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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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리뷰 총점 9.0 (14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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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영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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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오두막』100쇄 기념 리커버 특별판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 2017.05.26 리뷰제목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만 해도 나는 이 책을 읽을 준비가 되지 않았던듯 하다. 기독교적 메시지에 강한 거부감을 느꼈으니까. 더디 읽었던 듯 한데, 책에 대한 느낌이 아주 많이 남아있지는 않았다. 다른 스토리는 생각나지 않고, 오두막에서의 불가사의한 일이 있었다는 것 정도였다. 최근 세계사에서 나온 『이브』를 읽고 이 책을 읽게 되면서 예전처럼 거부감을 느끼면 어떡하지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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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만 해도 나는 이 책을 읽을 준비가 되지 않았던듯 하다. 기독교적 메시지에 강한 거부감을 느꼈으니까. 더디 읽었던 듯 한데, 책에 대한 느낌이 아주 많이 남아있지는 않았다. 다른 스토리는 생각나지 않고, 오두막에서의 불가사의한 일이 있었다는 것 정도였다. 최근 세계사에서 나온 『이브』를 읽고 이 책을 읽게 되면서 예전처럼 거부감을 느끼면 어떡하지라는 염려를 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나도 그때보다 나이를 먹었고, 생각하는 바가 달라졌던 때문이리라. 이번 작품은 내면의 나를 발견하는 일이었다. 종교를 갖고 있지 않아도, 무엇을 생각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때는 와닿지 않았던 내용들이 이상하게 마음속 깊이 다가왔다. 『오두막』에서의 메시지 또한 우리가 살아가면서 얻는 많은 일들 속에서 나타난 감정의 한 고리라는 것을 발견하는 일이었다. 나에게 만약 이런 일이 생겼다면 견디지 못했으리라 라는 것. 진정한 용서가 무엇인지, 나를 평안하게 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아울러 진정한 치유는 내가 미워하는 사람를 용서하는 것이다, 라는 메시지를 보며 예전에 보았던 영화 「밀양」을 떠올렸다. 피해자의 가족이 아직 용서를 하지 않았는데, 가해자 스스로 하나님에게 용서를 받았다는 말에 더 상처받았던 주인공의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다. 『오두막』 속에서야 삼위일체, 즉 성부와 성자 성령이 함께 하는 과정에서 가해자를 용서하는 것이었지만, 진정한 용서라는게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어여쁜 딸을 죽음으로 몰고간 사람을 용서한다는 게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미래의 삶을 갉아먹을 암적인 존재가 되는데, 많은 눈물을 흘리고서야 그를 용서했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본 기억이 아직 없다. 하지만 그 아픔이 얼마나 큰지는 이해할 수 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다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는 것을 나는 안다.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했던 맥이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주었다. 그 중에서 한 아이를 잃는 아픔은 어떤 아픔과도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오두막에서 삼위일체를 만나 아버지를 용서했고, 고작 여섯 살의 아이를 유괴 살인한 가해자를 용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소설에서 보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해왔던 하나님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머리가 하얀 남성일 거라는 것과 백인일 거라는 우리의 편견을 깼다. 어느 드라마에서 하얀 나비로 나타났던 절대 존재처럼 소설에서는 흑인으로, 여성으로 나타난 하나님이었다. 예수님의 죽음을 막을 수 없었던 것처럼, 우리 자녀의 죽음도 막을 수 없었다는 그의 말이 인상적으로 남았다. 그 말에 대해 맥처럼 100퍼센트 이해할 수 없지만, 어떡하겠나. 파파가 하시는 일이니.

