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
다케우치 요우/윤정희
더디퍼런스/2023.2.15.
sanbaram
사회학은 범위가 넓다고 할 수 있다. 그 추구하는 방향도 다양하다는 것도 특징이다. 그렇기에 사회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여러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한다.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은 사회학을 이해하는데 기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을 다루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저자 개인이 선정한 책이기에 객관적이라기보다는 주관적인 선택이라 생각된다. 그렇지만 오랫동안 사회학을 공부하고 강의해 온 사람의 견해기 때문에 충분히 참고할 만한 책들이라 생각된다. 저자 다케우치 요우는 교토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하고 교토대 박사이며 전공은 역사사회학이다. 교토대학교수를 거쳐 현재 간사이대학교 문학부 교수와 교토대 명예교수로 있다. 저서로 <대학이라는 병-도쿄대 분란과 교수군상>, <마루야마 마사오의 시대-대학지식인 저널리즘> <교양주의의 몰락-변화하고 있는 엘리트 학생문화> 등 다수가 있다.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에서 책을 선정한 기준에 대해 저자는 “30권을 선정하면서 세상의 평판도 고려했지만 최종적으로는 필자 자신의 흥미를 우선으로 삼았다.(p.9)”고 했다. 아무리 세상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해도 필자가 재미있게 읽은 경험이 없으면 독자에게 그 책의 재미를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전체를 7개 주제로 나누어 사회학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시작되고 발전되어 왔는지, 지역이나 문화에 따라 어떤 변화를 거쳤으며 문화를 반영했는지, 그리고 학문으로서 사회학은 어떠했는지에 대해 선정된 책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말한다. 사회학은 지금까지의 삶을 통해 거쳐 온 세계를 사회학의 시야로 다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한다. 또 동시에 사회학 공부를 통해 의식도 바뀐다. 이 바뀐 의식은 다른 많은 학문 분야에서 경험하는 것보다도 인간 존재에 있어서 그 의미가 크다. 왜냐하면 사회학에 의한 의식 변용은 그것을 받아들인 개인의 정신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공산당 선언>은 ‘공산주의자 동맹’의 강령이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에 의해 기초된 것이나 실질적으로는 마르크스가 쓴 책이다.(p.58)” 공산당 선언에서는 ‘지배층이여, 공산주의혁명 앞에서 전율하라. 혁명에서 프롤레타리아가 잃을 것은 쇠사슬뿐이며 획득할 것은 세계이다.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고 외친다. “베버는 근대 자본주의가 맞닥뜨린 높은 장벽으로 ‘전통주의적인 생활태도’를 들고 있다.(p.65)” 노동의 집약도를 높이기 위해 기획되고 만들어진 고임금은 그 의도와는 다르게 노동의 증대가 아니라 감소를 가져온 경우가 많았다. 베버는 이러한 합리적 경영에 근거한 자본주의를 ‘근대 자본주의’라고 이름 붙였고, 물질적 욕망 충족의 수단밖에 되지 않는 투기적 행태를 ‘천민자본주의’라 불렀다고 설명한다.
“근대사회의 ‘욕망의 병’은 욕망을 충족할 수 없이 일어나는 애태움이 아니다. 충족했다고 생각한 순간 욕망은 다시 저쪽으로 멀리 달아난다. 욕망이 신기루처럼 끝없이 진행되는 것이다.(p.41)” 그러나 문명화의 원동력인 타인에 대한 배려는 외적 강제에서 자기 억제라는 내적 강제로 바뀌면서 마음의 상태가 급격하게 달라진다. ‘초자아’라고 하는 충동 감시 장치가 내면에 군림하게 되고, 이것을 위반하게 되면 죄의식과 수치를 느끼게 된다. 의식적인 자기 억제에서 무의식적인 제어가 일어나는 것이다. 귀족은 시민 계급이 자신들을 모방하면서 뒤쫓자 보다 더 고급스러운 태도와 취미를 끊임없이 만들어나갔다. 중류 계급 역시 하류계급에 비해 문명화된 행동을 추구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했다. 이렇게 해서 문명화는 광범위하게 퍼져나갔다고 한다. 학교에서 교육되는 것은 문화일반이 아니라 이러한 정통문화이다. 상류계급의 자녀는 가정에서 정통적 문화 능력을 물려받는다. 가정의 문화자본은 문화자본이 제도화된 형태인 학력 자본으로 변환된다. 게다가 학력자본은 사회적 지위로 바뀌어 경제적 이익도 낳는다.
