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평범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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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평범한 사람들

101예비경찰대대와 유대인 학살

리뷰 총점 10.0 (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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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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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아주 평범한 사람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9***d | 2023.03.18 리뷰제목
전쟁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손자가 말한 이래 현재까지도.. 아니 미래까지도 진리일것입니다.   2차 대전은 이러한 전쟁의 잔인성.. 그리고 인간성의 바닥을 드러낸 전쟁이었습니다. 유럽이 가졌던 인종주의, 혐오성을 극단적으로 드러내었습니다.   1차 대전의 패배시 독일제국의 엘리트들은 이 전쟁에서 패배하자 그 원인을 후방의 배신이 있었다는 허황된 주장
리뷰제목

전쟁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손자가 말한 이래 현재까지도.. 아니 미래까지도 진리일것입니다.

 

2차 대전은 이러한 전쟁의 잔인성.. 그리고 인간성의 바닥을 드러낸 전쟁이었습니다.

유럽이 가졌던 인종주의, 혐오성을 극단적으로 드러내었습니다.

 

1차 대전의 패배시 독일제국의 엘리트들은 이 전쟁에서 패배하자

그 원인을 후방의 배신이 있었다는 허황된 주장을 펼쳤습니다.

전선에서 이어지던 승전보에 취해있다가 갑자기 패배했다는 사실을

받아 들일수 없었던 독일 국민들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들은 그 배신자들을 찾기 시작했고 기존에 가졌던 유대인 혐오와 더해져서 박해가 시작되었습니다.

기존 엘리트들의 무능함에 일반 대중의 혐오감을 이용해서 집권한 세력은 바로 나치였습니다.

그들은 그 혐오를 끝까지 발현했고 그 결과 독일은 전쟁 중

잔혹한 인종 범죄를 저질렀으며 댓가로 전국토가 잿더미가 되었습니다.

 

학살은 많은 전쟁에서 따라 붙었습니다.

그러나 역사와 문명이 발전한 이래  한 국가가  정부부터 말단까지 체계적으로 집요하게 실행한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그래서 나치 독일의 전쟁 범죄는 충격이었습니다.

 

우리는 영화상에서 나치 독일이 저지른 범죄에서 피해자 관점에서 많이 봤습니다.

거기서는 항상 가해자인 나치독일인들은 무표정하거나 잔악하게 범죄를 수행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랬을까요?

명령만 내리면 그저 실행만 했을까요?

 

세월이 흐르면서 피해자와 대한 연구와 더불어서 가해자에 대한 연구가 진행이 되었습니다.

선량한 이웃이 어떻게 이렇게 끔직한 가해자가 되었는지에 대해서 우리는 알필요가 있습니다.

국내에는 최근에야 이런 분야가 번역되어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이 책은 101예비경찰대대라는 독일 점령지에서 후방작전을 주로 했던 대대의 전쟁 범죄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정규군이나 친위대도 아닌 경찰이 벌인 유태인 학살 작전이었습니다.

 

주로 나이들어 전투 수행이 어려운 연령대의 남자들로 구성된 이들은

예상과 달리 처음에는 최대한 명령 수행을 회피하거나 심지어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들 중에는 나치즘을 따르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명령만이 아닌 주변의 분위기와 반복되는 살인에 무뎌져가면서 학살자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이 너무도 끔찍해서 책장을 덮은 적이 있지만 

평범한 개인이 어떻게 변모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은 주목할만 합니다.

 

2차 대전에 벌어진 이런 범죄는 거의 100여년이 다 되가는 엣날이고 이제는 없다라고 할수 있지만

요즘 우리 사이에 혐오가 팽배하고 그것을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있어서

만약 우리가 다시 저런 전쟁을 벌인다면 얼마든지 재현될 상황이 아닌가 두렵기 때문입니다. 

