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리 알려진, 혹은 일부로부터라도 맹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브랜드로부터는 배울 게 있다. 브랜드를 만들고,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도, 브랜드가 내세우는, 내지는 풍기는 메시지에서도. 어떻게 이루었는지와 같은 실용적인 관점도, 가치를 만들어내고, 전파하는 내용에 대한 공감도 모두 배울 수 있는 것들이다. 무엇에서든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넘어 브랜드라는 현대적 현상에는 분명 무언가 다른 게 있다. 브랜드 기획자 김도영은 바로 그, 특별한 브랜드로부터의 배움이라는 소재를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브랜드 자체가 흥미로우니 당연히 흥미로운 이야기이고, 그 브랜드로부터 나오는 이야기가 의미가 있으니 가치가 있다.
열여덟 개의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아니, 소개하고 있다기보다는 그 브랜드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여기에는 자신이 무척 애정하는 브랜드도 있고, 그저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을 브랜드도 있다. 그러나 그는 이 모든 브랜드에서 그 브랜드만의 가치를 찾아내고, 그것이 우리 삶의 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미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니까 놀랍거나, 혹은 부러운 브랜드에 대한 재미있는 뒷이야기에 그치는 게 아니라 브랜드를 내세운 우리 삶의 이야기인 셈이다.
여기의 열여덟 개의 브랜드 가운데 내 삶 속에서 크게 의미있는 브랜드는..., 솔직하게 없다. 네스프레소 정도가 내 삶 속에 들어와 있는 브랜드일 듯하고, 픽사(Pixar)나 프리미어리그 같은 정도나 경험하는 브랜드다. 나는 애플도 이용하지 않으며, TED 강연도 즐기지 않는다. 컨버스(CONVERSE)도 나이키의 조던도 한 번 신어본 적이 없다. 발뮤다(가전제품)는 박균호 씨의 책에서 접한 후로 들여다본 적이 있지만, 그 후로 잊었었고, 나머지 뵈브 클리코(샴페인)니 뱅 앤 울룹슨(오디오)이니, 크리드(향수), 로디아(노트)와 카우스(아트 토이), 리모와(여행 캐리어) 같은 것들은 정말이지 처음 들었거나, 거의 관심이 없었던 것들이다. 그런데 이 브랜드들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도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늘어나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저자 김도영은 에필로그에 자신이 이 책에서 많이 써놓은 말이 무엇인지를 가늠해보았는데, 나는 한 세 번쯤 썼을 것 같은 ‘뾰족한’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브랜드가 세상에 나와 그 이름을 얻고, 가치를 인정받는 데 있어 어떤 ‘뾰족함’ 같은 게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것은 그저 특이함이나, 날카로움이 아니라 남과 다르거나, 비슷하더라도 보다 탁월한 무엇인가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라 받아들였다. 하나의 제품에 자신의 가치를 넣고, 사회적 요구를 담고, 혹은 대중의 감성에 기대고... 사실 이런 것들이 브랜드에서 배울 수 있는 거라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것보다는 나의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가 하는 것을 많이 생각했다.
이 책에 끌린 이유는 사람의 인생이 각자에 따라 다르고 성공하고 성취한 이들의 삶에서는 나름의 배움이 있을 수 있듯, 성공한 브랜드도 각각의 이미지와 스토리를 명료하게 전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유명 브랜드들이 이야기하는 주제가 무얼지 그런 이미지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 어떤 전략이 있었는지도 궁금했고요. 브랜드들 통해 인문학적 감성을 자극할 것만 같은 것도 이 책의 장점이라 여겼습니다.
사실 이런 기대만 있었지 저자의 약력을 보고도 브랜딩이 무언지 브랜드 경험 기획이라는 게 무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본서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그저 브랜드를 만드는 일인가 정도가 다였습니다. 그런 어설픈 독서였지만 본서를 읽으며 저자의 스토리텔링과 깊이 있는 눈길을 따라가며 브랜드를 통한 통찰도 사람에 대한 그것과 다르지 않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브랜드를 들여다 보는 재미의 정점을 디코딩에서 찾고 있습니다. 이 브랜드가 말하고 싶었던 것과 왜 이런 코드로 그 메시지를 전하려 했는지를 이해해 보고 예측해 보는 게 흥미진진하다고 말입니다. 저자는 브랜드를 만든 사람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욕망의 방을 구경해 보는 게 무엇보다 진짜 매력적인 일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소설이나 드라마를 통해 우리는 그러한 과정을 거치기도 합니다. 저는 브랜딩을 하는 사람들이 심리학자나 상담가와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것이 기업으로 대치되었을 뿐 한 대상에 대한 분석과 이해와 통찰을 통해 그 대상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더 나아가게 해주는 일이니까 말입니다.