 

이 책을 다시 읽으며 놀란 건, 어쩌면 이런 스토리를 아이들에게 읽히고자 했던가 이다. 백 마디의 말보다 이처럼 한 권의 소설이 큰 감동을 불러온다는 것을 그는 깨달았던 것일까. 하나님의 말씀과 믿음에 대해서 성경에 적힌대로 말로 했다면 다가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나의 사연을 가지고, 더군다나 사랑하는 아이가 죽고난 뒤 그 절망적인 아픔을 견뎌야 했던 사람의 치유의 과정을 겪는 이야기는 종교를 갖고 있지 않아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아이들에게 하나님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는 것도 드물 것이다. 친절하고도 인간다운, 그럼에도 우리 모두를 사랑하는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이해와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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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힘겨운 감정을 끌어안고 사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치유의 멜로디 평점10점 | i*******3 | 2017.06.12 리뷰제목
이 소설의 주인공 맥의 딸은 살해당한다.딸을 죽인 사람은 어린 아이들만 노리는 연쇄 살인범이다.맥은 딸을 잃은 슬픔, 딸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 딸을 죽인 살인범을 향한 분노와 증오에 잠겨서 죽지 못해 살아간다.그런데 어느 날 알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 우표도 없는 쪽지가 도착한다.딸의 마지막 흔적이었던 피 묻은 빨간 원피스가 발견된 오두막으로 오라는 내용의 쪽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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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주인공 맥의 딸은 살해당한다.

딸을 죽인 사람은 어린 아이들만 노리는 연쇄 살인범이다.

맥은 딸을 잃은 슬픔딸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딸을 죽인 살인범을 향한 분노와 증오에 잠겨서 

죽지 못해 살아간다.

그런데 어느 날 알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우표도 없는 쪽지가 도착한다.

딸의 마지막 흔적이었던 피 묻은 빨간 원피스가 발견된 오두막으로 오라는 내용의 쪽지이다.






여기까지의 오두막을 읽으면마치 서스펜스 장르 소설일 것 같다이후에는 쪽지의 내용을 쫓아 

오두막을 찾아간 맥이 살인범의 흔적을 발견하고살인범과 추격전을 벌이며 딸에 대한 복수를 해야지만

그의 죄책감과 분노가 다 해소될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오두막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가 된다

딸이 살해되었던 오두막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살인범이 아닌,

웬 흑인 여자중동계 남자와 아시아계 여자세 명그들은 자신이 하나님이라고 말한다

사실 맥은그 쪽지에 아내가 하나님을 부르는 호칭인 파파가 보낸 이로 적혀있는 것을 보고 

반쯤은 오두막에 하나님이 있기를 바라며 오기도 했었다

그는 자신이 하나님을 만난다면딸에게 그런 일이 벌어지도록 내버려둔 것에 대해서 

마구 묻고 따질 결의도 가득했었다

그러나 자신이 상상했던 하나님과 너무 다른 파파와 예수님

그리고 사라유”(성령을 나타내고 있다)의 모습에 당황한 맥은 다른 질문들만 늘어놓고

자신의 감정을 폭발 시킬 것 같은그리고 사실은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말들은 최대한 숨기려고 한다.

그래서 소설은 또 생뚱맞게맥이 하나님과 커피를 마시고예수님과 산책을 하거나 

사라유와 정원을 가꾸는 에피소드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런 와중에 맥은 끊임없이 그들과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대화를 나눈다.









살인범에게 딸을 잃어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 차 있는 남자를 주인공으로 삼은 것 치고,

지나치게 평온한 내용 아닌가 싶을지도 모른다

물론 후반으로 가면서 더 극적인 이야기들이 등장하지만,

이 클라이막스까지 오르는 전개들도 시냇물 흐르듯 부드럽다.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기는커녕 자기 자신에게 그 감정을 제대로 인정하기조차 힘들어하는

이 주인공 남성이 책의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드디어 감정을 표출하기 시작했을 때조차도 

분노의 외침은 딱 한 번뿐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이 소설의 의외의 흐름은 나를 자연스럽게 빨아들였고

또한 맥의 분노를 가장 효과적이고 극적으로 해소 시켜주었다

오히려 맥이 살인범을 찾아내어 그에게 시원하게(?) 복수를 했다면 느끼지 못했을 

평안과 따뜻함을 이끌어내었다

윌리엄 폴 영은 폭력적으로 분노를 표출하면서 잠깐 느꼈을 희열을 포기했다

대신평생을 이어질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뻗어나갈 마음의 진정한 평화를 택했다.