“19세기 말부터 사회복지국가 시대가 되자 국가와 시민사회는 다시 융합되기 시작했다. 시민적 공공권의 기반이던 시민사회와 국가의 분리에 역작용이 일어난 것이다.(p.85)” 사회복지 정책 등에 의해 국가가 시민사회에 적극적으로 간섭하기 시작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 시스템의 확장으로 기업이 사회보험과 서비스의 주체가 되면서 국가 기능이 민간기관으로 위양되었다. 따라서 시민적 공공성의 기반이 붕괴되어 갔다. 장 보드리아르의 <소비의 사회> 책에서는 ‘사물(오브제)’이라는 말이 빈번하게 나오는데 사물을 ‘물체’와 구별하기 위해서 라고 한다. ‘물체’의 소비는 물건의 기능과 효용에 의한 사용이고 ‘사물’의 소비는 사회적 지위 등을 과시하기 위해 혹은 자신감이나 행복, 아름다운 분위기에 빠지기 위해 기호적으로 소비하는 것이다. 물체는 기호 내용이고, 사물은 기호 표현인 것이라고 설명한다. “사람들은 사물을 그 사용 가치에 따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타인과 구별하는 기호로 소비한다.(p.123)”고 말한다.
피터 버거와 토머스 루크먼의 저서 <실제의 사회적 구성>에서 말하는 “변증법은 ‘외화’, ‘대상화’, ‘내재화’의 세 가지로 설명된다.(P.200)” ‘외화’는 인간이 활동함으로써 세계가 움직이고 자기를 실현해가는 과정을 말한다. 인간을 두고 본능이 고장 난 결함동물이라 하듯이 미리 준비된 능력으로는 자연환경에서 살아가기 어렵다. 스스로 안정된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인간의 환경에 대한 행동이 외화이다. ‘대상화(객체화)’는 외화에 의해 창조된 사물이 그것을 만든 당사자와도 다른 것이고, 당사자의 외부에 존재하는 가설이 되는 과정을 말한다. 전통적인 사회학 용어로 말하자면 제도화 인 것이다. ‘내재화’는 이러한 대상화(객관화)된 제도를 의식 속으로 집어넣어 주관적인 현실로 만드는 움직임을 말한다. 내재화가 객관적으로도 타당하고 주관적으로도 이해할 수 있게 표현된 것이 종교와 깊은 정당화 장치이다.
“학교를 통해 사람들은 경제 성장을 지향하는 소비사회로의 입회를 준비한다. 의사와 교육, 교통 등의 전문직 서비스를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여 전문적 서비스 사회의 수익자가 될 준비를 한다. 이것이 학교화 된 사회이다.(P.219)” 교육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학교화 되는 것이다. 여성은 자궁이라는 재생산 수단을 갖고 있으나 그것이 육체적으로 여성에게 귀속된다 해서 ‘소유’까지 의미하지 않는다. 가부장제는 전적으로 그 자궁이라는 재생산 수단을 지배하려 하고 컨트롤하려 한다. 여성이 자신의 신체에 관해 무지하게 놔두고, 그 관리를 남성에게 맡겨 여성한테서 피임과 생식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빼앗는 것이 재생산지배계급의 의도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봉쇄된 인간관계 속에서 바다 저편에서 온 패러다임과 선인의 유훈을 말없이 지키고, 만일 상대가 어떤 위화감을 품으면 스스로 자신이 잘못했다면서 부지런히 기존의 것에 자신을 맞추려고 하는 것이다.(P.272)” 만일 이렇게 할 수 있으면 과학자로서 낙제라는 사회적인 낙인이 찍혔다. 인문, 사회과학이 속세와 떨어진 것처럼 여겨지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학자유의의 인지가 생활인의 실천 논리와 동떨어진, 그야말로 이론적 이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좁고 험난한 길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마치 다른 사람과 사회를 겉모습부터 인식하는 것처럼 자기 자신과 인식의 틀을 철저히 객관화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사회학의 정의와 역사 뿐 아니라 사회학에서 추구하는 방향을 인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문학, 철학, 이제는 사회학까지 읽어야할 책이 많다. 나같은 학문 초보는 어떻게 접근 해야할까?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은 그런 입문자에게 하나의 방법을 제시해 준다. 읽기 힘든 책을 필도서라는 이유로만 억지로 읽다보면 몇 장 넘기지 못하고 방치될 확률이 크다. 혹은 DP용이 되어 버리거나. 그런 입문자를 위해 알기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해설서가 필요하다고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사회학 베스트 30권을 뽑아 쓴 입문 해설서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와 인간은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인간 내면을 들여다 볼려면 심리학을 배워야 하듯, 인간 외면을 보기 위해서는 사회학을 배워야 된다는 것을 나는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을 통해 알게 되었다. 저자가 뽑은 30권의 책에는 인간과 사회의 관계적 측면에서 지금까지 인간은 어떤 흐름으로 살아왔는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이를 쉽게 표현하여 알려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특히 계층간의 구조에서의 인간 심리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워서 저자의 추천 책을 담아본다.