목차에서 각 장의 제목들을 보면 브랜드를 바라보는 그의 시각이 한 인격의 역사와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시야 같다는 생각도 다들 드실 거라 생각됩니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브랜드에 대한 서술을 따라가다 자신에 대한 성찰에 이르는 것 같은 기묘한 감상이 들기도 합니다. 각 장에 이르는 브랜드들을 통해 한 대상의 서사를 주시하다가 전체 장을 아우르는 통찰이 성찰을 마주하는 경험을 하게 되니 말입니다. 이는 아마도 저자의 깊은 시야와 분석력과 달변이 어우러져 더욱 시너지를 이룬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누가 과연 익숙한 브랜드와 처음 접하는 브랜드를 통해 자성하게 되는 시간을 갖게 되리라 짐작할 수 있을까요. 애플이 테드가 픽사가 조던이 인간을 이해하게 하고 발뮤다가 뵈브 클리코가 포르투 닷이 와사라가 젠틀 몬스터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주리라 기대할 수 있었을까요. 브랜드가 그저 상품을 분류하는 매체가 아니라 하나의 분석과 통찰의 대상일 수 있다는 것을 본서를 통해 깊이깊이 느낄 수 있었고 어느 대상을 통해서라도 인간은 성장하는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감상이 컸습니다.
안테룸 호텔 교토의 장에서 저자가 말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들을 의미 있게 배열하고 이들 간의 성격을 조율해 화음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저자는 잘 조성해낸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여러분의 이야기 속에서 의미 있는 시퀀스가 될 수도 있으리라 조심히 단언해 봅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으로서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런 책이 있다.
마음을 조용히 두드리는 책. 내게 눈을 맞추며 텍스트를 통해 마음을 두드린 후 내 화답을 마치 기다려주는 듯한 책. 그리고 다시 두드리고 두드리며...한번의 강한 두드림이 아니라 지속되는 부드러운 두드림이라서, 그 순간들이 하나의 점이 되어 모이고 모여 마치 모스부호처럼 전달되어 말을 거는 듯한 책.
페이지를 넘기는 수많은 순간, 이 책이 부드럽고 상냥하고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는 동안 여러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고, 또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참 많았다. 그러나 막상 감상을 적으며 한참을 망설이고, 지우고 다시 쓰고, 그러다 다시 지우는 것을 반복하게 되는 이유는 아직 책읽기가 채 끝나지 않은 듯한 느낌때문인 것 같다. 마지막장까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읽었음에도 이 책읽기가 끝나지 않은 듯한 이유는, 텍스트가 남긴 발자취들이 자꾸 그대로 남아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한, 책에서 소개한 영감을 주는 곳 안테룸에 있는 느낌처럼, 책 '브랜드로부터 배웁니다' 를 통해 전해진 그 질문의 순간이 끝이나 체크아웃 하게 되더라도, 그래서 다른 곳에 체크인하게 되는 순간에도 자꾸 되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책과 함께한 순간들이 다른 것들에도 자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답을 해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책을 통해 배운 것들을 자꾸 되짚게 된다.
어떤 브랜드는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어떤 브랜드는 체크아웃이 다시 체크인으로 연결되는 것처럼 시퀀스에 대해 공간에 대해 흐름에 대해 어디에 서있고 어떻게 지나왔는지를 묻고, 또 어떤 브랜드는 나아감에 대해 진취적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브랜드라는 것. 제할 것은 제하고, 깎을 것은 깎아내고 더할 것은 충분히 더하고, 강조할 것은 강조하고, 담을 본질을 충분히 담아, 그리고 형태를 분명하게 하여 완성해나간 무엇. 무형의 정신과 유형의 표현들.
삶이란 '나'라는 브랜드를 완성해나가는 여정이며, 그리고 살아가는 동안 브랜드뿐만 아니라 그 수많은 순간 수많은 것들을 모두 관찰하고 고찰해나가는 과정과 시선을 통해, 마치 책에서 소개한 아줄레주의 한부분 한부분처럼 우리가 자기다움이라는 큰 틀의 한부분을 새겨나가고 있다는 것.