 

우린 전쟁의 끔찍한 면모까지 다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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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의 악‘ 평점10점 | s******0 | 2023.03.04 리뷰제목
동양 철학의 개념 중에서 '성선설'과 '성악설' 이 있다. 태어날 때부터 착하게 태어난다는 것이 성선설이고 태어날 때부터 악하게 태어난다는 것이 성악설이다. 천사 같은 아기의 얼굴을 보면 어떻게 성악설을 주장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오랫동안 성선설을 믿어왔다. 그러나 최근 촉법 소년 사건에서 보듯이 어리다고 마냥 착한 것이 아니라 어른 못지 않게 사악할 수 있다는 것을 알
리뷰제목

동양 철학의 개념 중에서 '성선설'과 '성악설' 이 있다. 태어날 때부터 착하게 태어난다는 것이 성선설이고 태어날 때부터 악하게 태어난다는 것이 성악설이다. 천사 같은 아기의 얼굴을 보면 어떻게 성악설을 주장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오랫동안 성선설을 믿어왔다. 그러나 최근 촉법 소년 사건에서 보듯이 어리다고 마냥 착한 것이 아니라 어른 못지 않게 사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그 신념이 흔들리고 있다.

 

사실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처신을 잘 한다기 보다는 그러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정도 이상으로 못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도 자기와 가까운 사람에게는 한없이 착하고 다정한 사람인데 자기와 덜 친하면 사람이 바뀌는 것이다. 무엇보다 어떤 상황에서 양심이 있나 없나 할 정도의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제법 볼 수 있는데 그런 것을 보면 진짜 인간은 원래 악한 존재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악한 사람을 욕하기는 오히려 쉽다. 그러나 평소 좋은 모습을 보이다가 특정한 순간에만 악마의 모습을 보인다면 사람들은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가 나쁜 사람이 맞는가 나한테는 그 나쁜 면을 숨겼을까. 문제는 숨긴 것이 아니라 원래 그런 사람일 경우다. 평소 주위에 친절하다고 소문난 사람이 어떤 경우에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할 때 두 모습 모두 그 사람의 본 모습인 것이다. 이 책은 그런 평범한 사람들에게 생각지도 않았던 평범한 악의 모습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수 많은 학살이 있어왔지만 제 2차 세계 대전의 '홀로코스트'와 같은 유대인 대량 집단 학살은 없었다. 사실 유럽에서 크리스트교가 확립이 된 이후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민족이라는 오명을 쓴 유대인에 대한 혐오는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그 강도가 덜하고 더하고의 차이일 뿐 유대인을 멸시하는 감정은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는데 홀로코스트도 그것의 연장선상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주장이 있어왔다. 그러나 유대인 혐오 사상이 오랫동안 있어왔다고 해서 그것을 지지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것에는 의문이 따른다. 분명 유대인 옹호자보다는 혐오자가 많았을 것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별 다른 감정이 없었을 것이다. 

 

나치의 히틀러가 홀로코스트의 결정권자이지만 그가 수 백만의 유대인을 '직접' 죽이지는 않았다. 유대인 학살에 대한 명확한 그의 의도는 아래로 내려가면서 더 구체적이고 더 실제적이고 더 확실한 정책이 되었고 그것을 직접적으로 실행한 사람들은 수많은 보통 사람들이었다.

그렇다면 그 평범한 보통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어떤 사람들이었기에 그런 학살에 동참하게 되었을까. 이 책은 그런 평범한 사람들이 이 집단 학살에 어떻게 가담하고 그들의 실제 마음은 어떠했는지 실체적으로 규명하는 내용이다.

 

책은 주로 중년의 노동자 출신인 101예비 경찰 대대 대원 210명에 대한 전후 취조 기록을 발굴하여 심층 분석한 연구물이다. 결론적으로 이들은 어쩌면 선량하면서도 성실한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때로는 어려운 사람을 돕기도 하고 슬픈 일에 눈물 흘리기도 하고 불의에 항의하기도 하는 그야말로 평범한 민주 시민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유대인 학살이라는 그 끔찍한 일에 큰 저항 없이 큰 고민 없이 작전을 수행했다. 