개인 기질의 문제라고 생각이 되어 오거나 의식치 못했던 나의 행태들이 모두 사회적 네트워크 확대에 따른 집합적 경향에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면 심리학 만큼이나 재밌는게 사회학이다. 천민자본주의, 야만에서 문명으로, 학력사회, 등 서른 넘어보니 내 경험이 녹아서 이젠 알 것 같은 학문이 되었다. 계급에 나뉜 '취미'는 가히 인상 깊다. 서민계급은 실용과 결부된 '필요' 취미가 이루어진다.(152쪽) 흔한 취미인 독서만 해도 경제적 필요성 면에 구속되지 않은 부르주아제급은 자유롭게 보는데 나같은 서민은 하나라도 더 얻어갈려고 치열하게 보니까말이다.(자기계발서 북계정만 봐도...) 웃픈 현실이다.
-
개인으로만 보면 참 좋은 사람인데 왜 저런 집단(읍읍!)일까 싶을 때 사회학을 결합해서 보면 이해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회학은 늘 비판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관찰하고 조목조목 분석하는 논리의 학문같다. 그리고 그만큼 따라가기 버거운 예리하고 날카로운 관점의 시선들을 사회학자가 내놓은 의견들은 문장 자체도 버겁고, 이해가 빙빙 돌아 제대로 된 것인지 가늠이 안되는 글과 말들에 갇혀 있다.
내가 생각하는 사회학은 적어도 그랬다. 그러나, 나는 학부 전공을 사회과학쪽으로 했고, 석박사 코스를 밟는 동안에도 역시 사회분야를 했기에 사회학이 완전 생소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철학적이고, 그 철학이 고대가 아닌 현대적이며, 그리하여 진보적인 생각과 사상들 속에서 겉으로 보이는 이면의 어떤 면을 정신분석학에서 프로이트가 심리를 파헤지듯 그런 숨은 그림자 찾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다. 그것은 내가 해 온 학문들은 사회과학 내에서도 실용적인 학문에 가까웠기 때문이고, 사회학은 반면에 매우 관념적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어떤가.
사실 이 책이라기 보다, 나는 책을 저술한 다케우치 요우 저자에 주목한다.
그의 책에서 드러나는 집필 의도, 그리고 문체, 서술방식은 사회학을 나같이 생각했거나, 아님 사회학을 나보다 더 생경히 여겼던 이들에게 적절한 방식으로 친절하게 바른 길로 이끌어주기 때문이다.
사회학을 말하면서, 바른 길이라는 표현을 해도 되겠냐 싶겠지만,
학문에는 정도가 어느 정도는 있다고 본다. 수세대에 걸쳐 쌓아온 아카데믹한 업적들을 궤적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니 제대로 이해해가는 것이 독학의 오류에서 그나마 벗어나기 위한 노력일 것이며, 그럴 때는 이런 해설서가 중요하리라 본다.
즉 이 책은 사회학을 위한 입문 '해설서'라고 보면 되겠다.
저자는 머릿말에서 자신이 공부하며 느낀 한계와 장애들이 무엇이었으며, 어떤 순간에 어떻게 돌파가 되었는지, 극복되는 과정을 잠깐 보여준다. 공감들을 많이 할 것 같다. 그러기에 이 책이 의미가 있다.