브랜드를 보는 저자의 시선이 따뜻하면서도 깊이있고, 또 삶을 나아가게 하는 존경스러운 태도여서 책 '브랜드로부터 배웁니다'를 읽으며,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작은 연말 시상식처럼 올해 읽은 책들을 나열한 후 올해의 인상깊었던 책들을 뽑게 된다면, 이 책... 2023년이 끝날 무렵의 12월이 되어도 오래도록 생각나는 책이 되겠구나. 정말 그럴 것이다.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가 다양한 브랜드에 대한 관찰 그 자체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넘어 삶의 태도에 대해, 자기다움을 완성해가는 여정에 대해 담백하면서도 깊이있게 풀어내고 있기에. 고찰해볼 계기를 선물해주고 있기에.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있든 없든, 브랜드를 보는 시선이, 다른 것들을 보는 시선들이, 점점 더 깊어질 수 있기에, 그리고 그 순간이 모여 결국 스스로를 관찰하고 많은 것들로부터 배워나가는 태도를 안목을 넓힐 수 있는 의미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에, 꼭 많은 분들이 읽어보실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처럼 브랜드로부터 배웁니다.
사실 많이 딱딱한 책일거라 생각했는데, 18개 브랜드 회사가 잘된이유와 계속 잘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사업을 하면서 고유의 브랜드를 갖는다는 것이 참어렵고 널리 알려지기까지는 더더욱 어렵다는것을 알고 있기에 참 흥미롭게 읽어내려가던 책인다.
생소한 브랜드도 있지만 잘 알려진 네스프레소의 경우에는 제품 포장 부서에서 공학자로 일하던 에릭 파브르가 이탈리아 로마 여행중 에스프레소 내려지는 가정을 보면서 저 커피분말, 오일, 공기, 수분을 한데 모아 적절한 압력을 진공 포장을 하면 에스프레소도 보관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 시초라고 하네요 . 거기에 그치지 않고 커피의 품종도 고메 커피중 최우수 품종만을 골라 엄선해서 만들고 커피분말이나 캡슐등을 재활용하는 등 새로운 점들이 눈에 들어 왔다.
발뮤다의 경우는 정말 본인이 쓰고 싶은 이쁜 곡선의 디자인들을 만들어낸것, 새로운점은 대부분 새로운것에서 무언가를 찾아낸다면 발뮤다는 우리가 흔히 쓰는 제품을 골라 이쁘게 디자인한 것이다. 어찌보면 모험일수 있지만 정말 자신이 있으셧던거 같다.
애플은 고유의 브랜드 언어로 성공을 일구어 냈으며,4장의 TED(Technology, Entertainment,Desi
gn)비공개 콘퍼런스 새로운 스토리텔링이다. 아는것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창출해 내서 성공한다는것 ,
새로운 느낌이였다
픽사의 애니메이션인 토이스토리, 인크레더블, 월-E 이 영화들만 이야기 해도 생생한 생동감들이 그려지죠? 픽사의 직원들은 회의할 때 특이한 습관이 있다고 하네요. 상대방에게 '이해했어요? '는 말이 아닌 '머릿속에 그려져요?'라는 말을 훨씬 많이 쓴다고 하네요.
좋은 생각들은 늘 우리안에 숨쉬고 있다고 합니다. 그걸 직접 들여다 보고 입체적으로 만들어가는 노력은 각자가 해야 되겠죠?
저도 알고 있는 브랜드인 컨버스브랜드
매일 같지만, 매일 다른 새로움의 브랜드! 컨버스가 만들어진 계기, 운동선수들이 즐겨 신고 , 지금은 일반일들까지 즐겨신게된 이유, 브랜드에 담긴 의미등의 내용들이 글에 담겨있다. 흥미롭게 읽어내려갔네요.
젠틀몬스터 선글라스를 처음 접했던 10년이 더 된거 같다. 깔끔한데 특이한 디자인이 눈을끌어 면세점에서 샀었는데 17장에 그 브랜드가 나왔다. 실제의 삶은 젠틀하게 살더라도 내면에 감춰진 몬스터적인 욕망은 표출할수 있도록 해주자는 의미에서 브랜드명이 '젠틀몬스터'였던 것이다. 처음 만들어지면서 성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컨셉으로 홍보하고 브랜드를 알린 젠틀몬스터.
책들을 읽어내려가면서 브랜드란것에 대해 크게 생각을 해 보지 않았었는데, 담겨 있는 의미하나하나가 나에겐 그 브랜드의 문화를 이해해 나가는 느낌이였다.
내가 계획하고 있는 사업이나 구상들은 거대한 것은 아니지만, 나의 생각이 반영된 브랜드들이 만들어진다면 그
곳에 많은 의미가 아닌 내가 하고픈 말을 담은 브랜드를 만들어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멀리 있는곳에서가 아닌 가까운 곳에서 우리는 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그 배움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배움이 되물림된다. 오늘도 그 되물림을 할 수 있는 좋은 책을 만나거 같아 뿌듯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