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는 중입니다, 이 결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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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는 중입니다, 이 결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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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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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에세이 살아남는 중입니다, 이 결혼에서 평점10점 | m*****i | 2022.11.07 리뷰제목
에세이 살아남는 중입니다, 이 결혼에서 박진서 지음, 앵글북스     사랑과 결혼 그리고 삶이 던지는 문제의 해답을 찾아가는 기록 <살아남는 중입니다, 이 결혼에서> 제목에서 끌렸다. 결혼에서 살아남는 중이라니. 도대체 어떤 삶이기에 이런 표현을 썼을까 싶었다. 부부의 세계? 사랑과 전쟁 같은 스펙타클한 내용일까?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읽게 된 에세이책이다. '자식으로
리뷰제목

에세이 살아남는 중입니다, 이 결혼에서
박진서 지음, 앵글북스

 


 

사랑과 결혼 그리고 삶이 던지는 문제의 해답을 찾아가는 기록
<살아남는 중입니다, 이 결혼에서>

제목에서 끌렸다. 결혼에서 살아남는 중이라니. 도대체 어떤 삶이기에 이런 표현을 썼을까 싶었다.
부부의 세계? 사랑과 전쟁 같은 스펙타클한 내용일까?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읽게 된 에세이책이다.
'자식으로 얽매이지 않은 관계,
남녀 간에 느낄 수 있는 사랑의 감정이 희미해진 관계,
물질적인 필요를 충족해주지 못하는 관계,
그런 관계에서도 결혼이란 책무를 끝까지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성깔 더러운 여자, 제 잘난 맛에 사는 여자,
남편으로부터 비롯된 자신의 삶을 지긋지긋해하는 여자.
이런 여자가 왜 여태껏 남편을 떠나지 않고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결혼이란 무엇일까.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도록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함께 할 것을 약속하는 게 결혼이다. 다들 핑크빛 인생을 꿈꾸며 결혼을 한다.
하지만 인생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다. 요즘은 결혼해도 조금만 안맞으면, 안맞다 싶으면 바로 이혼하는 세상이다.
이 책에서처럼 결혼 후 생각지도 못한 고난이 다가온다면? 다들 어떤 선택을 할까?
저자는 삼개월만에 결혼을 했고 첫 데이트 때부터 남편의 시력이 좋지 않음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저 야맹증이라 여겼던 게 실명한 연예인과 비슷함을 인지하고 병원에 가니 망막 색소 변성증이며,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되는 병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저자는 불임 진단을 받고, 원치 않는 빚을 지게 되고, 남편은 시각장애인이 되고..그것도 결혼한 지 삼 년 내에 생긴 일이라니
얼마나 청천벽력같고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었을지 상상도 안간다. 저자는 속이 곪아들어갔다.
하지만 저자의 남편은 마치 당사자가 아니란 듯 일상생활을 그대로 하며 오히려 더 활동적으로 취미활동까지 했다고 한다.
저자는 두려움과 불안이 스트레스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유전 같다는 말이 나오지만 저자에게도 병이 찾아온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되니 주변에서는 위로한답시고 한마디씩 조언 같은 말들을 하는데 정작 그것은 무례한 것이라고 말한다.
가끔 친하기에 선 넘는 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 말이 의도가 어찌됐든 듣는 상대에겐 상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많이 공감됐는데, 말하는 게 제일 어려운 것 같다. 저자도 욕쟁이할머니처럼 화병난 마음을 마구 분출했지만 오히려 몸이 아파짐을 느끼고 화를 내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한다.
 