 

문제는 이들이 나치의 세뇌 작업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았고 히틀러에 특별히 열광하지도 않았으며 정치적으로는 오히려 반나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작전을 위해서 특별히 훈련 받고 뽑은 사람들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예비 경찰 대대 인원들을 그대로 동원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작전을 거부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었는데도 소수의 사람들만 안 하겠다고 한 것이다. 

 

사실 이 임무를 대원들이 처음부터 안 것은 아니다. 갑자기 임무를 하달 하고 싫으면 앞에 나오라고 하니 어리둥절해서 나서지 않았을 수도 있다. 만일 정상적인 양심을 갖고 있었다면 그 뒤에 이어지는 잔혹한 행위에 거부를 했어야 했다. 뒤에 거부한 사람들도 물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다수가 이 작업에 충실히 임했다는 사실이다. 책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이 사람들이 어떻게 학살 작전을 수행한 '전문 살인자'가 되었는지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들여다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의외로 보통 사람들은 권위에 복종하거나 체제에 순응하거나 자신의 직무에 충실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들도 경찰이라는 직무에 충실한 나머지 자신의 일이 어떤 것인지 깊이 생각하지도 않았고 설사 잘못 된 것이라고 느껴도 조직에서 분리될까 혹은 겁쟁이로 몰릴까 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그리고 반복되는 행위에 익숙해지면서 나중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기까지 했다.

 

평범한 악은 이 101 대대에서만 보였던 것이 아니다. 유대인들이 수용된 수용소 근처 평범한 주민들에게도 보였다. 주민들은 수용소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렸고 이들을 상대로 상업적인 활동을 했을 뿐만 아니라 도망친 유대인들을 밀고 했다. 이들은 수용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았고 결국 유대인들이 죽음을 맞는다는 것을 애써 외면하고 침묵하고 방관했다.

 

유대인의 학살에 참여한 독일인들이나 폴란드인들이 특별히 잔혹한 인종인가? 아니다. 특별히 더 잔학한 인종이란 없다. 그들이나 우리나 다들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러기에 더 무서운 사실이다. 우리도 저런 상황이 되면 과연 양심을 지킬 수 있을까. 그들의 평범함이나 우리의 평범함이나 비슷한데 우리는 살인을 거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보이는 악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있어 와서 처음 듣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상상 밖으로 더 평범한 사람들이 벌이는 상상 외의 잔혹성은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정말 이 정도 까지였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아무리 히틀러가 유대인 말살 정책을 세웠어도 이런 평범한 사람들의 동조와 침묵이 있었기에 결국 대학살이 실제로 일어 난 것이다.

 

이런 책 참 소중하다. 이렇게 심층 분석해서 이야기하니 설득력 있다. 그리고 관련되는 반박과 논쟁에 대해서 수정, 보완하고 있어서 더 신뢰가 간다. 초판본에 비해서 주장의 논거를 더 선명하게 해서 내용을 더 풍부하게 한다. 전쟁이 끝난 지 반세기가 흘렀지만 아직도 규명할 일이 많다. 더 많은 자료가 공개되어서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면 좋겠다.

 

홀로코스트와 같은 엄청난 일을 히틀러에게만 책임 지우는 것은 너무 속 편한 일이다. 그 일에는 수 많은 사람의 협조와 방관이 있었다. 특히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일상의 악'은 언제라도 또 일어날 수 있고 어느 나라 어느 사람들에게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이 책을 통해서 사람들의 의식을 깨워야 한다. 성악설은 인간이 본래 악한 존재이기에 끊임 없이 성찰하고 법과 규범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것인데 불합리하고 불의한 것에는 저항해야 한다는 것을 교육해야 한다. 그것이 진짜 양심이고 진짜 민주 시민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야 우리 속에 있을 수도 있는 평범한 악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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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주 평범한 사람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g********r | 2023.02.16 리뷰제목
독일인들의 증언에서 잘못된 점은 그들이 가졌던 여러 겹으로 왜곡된 시선이다. 경찰들은 유대인들을 도운 폴란드인들이 있었고, 그 때문에 독일인에 의해 처형된 폴란드인들이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거의 침묵했다. 그리고 일부 폴란드인들이 “배반”과 밀고를 하도록 선동한 것은 바로 자신들이었다는 사실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p.243)   학살자들이 스스로의 행동
리뷰제목


