023.02.19 리뷰제목
사랑이 전부였던 때가 있었다. 사랑에 아파하고 웃고 했던 때. 지금의 나는 사랑에 대하여 특별히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영화나 소설에서만 사랑을 접하는 것 같다. 우리 인생에 있어서 사랑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여전히 소설 속 사랑에 목말라하고 영화의 사랑에 마음졸인다.   사랑을 정의 내리기란 어려운 일이다. 사람마다 각자의 생각이 다르고 관계가 다른 법이다. 저자는
리뷰제목

사랑이 전부였던 때가 있었다. 사랑에 아파하고 웃고 했던 때. 지금의 나는 사랑에 대하여 특별히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영화나 소설에서만 사랑을 접하는 것 같다. 우리 인생에 있어서 사랑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여전히 소설 속 사랑에 목말라하고 영화의 사랑에 마음졸인다.

 

사랑을 정의 내리기란 어려운 일이다. 사람마다 각자의 생각이 다르고 관계가 다른 법이다. 저자는 사랑을 글로 배우고 머리로 알기 위한 여정이라고 표현했다. 사랑을 글로 배운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사랑도 글로 배울 수 있는 거였다. 수많은 책에서 사랑을 말한다. 사랑을 알지 못했던 때부터 우리는 사랑을 글로 배우고 있었다. 훗날 어떤 사랑을 할 거라고 상상하면서 말이다.

 

 


 

 

사랑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 기다리는 사랑이 있는가 하면 여러 범주를 부수고 나오기도 한다. 누군가를 기다리는가? 그럼 그건 사랑이다. 사랑하는 이의 전화를 기다리고 만남을 기다리는 일. 나의 마음을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상대방의 마음을 자꾸 확인하고자 하는 그것. 저자는 사랑의 기다림을 내 안의 상상에 대한 욕망과 가깝다고 표현했다. 사랑하는 상대에 대한 수많은 상상. 사랑은 관계를 부수고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기도 하다. 자기 안의 편견과 싸우게 되면서 범주가 무너지는 순간, 범주 바깥에서 침투해 들어오는 것, 사랑이다.

 

사랑의 면모 중 참으로 멋진 측면을 하나 꼽자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며 인생에 한 번쯤은 자기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들을 바꾸거나 수정하고 재창조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점이다. (69페이지)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서 개츠비의 집에 온 데이지가 화려한 셔츠를 만지며 기뻐하는 장면이 있었다. 데이지가 바란 건 돈이었다는 걸 극명하게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데이지의 눈길에 닿는 자기 재산을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가치의 재산정하는 느낌. 사랑은 각자의 가치를 의심하면서 둘만의 가치를 창조해 가는 일이라고 했다.

 

그들의 삶을 보고 나서 우리의 삶은 그에 비해 얼마나 쓸데없을 정도로 복잡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들처럼 삶의 핵심만을 살아낼 수는 없는 걸까? 왜 그저 사랑하는 채로 머무르고 그에 전적으로 만족하며, 그렇게 평생 동반자의 곁을 지켜주다 생을 마감할 수는 없는 걸까. (101페이지)

 

이 책의 좋은 점이 영화 속 사랑을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내용이 훨씬 풍부해졌다. 보았던 영화에 대한 공감과 보지 않았던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인생 영화라고 할 만큼 내 사랑을 좋아했다.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 영화가 더 빛났다. 관절염에 절뚝거리는 모드와 무식한 생선 장수 애버렛의 관계는 처음엔 조화롭지 못했지만, 그들의 공간에서 그들만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은 아름다웠다.