 

'결혼을 하고 이제야 몸과 마음이 편안한 세상을 만나는가 했는데, 또다시 암흑 속에 갇혔다. 이 결혼이 끝없는불행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돼서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는지 모른다. 실은 그렇게까지 남편을 미워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결혼 후의 삶이 결코 평탄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내 불행의 전부가 남편 때문만은 아니었으므로.'
저자말처럼 남편의 무한 긍정적인 성격이 어두운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져서 더 화가 났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심정이 오죽했을까도 싶다. 저자 역시 그 심정을 이해하게 되면서
지금껏 왜 부정적인 것만을 생각하며 스스로를 괴롭혀왔는지 깨닫고 상황이 변하지 않는다면 생각을 바꿔야함을 깨닫는다.
별일 없는 일상에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블로그에 자신의 솔직한 상황과 감정을 쓰고는 공감과 위안을 받고 치유됨을 느낀다.
그간 혼자 끙끙 앓아왔던 것들을 글쓰기로 털어내며 피드백까지 받으니 심리치료나 다름 없는 것일 터. 저자의 변화는 심리치료에 나오는 방법과 일치한다. 하지만 저자의 입장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기까진 너무 고되지 않았을까 싶다.
'행복의 조건이라는 말은 애초에 생겨나지 말았어야 했다. 행복의 조건, 행복하게 사는 법 따위를 궁금해해서 무엇 하나? 저마다 처한 환경이나 추구하는 삶이 다를진대 어떻게 행복을 일정한 틀 안에서 규정지을 수 있을까? 이처럼 쉽게 허물어져 버리거나 풀어져 버리는 게 인간의 마음인 것을.'
결혼 후 고난과 시련을 맞이해서 곪아들어갔지만 결국 자신의 선택임을 인정하고 남과의 비교를 하며 스스로를 깎아먹어갔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나의 가치는 무엇인지를 알아간다. 욕심을 버리고 비워간다. 해탈해가는 것 같기도, 체념한 것 같아보이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을 찾고 사랑하는 길을 찾은 것이다.
읽고 나니 고난과 역경은 마음에서 만들어내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누구나 어떤 일이 닥칠 지 알 수 없는 건 매한가지니까. 슬퍼만 하기엔 너무 짧은 인생이다. 인생 선배에게 배워간다. 그리고 응원하게 된다. 지금까지도 잘 해왔고, 앞으로 더 행복하기를. 나 역시 그러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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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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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살아남는 중입니다, 이 결혼에서 평점10점 | w********0 | 2022.11.17 리뷰제목
단 하나의 고난도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고난이 중첩되어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기독교의 욥처럼 삶이 무너질만한 고난을 복합적으로 겪게 된 분이 있습니다. 박진서 작가님은 불임과 부동산 빚, 남편의 시각장애 판정과 자신의 자율신경 실조증 투병까지 감당하기 힘든 여러 일들을 온몸으로 받아내었습니다. 도무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 상
리뷰제목

 

단 하나의 고난도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고난이 중첩되어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기독교의 욥처럼 삶이 무너질만한 고난을 복합적으로 겪게 된 분이 있습니다. 박진서 작가님은 불임과 부동산 빚, 남편의 시각장애 판정과 자신의 자율신경 실조증 투병까지 감당하기 힘든 여러 일들을 온몸으로 받아내었습니다. 도무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 상황인데, 결국 작가님은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되었을까요?
 
누구나 결혼 후엔 장밋빛 미래를 꿈꾸게 됩니다. 특별히 결혼에 대한 로망이 없던 사람이라도 그러합니다. 콩떡같은 아이들과 도란도란한 집, 열기 전부터 음식 냄새가 나는 현관문, 그런 것들이 뭐 그리 대단한 소망은 아니지 않습니까?
 
저자는 결혼 후 남편의 망막 색소 변성증 판정을 받게 됩니다. 엎친데 덮친 겪으로 남편의 지인으로부터 구입한 부동산이 빚이 되었고, 인생의 기로에서 여러번 실패처럼 보이는 선택들을 하게 됩니다. 병원에선 불임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자신마저도 고통스러운 질병을 안고 살게 됩니다. 도대체 어디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우리는 이런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야 할까부터 생각하게 됩니다. 마치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같은 마인드로 인생을 보는 것이지요. 문제를 풀어야 다음 학교로 진학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놀랍게도 저자는 인생을 살아냅니다. 질병을 이겨내고 불임을 극복하고 빚을 갚아 돈방석에 오르는 삶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내는 인생을 삽니다. 한 번도 이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꼭 문제를 풀지 않아도 문제와 함께 살아갈 수 있으며, 내가 문제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실제론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자의 상황을 본 주변인물들은 무례한 말들을 쏟아냅니다. 그들 입장에선 걱정이 되어 하는 말이겠지만, 안마시술소를 열어보라느니 뭐라도 해보라느니 갖가지 말들을 보태어 피곤한 인생을 더 괴롭게 합니다. 저자가 미디어를 통해, 또 주변을 통해 보는 세상을 참 달콤하게만 보입니다. 나에게 있는 어려움이 없는 가정, 내가 갖고 싶은 것을 이미 가지고 있는 다른 여자, 결국 문제 그 자체보다 주변의 관계와 내 안의 비교의식이 더 큰 괴로움과 두려움을 안겨다 주게 됩니다.
 