 

 

독일인들의 증언에서 잘못된 점은 그들이 가졌던 여러 겹으로 왜곡된 시선이다. 경찰들은 유대인들을 도운 폴란드인들이 있었고, 그 때문에 독일인에 의해 처형된 폴란드인들이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거의 침묵했다. 그리고 일부 폴란드인들이 “배반”과 밀고를 하도록 선동한 것은 바로 자신들이었다는 사실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p.243)

 

학살자들이 스스로의 행동을 정당화하는데 사용했던 가장 전형적인 명분은 자신들은 단지 명령을 집행했을 뿐이라는 것이었다. 물론 정권에 대한 어떠한 공개적인 반대도 허용하지 않았던 나치 독재의 권위주의적 정치문화는 군대식 복종이 절대 불가피한 상황을 만들었다. (p.262) 

 

 

역사에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도 나치들이 행한 악행, 특히 '유대인학살'은 모르지 않을 것이다. 히틀러에 대한 조건 없는 추앙,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시선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사회 행동 등을 핑계로 앞세운 101 예비경찰대대의 잔혹한 학살을 담아내 엄청난 논쟁을 불러왔던 이 세간의 논쟁을 정리하고 후속 연구결과를 정리한 책이 긴 세월을 지나 세상에 돌아왔다. 나치에 대해 꽤 많은 책을 읽으며 그 잔혹함에 대해 꽤 '적응'했다고 생각했으나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여러 감정에 휩싸여야 했다. 

 

슬픔과 분노, 실망감과 경악스러움. 한 단어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여러 감정으로 인해 책을 읽고도 한참이나 책을 가만히 바라봤다. 이라는 책의 제목조차 역설적이라고 해야 할지, 진실이라고 해야 할지 이 리뷰를 쓰는 지금도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 책은 분명 여러 가지 방면에서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말을 하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배울 것들이, 생각해볼 것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1. 그들의 학살은 정당화할 수 있는가?

그들의 학살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역겹다는 단어가 정확하다. 노약자를 사살했나, 하지 않았나 따위의 논쟁을 떠나 학살이 점점 '작업화'되고 무감각해지는 과정 자체가 무척이나 경악스럽다. 하지만 불복종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타인의 안전을 위해 나의 안전을 담보 잡힐 수 있을지에 대해서 '반드시 그러하다'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더욱이 내가 위험을 감수하며 얻은 타인의 안전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 아니 유지될 수 없음을 아는 상황에서 '아니오'를 외치는 게 쉬운 일이 아님을 알기에 그들을 악마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당한가 고민이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그들의 학살을 정당화할 수 없음도 분명하기에 더욱 복잡한 마음이다. 

 

2. 홀로코스트는 우리와 무관할까. 

어쩔 수 없이 시작되었던 학살이었으나 그들은 점차 무감각한 학살의 집행자가 되어간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행위가 주는 감정의 변화가 너무 커서 '중독성'이 있다고 표현하고 있으나, 그런데 이것이 단순히 그들만의 일인가, 하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들도 한때는 평범한 이웃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게 더욱 힘들었다. 한때는 이웃이었던 이들이 악마로 변해가는 모습, 인간 본연 어딘가에 숨어있을지 모를 '악'함이 두렵고 무서웠다. 가장 무서웠던 것은 어쩌면 여전히 홀로코스트는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총과 칼을 들지 않았을 뿐, 우리는 모두 '집단'의 뒤에 숨어 눈빛으로, 말로 대학살을 진행 중이지는 않나, 깊은 고민이 들었다. 

 

3. 방관자는 공범일까, 그렇지 않을까. 