오두막> 속의 세계에서는 일어난 사건이 중요하기보다는그것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이 중요했다

그 감정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보다그 감정을 어떻게 풀어내는 지가 중요했다

그리고 그 감정을 함께 정직하게 털어놓고 같이 공감해주며 보듬어 줄관계가 중요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사람에 대한 증오

나의 삶을 결정적으로 바꿔버린 일에 대한 후회,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한 막연한 원망

이런 감정들은 누구나 느껴봤거나느끼고 있거나느낄 것이다

오늘 나에게 주어진 하루의 삶을 어떻게든 살아내기 위해서 

이렇게 버거운 감정들은 마음속에 한 구석에 치워놓고 살고 있을 수많은 보통의 사람들에게 

윌리엄 폴 영의 오두막은 잔잔하게 다가와 획기적으로 삶을 바꾸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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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진정한 용서가 만드는 놀라운 치유의 힘 평점10점 | y*****2 | 2017.05.17 리뷰제목
신작 <이브; http://blog.yes24.com/document/9353752>에서 성서를 독특하게 해석해서 현대를 사는 사람들의 상실감을 치유하는 방법을 제시한 윌리엄 폴 영의 첫 소설 <오두막>을 읽게 되었습니다. 국내에 번역소개된 뒤로 100쇄를 내게 된 것을 기념하여 만든 리커버 특별판이라고 합니다.<오두막>이 세상사람들에게 알려진 과정이 참 독특하다고 합니다. 미국의 작은 웹회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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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이브; http://blog.yes24.com/document/9353752>에서 성서를 독특하게 해석해서 현대를 사는 사람들의 상실감을 치유하는 방법을 제시한 윌리엄 폴 영의 첫 소설 <오두막>을 읽게 되었습니다. 국내에 번역소개된 뒤로 100쇄를 내게 된 것을 기념하여 만든 리커버 특별판이라고 합니다.


<오두막>이 세상사람들에게 알려진 과정이 참 독특하다고 합니다. 미국의 작은 웹회사에 근무하던 저자가 파산에 직면하였으면서도 크리스마스를 맞아 여섯 자녀들에게 특별하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소설로 엮은 것이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복사한 것을 주변사람들이 돌려보다가 우여곡절 끝에 세상에 내놓은 것이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면서 46개국에서 번역출판되면서 2천만부를 돌파하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오두막>이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에 큰 감동으로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삼위일체가 등장하지만 기독교적 교리의 틀에 메이지 않고 사랑이라는 주제를 펼쳐낸데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예수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체계 출신들이랍니다. 불교신자, 모르몬교도, 침례교인, 이슬람교도, 민주당원, 공화당원, 투표하지 않는 사람, 주일 아침 예배나 특정 종교 제도에 속해 있지 않은 사람도 있었죠(309쪽)’라고 말하는가 하면, ‘나는 제도를 창조하지 않았다’라거나 ‘(정치, 경제, 종교의) 셋은 지구를 파괴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만하는, 인간이 만들어낸 공포의 삼위일체(305쪽)’라고 잘라 말하기도 합니다.


<오두막>은 작가가 주인공의 친구로 등장하여 도움을 주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개입하지 않는 독특한 서사구조를 가졌습니다. 주인공 맥은 세 자녀의 가장인데 캠핑에 나섰다가 막내딸이 실종되는 불행한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보트사고로 물에 빠진 큰 아들과 큰 딸을 구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유괴되었고, 딸이 입었던 옷이 피에 젖은 채 발견된 것으로 보아 살해되었음을 암시합니다. 사건은 미궁에 빠지고 사고를 낸 큰 딸은 죄책감 때문에 스스로를 고립시키면서 가정은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게 됩니다. 이런 주인공 맥에게 하느님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사건 현장인 오두막으로 초대를 합니다.