저자는 수많은 고통을 거치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는 법을 배워갑니다. 나는 나일 뿐이며, 다른 누구가 아니고, 인생에는 정답이 없으며, 행복은 누군가와 비교를 통해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결정하는 것임을 깨달아 갑니다.
 
미래의 무엇을 목표로 해서가 아니라 그저 오늘을 스스로 가치있게 살아내는 것, 내가 주도적으로 행복하기로 선택하는 것, 남에게서 답을 찾지 않는 것, 인류 역사상 딱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인생을 사는 것, 저자는 그 길을 걸어갑니다.
 
이 책을 읽으며 결말이 아닌 과정 자체를 살아내는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결과를 향해 달려가는 삶이 아닌, 매순간 현재를 사는 것,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십년 후에도 그날의 현재를 살아가는 것, 어쩌면 진정한 삶은 거기서 시작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삶의 고난 앞에 휘청이고, 답 없는 현실에서 무기력에 시달리고 있는 모든 분들께 이 책, 살아남는 중입니다, 이 결혼에서 를 추천드립니다. 이 책 역시 모두에게 정답이 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분들께, 우리보다 먼저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 있는 인생 선배의 발버둥을 보며 불확실한 다음 걸음에 대한 가이드를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 힘을 내어 나의 삶을 살아갑시다. 각자에게 펼쳐진 하루는 다를지라도 우리는 모두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서로 다른 위치에서 힘을 내어 오늘을 사는 여러분의 인생을 축복합니다.

 




 

본 리뷰는 문화충전200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살아남는중입니다_이결혼에서 #에세이 #앵글북스 #김선영 #휴먼에세이 #문화충전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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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에세이#살아남는 중입니다, 이 결혼에서 평점10점 | s********k | 2022.11.07 리뷰제목
살아남는 중입니다 이 결혼에서 사랑과 결혼 그리고 삶이 던지는 문제의 해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이 책에서 풀어가고 있다.여자로 아내로 살아가는 힘든 여정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만난지 석달 만에 초고속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결혼 17년차 수많은 사연이 그들을 기다릴 줄이야 자연임신이 되지않고 선배의 말에 학원을 차렸으나 허가가 나지 않아 문을 닫았고 설상가상으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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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는 중입니다 이 결혼에서 사랑과 결혼 그리고 삶이 던지는 문제의 해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이 책에서 풀어가고 있다.여자로 아내로 살아가는 힘든 여정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만난지 석달 만에 초고속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결혼 17년차 수많은 사연이 그들을 기다릴 줄이야 자연임신이 되지않고 선배의 말에 학원을 차렸으나 허가가 나지 않아 문을 닫았고 설상가상으로 인공수정도 몇번의 실패, 남편은 평소 야맹증으로 시야가 점점 좁아지고 힘든 과정을 겪는다.그리고 망막 색소 변성증으로 진단을 받게 된다.시각장애 4급이라는 판정을 받았다.이 모두가 결혼을 한지 채 삼 년이 안되는 시간동안 벌어진 일이었다.