자신이 헤매고 고생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설서의 유용성을 우리에게 설득시킨다. 그리고 좋은 해설서가 지니는 효과를 알기에 노력한 고민도 서술된다.
그가 30권의 고전들을 선정한 이유에는 , 세간의 평판 못지않게 중요시 한 것이 저자 본인의 관심과 즐거움이라고 들고 있다.
이런 주관이 확실한 저자는 '30권으로 제한하느라 눈물을 머금으며 몇몇을 빼기도 했'다고 하니 그 사이 얼마나 심각하고 신중한 수준으로 우리에게 전달할 고전을 골랐을지, 그리고 고른 고전에 대해 얼마나 정수(엣센스)를 뽑으려 했을지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나레이션이라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나는 이 저자의 책 집필 동기에 박수를 친다. 그리고 감사하고, 이런 이웃의 학자가 펴낸 결과물을 좋은 번역으로 손쉽게 읽을 수 있게 되어 또 다시 감사하고 행복하다.
다케우치 요우가 , 우리에게 사회학이란 무엇인가를 알려주기 위해 피터 버거의 "사회학에의 초대"를 백미로 꼽았다. 그의 책을 제일 첫장으로 삼아 말해주는 부분을 좀 옮겨 보고자 한다.
"만일 아카데믹한 간판이 없다면, 사회학자는 틀림없이 가십에나 열중하며, 열쇠구멍을 살짝 들여다보고,타인의 편지를 읽으며, 서랍을 열어보려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는 인물에 불과하다"
사회학적 호기심은 무엇일까.
샤덴프로이트(타인의 불행을 자신의 위안과 낙으로 삼는다는 뜻을 지닌 독일어 원형의 표현으로서 영어권에서도 쓰이는 말)를 동기로 하는 타인엿보기 취미와는 성격을 달리 한다.
공식적인 견해와 표명의 배후에 있는 구조를 깨달아, 세상이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맛보는 지적 흥분이 사회학적 호기심이라고 말한다.
그렇담 인류학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총,균, 쇠>나 <호모 사피엔스> 이런 책에서 세상을 보는 눈은 사회학이 아닌가 . 인류학이라더니, 그러면 인류학과의 구분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를 마침 동시에 의문 품고 있을 무렵, 저자가 답을 해주었다.
그 부분을 조금 문장을 바꿔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 약술하기 위해 아주 조금 줄이고, 문장을 달리 했다만 원문의 내용은 p.19-20 에 기재되어 있다. 이 부분은 피터버거의 글을 다케우치 요우가 재인용한 것 같다)
"사회학자가 시간을 들여 활동하는 곳은, 자신에게도 사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도 이미 익숙한 경험의 세계다. 이는 전혀 본 적 없는 것과 마쳐쳤을 때 일어나는 흥분이 아니라 이미 익숙한 것의 의미 변형을 알았을 때의 흥분이다.
..지금까지의 삶을 통해 거쳐온 세계를 사회학의 시야로 본다는 것의 매력은, 의식의 변화이며, 다른 타 학문 분야에서 보다 큰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사회학에 의한 의식 변용은 이를 수용한 개인의 정신 전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
즉, 인류학은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 인류의 발자취에서 현재에 이르는 시간 속에서 현재는 경험하지 못한 과거 어느 시기의 세계를 마주쳤을 때, 발견했을 때 느끼는 흥분에 기반한 관심과 연구라면, 사회학은 보다 직접적이고 당면한 , 존재가 익숙한 사회 구조와 현상에 기반한 의미 탐구에 있는 것으로 구별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의식에 끊임없이 다른 관점을 살피게 주의를 주는 학문이 아닌가 한다.
저자에 따르면 그것이 사회학의 매력이고 가치라고 말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사회학자다움' 이라는 표현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한번 읽어보면서, 이 책을 소중히 책상 앞에 앉아 펼치는 시간들을 가져보고 싶은 마음을 글로도 옮겨본다.
"-(사회학을 배움으로써) 아주 조금이라도 편견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행하는 사회적 관여에 조금 더 신중해지고 주의하며, 타인의 사회적 관여에 대해서도 보다 회의적으로 바뀔 것이다. 그 덕분에 사회를 여행하는 중에 타인에 대한 공감이 아주 조금이나마 깊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위 글에서 저자는 어디에 더 집중하고 있을까?