그리고는 사랑과 용서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것이죠. 사실 맥은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로부터 탈출해 자립한 바 있는데, 오두막에서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나아가 딸을 유괴살해한 범인까지도 용서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호수의 물위를 걷는다거나, 살해된 딸이 묻혀있는 장소를 알게 된다던가 하는 과정은 일상적인 시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신비한 일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저자 역시 이런 과정이 오두막을 찾아간 주인공이 꿈을 꾸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은 사람이 그 사건에 매몰되어 궁극적으로는 스스로를 파멸의 길로 이끌어가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살아있는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만들었습니다. 사랑과 용서라는 해결방법을 제시합니다. 그것이 꼭 기독교의 하느님이 아니더라도 문제는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랑은 자기기만이나 회피적 차원에서 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문제해결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상대를 용서해야만 스스로를 치유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오두막이나 이야기는 물론 작가가 만들어낸 허구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누구나 그런 오두막을 마음속에 가지고 있다면 세상을 살아가는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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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잊혀진 질문 평점8점 | s*****l | 2017.06.19 리뷰제목
신이어도 좋고, 조물주여도 좋은 어떤 것이 이를테면 우리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것이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의 눈앞에 짜잔 하고 나타나서는 더없이 다정한 목소리로 당신에게 '내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 관계가 이만큼 실제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똑같지 않더라도 훨씬 더 실제적일 수 있어요.' 하고 속삭인다고 상상해보자. 얼마 후 현실에서 그 실체가 완전히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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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어도 좋고, 조물주여도 좋은 어떤 것이 이를테면 우리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것이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의 눈앞에 짜잔 하고 나타나서는 더없이 다정한 목소리로 당신에게 '내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 관계가 이만큼 실제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똑같지 않더라도 훨씬 더 실제적일 수 있어요.' 하고 속삭인다고 상상해보자. 얼마 후 현실에서 그 실체가 완전히 사라진 후에도 우리는 이따금 그 순간을 떠올리며 보이지 않는 그(또는 어떤 것)가 당신의 곁에서 늘 함께하고 있다고 믿게 되지 않을까. 윌리엄 폴 영의 소설 <오두막>은 바로 그 지점을 포착하고 있다.

 

작가의 여섯 자녀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로 쓰기 시작하여 입소문만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이 책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직접 읽었거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이 책이 한국에서 처음 출간되었던 2009년에 책을 구매하여 읽었던 기억이 있다. 양장본의 그 책은 지금 사서 단 한 번의 손길이 닿았던 그 상태 그대로 책꽂이 한켠에 얌전히 꽂혀 있다. 말하자면 그 책은 재독, 삼독을 원할 만큼 가치 있는 책은 아니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그가 입을 다물고 바닥에 앉자, 오두막의 공허함이 그의 영혼을 비집고 들어왔다. 그가 던진 대답 없는 질문과 비난들이 마룻바닥에 가라앉았다가 황폐한 나락 속으로 천천히 빠져들어 갔다. '거대한 슬픔'이 그의 목을 조여오자 그는 오히려 그 고통이 반가웠다. 잘 알고 있는 고통, 친구처럼 다정한 고통이었다."    (p.125)

 

사람의 일이란 정말 알 수 없는 것이다. 100쇄 특별판으로 나온 이 책을 우연히 다시 읽게 될 줄이야 어찌 알았겠는가.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그저 무덤덤했다. 흥미나 감동도 딱히 기억나는 게 없었다. 이 책이 출간되었던 당시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던 것도 단지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우리나라 개신교 신자들의 믿음이란 게 전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광적이지 않던가 말이다. 800만 명 내외의 개신교 신자들이 4명 중 한 명꼴로 책을 구매한다고 하더라도 20만 권이 팔릴 테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다는 건 결국 시간문제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 때만 하더라도 나는 이 책이 전적으로 종교서에 가깝다는 주관적인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

 

"매켄지, 당신은 진정한 사랑의 방법을 현명하게 잘 알고 있군요. 사랑이 성장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지만 아는 것이야말로 성장하는 것이고, 사랑은 그것을 포함하기 위해 확장할 따름이죠. 사랑은 단지 안다는 것의 거죽일 뿐이죠. 매켄지, 당신은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놀랍고 구체적인 방법으로 사랑하고 있어요." (p.260)

 