 

 

힘들게 빚을 갚기 시작한지 십년이 흐르면서 빚도 바닥이 보이고 남편은 점점 시력을 잃어가고 전 재산이라고는 월세 보증금 이천 만원과 차 한 대 산속의 땅이 전부다.그러던 어느날 저자는 자율신경실조증이라는 진단을 받는다.설상가상으로 고통스런 몸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저자의 눈물겨운 삶이 거대한 산을 마주하고 있는 듯하다.외줄 타기같은 결혼 생활을 살아간다.

 

 

남들이 느끼는 평범한 하루는 이들에게는 얼마나 그리워하는 삶인지,이 결혼에서 살아남는 중입니다 가난한 사람은 자유를 모른다는 단어는 또 무엇을 의미 하는가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현실이 발목을 잡고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마음은 갈길을 잃고 화병까지 생겨버렸다.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달라진게 있을까? 쓸모없는 집순이에서 별일없는 일상에 감사를 드린다.

 

 

그래도 좋은 날이 오겠지, 인간은 희망을 품고 사는 존재인가! 시각장애인 남편과 함께 운명공동체를 이루어가는 저자의 삶에 깊은 박수를 보낸다.살아남는 중입니다 이 결혼에서 박진서님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풀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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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살아남는 중입니다, 이 결혼에서] 고난을 이겨내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평점10점 | c*****0 | 2022.12.22 리뷰제목
결혼은 누구에게나 삶 가운데 가장 큰일이다. 신중하고 신중해야 할 일이다. 조건은 사랑이다. 그 조건만 충족되면 나머지 문제는 크게 문제가 될 일이 없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 조건으로 결혼에 성공한다. 그러나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만남이라는 것 이외에 많은 부수적 조건이 따른다. 집안이 문제 될 수도 있고, 조국이 문제 될 수도 있다. 종교도 결혼 조건에 포함될
리뷰제목


 

결혼은 누구에게나 삶 가운데 가장 큰일이다. 신중하고 신중해야 할 일이다. 조건은 사랑이다. 그 조건만 충족되면 나머지 문제는 크게 문제가 될 일이 없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 조건으로 결혼에 성공한다. 그러나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만남이라는 것 이외에 많은 부수적 조건이 따른다. 집안이 문제 될 수도 있고, 조국이 문제 될 수도 있다. 종교도 결혼 조건에 포함될 때는 방해되기도 한다. 집단이나 사회의 문제 이외에도 결혼은 당사자 간의 문제에도 조건이 붙을 수 있다. 개인의 능력, 외모, 신체나 학력, 또는 건강과 성격 등 따질수록 많아지는 게 결혼의 조건이 된다. '사랑'은 이 모든 것을 뛰어넘고, 결혼이 이루어지는 단순한 이유 때문에 위대하다고 한다. 결혼 생활은 이후의 문제다. 잘한 일인지, 잘못된 결혼인지는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문제에 의해 좌우된다.

인간은 인생을 살면서 수없이 많은 문제에 부딪치고 때론 성공으로 기쁨과 행복감을 맛보기도 하지만 때론 실패함으로써 좌절을 겪기도 한다. 불운을 만나고 그 앞에서 속절없이 무릎을 꿇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시간을 되돌리기를 바라고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기도 한다. 그것이 결혼일 때는 일생일대의 큰 문제가 된다. 이 책 『살아남는 중입니다, 이 결혼에서』의 저자 박진서 또한 그랬다. 불임, 예상치 못한 부채, 가난, 남편의 시각장애 그리고 자신의 자율신경 실조증. 이런 연이은 시련의 시작은 ‘결혼’이었기에 그 선택을 후회하고 숨통을 조이는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남몰래 애를 끓였다.

 


 

이처럼 삶의 좌절을 느끼게 된 원인을 생각하다가 잘못된 결혼을 이유로 떠오르면 현대 사회는 자유롭게 '이혼'을 허용한다. 두 사람의 합의만 있으면 법은 두말 할 것도 없이 허락한다. 두 사람의 합의가 없더라도 법적인 조건에 합당하다면 한 사람의 요구만으로 이혼을 허용하기도 한다. 삶에 절망하고 결혼을 이혼을 바꾸는 위기가 찾아왔을 때 저자는 결혼생활을 끝내는 대신 어느 날부턴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자신의 불운을, 그 불운으로 비롯된 고행과 같은 나날을,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폭발과 마음의 소용돌이를 있는 그대로 써 내려갔다. 가까운 사람들에게조차 세밀히 말하기 힘들지만 어디에든 털어놓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속내를 풀어헤쳤다.