저 인용문에서 "아주 조금" 이라는 부사와 "일지도 모른다"라는 비확정적 서술어를 두고 그는 버거가 그야말로 사회학자다운 태도를 문체로까지 옮겨놓았다고 보는 것 같다. 그런가보다.
나는 사회적 자각, 사회적 인식, 사회적 관점에 대한 중요성을 잘 안다.
그리고 글을 쓸 때에나 책을 읽을 때 , '나, 개인'을 떠나 사회적인 공적 관점을 지녀볼 것이 얼마나 우리 삶을 다르게 보게 하는지를 자주 느낀다.
그리고 사회학 해설서는 나의 시선에만 머물렀을 때, 그리고 고전을 나홀로 읽었을 때, 미처 깨닫지 못한 무지를 점검하는데 활용되기 좋은 참고서가 되어줄 것이다.
나는 책 소개글에 입문자 뿐만 아니라 중급자, 상급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책이라는 글에 가장 많이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과연 그러한 책이라고 말해보고 싶다.
훌륭하나 멀리서만 빛나 보여 압도를 시키는 사회학 고전책애 앞서 그 빛을 눈부시게만 바라보지않게 해주는 좋은 해설서를 만난 기쁨이 , 아마 고전책 원문(번역서 포함)을 읽는 즐거움보다 더 클 수 있는 문외한의 입장에서 이 책은 매우 반가운 책이라고 진심 생각한다. 가끔 이웃나라에 이렇게 좋은 마음가짐으로 책을 펴주신 분이 계셔서 또한 감사하다. 전해졌음 좋겠다. 오카게 사마데 도모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라고....
<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나의 서평
사회학, 이제는 더 이상 피하지 말자
다케우치 요우,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 더디퍼런스, 2023.
한줄 소감
다양한 책들을 잘 분류하고 솔직한, 가벼한, 중립적인 해설을 더해 잘 담아낸 대중을 위한 사회학 해설서
내용
우선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을 처음 펼치며 인상적이었던 것은 해설서에 대한 언급이었습니다. 해설서를 읽는 것은 원문을 훼손하며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버리는 행위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던 저로서는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을 읽는 것이 조금은 회의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독자가 있을 것을 예상하였는지,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를 사회학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해설서에 대한 저자의 생각으로 시작합니다. 해설서에 대한 장점, 저자가 해설서를 읽으며 시야가 넓어진 경험, 해설서에 대한 저자의 생각 등을 공유합니다. 저도 “들어가며_ 해설서를 권함”을 읽으며 해설서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이 책을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목차를 좀 살펴볼까요?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은 구성 측면에서 훌륭합니다.
제가 사회학과 학부생으로서 거의 매 수업마다 듣는 근본 책들:
피터 버거 『사회학에의 초대』, 에밀 뒤르켐 『자살론』, 칼 마르크스·프리드리히 엥겔스 『공산당 선언』, 막스 베버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미셸 푸코 『감시와 처벌』,
대학교 신입생 필수 교양에 등장하는 최신 사회학 주제를 담고 있는 책들:
울리히 벡 『위험사회』,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대중의 반역』, 마셜 맥루한 『미디어의 이해』, 장 보드리야르 『소비의 사회』
현재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주제(정치, 젠더, MZ)를 담고 있는 책들:
칼 만하임 『보수주의적사고』, 피에르 부르디외 『구별짓기』, 히메오카 츠토무 『가족사회학론집』, 어빙 고프먼 『자아 연출의 사회학』, 폴 윌리스 『학교와 계급 재생산』, 우에노 치즈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앨리 러셀 혹실드 『감정노동』
과 같이 정말 다양한 책들을 총 7장으로 나누어 잘 분류하였습니다.
또한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은 내용 측면에서도 좋은 해설서입니다. 사회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짐멜도 백과사전 같은 종합사회학에 강한 불만”(45쪽)을 갖고 있었듯이 굉장히 가지를 많이 뻗어나갈 수 있는 학문입니다.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은 솔직, 가벼움, 중립적임이라는 세 가지 특징을 띄며 원서를 잘 압축하고 해설을 더해 내용을 잘 담아내었습니다. 저자는 “그러므로 사회학뿐만이 아니라 여러 학문이 갖고 있는 그 고유한 감촉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좋은 입문서를 만나야 한다.”(17쪽)라고 하였는데, 학부생인 제 입장에서는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이 사회학 전공의 좋은 입문서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사회의 모든 것이 뒤섞여 있는 사회학의 특이한 분위기를 잘 담아내었습니다.