책의 내용은 사실 특별할 게 없다. 가족 캠핑 도중 맥의 막내 딸 미시가 유괴된다. 경찰이 내린 결론은 그 나이 또래의 어린 여자 아이들만 노려 유괴하는 연쇄 유괴범들의 짓이라는 것이었지만 범인은 끝내 잡히지 않았고 미시의 시체도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범행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인근의 버려진 오두막에서 미시가 입었던 옷이 피가 묻은 채 발견되었고, 그런 정황으로 보아 미시가 연쇄 살인범들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되었을 것이라고 추측될 뿐이었다. 맥은 자신이 미시를 돌보지 못해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자책과 함께 '거대한 슬픔'에 사로잡힌다. 그로부터 4년 뒤 맥은 오두막으로 찾아오라는 내용의 쪽지를 받게 되는데 발신인은 놀랍게도 하느님(책에서는 '파파', 맥의 아내 낸은 하느님을 늘 파파로 불렀다.)이었다.

 

누가 장난으로 보낸 쪽지였겠거니 생각하면서도 자신의 '거대한 슬픔'이 시작되었던 그곳을 한번쯤 확인해보고 싶었던 맥은 친구로부터 차와 권총을 빌려 오두막으로 향한다. 황량하기만 했던 그곳은 추위가 가시지 않은 이른 봄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꽃들이 만발한 가운데 날씨마저 따뜻했고, 맥은 그곳에서 삼위일체의 성부, 성자, 성령을 서로 다른 인간의 모습으로 만나게 된다.하느님(파파)은 덩치가 큰 흑인 여성으로, 예수는 중동에서 온 노동자, 아시아 여성의 성령이 그들이다.맥은 또한 지혜의 여인 소피아를 만나기도 한다. 자신의 종교나 신앙에 대해 큰 믿음이 없었던 맥은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조금씩 변해간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남자들을 통해 욕구를 충족하고, 안전을 제공받고, 정체성을 보호받아왔던 것을 그만두고 나에게 돌아오기가 힘들거예요. 또 대부분의 남자들은 자신의 일을 통해 안정과 의미를 추구하던 것에서 전환해서 나에게 돌아오기가 힘들겠죠."    (p.244~p.245)

 

어른이나 종교인들을 위한 한 편의 동화처럼 읽히는 이 책은 맥과 다른 인물들과의 대화를 통해 신은 무엇이며, 종교는 또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등 우리가 늘 마음에 품고 있던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을 향해 가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는 듯하다.

 

"당신이 용서할 때마다 이 지구는 변해요. 당신이 팔을 뻗어서 누군가의 마음이나 삶을 어루만질 때마다 이 세계는 변해요. 눈에 드러나건 아니건 모든 친절과 봉사를 통해 내 목적은 이루어지고 어느 것도 예전 같지 않게 되죠."    (p.405)

 

인간의 최대 약점이자 장점은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신이나 회의가 아닐까 싶다. 현실에서 직접 벌어진 일들도 자신이 보거나 겪지 않았으면 반신반의 믿지를 못하는 마당에 누구도 보지 못했던 초월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이야 말해 뭐하겠는가. <오두막>은 그동안 잊고 지냈던 우리의 삶 전반에 대한 질문, 이를테면 세상의 부조리와 신의 역할, 삶의 자세 등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잊혀졌던 그 질문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해답을 찾는 것은 결국 각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 질문들을 잊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오탈자) 그는 식탁에 앉아 습관적으로 기도를 하고 -->그는 식탁에 앉아 습관적으로 기도를 하려고(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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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신비로운 치유의 공간 평점8점 | r*********s | 2017.06.08 리뷰제목
한 권의 책을 두 번 읽는 경우는 정말 좋아하는 책이거나 읽어도 내용을 잘 모를 경우일 것이다. 2009년에 만난 월리엄 폴 영의 『오두막』을 다시 읽은 건 후자에 속한다. 그러니 읽고 나니 좋아하는 책으로 기운다. 여전히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말이다. 알려진 대로 이 책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책으로, 기독교 신앙을 가진 이들에게 더욱 좋다. 그렇다고 다른 종교를 가졌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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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권의 책을 두 번 읽는 경우는 정말 좋아하는 책이거나 읽어도 내용을 잘 모를 경우일 것이다. 2009년에 만난 월리엄 폴 영의 『오두막』을 다시 읽은 건 후자에 속한다. 그러니 읽고 나니 좋아하는 책으로 기운다. 여전히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말이다. 알려진 대로 이 책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책으로, 기독교 신앙을 가진 이들에게 더욱 좋다. 그렇다고 다른 종교를 가졌거나 일반 독자에게 아무런 감동을 안겨주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 이 소설은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치유, 관계와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과 나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 나와 나의 관계를 돌아볼 수 있는 소설이다.
 