저자는 남편과 함께하는 삶을 헌신, 희생이나 사랑 같은 말로 덧칠해 꾸미지 않는다. 혹자의 감상처럼 ‘습자지 하나 걸치지 않은 글쓰기’다. 그렇기에 절망하고 분노하고 자책하고 다시 추스르고 일어서는 현실의 인간, 즉 당신과 나의 모습을 투명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각자의 이유로 불행한 우리 모두가 저자의 글에 공명하며 위로받게 된다. 이 책은 우리 모두가 꿈꾸지만, 늘 무지개처럼 잡을 수 없는 것으로 여기는 행복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독자들은 저자와 함께 울고 웃으며 어쩌면 저마다의 인생이 던지는 문제를 풀어나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이 책에서 기대한다.

 


 

남자나 여자나 모두 결혼을 한 뒤 연이어 고난을 맞게 된다면 어떻게 할까? 대부분은 결혼이 잘못되어 고난을 겪게 된다고 생각하면 아낌없이 결혼을 버린다. 이혼의 이유를 묻는다면 '성격의 차이'로 혼인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이다. 정말 그럴까? 크든 작든 수많은 문제들이 엉켜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일생일대의 큰일인 결혼 생활을 포기하기에는 섣부른 판단이 될 것이다. 문제는 불거진 문제가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를 나름대로 신중하고 깊게 생각할 것이다. 이혼을 결심한 사람들은 어떤 이유든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아니면 운명으로 받아들인다는 말밖에 할 말이 더 있을까? 저자는 결혼생활 내내 고민하고 괴로워하면서도 남편 곁을 떠나지 못했다. 자신도 그 이유를 잘 알지 못한 채.

책에 따르면 결혼 후 혹시나 하고 찾은 병원에서 생각지도 못한 불임 판정을 받았고, 두 차례에 걸쳐 큰 빚을 지게 되었으며, 남편이 시력을 서서히 잃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부채 청산을 위해 매일을 치열하게 살았지만, 어느 날 이유 없이 끔찍한 통증에 시달리다가 저자 자신도 자율신경 실조증(자율신경계 이상으로 통증, 현기증, 피로 등 이상 자각 증상을 느끼는 질환)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감당하기 어려운 고난이 한꺼번에 닥쳐온다면, 도저히 두 사람이 함께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판단이 서면 보통은 이혼을 생각할 것이다. 사랑해서 결혼했든 또 다른 이유가 있어 결혼했든 말이다.

 

 

고난을 맞은 사람들은 “내가 어쩌다 이렇게 살고 있을까?”란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에게 질문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많은 경우 스스로를 책망하고 자기 선택을 후회하거나 탓하고 원망할 사람을 찾기도 한다. 반면에 상대에게서 잘못을 찾아내고 자신의 잘못은 못 보거나 안 보거나이다. 못 봤든 안 봤든은 문제가 되지 않을 상황이 된다. 저자 역시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속앓이를 했다고 한다. 절친한 친구가 눈물을 보이며 “아까운 친구”라며 안타까워할 때, 저자 스스로도 공부도 잘하고 외모도 출중해서 한때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아이였던 자신을, 자신의 인생을 아까워했다고 털어놓는다.

한때 저자는 TV에서 방영되는 〈효리네 민박〉과 같은 삶을 깊이 갈망하며 환경적 제약에 낙담했다. 그러다 자신의 낡고 허름한 아파트 베란다에서 창밖을 내려다보며 전원생활의 한 순간을 맛보는 듯한 평안을 느끼고 ‘효리처럼’이라는 열망을 잠재웠다. 저자는 말한다. 열망이 사라진 자리엔 깊은 상실감과 허탈함이 남기도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이 꿈꾸는 삶과 살아내야 하는 삶 사이의 간극을 아프지만 조금씩 좁혀나갈 수 있다고.