사실 이 책을 다 읽고도 바로 리뷰를 쓰지 못했던 것은 이 부분에 대한 생각 정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이것을 “그런데도 공범이다.”라는 결론을 냈다. 물론 이 책은 잔혹한 학살에 역겹고 몸서리가 쳐지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인 책은 아니다. 그것이 전부였다면, '유대인학살'을 다룬 다른 책들과 다를 바가 없지 않겠는가. 이 책은 학살자나 협력자를 넘어 '방관자'들에 대한 생각까지 하게 만든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인 은 평범했으나 가해자가 된 이들인지, 한때는 평범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을 도운 이들인지, 아주 평범하지만 방관한 모든 이들인지, 아니면 그 모두인지 고민하게 된다. 

 

나는 항상 평범한 사람이었다. '보통처럼' 살고자 항상 노력했던 것 같다. 그런데 문득, 어쩌면 그 '보통처럼'을 위해 나도 모르게 가해자 혹은 협력자, 방관자가 되어왔던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은 그래서 큰 의미가 있는 책이다. 유대인학살에 대한 잔혹성을 전하는 것을 넘어 인간 본연의 집단성, 깊은 이면의 잔혹성과 이기심, 또 두려움까지 생각해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는 총, 칼 대신 눈빛으로, 펜으로, 키보드로, 입으로, 그것도 아니면 침묵으로, 누군가에게 가해자나 협력자, 방관자가 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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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주 평범한 평점10점 | s******8 | 2023.03.04 리뷰제목
20세기 중 인류 역사에서 가장 참혹한 사건은 아마 두 번의 세계대전일 것이다. 참호전으로 대표되는 수년 간의 지리하고 끔찍한 첫 번째 전쟁 또한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상처를 남겼지만 2차 대전은 단순히 사상자의 수로만 가늠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다. 광기에 사로잡힌 인종주의자의 지시 하나에 한 민족 전체가 고통을 받았고 나아가 학살당했다. 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전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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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중 인류 역사에서 가장 참혹한 사건은 아마 두 번의 세계대전일 것이다. 참호전으로 대표되는 수년 간의 지리하고 끔찍한 첫 번째 전쟁 또한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상처를 남겼지만 2차 대전은 단순히 사상자의 수로만 가늠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다. 광기에 사로잡힌 인종주의자의 지시 하나에 한 민족 전체가 고통을 받았고 나아가 학살당했다. 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전사'한 것이 아니라 수용소에서, 평화롭던 마을에서,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보내고 있던 집에서 '학살'당한 유대인의 숫자만 하더라도 가늠할 수 없다. 유대인은 대체 어떤 이유로 자신의 민족 수백 만 명이 참살 당하는 만행을 지켜봐야만 했을까. 그리고 이른바 유대인을 '사냥'했던 사람들은 어떤 심정으로 끔찍한 전쟁 범죄를 저질렀을까.

<아주 평범한 사람들>은 어느 한 짧은 순간동안, 유대인 수용소에서도 살아남았던 수많은 유대인들을 '기계적'으로 '학살'했던 전격적인 작전에 얽힌 이야기이다. 유대인 학살에 관한 이야기는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의문과 논란을 낳고 있지만, 저자인 크리스토퍼 브라우닝은 '평범'했던 사람들의 '평범'해진 일상에 주목한다. 폴란드 일대에 거주하던 유대인 수천 명을 단 하루에 모두 몰살시키는 작전에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았던 대원들. 하물며 총 한 자루 들지 않은 민간인을 단순히 상관과 정부, 당의 지시라는 이유로 학살했던 사람들은 과연 '평범한' 사람들이었을까?