 

 


 

 

결국 우리가 인생을 알아간다는 것, 성장한다는 것, 그리하여 자신의 삶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완벽함의 불가능성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나와 세계가 일치했던 완벽한 나날들에서 벗어나는 것, 나이듦이 상실이 아니라 새로운 단계임을 받아들이는 것, 삶에서 찾아오는 결핍의 순간들을 의연하게 인정하는 것이 성숙이다. (219페이지)

 

사랑을 글로 공부했다고 하면 좀 웃길 것 같았다. 하지만 많은 글에서 우리는 사랑을 배운다. 마음속에 담아 두었다가 서서히 사랑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다. 내가 하고 싶은 사랑, 만들어가고 싶은 사랑을. 사랑에 관한 상상이 사랑의 형태를 만들어가는 거다.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에서 인용한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라는 문장은 우리가 왜 사랑에 목말라하는지 알겠다. 사랑이 있어 오늘을 버틸 수 있고, 살아갈 힘을 얻는다. 사랑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삶의 모든 것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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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현명한 사랑의 언어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평점8점 | s******g | 2023.03.06 리뷰제목
제목: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지은이: 정지우 펴낸 곳: 포르체     언젠가 독서 친구에게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대체 인문학이 뭐야?" 쉽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니지만, 책을 좋아한다면 제대로 대답할 수 있어야겠지요? 네이버 지식백과의 설명에 따르면 인문학이란, '인간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나 사상, 문화 등을 중심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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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지은이: 정지우

펴낸 곳: 포르체

 

 

언젠가 독서 친구에게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대체 인문학이 뭐야?" 쉽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니지만, 책을 좋아한다면 제대로 대답할 수 있어야겠지요? 네이버 지식백과의 설명에 따르면 인문학이란, '인간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나 사상, 문화 등을 중심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며 마주할 수많은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는 장르.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어떨까요? "대체 사랑이 뭐야?" 앞선 질문보다 비교적 쉽게 답할 수 있을지 모르나, 이 질문엔 정답이 없기에 말문이 막힐 수도 있겠네요. 오늘 소개할 책은 이 두 가지 질문에 비교적 명쾌하게 방향을 제시하며 자신만의 정답을 찾도록 도와줍니다.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제목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이 책에서 사랑이란 무엇인지, 또 우리만의 사랑의 언어는 어떤 것일지 함께 찾아보아요.

 

 

 

감정, 관계, 이별, 믿음, 사랑 - 다섯 가지 키워드로 사랑에 다가서다

 

 

주옥같은 문학 작품에서 살포시 길어 올린 사랑에 관한 문장과 함께, 정지우 작가는 다양한 관점으로 사랑에 다가섭니다. 사랑에 어디 정답이 있던가요? 그 정답은 오직 자신만이 발견할 수 있기에 사랑은 공부해야 합니다. 사랑은... 함께하는 삶일 수도 있죠. 때론 사랑은 예외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살아왔던 안전한 틀을 깰 만큼 강렬하니까요. 작가는 인간은 사랑해야 하는 존재이며, 그 사랑을 만나기 위해 필요한 건 단 한 줌의 용기라고 전합니다. 그 단 한 줌의 용기가 아무리 쥐어짜도 나오지 않을 수도 있어요. 다만 그 용기가 선사할 사랑은 너무도 크고 귀한 존재이기에 인생을 걸고 도전해볼 만합니다. 물론 사랑이 언제나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은 아닐 거예요. 사랑에도 노력이 필요하며, 나와 상대 모두 아끼며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흩날리던 눈발이 어느새 폭신한 솜사탕처럼 쌓이듯, 이 책은 우리의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며 사랑이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합니다.

 

 

 

 

 


 

 

 

사랑이 넘쳐난다고 느낄 때, 우리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갖는다.

그리고 실제로도 예상하지 못한 일을 해내고 만다.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p145 중에서...

 

 

 

나만의 사랑의 언어를 찾아 가만히 속삭여보자

 

 