 


 

저자의 말대로 어쩌면 행복이라는 개념이 과대평가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행복의 조건’이라는 말도 사실 실체가 없다. 톨스토이는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라고 말했지만, 행복도 불행도 그 기준은 천 명의 사람에게 천 개로 갈릴 수 있다. 삶에 대한 생각,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면 행복은 그리 찾기 어려운 것도 아닌 것이다. 불친절한 삶에도 저마다의 행복은 숨어 있기 마련이니까.

저자는 허탈함, 원망, 결혼생활에 대한 회의를 되짚는 사이 자신만의 행복과 작은 희망을 다시 발견한다. 그렇게 스스로를 보듬고 치유하면서 깨닫게 된다. 인생이 기대를 배반하는 불운을 떠안겨도 불행하지 않게 살 수 있음을. 젊은 시절 한때 빛나지 않은 이가 어디 있으며, 또 누군들 지나온 자신의 인생이 아깝지 않을까? 저자는 이렇게 반문하며 현재의 삶을 다른 누구에 의해서가 아닌, 주어진 운명도 아닌, 자신이 만들어낸 것으로 받아들인다.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살아가기를 택한 것이다. 불운이 덮친 삶을 온몸으로 부딪으며 버텨왔기에, 오랜 시간 동안의 통렬한 반성과 성찰을 해왔기에, 그리고 이런 저자가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이기에, 체념과 해탈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말들은 뜬구름 잡는 철학이 아닌 현실적 경험의 공유로 느껴진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그 울림이 미치는 깊이와 너비는 다를지라도 말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단번에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은 고단한 일상이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부부가 함께하는 의미를 찾고 진정한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며, 고난 앞에서도 절망이 아닌 희망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천천히 가더라도 멈추지 않고 계속 걸어가야 하는 게 인생이다. 우리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삶의 트랙 위에 서야 하고, 내일 무너진다 해도 오늘은 일어나야 한다. 때로 자기 앞에 놓인 이런 삶을 살아내기가 버거운 우리에게 이 책은 공감과 용기를 불러일으키며 생생한 위로를 전할 것이다.

 

저자 : 박진서

 

어릴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다. 대학 졸업 후 모 국가기관에서 근무하던 중 문예 창작과에 편입하여 잠시 주류 문학을 맛보기도 했다. 그동안 많은 직업을 거쳐왔지만 글쓰기는 늘 돌아가고 싶은 고향 같은 것이었다. 더 젊은 날엔 글도 삶도 고통스럽게 해결해야 할 숙제로 여겼으나 지금은 답을 미리 알아버린 사람처럼 여유를 부릴 줄도 안다. 먼 길을 돌아 다시 고향에 온 듯, 이제는 편안한 마음으로 글쓰기와 소소한 밥벌이를 이어가고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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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살아남는 중입니다, 이 결혼에서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k*******2 | 2022.11.27 리뷰제목
자식으로 얽매이지 않은 관계, 남녀 간에 느낄 수 있는 사랑의 감정이 희미해진 관계, 물질적인 필요를 충족해주지 못하는 관계.... 그런 관계에서도 결혼이라는 책무를 끝까지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성깔 더러운 여자, 제 잘난 맛에 사는 여자, 남편으로부터 비롯된 삶을 지긋지긋해하는 여자. 이런 여자가 왜 여태껏 남편을 떠나지 않고 결혼생활을 유
리뷰제목

 

자식으로 얽매이지 않은 관계,

남녀 간에 느낄 수 있는 사랑의 감정이 희미해진 관계,

물질적인 필요를 충족해주지 못하는 관계....

그런 관계에서도 결혼이라는 책무를

끝까지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성깔 더러운 여자, 제 잘난 맛에 사는 여자,

남편으로부터 비롯된 삶을 지긋지긋해하는 여자.

이런 여자가 왜 여태껏 남편을 떠나지 않고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6-)

 

 

"극빈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몰라. 배부른 자들만 자유를 안다."