초판과 비교하여 보다 현실적이고 '평범한' 일상의 사진들이 추가된 증보판은 그래서인지 더욱 평범하지 않아 보인다. 사진 속에 존재하는 사람들은 유대인이든 독일인이든, 폴란드인이든 모두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람'일 뿐이다. 무엇이 그들은 한쪽은 죽이는 존재, 한쪽은 희생당하는 존재로 만들었을까. 그곳에 인류가 보편적으로 지닌다고 여겨졌던 도덕성과 윤리, 인간적인 가치관은 존재했을까. 때로 '평범'이란 단어는 기괴한 이질감을 낳는다. 우리의 보편적인 상식이 깨어지는 순간. 불과 약 한 세기 전, 유럽의 어느 작은 땅에서 그랬던 것처럼.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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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주 평범한 사람들』 101 예비경찰대대와 유대인 학살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r******7 | 2023.02.27 리뷰제목
크리스토퍼 R. 브라우닝(지음)/ 책과함께(펴냄)                           나는 이 책을 접하기 전에 101 예비경찰 대대에 대해 전혀 몰랐다. 그들은 누구인가? 소속감보다 학살이 더 쉬웠던, 1936년 나치 독일의 하인리히 힘러가 경찰 총수로 임명된 후 독일의 경찰은 일반 경찰과 비밀경찰로 나뉜다. 그들은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을 구체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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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R. 브라우닝(지음)/ 책과함께(펴냄)

 

 

 

 

 

 

 

 

 

 

 

 

 

나는 이 책을 접하기 전에 101 예비경찰 대대에 대해 전혀 몰랐다. 그들은 누구인가? 소속감보다 학살이 더 쉬웠던, 1936년 나치 독일의 하인리히 힘러가 경찰 총수로 임명된 후 독일의 경찰은 일반 경찰과 비밀경찰로 나뉜다. 그들은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을 구체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증거이기도 하다. 폴란드 루블린 구역을 관할하였던 500여 명의 대원들은 무려 8만 3000명의 유대인을 직접 학살하거나 학살에 가담하게 된다. 고작 1여 년의 시간 만에......

 

 

 

 

 

 

 

 

통일 후 동독의 고문서를 연구하게 된 브라우닝은 이들에 대해 대대적인 연구를 했다. 책은 1992년에 초판, 현재 10여 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책에는 한국어판 초판 서문과, 초판 출간 후 논쟁을 정리한 2판의 후기와 이후 연구 성과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읽어보면 놀랍다. 부록에서 101경찰예비대대가 사살. 이송한 유대인의 수를 보면 경악스럽다 ㅜ.ㅜ

 

 

 

 

 

 

 

그들이 처음부터 강력한 살상 무기가 되기 위해 선발된 것이 아닌 점, 지독한 교화 훈련이라든가 강도높은 훈련 없이도 학살자가 되었음에 주목해야 한다. 반유대주의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었지만, 여전히 피부로 와닿지 않는 것은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죽어야 했던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애도의 표현일 것이다...... 책에는 독일을 언급하지만, 이전에 읽은 책들에서 독일뿐 아니라 전 유럽이 유대인을 혐오했던 기록이 있다. 그 혐오의 역사는 성경을 따라 거슬러 올라간다.

 

 

 

 

 

 

 

경찰 예비대의 기록은 유제푸프 학살에서 시작되어 마지막 집단학살인 추수감사제 이전날까지 서술된다. 예비역들 가운데 브루노 프롭스트의 증언을 읽고 충격이었다... 농촌 마을에 투입되어 주민들을 강제 이주 시키는 작업 중에 첫 번째 살인을 경험하게 된다. 성인 남성은 주로 수용소로 보내지고 노약자, 여성을 최종적으로 사살되었다.

 

 

 

 

 

 

 

 

 

 

 

101 예시경찰대대의 구성원을 보면 평균나이 39세로 군대에 가기 나이가 많은 중년의 남자들, 직업은 2% 정도가 약사와 교사였고 나머지는 노동자, 기계 운전사, 식당 종업원 등이었으며 나치당이었다가 재입당한 사람도 있었다. 그들 대부분은 가장 덜 나치화된 지역으로 명성 있던 함부르크 출신이라는 점, 다수는 정치문화적으로 반나치 정서를 갖고 있던 사회 계급 출신이었던 점이 놀랍다. 책 후반부에 또 놀랐던 것은 힘러가 친위대를 뽑을 때 가문의 5대에 걸쳐 유대인의 피가 섞이지 않아야 하고, 대신 예비경찰대대는 1급 혼혈인 (조부모가 모두 유대인인 경우)도 복무가 가능했다고 하니, 결국 유대인이 유대인을 쏘았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이다.