살아온 날이 길어질수록 뼈아프게 실감하는 격언이 있어요.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이 문장은 다양한 경우에 적용되겠지만, 과연 사랑에도 옳은 말일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나와 너무 다른 상대를 내 틀에 맞춰 고쳐보려는 그런 사랑이 아니라, 정말 꼭 고쳐야만 하는 무언가를 함께 수정하며 나아가는 사랑은 가능하지 않을지. 이런 희망을 품기엔 사람이 너무 무서운 세상이지만, 우리에겐 아직 사랑이 있기에 또 한 번 희망을 품게 되는 것 같습니다. 페이지 곳곳에 실린 아름다운 문장도, 한 주제가 끝날 때 선물처럼 등장하는 '영화로 보는 사랑과 삶'도 참 마음에 들었던 책이었어요. 사랑을 떠올리며 얼굴을 붉히는 사춘기 소녀는 아니지만, 나만의 사랑의 언어가 무엇일지 공들여 생각해본 기억에 남을만한 시간이었답니다. 지금 사랑하고 있다면, 잠시 혼자지만 곧 사랑을 할 거라면, 사랑이란 뭔지 나만의 정답을 찾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할게요. 당신의 사랑의 언어는 무엇인가요?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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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인류 숙원의 문제 사랑에 대한 통찰 넘치는 가이드북 평점10점 | b******m | 2023.03.15 리뷰제목
역사 이례로 수많은 학자와 철학자, 시인과 작가와 예술가들이 다양한 접근과 표현 방식으로 사랑을 정의하고 노래해 왔습니다. 이 이상 사랑 타령이 새로울 것이 있나 싶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지긋지긋하기도 합니다. 청년 시기의 풋풋하고 아련한 사랑을 논하기에 저는 이미 너무 나이가 들어버린 탓도 있겠습니다만, 그만큼 사랑은 다루기 까다롭고 힘들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
리뷰제목

 

역사 이례로 수많은 학자와 철학자, 시인과 작가와 예술가들이 다양한 접근과 표현 방식으로 사랑을 정의하고 노래해 왔습니다. 이 이상 사랑 타령이 새로울 것이 있나 싶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지긋지긋하기도 합니다. 청년 시기의 풋풋하고 아련한 사랑을 논하기에 저는 이미 너무 나이가 들어버린 탓도 있겠습니다만, 그만큼 사랑은 다루기 까다롭고 힘들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존재입니다.

포르체 출판사의 날마다 인문학 시리즈 네 번째 책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는 이 어려운 "사랑"의 문제를 기어코 다루고 있습니다. 문학과 철학을 공부한 정지우 작가의 글을 통해서입니다. 사랑은 문학과 철학이 주 영역입니다. 결과적으로 사람을 제대로 썼습니다. 정지우 작가가 사랑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이나 논리, 감성, 표현이 너무 좋습니다. 반박할 이유도 없지만 의아하거나 불편한 부분이 1도 없이 너무나 공감하며 읽게 되는 글입니다.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는 사랑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을 담고 있습니다. 내용이 탄탄할 수밖에 없는 것이 너무 유명하고 검증된 철학자나 작가의 개념을 기본으로 가져왔습니다. 그렇기에 기반이 튼튼하고 전반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여기에 개인적인 사유와 감성을 덧대어 충분히 자기 것으로 소화된 내용을 버무리고 있습니다. 시대를 초월하는 개념에 트렌디하고 대중적인 감성이 입혀져 훌륭한 글이 완성되었습니다. 작가의 필력과 차분한 감성이 무척 부럽습니다.

이 책에 겹겹이 쌓인 챕터들의 이야기들은 결국 하나의 예시가 됩니다. 막연한 이론이나 지나치게 사적인 경험은 불특정 다수인 독자의 공감을 얻기 힘들 수 있습니다. 저자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틀 안에서 독자 개개인에게 힌트가 될 수 있는 다양한 예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은 각자 삶에서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곡을 작곡할 때, 이 책에 선보인 여러 챕터들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내용을 발췌하고 샘플링해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작곡 시간과 노력과 실수를 줄여 나갈 수 있습니다. 바로 이점이 이 책의 가장 유용한 지점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사랑을 테마로 인생을 돌아보게 됩니다. 상대적으로 어린 독자들이 읽는다면 사랑하는 미래를 상상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의 부제 "우리가 사랑이라고 말하는 모든 것들"처럼 다양한 관점과 상황을 빼먹지 않고 다루고 있어서 완성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빌드업이 잘 되어있고, 논리적이며 합리적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유난히 좋았고 즐거웠던 부분은 각 장의 말미에 등장하는 '영화로 보는 사랑과 삶' 파트였습니다. 사랑에 관한 영화를 주제로 저자가 이해하고 해석한 사랑의 관점을 영화 리뷰처럼 풀어내고 있는 글들입니다. 기본적으로 필력이 좋고 표현도 훌륭한 데다가 영화 속 사랑 이야기 자체가 무척 재미있고 해석이 탁월했습니다.