대중들에게도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은 좋은 교양서입니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솔직, 가벼움, 중립적임이라는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솔직
사회학을 멋진 말로 포장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 연구 내용들과 학문의 결을 보여주며 설명을 덧붙입니다.
가벼움
“상층에서부터 하층에 이르기까지 탐욕은 끝을 모르고 일어난다. 욕구 수준이 도달할 수 있는 한계보다 훨씬 멀리 있기 때문에 안정을 찾을 수 없다. 그와 같이 흥분된 상상에 비하면 현실은 너무나 무가치하다. 그리하여 마침내는 현실을 버리게 된다. (중략) 새로운 것과 참신한 쾌락과 알려지지 않은 감각에 대한 갈망이 일어나지만, 이런 것들도 일단 익숙해지면 매력을 상실한다. 따라서 그러한 사람은 사소한 실패도 견디지 못하게 된다.”(330쪽) <에밀 뒤르켐의 자살론 (보급판)>(청아출판사, 2019)의 문장입니다.
반면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의 관련 문장은 “뒤르켐에 의해 만들어진 아노미라는 개념은 자살률뿐만 아니라 욕망을 더욱 부채질하는 ‘근대사회의 병으로써 중요한 논점을 제공한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중략) 근대사회의 ‘욕망의 병’은 욕망을 충족할 수 없어 일어나는 애태움이 아니다. 충족했다고 생각한 순간 욕망은 다시 저쪽으로 멀리 달아난다. 욕망이 신기루처럼 끝없이 진행되는 것이다.”(41쪽)입니다. “월급이 얼마나 오르면 만족할 수 있습니까?”와 같은 예시도 함께 나옵니다. 훨씬 이해하기 쉽죠? 각 책마다의 해설이 5장을 넘어가지 않아 마음이 가볍습니다.
중립적임
사회학이 우리가 사는 현실의 사회를 다루는 학문이라서 사회에서 나타나는 여러 갈등과 그 속의 이념에 대하여 다룰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면 사회주의, 페미니즘과 같은 대중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주제들도 사회학이 감싸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학은 이와 같은 주제들에 대하여 옳고 그른지 평가하지 않습니다. 연구 주제일 뿐입니다. 사회학 교수, 학생,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라고 해서 빨갱이, 반동분자가 아닙니다.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는 이런 주제도 평가하지 않고 전달하며 중립적인 서술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인 저자가 쓴 글이라 저자가 일본에서 경험한 상황을 서술한 부분이 꽤 됩니다. “1950년대 고도성장 전야. 당시 필자는 사도가시마의 료츠(지금은 사도시 료츠)라 불리던 어촌의 중학생이었다.”(56쪽) 하지만 이를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일본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음 문장을 더 보여드리겠습니다. “이웃에는 아이가 셋인 중년의 아주머니가 살았다. 그 아주머니는 종종 우리 집에 와서 쌀을 꿔가곤 했다. 어부였던 남편을 사고로 잃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아주머니가 동정에 기대서 살았던 건 아니다.”(56쪽) 우리는 이 장면을 직접 겪지는 않았어도 간접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위와 같은 상황을 한국 문학작품, 시나 소설 등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에서 저자가 덧붙이는 예시나 상황들을 이해하기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의역을 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책을 통해 일본의 사회 모습을 조금 엿볼 수 있는 재미가 있습니다.
참고 출처
작가 소개: yes24, (n.d.),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 yes24-도서소개,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7440341, (검색일 2023.03.07).
도서 소개: yes24, (n.d.), <반드시 읽어야 할 사회학 베스트 30>, yes24-도서소개,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7440341, (검색일 2023.03.07).
문장 인용: 에밀 뒤르켐의 자살론 (보급판), 에밀 뒤르켐 (지은이), 황보종우 (옮긴이), 이시형 (감수), 청아출판사, 2019-08-30,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04923847 (책속에서, 초원), (검색일 2023.03.07).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의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