 

 

 

 

 

 

책 중반에 나치의 유대인 말살 정책 최종적 해결로서 죽음의 수용소 운영이 언급된다. 러시아 유대인, 폴란드 유대인 등 각 지역에서 유대인을 이송하는 작업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진 점, 연령이나 질병으로 이송이 어려운 유대인은 그 자리에서 처형되었다. 죽음의 수용소로 이송이 어려운 상황에서 사살조를 통해 집단학살했는데 이때 필요한 인력이 바로, 101 예비경찰 대대였다....

 

 

 

 

 

 

죽음을 눈앞에 둔 유대인 엄마들이 자기의 아기를 껴안고 나오는 장면은 차마, 리뷰에 쓸 수가 없다.... 자신이 죽을 구덩이를 스스로 파고 그 자리에 들어가 총살당한 유대인들, 입구가 이미 죽은 유대인들로 막혀서 시체를 헤치고 들어가야 했던 유대인들을... 깊이 애도하면서 행간에서 호흡을 고르고 다시 읽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경찰의 증언이 일부 달라서, 아기나 어린이는 사살했다, 하지 않았다, 시신을 길에 그대로 방치했다는 등 그들의 증언을 읽으며 일제강점기 난징대학살에서의 조선인들, 일본 내에서도 보복성으로 살해당한 많은 조선인들이 떠올랐다.....

 

 

 

 

 

 

 

 

 

 

 

 

 

 

 

 

 

제복을 입는 순간, 그 집단으로부터 분리되지 않으려는 인간의 본능, 개인의 감정이나 생각할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 상황들. 10%를 제외하고 대부분 학살 집행자가 된 사람들. 전쟁 중에 발생하는 증오심, 전쟁 범죄, 인종 간의 잔학 행위는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사람을 죽이는 일이 '최종 해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충격적인 일이다. 살아남은 생존자들에게는 함께 죽지 않고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자의식, 트라우마가 있다. 반대로 가해자들에겐 어떤 트라우마가 있을까?

 

 

 

 

 

 

 

이 부분은 일본인들에게도 물어보고 싶은 부분이다. 내 나라가 일제강점기라는 겪은 조국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읽었다. 20만 명의 조선의 어린 위안부들이 끌려갔을 때, 반대로 이 시설을 이용한 일본군들 중에도 생존자들이 분명 있을 텐데 이들은 이후 어떤 삶을 살았는지 정말 묻고 싶다. 전쟁 기간 중에는 대집단에서 분리될 수 없는 명령 불복종은 곧 죽음이라는 자의식을 가졌다면, 전쟁이 끝난 후 평범한 삶으로 돌아왔을 때.... 한 가정의 아버지, 남편, 연인, 아들, 오빠로 살았을 때에는 그들에게 일말의 '양심'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는지 죽은 일본군의 무덤이라도 파서 물어보고 싶다.

 

 

 

 

 

 

 

 

악은 평범한 생각으로부터 자라고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행해진다. 이것은 일반적인 현상이지 예외는 아니다 P257

 

 

 

 

 

책 후반에 소위 엘리트 대대들 (학살자 수가 많은 자랑?스러운 대대)들이 유대인을 학살한 그 숫자를 보면 하..... 참.... 할 말을 잃게 된다. 신기한 것은 고도로 세뇌되고 교육된 청년들로 구성된 300번 대대보다 살인의 강제성을 부여받지 않고 전문적인 교육이 없었던 101 경찰 대대의 학살 기록의 숫자가 더 많다는 점이다.....

 

 

 

 

 

설명은 변명이 아니며, 이해는 결코 용서가 아니다!!! 당시 결찰 예비 대대와 같은 조건에 놓인다면, 우리도 그들처럼 잔인한 학살자가 될 수 있는가 책은 묻고 있다. 권위에 대한 복종, 극우가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는 요즘 정말 각급 학교 도서관에 비치하고, 기성세대와 학생들이 함께 읽고 토론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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