"라라랜드"부터 "내 사랑", "옥자", "블루 발렌타인", "우리도 사랑일까" 등의 영화를 선택해 영화 속 사랑에 대해 풀어주고 있습니다. 라라랜드 속 두 주인공이 사랑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과 입장, 이기적이고 이타적인 행동 결정, 그 속에 표현하고 있는 사랑의 여러 모습과 속성 등에 대한 풀이가 너무 훌륭합니다.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잘 정리된 리포트를 읽는 느낌으로 짧은 한 꼭지의 글로 영화 전체가 한 번에 정리되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사랑 문제로 고민을 거듭하고 계신 분들, 사랑이라는 인생의 중요한 테마에 대해 편안하게 한 번 정리해 보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사랑 때문에 상처받고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마음 아프신 분들 역시 위로받고 공감하기에 너무 좋은 책입니다. 인생의 어느 시기에 있으시던 한 번쯤 읽고 정리하고 넘어가면 딱 좋을 그런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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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사랑을 안내하다 평점8점 | r*********s | 2023.02.17 리뷰제목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게 뭐냐고 묻는다면 사랑이라고 답을 하겠지만 그 사랑에 대해 말해보라고 한다면 주저할 것이다. 한때 내가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에 외면당했고 사랑이라는 말에 떨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사랑을 믿고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사랑은 단순히 누군가를 좋아하는 설렘에 국한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이들을 향한 모
리뷰제목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게 뭐냐고 묻는다면 사랑이라고 답을 하겠지만 그 사랑에 대해 말해보라고 한다면 주저할 것이다. 한때 내가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에 외면당했고 사랑이라는 말에 떨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사랑을 믿고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사랑은 단순히 누군가를 좋아하는 설렘에 국한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이들을 향한 모든 감정을 대표하는 말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지우의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사랑을 안내하는 괜찮은 책이다.

 

경험한 이는 알겠지만 사랑은 개별적이고 고유한 감정이다. 사랑을 느끼는 상대도 저마다 다르고 그와 사랑을 유지하고 지키려는 노력도 다르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상대의 전부를 원하면서도 나의 전부를 꺼내놓는 건 거부하는 이기심, 그 안에는 나의 결점이나 단점을 보익 싶지 않은 마음이 있다. 그런가 하면 사랑으로 인해 다른 세계로 진입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삶을 포용하고 이제껏 가징 않았던 길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와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삶의 가치를 바꾸기도 한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누군가 위대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누구가 무모하다고 할 수도 있는.

 

사랑은 내 안의 기준이나 자아만 바꾸지 않는다. 사랑은 내가 존재하는 세계, 내가 경험하는 ‘세계 그 자체’를 바꾼다. 그 세계는 사랑 이전에는 없던, 경험할 수 없던 세계이다. (46쪽)

 

사랑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사랑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아프고 고통스럽다. 무엇 때문에 아프고 힘든지 모른다는 게 우리를 더욱 힘들게 만든다. 때로는 익숙해서 그 익숙함이 권태로움으로 이어지고 새로운 것을 갈망한다는 이유로 또 다른 세계를 찾는다. 미래를 꿈꾸고 무엇이든 함께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들이 하찮게 보인다. 그건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멈춰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랑은 작가의 이런 표현처럼 ‘점’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나는 이 문장을 읽으면서 과거에 우리였던 시절이 점에서 끝났다는 걸 알았다. 우리가 선을 긋고 그다음으로 넘어가지 못했기에 우리가 아닌 혼자가 되었다는걸.