 

별 시답지 않은 말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엔 가볍게 콧방귀를 뀌며 비웃어주었다. 부와 권력을 가진 자들의 궤변을 한 두번 들은 것도 아니었으므로, 하지만 가벼이 웃어넘기려던 입꼬리가 끝내 바르르 떨렸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정곡을 찔린 듯 갑자기 호홉이 '흡' 하고 멈춰진 이유는 또 무엇이었을까?

그 사람의 말은 맞는다.

가난하면 자유를 모른다. 그런 걸 느낄 겨를이 없다.

그 사람의 말은 틀리다.

가난하다고 자유의 필요성까지 모르는 건 아니다. 오히려 더 깊이 갈망한다.

나는 늘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몸의 자유, 생각의 자유를 원했다. (-58-)

 

 

남편이 간단한 요리 하나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두 시간, 길게는 세 시간이 넘어갈 때도 있었다.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 다 쏟아부어야 했다. 그런 걸 잘 알기 때문에 나는 웬만하면 불만 없이 감사하게 먹었다.

내가 블로그에 올릴 소설을 쓰는 작업에 뒤늦은 열정을 불태우고 있을 때는 남편의 도움을 톡톡히 받기도 했다. (-113-)

 

 

"우리가 세계 평화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요?"

마더 테레사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집에 돌아가 가족을 사랑해주세요."

나도 자주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먼 곳의 불쌍한 사람을 안쓰러워하기보단 내 주변의 사람을 챙기는 게 우선 아닐까. 내 가장 가까운 사람을 지키고 돌볼 수 있어야 먼 곳의 다른 이도 도울 수 있는 것 아닐까.(-178-)

 

 

편안하고 행복한 삶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주요한 것은 그 무엇에든 섣부른 탐욕을 부리지 않으려는 마음이 아닐까요. 천천히 가려는 호홉 조절이고, 스스로의 의식을 잘 통제해서 보다 현명한 선택을 해나가려는 순간순간의 발자취이겠지요. 제 몸과 마음을 그저 인생의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하고 싶습니다. 제 하루하루를 애쓰지 않으면서 꾸준한 삶, 무리하지 않으면서 조금씩 나아가는 삶이길 바랍니다. (-218-)

 

 

이혼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남자와 이혼을 선택할 수 있는 이유가 결혼을 유지할 이유보다 더 많은 여자, 둘은 서로 만났고, 일사천리에 결혼하게 된다. 그리고 운명적인 불행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여자의 입장에선, 남편의 불운과 ,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운명이 탐탁지 못할 수 있었다. 결혼 후 부자가 되거나 출세까진 아니더라고, 남편을 사랑하고, 아이와 함께 오손도손 살아가는 평범한 가정을 원했을 것이다. 미혼일 땐, 키크고 예쁘고, 공부잘했던 여자는 결혼 후, 바뀌고 말았다. 인싸에서, 아싸가 된 것이었다.

 

 

결혼 후 알게 된다. 남편은 점점 더 시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수학강사였던 남편은 성실한 가정이었지만, 시력을 점점 더 잃어가는 망막이상으로 인해서, 삶과 경제적 여유가 동시에 추락하고 말았다. 수학강사로서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지게 된다. 빚으로 채워진 삶, 빈곤으로 살아가는 두 사람에게, 아이는 없었다. 즉 남편의 정자 이상으로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운명은 그렇게 가혹하게 다가온다. 자신의 삶의 굴레가 서서히 추락하는 기분이 들 수 있다. 아내는 남편을 사랑할 이유가 없었고, 떠날 수 있는 조건과 상황도 충분했다. 하지만 여자는 떠나지 않는다. 그리고 부부는 살아남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다. 이 책은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위로와 치유를 느낄 수 있으며, 막막한 상황, 최악의 순간, 힘든 상황에서 ,견디고, 버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과거보다 풍족하지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우리의 삶에서 ,노후 문제, 자녀 문제,경제적 문제가 삶의 중요한 원칙이 되고 있다.그런 과정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사랑보다 더 소중한 것이 무엇이며, 결혼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 저자의 삶의 가치관과 신념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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