 3년 전 사랑하는 딸 미시의 실종으로 맥의 가족은 거대한 슬픔과 함께 살아가는 중이다. 아이들과 자연을 체험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선택한 캠핑에서 막내딸 미시가 사라졌다. 연쇄살인범에게 납치되었고 결국 시신은 찾을 수 없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은 사라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삶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그냥 살 뿐이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도 그러했다. 아내와 다르게 맥은 더 이상 하나님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런 맥에게 도착한 하나님의 편지. 오두막에서 기다리겠다는 하나님. 왜 그곳이어야 했을까? 미시의 옷가지가 발견된 고통의 장소에서 하나님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 스스로도 믿을 수 없는 하나님의 메시지에 대해 맥은 아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그곳으로 떠난다. 맥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최근 발표한 『이브』에서 릴리를 치유하는 가상공간이 등장하듯 오두막도 하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맥이 하나님과 만나는 곳, 자신의 내면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소였다. 그곳에서 맥은 하나님과 만난다.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를 마주한다. 그러니까 세 명의 하나님을 만났다고 해야 할까. 각기 다른 모습, 다른 방법으로 맥의 상처를 어루만진다. 미시를 잃은 슬픔, 살인자를 향한 울분, 어린 시절 아버지를 향한 애증을 털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살인자를 용서하라고 권면한다.

 
 
“당신의 고통을 쉽게 덜어줄 해답은 없어요. 그런 것이 있다면 내가 지금 말하겠죠. 나는 당신을 더 좋게 만들어줄 요술봉도 갖고 있지 않아요. 삶은 약간의 시간과 많은 관계를 필요로 하죠.” (146쪽)
 
 “사랑과 관계죠. 모든 사랑과 관계는 하나님인 내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당신에게도 가능한 거예요. 사랑은 한계가 아니라, 비상이죠. 내가 곧 사랑이에요.” (163쪽)


 
용서라니, 그게 가능한 일일까? 어쩌면 그것은 살인자에 대한 용서가 아닌 스스로에 대한 용서를 하라는 말이었는지도 모른다. 미시를 방치한 게 아니라 물에 빠진 아들을 구하던 자신을 용서하라고 말이다. 미시가 바라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이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성부, 성자, 성령으로 분한 세 명과의 깊은 대화를 나누었기에 가능했다. 오두막으로의 초대를 거절했다면 맥은 누구도 용서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린 시절 술에 취해 폭력을 행사했던 아버지를 여전히 증오하고 평온을 찾은 아내를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나님을 파파라 부르는 아내의 견고한 믿음과 사랑 알았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맥은 하나님과의 관계 말고도 아내와의 관계도 회복해야 했다.  

“그리고 당신은 사랑받도록 창조되었어요. 그러니 당신이 사랑받지 않는 것처럼 산다면 그게 바로 당신 삶을 제한하는 거예요.”(156쪽)

 “신뢰는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관계 속에서 맺어지는 열매죠.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당신은 모르고 있기 때문에 나를 신뢰하지 못하는 거예요.” (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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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익숙한 말처럼 인간은 모두 존귀한 존재다. 그런데 왜 하나님은 사랑하는 이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상처를 주는 것일까. 누구나 한 번쯤 던졌던 질문이다. 기독교인을 떠나서도 마찬가지다. 언젠가 하나님은 고통을 벗어날 수 있는 특권을 우리에게 부여한 게 아니라 그 고통을 이겨내고 견딜 수 있는 특권을 주신 거라는 어느 목사님의 설교가 떠오른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확신만 있다면 어떠한 상처도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반드시 치유된다는 걸 알기에 두렵지 않을 것이다. 놀라운 치유의 공간인 『오두막』에서 하나님과 관계, 하나님을 향한 나의 사랑을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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