 


 

서로를 옆에 세워 두거나 저기 어디에 둔 ‘점’으로 남기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서로의 삶으로 끌어들여 영향을 주고받는 ‘선을 만들어 가는 운동’이 사랑이다. 사랑은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고정된 세계가 아니라, 세계와 함께 역동하며 만들어 가는 우주다. (89쪽)

 

선을 만들지 못한 관계는 상처를 남긴다. 이별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사랑에 있어 이별은 큰일이 아니라는 걸우리는 배워야 한다. 이별은 어디에나 있고 우리가 반드시 마주해야 할 과제이니까. 연인과의 사랑뿐 아니라 가족, 친구, 부모 사이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이별은 감당해야 할 무언가가 아니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사랑이 끝났다고 삶이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걸 우리는 알고 있으니까. 이별했다고 해서 나의 사랑이 부정당하거나 아무런 의미도 남기지 않는 게 아니다. 좋은 기억, 행복했던 순간, 사랑으로 인해 성장한 자신을 남겨두어야 한다. 영원한 이별 후 우리가 끊임없이 애도하고 그리워하는 것처럼.

 

하나의 사랑이 끝났다고 해서 사랑이 사라진 건 아니다. 사랑은 언제든 시작할 수 있고 이전의 사랑으로 인해 더 나은 사랑을 할 수 있다. 사랑에 대해 조금 더 배웠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었고 상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하지 않으면 좋을지, 일종의 서로의 간의 협의나 계약이 필요하다는 걸 말이다. 사랑하는 일에 있어 무슨 계약이 필요하냐고 의야 해 할 수도 있지만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무조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기대고 의존하다면 그건 온전한 사랑이 될 수 없다. 그 지점에서 우리는 다투고 갈등하고 서운함을 느낀다. 사랑하는 게 맞냐고 묻고 따지게 될 것이다. 그러니 협의나 계약은 중요하다. 사랑을 지속하고 지키기 위해서는 말이다. 중요한 것 협의나 계약을 위한 대화가 필수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더 이상 상대를 알려 하지 않고 사랑하기 때문에 무조건 나에게 맞춰야 한다는 건 좋은 사랑이 아니니까.

 

우리가 상대방을 사랑으로 대하는 것은 상대에게 끊임없이 열려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 자신에 대해서도 다르지 않다. 나 또한 세월이 흐르며 많은 것들이 달라지는 한 명의 사람이다. 내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를 엄격하게 규정하여 그 속에 가두기보다, 변화하는 나를 조심스럽게 들여다보고 스스로 받아들이는 일이기도 하다. 결국 두 사람이 하는 사랑이란 그런 서로에 대해 ‘열려 있음’을 유지하며 폭력적으로 서로를 재단하지 않는 것이다. (164쪽)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은 철학, 문학, 영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사랑을 말하며 사랑을 정의하고 사랑을 관찰한다. 사랑이라는 모호하면서도 확연한 감정이 어떻게 흐르고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여줌을 통해 사랑에 대해 질문한다. 소개된 문학 작품이나 영화를 찾아보는 즐거움도 안겨주는데 내게는 모드 루이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내 사랑>을 보고 싶게 만들었다.

 

저자가 안내하는 사랑이 모두 옳은 답은 아닐 것이다. 다시 생각한다. 사랑은 무엇일까. 저마다의 답은 다를 것이다. 그게 당연하다. 사랑을 배우고 사랑하는 방식은 다르고 고유하니까. 그러나 그 사랑 안에서 충만하고 아름답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을 것이다. 내 사랑의 가치를 생각하고 내 사랑이 존중받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사랑은 그렇게 쉽게 얻어지고 지킬 수 있는 게 아니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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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평점10점 | w****a | 2024.05.10 리뷰제목
정지우 작가님의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사랑이라 말하는 모든 것들 이라는 부제처럼 평소 생각을 많이 해볼 수 있는 주제들이 다양하게 나와서 좋았습니다. 한자한자 아껴가며 즐겁게 읽었습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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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작가님의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사랑이라 말하는 모든 것들 이라는 부제처럼 평소 생각을 많이 해볼 수 있는 주제들이 다양하게 나와서 좋았습니다. 한자한자 아껴가며 즐겁게 읽었습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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